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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을 당신에게
가디스 던전이란 게임이 있다.
요즘 유행하는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인데 소울라이크가 뭔지 모르는 사람은 그냥 잡몹한테 한 대만 맞아도 사경을 헤매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게임은 별로 흥행하지 못 했다. 말이 소울라이크지 내용물은 여캐들 바스트 모핑에만 치중된 유사 야겜이었기 때문이다.
진지한 액션 RPG가 하고 싶어서 게임을 켰는데 웬 야겜에나 나올 것 같은 여캐가 환영해요 씹덕쿤! 하면서 가슴을 흔들어대면 플레이어의 기분이 어떻겠는가.
나 같은 씹덕들이나 '누나앗! 나 쥬지가 이상해애앳!' 하면서 고간을 감싸지,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 뭔 씹'이 조건반사적으로 튀어나올 거다. 거기에 더해 차고 넘치는 버그들까지 겪으면 게임을 삭제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으리라.
나는 그런 게임을 6천 시간이나 플레이한 병신이다.
자괴감이 드는 업적이지만 이 게임 덕분에 나름 인지도 있는 스트리머가 됐다. 뉴튜브 구독자는 10만 명을 넘어섰으며 한창 인기몰이를 할 땐 트위츠 생방송에도 1천 명 정도 들어왔다. 잘 나가는 스트리머까지는 아니라도 인기 스트리머 반열에 올라간 것이다.
허나 그것도 전부 옛말이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기점으로 나는 가디스 던전도, 스트리머 생활도 접을 거니까.
[채팅방]
스타카토: 감하 감하~
감다키아다쉑: 창남쉑 방송 켰누.
응깃왕 김응깃: 오늘 팬티 무슨 모양임?
오우야: ㄱㅎㄱㅎㄱㅎ
가던붐은온다: 오늘은 티팬티 입고 왔냐?
아다단 선봉장: 형 제발 벗어줘. 평생소원이야. 진짜 딱 한 번만 벗어줘!!
감다키따먹고싶다: 다키님 오늘도 목소리가 참 섹스하시네요, 따먹고 싶게 ㅎㅎ
방송을 키자 수많은 시청자들이 내 닉네임인 ‘감다키’를 부르며 인사를 건넸다.
말이 좋아 인사지 밑도 끝도 없는 섹드립이 대부분이었다. 정상적으로 인사하는 사람은 극소수였으며 어느새 채팅방은 저질스러운 대화로 가득 찼다.
믿기 힘들겠지만 딱히 이놈들 때문에 접는 건 아니다. 이상성욕자들을 수용하는 병동 방송을 해온지 어언 3년. 저급한 성추행 정도론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이런 변태들 보다 내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건 불투명한 미래다.
[채팅방]
헤베겨드랑이: 다키님 공지 진짜예요? 정말로 방송 접으셔요?
혼란스러운 채팅방에서 한 시청자가 질문을 던졌다. 비단 그 사람뿐만 아니라 공지를 보고 온 시청자들이 하나둘씩 우려 섞인 기색으로 채팅을 쳤다.
[채팅방]
감다키아다쉑: 뭔 소리임? 다키가 방송을 왜 접어?
단백질도둑: 다키님이 커뮤니티 공지에 올리셨어요. 오늘이 마지막 방송이래요……;;
감다키따먹고싶다: 아니 씨발 진짜요……?
아다단 선봉장: 형 진짜야? 방송 접어? 아니지? 개구라지? 장난치는 거지?
빅젖을 보면 짖는 개: 만우절 때도 이런 장난 안 치셨잖음; 공지글도 존나 진지했음.
마지막 방송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채팅방은 다른 의미로 혼란스러워졌다. 최음제를 처먹은 개들 마냥 발광해대던 시청자들이 일제히 불안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파왔다. 하지만 내가 올린 공지는 틀림없는 사실이었고 나는 내 결정을 번복할 생각이 없다. 마이크를 점검한 나는 다소 무거운 목소리로 질문에 화답했다.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병동 간수 감다키예요……. 오늘은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해요…….”
[채팅방]
감다키따먹고싶다: 안 돼 씨발 말하지 마. 다카님 진짜로 안 돼요 제발요. 말하지 마요!
오우야: 이러기 없기, 진짜로 이러기 없기;;;
아다단 선봉장: 형 제발 그러지 마.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벗어달라고 안 할 테니까 그 말만은 하지 말아줘!
빅젖을 보면 짖는 개: 아 역시…….
헤베겨드랑이: 여러분 좀 진정하세요, 여러분 때문에 다키님 말씀 못하시잖아요…….
“…….”
채팅창을 읽다보니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미 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약해졌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 한다. 말했듯이 나는 번복할 생각이 없다. 확실하게 대답하지 않으면 나도, 시청자들도 괴로워질 뿐이다.
“공지로 미리 알려드리긴 했지만 못 보신 분도 많은 것 같으니까 다시 한 번 얘기해드릴게요. 오늘 이후로 저는 스트리머 활동에서 은퇴할 겁니다.”
[채팅방]
응깃왕 김응깃: 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
감다키따먹고싶다: 안 돼!!!
가던붐은온다: 여창남 맙소사…….
아다단 선봉장: 아……. 아앗…….
감다키아다쉑: 갑자기 왜 접는 거임? 무슨 일 있음?
블본하다옴: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잘 방송하더니 왜 그러는 거야?
넣을게: 뭔 개짓거리를 해도 용서해줄 테니까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라고 해줘!!
채팅창이 폭주했다. 1초 전에 쓴 글이 눈 깜짝할 사이에 위쪽으로 넘어갔고 충격에 휩싸인 시청자들은 끊임없이 의문을 표했다.
그때 공지를 본 시청자들 중 몇몇이 도네이션을 보냈다.
[헤베겨드랑이 님이 1000원 후원!]
직장 구하려고 그만두신대요……. 가족들 눈치 보기도 힘들다고 해요.
[빚젖을 보면 짖는 개 님이 1000원 후원!]
방송 컨텐츠 고갈 때문이라는데 솔직히 이해되긴 함. 가던이 그리 흥하는 게임도 아니고 그것만 방송하시는 분인데 3년이면 오래 했지.
3년간의 활동으로 그럭저럭 인기 있는 스트리머가 됐지만 나에겐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방송 컨텐츠가 가디스 던전 뿐이라는 것이다.
말했듯이 가디스 던전은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 비주류 게임만 하는 비주류 스트리머가 이 바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리 없다.
몇 번이나 다른 게임에 도전해봤지만 전부 헛수고였다. 나는 뼛속까지 가디스 던전에만 최적화된 인간인지 다른 게임으론 가디스 던전만큼의 재미를 선사할 수 없었다. 가던에 절여진 뇌 때문에 답답한 행동만 보여주고 멘트도 제대로 치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실패를 거듭하다 보니 방송인으로서의 역량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냥 가디스 던전을 재밌게 플레이하는 사람일 뿐이지, 방송을 재밌게 진행하는 사람은 아니다. 줄곧 부정해왔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런 내 나이 올해로 25세. 가디스 던전이 발매된 지는 벌써 3년째.
컨텐츠는 오래 전에 바닥났고 시청자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뉴튜브 구독자도 10만 명이나 되지만 구독자 수에 비해 영상 조회수는 형편없기 그지없다.
모든 비주류 스트리머들이 그렇듯이 나에게도 황혼기가 찾아온 것이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고, 이렇게 갑자기 떠나서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마음 같아선 좀 더 오랫동안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었는데 가족들한테 못난 아들, 못난 동생으로 있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아쉬움을 집어삼키며 시청자들에게 은퇴의 이유를 설명했다. 폭주하던 채팅방도 점차 차분함을 되찾아갔고 다들 내 말에 공감하는 기색을 보였다.
컨텐츠 고갈도 큰 이유긴 하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가족들의 눈총이었다.
부모님도 그렇고, 누나들도 그렇고 내가 방송하는 걸 그리 좋게 보지 않았다.
매일 같이 집에서 게임만 하고 있으니 좋게 볼 수 없었을 거다. 게임 스트리머라고 설명해도 날 그저 방구석 폐인으로만 여길 뿐이었다.
방송 수익이 줄어들자 누나들은 귀신같이 알아채고 내게 직장을 구하라 압박했다. 방에 틀어박혀서 몇 십만 원씩 벌 바에야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해 사회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누나들의 태도는 강압적이었지만 결코 틀린 말은 아니었다.
나도 어엿한 성인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으며 언젠가 독립도 해야 된다.
방송은 그런 내 앞길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이상이 아닌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가 온 거다.
[채팅방]
감다키따먹고싶다: 진짜…… 정말로 3년 동안 너무 즐거웠어요……. 다키님 방송 보는 게 삶의 낙이었는데 이제부터 무슨 재미로 살아야할지 모르겠어요……ㅠㅠㅠㅠㅠㅠ
블본하다옴: 그런 이유라면 킹쩔 수 없지……. 취업 잘 됐으면 좋겠네.
감다키아다쉑: 거짓말 안 하고 내가 구독한 스트리머 중 제일 재밌었다. 취업 응원할게! 지금까지 방송 열심히 해줘서 고마워!
빅젖을 보면 짖는 개: 나중에 취업하고 여유 되면 언제라도 돌아오셈. 기다리고 있겠음.
헤베겨드랑이: 아쉽지만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취업 힘내세요!
가던붐은온다: 아니 진짜 다키 창남짓 하는 거 안 보면 앞으로 무슨 재미로 살아ㅠㅠㅠㅠㅠ.
응깃왕 김응깃: 가기 전에 팬티는 보여주고 가!!!
응원과 작별 인사가 채팅방을 가득 채웠다. 다들 내 사정을 이해하고 응원해주는 분위기였지만 몇몇 열성팬들은 미련을 버리지 못한 듯 했다.
끝까지 가지 말라고 애원하는 사람들을 보니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가슴이 무거워졌다.
“정말 감사해요 여러분……. 제가 여태까지 스트리머 노릇할 수 있었던 건 전부 여러분 덕분이에요……. 그럼 다들 건강하시고, 앞으로 하시는 일 전부 잘 되시기를 바랄…….”
더 있으면 눈물 나올 것 같아서 도망치듯 방종 멘트를 쳤다. 허나 방송 종료 버튼에 마우스를 가져간 순간, 요란한 효과음과 함께 방송 화면에 이모티콘이 떠올랐다.
빰빠밤! 빰빰빠아암!!
[아다단 선봉장님이 10만원 후원!!!]
효과음의 정체는 다름 아닌 도네이션이었다.
내가 스트리머로 활동해온 사이트, 트위츠에선 일정 금액 이상 후원하면 요란한 효과음과 함께 이모티콘이 떠오른다. 스트리머와 시청자들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메시지도 달 수 있는데, 선봉장의 메시지 내용은 이랬다.
[형, 갈 땐 가더라도 게임 클리어 하는 건 보여주고 가.]
“…….”
짤막한 글귀에는 그가 나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나와의 이별을 얼마나 아쉬워하는지 전부 드러나 있었다.
그래서일까. 미련으로부터 도망치려 했던 나는 어느새 방송 종료 버튼에서 손을 떼고 있었다.
[채팅방]
코스의 앰뒤쉑: 그래! 갈 땐 가더라도 게임 클리어하는 건 보여주고 가!
감다키따먹고싶다: 맞아요! 맞아요! 마지막 방송 기념으로 스피드런 한 번만 해주세요!
무명킹: 이불 깔고 누웠다. 빨리 시작해라.
응깃왕 김응깃: 밤새서 켠왕 가즈아아아!!
블본하다옴: 진짜 마지막 켠왕은 꼭 보고 싶다.
스타카토: 아직 6시 밖에 안 됐어요! 다키님 실력이면 12시 되기도 전에 켠왕 쌉가능!
가던붐은온다: 다키야 나 현기증 올 거 같아 빨리 켜줘.
선봉장의 도네이션 탓에 채팅방이 다시 시끄러워졌다. 내 방송을 보고 있는 모두가 마지막 플레이를 바라고 있었다.
솔직히 나도 이대로 끝내기엔 아쉬웠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매일 성희롱이나 해대면서 날 창남 취급하는 변태뿐이지만 그래도 3년 동안 함께 해온 소중한 시청자들이다.
친구도 없고 가족들에게마저 멸시의 대상인 내게 그나마 사람과 대화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이들이기도 하다.
그들이 바란다면 들어줄 수밖에 없다. 방종한 후엔 그냥 일반인일 뿐이지만, 방종하기 전까지 나는 스트리머다.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스트리머의 역할이지 않은가.
“……알겠어요, 여러분. 우리 아다단이 그렇게 원하는데 이대로 빤스런하는 건 시청자에 대한 예우가 아니겠죠!”
[채팅방]
가던붐은온다: 오오오오오오오!!!
감다키따먹고싶다: 어이어이 다키쿤! 믿고 있었다고 젠장!
응깃왕 김응깃: 감다키! 감다키! 감다키!
감다키아다쉑: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내일 연차 쓰는 건데;
블본하다옴: 그래야 우리 창남이지!
아다단 선봉장: 아 형 진짜 사랑해!!!!!!!!!!
환호성이 터져 나오는 채팅방. 스트리머에게 힘을 실어주는 광경이다.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이들이지만 지금 그들의 얼굴에 미소가 만연해 있으리라는 것은 채팅 내용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감다키 아다쉑 님이 5만원 후원!]
에라 모르겠다, 내일 회사에서 졸더라도 끝까지 본다!!
[헤베겨드랑이 님이 3만원 후원!]
역시 다키님! 방송 끝날 때까지 함께할게요!
[오우야 님이 1만원 후원!]
할짝할짝할짝할짝할짝할짝할짝할짝할짝.
폭주하는 건 채팅창뿐만이 아니었다. 도네이션도 쉴 새 없이 올라오며 연신 경쾌한 효과음이 울려 퍼졌다. 다들 선봉장만큼은 아니어도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을 후원해주는 것이었다.
쏟아지는 환희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렇게 활발한 채팅방을 볼 수 있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씁쓸한 마음도 들었다.
컴퓨터 시계를 보고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현재 시간은 오후 6시 5분. 시청자들의 말대로 필수 보스들만 잡으면 12시 안에 충분히 끝낼 수 있을 만큼 여유롭다.
나는 마이크와 캠을 조정하며 말했다.
“좋아요, 마지막 방송은 올 보스 켠왕으로 하겠습니다! 마지막 방송에 맞는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드리죠!”
내가 자신 있게 이야기하자 시청자들이 다시 한 번 열광했다. 나도 그들의 분위기에 감화되어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쉬움이 가득한 마지막 방송. 기왕 이렇게 된 거 시청자들에게 잊지 못할 플레이를 보여주겠다.
”최종보스 잡을 때까지 쉬지 않고 다릴 거니까 화장실 다녀오려면 지금 다녀오세요. 아 참고로 오늘은 최대한 빨리 깨야 되니까 동료 만들기, 히로인 공략 같은 건 일절 안 할 거예요.”
가디스 던전은 비단 전투에만 치중된 게임이 아니다. 판타지 세계를 모험하며 히로인들과 연애하는 것에도 큰 비중을 둔 게임이다.
그렇다 보니 컨텐츠나 퀘스트의 양도 무척이나 방대하다. 고작 몇 시간 만에 서브 컨텐츠까지 전부 클리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대로 플레이하다 보면 150시간 정도는 우습게 나오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과정은 전부 생략하고 오직 보스들을 잡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대여섯 시간은 훌쩍 지나갈 거다.
[응깃왕 김응깃님이 1만원 후원!]
형 설마 마지막 방송인데 커마하느라 시간 다 날릴 거 아니지?
스티임에서 가디스 던전을 실행하려 할 때 한 시청자 도네이션을 보냈다.
가디스 던전의 또 다른 특징은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이다.
커마의 폭이 굉장히 넓은 덕분에 유저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캐릭터를 마음껏 만들 수 있다. 오죽 하면 커스터마이징 프로그램을 샀더니 게임이 딸려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 커스터마이징이 너무 자유로운 나머지 고인물들 사이에선 온갖 기괴한 캐릭터가 튀어나오곤 한다.
할 짓 다 하고 나면 남은 건 미친 짓뿐이라는 말이 있다.
초보자들은 예쁘고 잘 생긴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고인물들은 끔찍하고 역겨운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 심열을 기울인다.
이미 예쁜 캐릭터로는 질릴 만큼 플레이를 해봤기 때문에 새로운 자극을 찾아 일부러 괴물 같은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잘 생긴 캐릭터는 지겹도록 플레이해서 캐릭터 생성창을 켜면 이번에는 어떻게 얼굴을 빻아줄지 고민한다.
“그야 물론이죠. 당장 게임 켜도 모자랄 판에 커마할 시간이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지금은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방송. 쓸데없는 커스터 마이징에 낭비할 시간은 없다.
나는 커스터 마이징 저장 기능을 사용해서 만들어둔 외형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골랐다. 내가 1회차 때부터 사용한 외형인데 그 당시엔 잘 생긴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심열을 기울이곤 했다.
그래서인지 내가 만든 캐릭터 중에선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였다. 시청자들도 내 캐릭터의 외형을 보고 친숙해하는 분위기였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김워트입니다. 악신에게 총애받는 자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찾아 뵙네요. 이번 작품도 잘 부탁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수용해서 주인공의 외모를 수정했습니다. 기괴한 외모 때문에 정주행을 고민하신 독자분들이 보다 편한 마음으로 읽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