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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신의 성소
“크흐읍!”
큰일이다. 그녀의 손을 의식한 음경이 더욱 거칠게 날뛰었다. 마치 어머니에게 안아달라고 어리광부리는 아이처럼 헤베에게 자신을 쓰다듬어달라고 어리광부리는 것이었다!
서둘러 육봉을 제지하고자 했지만 내게는 그럴 만한 의지가 없었다. 나는 현자도 아니고 득도한 스님도 아니다. 이성에 목말라 있는 풋풋한 25살 청년이란 말이다.
그런 내가 헤베의 유혹을 떨쳐내는 건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이미 한계점에 다다른 나였지만 헤베는 끝내 쐐기를 박았다.
그녀의 입술이 귀에 닿았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척추를 타고 내달린 전율은 육봉에 도착하여 쿠퍼액을 왈칵 쏟아냈다.
그런 내게 헤베는 짓궂은 목소리로 질문했다. 그녀가 입을 움직일 때마다 촉촉한 입술이 내 귀를 간질였다.
“이렇게 단단해진 물건으로 뭘 하고 싶으신 건가요?”
“허억, 허어억……!”
꿀처럼 달콤한 유혹이었다. 서큐버스란 게 실존하면 이렇지 않을까? 게임에서도 그렇고, 처음 만났을 때도 그렇고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여줘서 귀여운 여동생 상인 줄 알았는데 헤베는 상상 이상으로 요망했다.
생각해보니 이 기회에 아다를 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질싸튀는 사형감이지만 밖에다 싸면 그만이지 않는가?
하물며 그녀는 내게 호감을 갖고 있다. 상호 합의 하에 이뤄지는 화간인 거다. 비록 날 죽은 옛 연인이라 착각하고 있지만 그거야 헤베 본인이 착각한 거지 내 잘못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지금 이 자리에서 그녀와 몸을 섞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단 거다.
애초에 난 뭐 때문에 고민한 거지? 안에 안 싸고 밖에 싼다. 아주 간단한 해결법이 있었잖아? 뭣보다 내가 이런 SSS급 미인이랑 언제 또 이런 걸 해보겠는가?
마음을 굳혔다. 머리가 엉망진창이어서 말이 잘 나오지 않았지만 나는 어떻게든 단어들을 골라 내 심정을 전했다.
“여, 여신님이랑……!”
“저랑~?”
“그, 아, 암수간의 교접을……!”
차마 섹스니 교미니 같은 단어는 입에 올리지 못하는 나 자신이 한심했다. 이 병신 새끼야,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런 동물 다큐멘터리 같은 멘트가 아니란 말이다!
당장 팬티를 벗어던지고 여신님 허벅지에 발딱 선 육봉을 비비고 싶다. 부드럽고 따뜻한 그곳에 진득한 정액을 듬뿍 싸주고 싶다. 그 다음에는 이것저것 봉사를 받다가 여신님의 야한 뷰지 구멍에 내 쥬지를 쑤욱 하고 쑤셔 넣고 싶다!
허나 모쏠 아다 찐따 25년차인 나는 그렇게 말하지 못했다. 머릿속으로는 말이 청산유수처럼 쏟아졌는데 이걸 직접 입 밖으로 낼 자신이 없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는걸요? 이쪽에 있는 분에게 물어볼까요?”
“누, 누구한테…… 헛……!”
헤베의 얼굴이 내 육봉 쪽으로 향했다. 허리를 기울인 그녀는 끝내 육봉 앞까지 고개를 내밀었고 누군가와 대화하기라도 하듯 내 고간에 대고 말했다.
“거기 딱딱하게 서버리신 분~ 여행자님이 지금 뭘 하고 싶으신 걸까요? 으흠~? 제가 당신을 쓰다듬어주셨으면 한다고요? 새하얀 걸 잔뜩 쏟은 다음 제 안에 당신을 넣고 싶기도 하고요? 어머, 어머…….”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며 헤베가 내 쥬지를 움켜쥐려 했다. 쥬지와 대화하는 동안 그녀의 숨결도 점점 거칠어졌다. 그래, 헤베도 나와의 야스를 원하고 있는 거다! 내가 자신을 탐해주길 바라고 있는 게 분명하다!
“빨리……! 빨리이이잇!!”
나는 재촉하면서 헤베가 내 똘똘이를 만져주길 기다렸다. 연신 껄떡거리는 육봉은 내 몸에서 팬티를 반쯤 벗겨냈다. 쉴 새 없이 흘러내린 쿠퍼액은 이번에야 말로 팬티를 흥건하게 적셨다. 어찌나 줄줄 새어 나오는지 순간 쿠퍼액이 아니라 오줌을 싸버린 줄 알았다.
내 쥬지 힘이 이렇게 좋았나? 25년 동안 꾹꾹 눌러왔던 걸 한꺼번에 해방하려고 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나는 헤베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이제 곧 그녀가 팬티를 벗긴 다음에 마구 날뛰는 육봉을 기분 좋게 쓰다듬어줄 거다.
허나 내가 기대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어?”
헤베의 손이 내 고간을 떠났다. 그녀는 내 팬티를 위로 끌어올려서 정돈해줬을 뿐 그 외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부드러운 손으로 육봉을 흔들어주지도, 사정을 위해 자신의 허벅지를 빌려주지도 않았던 것이다.
“치료는 다 끝났어요. 이제 그만 일어나셔도 돼요.”
내가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 헤베가 말했다. 나는 몸을 일으키며 그녀를 바라보았고, 헤베는 요망한 미소를 지으며 날 놀려먹었다.
“설마 여행자님, 제가 그렇고 그런 일을 해줄 거라고 생각하신 건가요~?”
“네, 네?”
“시녀라곤 해도 저 또한 여신. 필멸자 분들이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몸이 아니랍니다. 무엇보다 전 영원한 17살이에요. 그런 제 몸으로 문란한 마음을 품으시다니, 여행자님은 정말 변태시군요.”
그 말을 끝으로 헤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뭐라 할 새도 없이 그녀는 어느 방향을 가리켰다.
“욕실은 저쪽에 있어요. 노천탕이 준비되어 있으니 편히 이용해주세요. 야한 마음도 가라앉히시고요.”
해선 안 되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순간 여신님에게 욕을 내뱉을 뻔했지만 난 간신히 참았다.
아니 근데 너 17살 아니잖아. 수 천살은 족히 먹은 할매가 좀 젊어 보인다고 아동 청소년 관련 법률을 논해? 나올 데 다 나와서 외모도 스무 살은 족히 되어 보이는 게 무슨……!
당장이라도 헤베에게 따지고 싶었지만 지금 내 입장을 생각해보면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애초에 괜한 기대를 한 건 내 쪽이지 않는가. 그런 기대를 품게 만든 헤베에게도 잘못이 없지는 않으나 본인이 안 하겠다고 하는데 억지로 덮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요, 욕실 잘 쓸게요…….”
“네~ 갈아입을 옷은 따로 없지만 수건은 많으니까 마음껏 써주세요~”
결국 나는 소리 없는 비명을 내지르며 등을 돌렸다. 그런 나에게 헤베가 손을 흔들어줬다.
헤베가 원래 저런 캐릭터였었나? 기억을 되짚어본 나는 곧 스스로의 질문에 긍정했다.
헤베는 원래부터 저런 캐릭터였다.
플레이어가 원하는 건 다 해줄 것처럼 말해놓고 막상 분위기 띄운 후엔 아무 것도 안 해주는 밀당의 대가인 것이다.
플레이어를 들었다 놨다 하는 그 요망한 행보에 나는 물론 수많은 유저들이 고통 받았다. 수위에 엄격한 국산 게임이니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이걸 현실에서도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도 여긴 게임이 아니라 현실이잖아. 애당초 자기가 먼저 유혹해놓고 이렇게 끝내는 게 말이 돼?”
방금 있었던 일을 떠올리니 불만이 솟구쳤다. 헤베가 나의 순정을 짓밟았다. 25년 동안 그 누구에게도 내주지 않은 동정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그런 나의 각오를 농락한 것이다.
지금 내 심정은 첫 사랑에게 처음을 바쳤다가 먹버당해버린 비운의 여주인공과 같다. 헤베가 남자고 내가 여자였다면 그녀는 만인의 질타를 받았을 거다. 아니, 지금도 남자들 한정으로 질타를 받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남자를 가지는 여자는 용서할 수 없다!
“됐다, 됐어…… 내가 쟤를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불평불만을 토로하다 보니 신기한 재질의 바닥이 어느덧 풀밭으로 바뀌었다.
신전 주위는 나무나 바위 같은 자연 경관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헤베가 말한 노천탕은 그 한 가운데에 있다.
숲길에 접어들자 수많은 돌탑들이 보였다. 누가 만든 건지 모를 돌탑 위에는 촛불이 켜져 있어서 어두운 숲길이 은은하게 빛났다.
돌탑들을 지나며 나아가길 잠시, 판자로 만든 얇은 벽과 심플하게 생긴 나무문이 보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헤베가 말했던 대로 넓은 노천탕이 나타났다. 이쪽은 풀밭이 아니라 대리석으로 포장된 바닥이었다.
“생각보다 괜찮네…….”
바닥이 풀밭으로 바뀔 때부터 기대를 접었는데 막상 실물을 보니까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샤워기나 샴푸 같은 건 없었지만 탁 트인 전경과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노천탕은 보기만 해도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았다. 집 근처 목욕탕에도 가본 적이 없는 나에겐 여러모로 신선했다.
“빨리 씻고 몸이나 좀 담그자……. 혼자 아쉬워해봤자 뭐하겠어.”
그리 생각하면서 나는 팬티를 훌렁 벗어던졌다. 탈의가 탈의 같지 않다. 그야 그렇겠지 입고 있는 옷이 팬티 한 장 밖에 없었는데. 이거 하나 입고 돌아다녔을 내 모습을 돌이키자 수치심이 온천 수증기처럼 피어올랐다.
“빨리 다른 옷을 구하던가 해야…… 어?”
팬티를 대충 던져놓은 뒤 나무바가지를 손에 쥐려 할 때였다.
문득 다리 사이를 확인한 나는 충격적인 광경을 목도했다.
발딱 서 있는 음경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커다란 크기를 자랑했던 것이다.
“뭐, 뭐야…… 내 쥬지 왜 이렇게 커……?”
당황한 나는 음경을 손에 쥐면서 아연실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 쥬지는 그렇게 크지 않다. 풀발기해도 11센티미터가 될까 말까한, 어디 가서 자신 있게 보여줄 만한 크기는 아닌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내 손에 잡혀 있는 육봉은 어림잡아도 21센티미터 정도는 될 것 같았다. 두 손으로도 다 가려지지 않는 크기였으며 굵기 또한 만만치 않았다. 둘레가 17센티미터는 될 법한 엄청난 대물이었다. 원래 크기에 비하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사이즈인 것이다.
게임 캐릭터가 되면서 자지도 같이 커진 건가?
하지만 가디스 던전에 성기 크기를 조절하는 기능 같은 건 없다. 게임에는 없던 기능이 구현되면서 운 좋게 대물이 된 걸 수도 있겠지만 보다 유력한 가능성이 떠올랐다.
“설마……!”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로 소리치며 왼팔을 내려다봤다. 그곳에는 두 번째 상자에서 나온 정체불명의 장신구, 검은 산양의 뿔이 있었다.
정력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다더니 설마 이것 때문인가. 이걸 착용하기 전에 자지 크기를 확인해본 건 아니지만 다른 이유로 커졌을 것 같지는 않다.
“터무니없는 아이템일세…….”
생명을 16이나 올려주는 걸로 모자라 자지 크기까지 대폭 키워주다니.
남성의 자존심이 살아났다는 사실에 기쁘기도 했지만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게임 아이템 덕분에 자지가 커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후우…… 그럼 뭐해 쓸 일이 없는데…….”
우람한 육봉을 보고 있으려니 허망함이 밀려왔다.
자지가 왜 커졌든, 얼마나 커졌든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인가.
나 감다키 25세. 이 나이 먹도록 여자친구 한 번 사귀어본 적 없으며 가족 이외의 여자와 말을 섞는 것도 무려 6년만인 모쏠 아다다.
그런 내가 훌륭한 육봉을 가지고 있어봐야 무슨 소용이겠는가.
물론 지금의 외모가 원래 세계보다 훨씬 낫기는 하다. 욕실 한 편에 있는 거울을 통해 내 얼굴을 확인했는데, 기존의 외형보다 몇 배는 더 미화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목구비는 뚜렷해졌고 전신에는 적당한 근육이 붙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165 밖에 안 됐던 키도 엄청 커졌다. 눈대중으로 봤을 때는 180 초중반인 듯했다.
자아도취일 수도 있겠지만 척 봤을 때는 여느 잘 나가는 연예인이나 배우 못지않은 미형의 외모였다. 헤베가 왜 본인의 전남친과 헷갈렸는지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외형이라면 모쏠 아다의 역사도 끝낼 수 있지 않을까? 육봉까지 크니 멋진 남자의 조건은 다 갖췄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사 때도 팬티 한 장만 입은 꼴로 발기한 육봉을 들이밀어서 그렇지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큰 호감을 얻었을지 모른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바가지로 뜬 물을 머리 위에 끼얹었다. 그리 뜨겁지도 않고 미적지근하지도 않은 게 딱 좋았다. 어쩐지 상쾌한 향기도 나는 것 같았다.
온천물도 헤베가 관리한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샤워 타월을 하나 꺼내 몸을 박박 닦았다. 샴푸는 없었지만 비누는 마련되어 있었다. 금색으로 빛나는 걸 보면 이것도 넥타르가 첨가된 모양이다.
신주로 만든 비누라니. 참 호화스럽기도 하다. 원래 세계로 따지면 수천만 원짜리 와인으로 비누를 만든 거나 마찬가지일 거다.
피와 땀이 전부 씻겨나갈 때까지 몸을 구석구석 씻은 뒤 비로소 욕탕 안에 들어갔다.
“하아아……!”
온천의 물은 예상대로 기분 좋았다. 뜨거운 물이 전신을 감싸줘서 피로가 순식간에 풀렸다. 훌륭하게 진화한 내 육봉은 물 위로 고개를 내민 채 여전히 움찔거리고 있는 중이다.
물 온도 때문에 기분이 좋아져서 더욱 발기가 가라앉지 않았다. 헤베의 음란한 젖가슴과 요망한 속삭임까지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아 한동안은 이 상태가 유지될 것 같았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딸이나 칠까.”
껄떡거리는 귀두를 보고 있자니 저절로 음경에 손이 갔다.
씻고 나간 뒤에도 여전히 발기해있으면 보통 민망한 게 아닐 거다. 게다가 성소에는 헤베 말고 다른 NPC도 있는데 그녀에게까지 이 발기한 말좆을 보여줄 수는 없다.
나는 출입구 쪽을 한 번 바라본 뒤 욕탕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대충 헤베가 있을 만한 방향으로 몸을 돌린 뒤 벽에 바싹 달라붙었다.
“야스를 못한다면 딸감으로라도 써주겠어!”
헤베, 네가 내 쥬지를 이렇게 만들었다. 직접 달래주지 못해도 날 발기시킨 책임은 져야겠다.
오늘의 딸은 헤베를 딸감 삼아서 8분의 6박자로 신나게 쳐주마.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우람한 육봉을 마구 흔들었다.
탁탁탁, 탁탁탁!
크기가 커져서 그런지 자위도 색달랐다. 원래 자지는 한 손으로 잡아도 커버가 됐는데 지금은 두 손으로 움켜쥐어도 감당이 안 됐다.
“이 훌륭한 걸 내 손이 아니라 헤베의 따뜻하고 촉촉한 보지 안에 쑤셔 넣으면 바랄 게 없을 텐데…….”
하지만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일.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면서 자위하는 데에 열중했다.
“크흐읏! 헤베……!”
탁탁탁탁탁!!
헤베의 가슴을 상상하며 속도를 높였다.
원래 이쯤이면 사정을 해야 하는데 내 육봉은 쉽사리 정액을 토해내지 않았다. 앞으로 최소 수십 분은 더 흔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강화된 말좆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을 때였다.
바스락!
우르르르르르!!
“응?”
벽 너머에서 소리가 들렸다. 뭐지? 뭐가 떨어졌나?
나는 별 생각 없이 벽에 귀를 대고 소리에 집중했다. 다음 순간, 바사삭 거리는 소리와 함께 기척이 느껴졌다. 기척은 빠르게 멀어졌고 끝내 소리도 사라졌다.
“야생동물인가……?”
성소에는 야생동물들도 몇 마리 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몬스터나 NPC는 아니고 그냥 배경에 가까운 녀석들이다.
“뭐,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나는 다시 육봉을 흔들었다. 8분의 6박자로 계속 치려니까 슬슬 팔이 아팠다. 딸치다가 팔이 아프게 될 줄이야. 거듭 강화된 쥬지에 감탄하면서 나는 속도를 줄였다. 그러는 도중에도 내 머릿속에는 헤베의 얼굴이 떠나가질 않았다.
* * *
“하아, 하아, 하아……!”
성소와 노천탕을 잇는 어두운 숲길. 주황색 등불만이 간간이 길을 밝히는 그곳을 헤베가 무아지경으로 달리고 있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그녀의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숨이 거친 이유는 비단 달리기 때문만이 아니었으며 손에는 자신의 음부에서 흘러나온 맑은 물이 맺혀 있었다.
‘아, 아냐 진정하자……. 내가 도망칠 때까지 전혀 눈치 채지 못하셨잖아? 들키지 않았을 거야…… 내가 거기 있었다는 것도, 그 분이 자위하는 걸 보면서 같이 자위했다는 것도 전혀……!’
다키의 반응을 상기해낸 헤베는 속도를 줄이면서 마음을 가라앉혔다.
주의를 끌기는 했지만 결코 발각 당하진 않았으리라. 애초에 자신이 거기 있는 걸 알았으면 다키도 크게 당황했겠지.
“난 몰라…… 그 분의 체취 때문에 이상해져버렸어…….”
그 사실을 깨닫고 안도하길 잠시, 헤베는 끝내 자리에 주저앉았다.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 그녀는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자신이 어쩌다가 다키의 목욕 장면을 엿보게 됐는지, 그 장면을 보면서 무슨 짓을 했는지.
============================ 작품 후기 ============================
빌드업이 길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