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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행자의 가호
가슴에 손을 얹으며 말하는 헤베. 그녀의 얼굴에는 짙은 홍조가 떠올랐다.
나만을 위한 여신이라는 부분을 강조하는 게 은근히 야했다. 정말 사람 홀리는 재주 하나는 탁월한 여신이다.
“저도 기대에 부응해볼게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넥타르 병을 가죽 끈에 묶으면서 말했다. 헤베는 더없이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 헤베의 표정을 보고 있으려니 죄책감이 들었다.
나는 재앙신들을 토벌하고 다닐 생각이 없다. 내가 여명의 투사가 된 이유는 이 고성능 회복 아이템, 넥타르를 얻기 위해서다.
투사가 되지 않으면 넥타르를 사용할 수 없고 넥타르가 없으면 그 끔찍한 던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결국 난 생존을 위해서 헤베에게 거짓말을 한 거다.
마음이 무거워졌으나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죄책감을 떨쳐냈다.
속인 건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난 던전을 클리어하지 못해서 6일 후 세이브 데이터 삭제로 소멸한다.
헤베도 내가 그런 식으로 죽기를 바라진 않겠지. 던전만 클리어하고 헤베에게 사정을 설명하자. 사실대로 이야기하며 사과하면 그녀도 내게 재앙신 토벌을 강요하지 않을 거다.
“저는 다른 용무가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넥타르 병은 잘 쓰겠습니다.”
“네, 투사님. 부디 몸조심하시길.”
두 손을 모아 공손히 인사하는 헤베. 나 역시 꾸벅 고개를 숙인 뒤 발걸음을 돌렸다.
이걸로 회복 수단은 갖췄다. 다음으로 준비해야할 건 장비, 더 강한 무기와 튼튼한 방어구가 필요하다.
던전의 몬스터들은 들개 같은 놈들과 차원이 다르다. 솔직히 상대하기 까다로운 건 들개도 만만치 않지만 놈들의 피해량과 방어력을 생각하면 새로운 장비는 필수적이다. 녹부검 내구도도 슬슬 한계에 다다라서 무기만은 새 걸로 바꿔야 한다.
황금 분수대가 있는 광장을 나선 나는 건물 안쪽으로 향했다.
웅장한 홀을 지나 왼쪽 구석으로 들어가자 넓은 방이 하나 나왔다.
문과 벽이 없어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였는데 안쪽에선 모루나 화로 등 대장일에 필요한 장비들이 보였다. 그것들을 통해 이곳이 누군가의 대장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까앙! 까앙! 까아앙!
활활 타오르는 용광로 앞에선 한 여성이 열심히 쇠를 두드리고 있었다. 그녀가 바로 내가 찾던 사람이다. 불꽃처럼 일렁거리는 분홍색 포니테일을 보니 틀림없다.
“오? 오오!”
그때였다. 작업에 몰두하던 여성이 나를 발견했다. 활기찬 감귤색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의 얼굴을 직시한 나는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헤베 때도 그랬지만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았다.
게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미모를 현실에서 구현하니까 매번 감탄이 나왔다. 여기사와 헤베처럼 대장장이 여성도 미목수려한 미모를 가진 절세미인이었던 것이다.
비록 한 쪽 눈을 안대로 가리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론 여성의 미모를 헤치지 못했다. 오히려 태닝한 것 같은 구릿빛 피부와 함께 그녀의 야성적인 매력을 돋보여줄 뿐이었다.
“누군가 했더니 헤베가 말한 방문자구나? 반가워, 반가워! 내가 누군지는 헤베한테 들었으려나?”
자리에서 일어난 여성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 얼핏 봤을 때도 덩치가 커 보였는데 일어서서 내 앞으로 다가오니 그녀의 키가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었다.
어림잡아도 185센티미터 정도는 돼보였으며 우월한 비율 때문에 훨씬 더 커보였다. 거기에 어지간한 모델들과는 비교하지 못할 몸매까지 더해져 보는 내내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보통 키 큰 여자는 부담스럽거나 징그럽다는 인식이 있는데 눈앞에 있는 여성에겐 그런 생각은 전혀 안 들었다. 오히려 기다란 다리가 그녀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부각시켜주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누나 나 죽어어어엇!! 하고 찐따처럼 소리 칠 뻔했다. 그녀의 특색은 비단 우월한 비율과 커다란 신장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녀가 내 앞으로 다가오는 동안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또한 거리가 좁혀질수록 내 쥬지도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이쯤 되면 내가 여자만 보면 육봉을 세우는 짐승 새끼처럼 보이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정상적인 남자라면 누구나 나처럼 반응할 거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비율 깡패 누님은 무려 검은색 마이크로 비키니 위에 검은색 가죽 앞치마 하나만 걸친 파격적인 차림새를 하고 있단 말이다.
이런 자극적은 차림새로 대장일을 하다니. 원작 게임에서도 몇 번이나 만나온 NPC였지만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가디스 던전이 얼마나 적나라한 씹덕 게임인지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뭘 그렇게 멀뚱히 봐? 내 얼굴 뭐 묻었어?”
내가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자 대장장이 여성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었다. 다급히 정신을 차린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부정했다.
“아, 네? 아, 아뇨.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딴 생각이 들어서…….”
“됐어, 그런 걸 가지고 뭘 미안해해~ 사람이 잠깐 멍 때릴 수도 있는 거지. 편하게 굴어 편하게.”
내 얼빠진 대답에 대장장이 여성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내 어깨를 탁탁 내리쳤다. 그때마다 그녀의 커다란 가슴이 위아래로 크게 흔들렸다.
앞치마에 가려져 있는데도 그 크기와 흔들림은 감출 수가 없었다.
여기사만큼은 아니었지만 이 누님도 참 웅장한 크기였다. 내가 장담하는데 이 정도 크기면 분명 F컵은 거뜬히 넘길 거다.
그 무자비한 바스트 모핑에 나는 다시 한 번 시선을 빼앗겼다. 큰일이다. 이러다가 진짜 첫 만남부터 발기하게 생겼어.
내게 청바지 하나만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수치스러운 속옷 하나론 내 육봉이 곧추선 모습을 가릴 수 없단 말이다.
“어쨌든 내 얘기는 따로 못 들었나 보네. 난 브릴린트. 헤베랑 같은 성소의 시종이야. 잘 부탁한다?”
어깨를 두드리던 손을 내밀며 시원스레 인사하는 브릴린트. 나는 그녀의 정보를 떠올리면서 손을 맞잡았다.
옛신의 성소에는 헤베 외에도 여러 서포터 NPC가 존재한다.
당장은 그녀와 브릴린트, 그리고 이후에 만날 남캐 이렇게 세 사람 뿐이지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여러 NPC들이 성소로 찾아와서 플레이어를 도와준다.
그 중에서도 브릴린트는 무기 제작과 판매, 강화 등 장비에 관련된 일을 전반적으로 담당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무기나 방어구는 전부 그녀를 통해서 구하기 때문에 헤베와 더불어 가장 많이 만나는 NPC 중 한 명이다.
여담으로 유저들 사이에선 이름의 앞 글자를 따 ?브- 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처음 뵙겠습니다, 제 이름은 감다키고 어제 막 성소에 도착했어요. 그리고 오늘부터 여명의 투사가 되기로 했습니다.”
“뭐? 투사? 진짜로?”
내 소개를 들은 브릴린트가 하나 밖에 없는 눈을 크게 떴다. 거칠게 손을 흔들던 그녀는 솟아오르는 기쁨을 억누르지 못하겠다는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
다음 순간, 그녀는 내 몸을 붙잡고 번쩍 들어올렸다.
“이야하아아!! 그 아저씨 이후로 투사 보기는 물 건너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또 투사가 나올 줄이야! 경사다 경사야! 하하하하하핫!!”
“어, 어?! 어어어어어?!”
브릴린트에게 붙잡힌 내 몸은 마치 아이가 든 봉제인형마냥 높이 떠올랐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나를 던졌다 받았다 하면서 자신의 환희를 마음껏 표출했다. 내 몸이 수십 미터 높이까지 날아올랐다가 다시 브릴린트에게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성인 남성의 몸을 인형 들 듯이 들어 올리다니. 가공할 만한 근력이었다.
심지어 나는 그녀에게 붙잡히는 동안 어떤 저항도 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예쁜 누님의 손길이라면 웬만해선 거절하지 않겠지만 힘이 너무 세서 벗어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저기요?! 갑자기 이러시면 제가 많이 무섭거든요?!”
예쁜 누님에게 인형 취급당하는 건 기쁜 일이지만 높이는 절대 기쁘지 않았다.
그녀가 나를 집어던질 때마다 천장이 가까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금세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그제야 내 심정을 깨달은 브릴린트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날 내려주었다.
“에헤헤…… 미안, 미안~ 투사가 나왔다고 해서 나도 모르게 흥분해버렸지 뭐야~ 혹시 화났어……?”
뒷머리를 긁적이며 브릴린트가 사과했다. 내 기분을 상하게 한 건 아닐지 걱정스레 묻는 게 참 귀엽다 싶었다. 순한 애완곰이 주인의 기분을 살피는 것 같았다.
그녀에게 잡혀 있는 내내 이대로 바닥에 떨어지면 어쩌나 하고 가슴을 졸였다. 바닥에 떨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너무 세게 던져서 천장을 뚫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까지 했다.
랄부가 쪼그라드는 것을 느끼며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고소공포증 같은 거 딱히 없는 사람인데 방금 전을 기점으로 없던 공포증이 다 생길 것 같았다.
“괘, 괜찮아요…… 기분 좋아지면 그러실 수도 있죠…….”
하지만 나는 딱히 불평하지 않았다.
그녀도 내 추행에 가까운 눈빛을 너그럽게 받아주지 않았는가. 여기서 왜 사람을 막 던지고 그래요 빼애액! 하고 불평해대면 찌질한 놈인 거다. 나는 포부가 큰 남자가 되고 싶다.
“하하핫! 생긴 거하고 다르게 시원시원한 녀석이구나! 마음에 들어!”
팍! 팍! 팍!
“윽! 윽! 윽!”
만족스러운 답변이었는지 브릴린트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기쁨을 표출하며 내 등짝을 연신 후려쳤는데, 순간 등가죽이 찢어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아팠다.
어깨를 칠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위력이었지만 나는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움직임이 격해지는 만큼 그녀의 바스트 모핑도 더욱 훌륭해졌기 때문이다.
씨바 오늘 밤은 이거다.
“그건 그렇고, 대장간에 찾아왔다는 건 장비가 필요하다는 거겠지?”
몇 번인가 더 등짝을 후려친 브릴린트가 쾌활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화끈해진 레후(등짝)을 어루만지면서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성소를 둘러보던 도중에 망치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대장간이 있으면 무기랑 방어구를 구할까 해서 찾아왔습니다.”
“아아~! 주! 잘 찾아왔어! 내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난 실력 좋은 대장장이거든~ 무기든 갑옷이든 말만 해. 원하는 건 뭐든 만들어줄 테니까. 재료값 정도는 받겠지만 말이야.”
설정상 브릴린트는 뛰어난 대장장이로 유명한 퀴클롭스 종족의 마지막 생존자다.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땅의 여신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종족이므로 그들 역시 신족의 일원이다. 브릴린트 또한 불과 대장일을 관장하는 대장장이의 여신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대장장이의 신답게 그녀의 실력은 가히 세계관 최강이다.
헤파이스토스를 비롯한 여러 대장장이 신들이 죽거나 종적을 감춘 지금, 그녀보다 뛰어난 대장장이는 온 세상을 뒤져봐도 없을 거다.
“딱 봐도 그래 보이더라고요. 여기 있는 무기들을 보니까 실력이 얼마나 좋으신지 알겠어요.”
진열대에 걸린 무기들을 둘러보며 은근슬쩍 브릴린트를 추켜 세워줬다.
벽 한 쪽에는 그녀가 만들어둔 무기나 방어구들이 질서정연하게 늘어져 있었다. 하나 같이 광택이 흘렀으며 섬세하게 관리한 티가 났다. 보기만 해도 베일 것 같은 칼날은 그녀가 이 무기에 얼마나 심열을 기울였는지 한 눈에 알게 해주었다.
실제로 그녀가 만든 장비는 몹들이 떨구는 장비보다 훨씬 더 성능이 좋다.
다른 게임은 보통 몹에게 루팅한 장비가 상점제보다 더 좋기 마련인데, 가디스 던전의 경우 몹이 드랍한 장비는 내구도가 낮거나 페널티가 붙어 있는 등 어딘가 하자가 있다.
그에 반해 브릴린트가 만든 장비는 본래의 성능을 그대로 갖춘다.
이러한 이유로 더 강한 장비를 구하고자 한다면 몹들의 장비를 빼앗기 보단 이코르 같은 재료를 얻어 그녀에게 제작을 맡기는 게 낫다.
참고로 아크 데몬을 얻고 잡은 이코르도 브릴린트를 통해 장비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보스급 장비를 제작하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한데다가 아크 데몬의 이코르는 장비로 만드는 것보다 나중에 스킬로 만드는 게 더 좋으니 지금은 묵혀두기로 했다.
“아 진짜 쓸데없이 아부하기는~ 그렇게 아부해도 뭐 안 나오거든? 뭐어…… 장비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사람한테는 그만큼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줄 수 있지만 말이야.”
내 감탄 섞인 말을 듣고 브릴린트는 머리카락을 베베 꼬며 시선을 돌렸다.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걸 보니 칭찬에 약한 듯했다.
“그래서 뭐가 필요해? 무기? 갑옷?”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숨기고 싶은 건지 브릴린트가 화제를 바꿨다. 나는 허리춤에 매고 있던 녹부검을 보여주면서 그녀에게 얘기했다.
“쓰던 무기가 이렇게 됐거든요. 그래서 무기부터 구할까 하는데 쓸 만한 게 있을까요? 가급적 1000아웬 내외에서요.”
이게 게임이었다면 판매 품목에서 내가 원하는 걸 마음대로 집어갈 수 있었을 거다.
허나 현실에선 그렇지 않으리라. 내가 찾는 무기를 브릴린트가 만들어두지 않았을지도 모르며 가격대가 다를 수도 있다. 당장 진열대에 놓여 있는 장비들만 해도 게임의 판매 품목과 많이 달랐다.
“이야아…… 이건 좀 심한데. 잘도 이런 걸 무기랍시고 들고 다녔다.”
“그러게 말이에요…….”
녹부검을 받아든 브릴린트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팩트로 두드려 맞은 나는 씁쓸하게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그녀 눈에는 내가 폐품을 들고 다니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을 거다.
가뜩이나 볼품없던 녹부검은 아크 데몬과 싸우고 놈의 몸을 해체하면서 못 써먹을 수준까지 손상되었다. 그런 녹부검의 내구도는 1. 파괴되기 일보 직전이다.
수리를 해도 원래 내구도가 8밖에 안 돼서 이걸로 던전에 들어갈 수는 없다. 보통 던전 하나를 클리어할 때 20에서 30 정도의 내구도가 소모되는 걸 생각하면 도저히 못 써먹을 수준인 것이다.
나는 녹부검을 용광로에 던져 달라 부탁한 뒤 브릴린트에게 말했다.
“직검 종류가 좋을 것 같아요. 가급적 덜 무거운 걸로요.”
직검은 말 그대로 날이 곧게 펴진 검으로 가디스 던전에서 가장 준수한 밸런스를 자랑하는 무기다.
이렇다 할 장점은 없지만 단점 또한 없는 것이 특징이며 다루기도 쉬워서 초보자들에게 추천된다.
이제부터 공략할 던전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무기는 둔기지만 둔기류는 높은 근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근력이 8 밖에 되지 않는 나로선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사거리도 준수하고 공격 속도도 나쁘지 않은 직검을 사용하는 편이 보다 수월할 거다.
“흐으음~ 직검이란 말이지. 나쁘지 않은 선택이네.”
브릴린트도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대장장이인 그녀 역시 직검의 유용함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현실에선 어떨지 몰라도 게임에선 직검만큼 쉽고 센 무기가 없으니 말이다.
“잠깐 이리 와볼래?”
“네? 아, 네…….”
내 의견을 수용한 브릴린트가 손짓했다. 순간 고개를 갸웃거린 나였지만 이내 시키는 대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어떤 무기가 있는지 보여주려고 그러나? 그런 막연한 생각을 했으나 브릴린트가 보인 행동은 내 예상과 전혀 달랐다.
나와의 거리가 가까워지자마자 그녀가 내 몸을 어루만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