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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을 당신에게
* * *
“크흑…… 아아악……!”
두통을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내가 어젯밤에 술을 마셨던가?
아니, 그런 적은 없다. 난 술을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같이 마셔줄 사람도 없다. 내가 숙취를 느끼면서 아침을 맞이하는 건 국산 게임이 GOTY를 받는 것만큼이나 현실성 없는 이야기다.
애당초 난 어젯밤에 마지막 방송을 하지 않았는가. 작별 인사를 건네다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못 이겨 가디스 던전을 켰다. 그 사이에 술이 끼어들 틈 같은 건 없다.
아니, 그보다 지금이 아침은 맞나? 잠든 뒤로 얼마나 지난 거지? 머리가 아파서 눈이 잘 떠지지 않았다. 좀비처럼 제 자리에서 비틀거리던 나는 손을 뻗어 여기저기 더듬거렸다.
“콜록! 콜록!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매캐한 냄새 때문에 연신 기침이 나왔다. 그러던 중 무언가가 만져졌다. 벽인가 싶어서 더듬어봤는데 곧 엄청난 열기가 느껴졌다.
“앗뜨!!”
장작불에 손을 집어넣은 것만큼 뜨거웠다. 두통보다 심한 통증을 느끼니 눈이 확 떠졌다. 그런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장작만큼이나 활활 타오르는 나무 기둥이었다.
불? 설마 우리 집이 불이 난 건가? 어쩐지 연기가 너무 심했다. 어쩌다가 불이 난 거지?
아니, 지금은 원인을 따질 때가 아니다. 거기까지 생각한 나는 황급히 방을 둘러봤다. 뭔가 불을 끌만한 게 없을까? 옛날에 소형 소화기 하나 방에 놔둔 것 같은데.
“분명 컴퓨터 책상 옆에 있을…… 텐데…….”
초조한 마음으로 방을 둘러봤지만 소화기 같은 건 없었다. 소화기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여긴 내 방도 아니었다.
익숙한 침대나 책상, 컴퓨터 같은 건 일절 보이지 않았다. 대신 불붙은 나무 상자와 오크통이 굴러다니는 폐허가 보였다. 얼핏 보기엔 판타지 게임에 등장하는 목재 건물 같았다.
그만큼 현대적인 인테리어와는 거리가 멀었으며 내 방과는 더더욱 멀었다. 언제 이런 곳으로 오게 된 거지? 납치라도 당한 건가?
“이게 대체 무슨…….”
우지끈!!
이 소리는 또 뭐야.
난데없이 불길한 소리가 들렸다.
소리의 근원지는 천장.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자 반쯤 무너진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그슬린 목재는 당장이라도 부러질 것 같았으며 불에 탄 자재들이 시시각각 떨어졌다.
그제야 나는 위기감을 느꼈다. 여기가 어디든 간에 멍 때리고 있다간 무사하지 못할 거다.
다급히 출구를 찾았다. 다행히 나가는 문은 바로 보였다. 시골 창고에서도 안 쓸 법한 낡고 허름한 나무문이 탈출구였다.
“철산고!!”
문을 발견한 나는 주저하지 않고 몸을 던졌다. 당황한 나머지 씹덕마냥 게임 기술을 외쳐버렸다. 자괴감이 밀려왔지만 다행히 내 같잖은 몸부림은 큰 효과를 발휘했다.
빠가악!
경첩에 걸려있던 문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활짝 열렸다. 생긴 것만큼 내구성이 좋지 않은 듯했다. 나는 그렇게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던 폐허에서 벗어났고 내가 나오자마자 등 뒤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콰과과아아앙!!
아니나 다닐까 천장이 내려앉았다. 시커먼 연기가 주홍색 불똥들과 뒤섞여 하늘 높이 치솟았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틀림없이 깔려죽었을 거다. 잔해에 깔려 서서히 타죽는 내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허억……! 허억……!”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난생 처음으로 죽을 뻔했다. 허구한 날 집에만 틀어박혀 있던 방구석 폐인에겐 너무나 자극적인 경험이었다.
자리에 주저앉아 헐떡거리길 잠시, 나는 불현 듯 모든 것을 떠올렸다.
“유다희……!”
유다희가 보낸 의미심장한 메시지들, 그리고 정체불명의 영상 도네이션, 칠흑 같은 공간과 붉은색 오망성까지 전부 기억났다.
설마 유다희가 날 납치하고 죽이려 든 건가? 미저리에 나오는 사이코패스 아줌마처럼?
황당한 발상이었지만 충분히 그럴 듯했다.
유다희가 나에게 보인 집착, 광기. 하나 같이 정상인의 범주를 아득히 벗어나 있었다. 그런 사람이 날 불타는 폐허에 가둬둔다고 해도 별로 이상할 건 없을 듯했다.
허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잠시였다. 나는 내가 처한 상황이 고작 그 정도 스케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꺄아아아아아악!!”
“……!!”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렸다. 장난기 하나 없는, 순수한 공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비명소리에 이끌린 나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무너진 폐허에서 조금만 시선을 돌리자 내가 봐왔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오늘은 분명 맑을 거라고 했다. 밤이 아니고서야 화창한 하늘이 보이는 게 정상이거늘 하늘에는 이상할 정도로 새카만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덕분에 지금은 낮인데도 밤처럼 어두웠다.
이상한 건 날씨만이 아니었다. 서양식 목조 건물들이 길 양쪽으로 늘어서 있었다. 마치 근세 유럽으로 시간 여행을 온 것 같은 광경이었는데 그 중에서 멀쩡한 건 하나도 없었다. 전부 불에 타거나 무너져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게임 속에서나 나올 법한 거리를 수많은 인파가 달리고 있었다.
달리고 있다? 아니, 저들은 무작정 뛰고 있는 게 아니다.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거다.
[크오오오오오오!!]
그 사실을 눈치 채자마자 사람들을 쫓는 추적자가 연기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우렁찬 포효와 함께 나타난 그것은 무려 10미터가 훌쩍 넘는 거대 괴수였다.
양팔이 커다란 식칼처럼 생긴 비현실적인 외관의 괴물. 도저히 자연계 속하는 생물처럼 보이진 않았다. 둠이나 디아블로에서나 나올 법한 악마가 현실로 튀어나온 것 같았다.
푸화아아악!
놈이 단두대 같은 팔을 휘두르자 끔찍한 소리가 들려왔다.
믿고 싶지 않았지만 사람이 두 동강 나는 소리였다. 도망치던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느닷없이 상체와 하체가 분리되어 죽었다.
[크아하하하하하하핫!!]
사람을 잡초 썰 듯 도륙한 괴물이 큰 소리로 웃어젖혔다.
미친 새낀가, 대체 저 상황에서 어느 부분이 웃긴 거지?
나도 모르게 거대 괴수의 정신 상태를 의심했지만 곧 그것이 무의미하다는 걸 깨달았다.
저놈은 인간의 상식이나 도덕이 통하지 않는 존재다. 오로지 살육만을 위해 불타는 지옥 밑바닥에서 기어 올라온 악의 화신이 틀림없다.
평소라면 이런 표현은 중2병 같다고 안 쓸 나지만 광소를 터뜨리며 사람들을 썰어대는 모습을 보니 절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철퍼억!!
“우, 우와아아악?!”
석상처럼 굳어 있던 나에게 무엇인가 날아왔다. 반사적으로 투사체를 확인한 나는 곧 후회했다. 그것은 반 토막이 난 사람의 상반신이었다.
피로 얼룩져서 바닥을 꿈틀거리는 남성. 끔찍하게도 그는 아직 살아 있었다. 벽돌로 포장된 바닥에 내장을 길게 늘어뜨리며 기어온 그가 나에게 손을 뻗었다.
“사, 살려…… 쿨럭! 살려줘어어……!!”
“……!!”
그에게 손을 뻗을 뻔한 나였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다.
몸이 두 동강난 사람이다. 내가 뭘 해줄 수 있겠는가?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는 사람에게 신경 쓸 겨를은 없다.
애당초 난 왜 멀뚱히 구경하고 있었던 거지? 넋 놓고 서 있는 동안 도망치는 인파들과 단두대 괴물은 내 지척까지 다가왔다.
이건 절대 허상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난 어젯밤에 술 마신 기억이 없다.
지금 눈앞에 펼쳐진 광경들은 전부 현실이며 난 이 상황에서 결코 안전하지 않다.
“미, 미안해요……!”
남자에게 사과한 나는 반대편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두 동강난 사람 중 하나가 되는 건 절대 사양이다. 난 여기가 어딘지, 내가 왜 이런 곳에 와있는지도 모른단 말이다!
그런 영문 모를 장소에서 개죽음당할 수는 없다. 내 생존본능은 극한까지 치달았고 그에 따라 두 다리도 빠르게 움직였다.
불타는 도시를 가로지른다. 어느덧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미친 듯이 달리고 있었다. 나와 함께 선두를 달리는 사람들은 그나마 단두대 괴물에게서 멀어질 수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뒤쳐진 인원들은 곧장 명을 달리했다.
“사, 살려줘! 아아아아아악!!”
“도와주세요!! 우리 아이가!! 우리 아이가 발목을 삐었……! 꺄아아아아악!!”
잔혹한 학살극은 지나칠 정도로 평등했다. 어른 노인 아이를 가리지 않고 하나둘 씩 잘린 고기조각이 되어갔다.
몇몇 사람들과 눈을 마주쳤지만 나는 차마 그들을 도울 수 없었다. 나 살기도 바빴다.
아니, 어쩌면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무서웠다. 조금이라도 속도를 늦추면 식칼 같은 팔이 내 몸을 썰어버릴 것 같았다.
“성문이다! 다들 어서 빨리 나가자고!!”
“하아! 하아! 살았다!! 빛이시여 감사합니다!!”
한 남자가 정면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가 가리킨 곳에는 성문과 다리가 있었다.
이 역시 게임이나 영화에서나 볼 법한 광경이었다. 하지만 이에 관해 깊이 생각하진 않았다.
저길 넘으면 살 수 있다. 그런 생각만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희망적인 순간에 안도하면서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괴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골목을 몇 번인가 지나친 덕분에 어느 정도 따돌린 모양이었다.
여전히 놈의 괴성이 들려왔지만 성문을 넘어설 여유는 충분하리라.
“빨리 빨리 움직여! 나가자마자 문을 닫을……!!”
촤라라라라라락!
쾅!!
뒤를 살피던 나는 귀를 의심했다.
이 불길한 소리는 뭐지? 꼭 문 닫히는 소리 같잖아?
설마 하는 마음에 고개를 돌렸는데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활짝 열려 있던 성문이 굳게 닫혔다.
나와 함께 성문까지 온 사람들은 그 광경을 망연자실한 채 바라보았고 몇 초가 지나서야 몇몇 사람들이 성문으로 달려갔다.
“뭐, 뭐야?! 갑자기 왜 닫힌 거야?!”
“열어! 빨리 열라고!!”
공포에 휩싸인 그들은 문을 마구 두들겨댔다. 당연히 성문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까 전부터 목소리를 높여온 남성이 절망적인 기색으로 이야기했다.
“틀렸어…… 장치가 부서졌어…… 이래서야 개문할 수 없다고……!”
“뭐라고요……?”
남자의 말에 사람들이 일제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얼굴은 하나 같이 사색이 되어 있었다. 죽음을 직감한 것이었다. 거울을 보면 나도 그들과 똑같은 표정을 하고 있으리라.
히히이이이잉!!
다그닥다그닥다그닥!
“……!!”
그때 성문 너머에서 말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무언가가 지면을 질주하는 소리도 함께였다. 나는 저 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으나 다른 사람들은 아닌 듯했다. 그들은 노기를 터뜨리며 소리쳤다.
“영주다……! 영주가 우릴 버리고 문을 닫았어!!”
“가축만도 못한 새끼!! 우릴 저 괴물들 먹이로 던져줄 셈이냐!?”
“안 돼…… 안 돼! 안 돼애!!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요!! 하다못해 우리 아이라도……! 우리 아이만이라도 내보내달라고요!!”
성문 앞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됐다.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들, 욕설을 내뱉으며 성문을 걷어차는 사람들, 아이를 끌어안고 흐느끼는 부녀자들까지 이곳이 지옥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처절한 장면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난 그들 사이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머리가 멍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살고 싶다는 마음은 여전해서 나도 모르게 다급히 주위를 살폈다.
뭔가…… 뭔가 다른 방법이 없을까? 나가는 길이 꼭 여기만이라는 법도 없잖아? 이렇게 큰 성문이고 성벽인데 개구멍 같은 거 하나 없겠어?
[크르르르르르르!!]
차분한 마음으로 차선책을 찾아보려 했지만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았다. 단두대 괴물이 우리를 바싹 쫓아온 것이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악!!”
“싫어어어엇! 죽고 싶지 않단 말이야아아악!!”
건물을 몇 채나 부수며 등장한 단두대 괴물. 놈이 성문을 향해 다가오자 사람들은 기어이 이성을 잃고 말았다.
그들은 가스실에 갇힌 쥐들처럼 발광했다. 무의미하다는 걸 알면서도 손톱이 부러지도록 성문을 긁고 살려달라며 소리쳤다.
[크오오오오오오!!]
단두대 괴물이 성문을 향해 돌진해왔다. 사람들을 발견한 그놈은 살육에 눈이 멀어 우렁차게 포효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다들 문에서 떨어져요! 안 열리는 문에 매달리지 말고 도망치란 말이야!!”
장치가 고장 난 시점에서 성문은 그냥 벽이나 다름없다. 무슨 짓을 해도 열리지 않을 거다. 그런 문에 모여 있는 건 단체로 죽여 달라고 목을 내미는 거나 마찬가지다.
몇몇 사람들은 내 말을 귀 기울여 들었지만 대다수는 아니었다.
단두대 괴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육박해왔다.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던졌고 간발의 차이로 내가 있던 자리가 괴물에게 짓밟혔다.
촤아아아아악!!
다음 순간, 괴물의 팔이 사람들을 휩쓸었다.
미친 듯이 날뛰던 사람들은 그 순간을 기점으로 움직임을 멈추었다. 석상처럼 굳어버린 상체는 이윽고 피를 흩뿌리며 바닥에 떨어졌다.
“허억……! 허억……! 허어억……!”
온몸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조금만 늦었다면 나도 저들처럼 됐을 거다. 단두대 괴물이 날 못 봤으니 그냥 밟혀 죽었을까? 알 게 뭐야. 내가 어떻게 죽을지 같은 건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저건……?”
떨리는 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 내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저택이었다. 거의 성에 가까운 커다란 건축물은 묘하게 익숙했다. 내가 저런 걸 본 적이 있던가? 강렬한 기시감 속에서 나는 왠지 모르게 확신할 수 있었다.
저곳으로 가야한다. 저택에 들어가면 적어도 이 괴물 정도는 따돌릴 수 있을 거다.
어느덧 나는 저택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단두대 괴물은 희생자들의 시체를 가지고 노느라 정신이 없다. 지금이 기회다. 나는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최대한 낮은 목소리로 알렸다.
“저기로 가요……! 저쪽으로 가면 안전할 거예요……!”
내가 그리 말하자 사람들은 동아줄이라도 붙잡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설명할 시간도 없었기에 나는 그렇게만 말하고 무작정 달렸다. 다른 사람들도 즉시 내 뒤를 따랐다. 단두대 괴물이 우리를 쫓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몇 초 뒤였다.
[크워어어어어억!!]
질리지도 않고 쫓아오는 단두대 괴물. 놈은 더 많은 살육을 바라는 듯했다. 이 도시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죽이기 전까진 끝내지 않을 심산이다.
왜 저렇게 사람을 못 죽여서 안달이지? 어이가 없는 나머지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이 역시 의미 없는 질문이리라.
저택을 향해 달리면서 나는 살아남은 사람들을 확인했다.
스무 명…… 아니, 그것보단 더 안 되나? 아이나 노인들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달리는 속도가 느려서 전부 당한 듯했다.
침울한 마음이 들었다. 다들 오늘 처음 본 사람들이고 나와는 전혀 관계없지만 노인과 어린아이가 무력하게 죽어가는 상황은 결코 담담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자, 잠깐……! 다들 저기 좀 봐요!!”
단두대 괴물을 피해 얼마나 달렸을까. 한 여성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 골목 너머를 확인한 나는 욕지거리를 내뱉지 않을 수 없었다.
“염병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