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세청 망나니-338화 (338/500)

338화. 대기 중 (2)

강혜원이 놓고 간 물건을 찾으러 세무서에 들어갈 무렵, 장세훈과 안길진은 카페에 앉아 있었다.

둘은 아메리카노 하나씩을 시켜두고 앉은 채 굉장히 어색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와, 평일에 카페 앉아 있으니까 진짜 기분 이상하네.”

장세훈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두리번거렸다.

안길진이 그걸 보고 면박을 주었다.

“왜 이렇게 수상하게 행동하세요? 남들이 이상하게 보잖아요. 범죄 꾸며요? 아니, 무슨 카페 처음 와 봐요?”

“이 시간에 와 보는 건 처음이지. 야, 네가 오자고 해서 왔는데 이럴 거면 그냥 피시방 가는 게 낫지 않았을까?”

“피시방 가면 대화를 못하잖아요. 그리고 할 줄 아는 게임도 없으면서.”

“내가 무슨 할 줄 아는 게임이 없어! 나 스타 잘해!”

“요즘 세상에 무슨 스타야!”

“너 지금 국민 민속놀이를 무시했어?”

둘이 투덕거리자 주변에서 눈총을 보내왔다.

따가운 눈길을 받은 둘이 약속한 듯이 입을 다물고 커피를 홀짝였다.

그래도 어색하기엔 마찬가지였다.

“진짜 적응 안 되네. 원래 이 시간이면 겁나 바빠서 시계도 못 보는데.”

장세훈이 손목시계를 들어 시간을 보았다.

이제 막 2시를 지나고 있었다.

평소라면 어땠을까.

눈이 빨개지도록 엑셀을 들여다보고 있거나 수십 장 되는 부속서류를 인쇄해서 형광펜을 칠하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지금은 계산기가 아니라 배를 두드리고 있다.

방금 밥을 먹어서 그런지 눈이 스르륵 감겨왔다.

그런 느낌마저 굉장히 새로웠다.

“와, 신기하다. 나 지금 졸립다?”

“저도 졸린데요. 이게 얼마 만에 느껴보는 식곤증이지?”

“그치? 졸린 것도 사치였는데.”

누가 들으면 미친놈 소리 듣기 딱 좋은 대화였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진심이었다.

항상 야근에 주말 근무를 밥 먹듯 하느라 피곤을 달고 살지만 신고서를 확인하고 자료를 검토할 때면 정신이 또렷해지는 것이다.

아무리 졸리다 해도 책상에 물을 엎지르면 잠이 확 깨지 않는가.

이들도 그와 비슷했다.

반쯤 멍한 머리로 계산기를 두드리다 결과값이 틀리면 정신이 번쩍 든다.

장세훈의 말이 딱 어울렸다.

졸린 것도 사치라는 것.

그에 비해서 지금은 졸린다고 말해도 된다.

그만큼 여유가 있었다.

이 둘은 지금 그 기분이 엄청나게 생소했다.

“와, 심심하다.”

“이제는 그것도 신기하냐?”

“네. 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주말에 게임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손에 안 잡혀요.”

몸이 피곤하고 지치다 보니 쉬는 날에는 하루 종일 먹고 자고 TV만 보기 일쑤였다.

그 좋아하던 게임도 놓은 지 오래 되었다.

이제는 게임을 켜도 별 감흥이 없었다.

“그동안은 제발 휴가 좀 달라고 입에 달고 살더니.”

장세훈이 투덜거렸지만 그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었다.

당장 장세훈도 안길진의 부름에 재깍 튀어나온 처지였으니까.

안길진이 투덜거렸다.

“그 휴가가 이런 식으로 생길 줄은 몰랐죠. 막말로 대기인데 마음 편하게 쉴 수 있겠어요?”

“응. 나는 편하게 쉬었는데?”

“미친.”

“어쭈? 너 요새 좀 기어오른다?”

“우리 팀 오겠다는 사람도 없는 처지라 항상 일손이 모자라는데 저도 이제 조금 기어올라도 되지 않을까요?”

안길진의 당돌한 도전에 장세훈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응. 안 돼.”

물론 진짜로 들이받으려는 것은 아니었고 반은 장난이었기 때문에 안길진은 금방 수긍했다.

“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래도 아까보다는 어색함이 많이 풀린 상태였다.

어색했던 이유 자체가 이런 시간에 한가하다는 것이 이상해서 그런 것이었으니까.

침묵 자체는 이들 사이에서는 흔하다.

그렇게 말없이 커피만 홀짝이던 장세훈이 가만히 안길진을 바라보았다.

겉으로는 별 이상 없이 한가로워 보였지만 테이블 밑에서 달달달 떨고 있는 안길진의 발이 미세한 진동을 만들어냈다.

평소라면 한소리 했겠지만 오늘은 달랐다.

장세훈은 턱짓으로 안길진을 가리켰다.

“뭐야. 아직도 불안해? 그렇게 걱정되냐?”

안길진이 흠칫하다가 머쓱하게 웃었다.

“머리로는 아는데 감정은 마음대로 안 되네요. 죄송합니다. 믿어야 되는 건데.”

안길진이 장세훈에게 일부러 문자한 이유도 이것이었다.

집에 혼자서 뒹굴거리려니 자꾸만 생각이 나쁜 쪽으로 치달았다.

거기에 가족들의 눈치도 보였다.

물론 가족들이 안길진에게 뭐라고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고생 많았으니 푹 쉬라는 둥, 출근은 언제쯤 하냐는 둥 평소와 다름없이 대했다.

그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웠다.

“부모님은 내색 안 하는데 그래도 불안해하는 게 보여요.”

“부모님은 당연히 걱정하시지. 그럴 수 있어. 우리 집은 아예 대놓고 그러던데. 괜히 그런 팀 들어가서 고생만 죽도록 하고 팽 당하는 거 아니냐고. 이 세상에 정의가 어디 있냐, 그냥 자기 앞가림만 하고 살라더라. 앞으로 30년은 더 일해야 되는데 벌써부터 앞길 막히면 어쩌냐고 잔소리가 이만저만이 아니야.”

장세훈이 푸념하듯 말하자 안길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래서요? 뭐라고 대답하셨어요?”

장세훈은 눈을 내리깔며 당당하게 말했다.

“모실만한 분을 찾아서 모시는 거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절대 후회 안 한다 그랬지.”

오글거리는 말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절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쓸데없이 멋있어 보여서 눈을 비볐다.

그동안 장난이나 치고 자신을 놀리는 재미로 살던 장세훈의 입에서 나왔다는 걸 믿을 수 없는 말이었다.

“장세훈 조사관님 맞으시죠? 쌍둥이 아니시죠?”

“뭐야, 이 새끼야. 너 평소에 나를 뭐라고 생각한 거야.”

“단순……?”

“너 그 뒤에 ‘무식’이라고 붙이려다가 말았지? 죽을래?”

안길진이 평온한 말투로 부정했다.

“얼마나 복잡한 상황이든 단순 명쾌하게 정리해주셔서 언제나 마음의 귀감이 되고 있다는 뜻이었습니다아.”

말끝 부분은 기묘하게 늘어졌다.

누가 봐도 놀리는 투였다.

그래도 안길진이 장세훈을 많이 의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강혜원도 굉장히 멘탈이 강하긴 하지만 그래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터지면 당황하는 게 보인다.

그런데 장세훈은 한결같이 단순했다.

진짜 생각이 없는 사람일 리는 없고, 심지가 굳다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그 때문인지 평소엔 몰라도 다급할 때나 팀이 흔들릴 때는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특히 이 팀은 팀장이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기엔 너무 어린 데다, 자리를 자주 비워서 그런 경향이 더했다.

“조사관님은 진짜 성질머리만 어떻게 하시면 최고일 텐데요.”

장세훈에게 감탄했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감탄하기에는 손발이 오글거려서 안길진은 평소처럼 그를 놀렸다.

그런데 의외로 장세훈은 진지했다.

“너는 이 팀에 들어온 거 후회해?”

“예?”

갑작스럽게 진지한 분위기가 되자 안길진이 멍하니 되물었다.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안길진의 대답은 빠르게 나왔다.

“아니요.”

갑작스런 질문이라 당황해서 늦었을 뿐, 거의 즉답이라고 할 만했다.

“앞으로 앞길 막히고 좌천된다고 해도?”

“네. 예상한 건데요.”

삼성 세무서에서 팀을 꾸릴 때부터 각오했던 일이다.

그러나 각오라는 것이 말로는 하기 쉽지만 막상 일이 닥치면 모르는 일이다.

장세훈은 그래서 조금 더 강하게 물었다.

“그럼 만약 공무원 잘리고 다른 데 취직 못하게 한다면?”

“그렇게까지요?”

“응.”

이 팀에서 가장 흔들리기 쉬운 것이 바로 안길진이다.

장세훈은 그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음…… 기껏해야 좌천 정도로 끝나지 않을까요? 저는 사람들이 진짜 이름도 모를 텐데.”

“이름도 모르고 짓밟는 게 그놈들이야. 우리 팀장님이 특이한 케이스지.”

안길진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래도 후회는 안 할 것 같아요. 그만큼 위험한 걸 알면서 시작한 거고 선택에 책임을 지는 건 제 몫이죠. 그리고 저는 진짜 재밌었거든요.”

“나도 그래.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하고, 그 업적을 이룰 때 내가 딱 이름을 올리고 싶거든. 좀 속물적인 목적이지만 나는 차라리 이게 맞다고 본다. 목적이 있으면 몰두하게 되니까.”

“와…… 조사관님 대체 뭘 잘못 드신 거예요? 이런 대화를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네가 걱정되니까 이런 얘기까지 나오는 거 아냐!”

장세훈이 도로 버럭하자 안길진이 웃었다.

“그냥 이렇게 말씀하세요. 적응 안 돼서 뭐라 말할지 고민했잖아요.”

“그래, 인마. 그러면 솔직하게 말한다?”

“네.”

장세훈은 다시 진지해지려다가 표정을 고쳤다.

안길진이 진지한 분위기를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서였다.

그럼에도 지금 하려는 말은 가볍게 말할 문장이 아니라서 장세훈은 짧게 심호흡을 했다.

“강혜원이랑 나는 이런 얘기도 했어. 누구 하나 죽어 나가도 이상할 것 없다고.”

“……예?”

이 말에는 안길진도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건 정말 생각지도 못한 얘기였다.

장난인가 싶어 눈치를 살피니 장세훈은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안길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에이, 무섭게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셨네.”

“그치? 나도 강혜원이랑 이 말 해놓고 웃었어. 근데 농담은 아니야. 우리 팀장님이 여기서 멈출 사람은 아니잖아.”

“그건 그렇죠.”

“본격적으로 서울청에다가 팀 만든 지 겨우 1년이야. 그 1년간 누구 모가지를 날렸는지 너도 잘 알잖아. 신재현은 누가 죽이거나 날려 버리기 전까지는 변치 않을 놈이야. 그놈은 진짜 일직선이야. 누가 봐도 명징해. 생명의 위기를 겪어도 여전할걸? 그런 놈이 국세청에서 팀을 짜면 어떻게 될 것 같냐?”

“……앞으로 더 날뛰시겠죠. 상대가 대통령이어도 조사한다고 할걸요.”

이것만은 팀의 누구에게 물어도 똑같이 대답할 것이다.

바로 옆에서 봐온 신재현은 그랬다.

헛다리나 짚는 국회의원들에 비하면 꽤 정확한 판단이었다.

“그치?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그 얘기가 나온 거야. 소설이나 드라마 같으면 흑막이 트럭으로 갖다 박아 버리잖아.”

“설마 그런 일이 있겠어요?”

“글쎄다. 만약의 이야기니까. 정말 그런 일이 있어도 우리는 후회하지 않겠냐, 곰곰이 생각해봤어.”

“두 분 결론은 어떠신데요?”

장세훈은 크하하, 하고 큰 소리로 웃었다.

“그래도 후회하진 않을 것 같아. 나쁜 새끼들한테 한 방 못 날리고 죽는 건 아쉽겠지만.”

“예에? 조사관님…….”

안길진의 얼굴이 흐려졌다.

장세훈과 강혜원이 그렇게까지 최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자신도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안길진은 감히 죽음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도 무서웠다.

정말 그 순간이 오면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걸까?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

“뭘 그렇게 걱정하냐, 인마.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장세훈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안길진은 불안한 눈빛을 했다.

장난이라고 치부하기엔 꽤 심각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그런 짓을 어떻게 하겠냐. 만약 그런다 쳐도 누가 널 죽여? 너는 말단이야, 말단. 쉽게 말해 어그로 끌리는 건 우리 팀장 놈이라고. 죽어도 팀장하고 우리가 먼저일 테니까 너는 걱정하지 마.”

장세훈다운 위로였다.

그럼에도 안길진은 쉽게 얼굴을 펴지 못했다.

팀장을 믿어야 한다,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두려움이 충돌했다.

더불어 자신의 각오가 부족했던 것에 대한 자책도 들었다.

조용히 커피를 마시는 안길진을 장세훈이 가만히 지켜보았다.

오늘의 대화는 솔직히 좀 과한 감이 있었다.

그래도 해야 했다.

정말 죽는 일은 없겠지만 가족을 괴롭힌다거나 공무원 생활을 힘들게 하는 정도의 압박은 언제든 가능하다.

그러니 최악의 상황을 말해주면 차악은 자동으로 함께 고민하게 된다.

안길진이 팀에서 가장 흔들리는 건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떠나는 걸 원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안길진이 깊게 생각하고 마음을 잡아주길 바랐다.

원래라면 팀장이 아랫사람을 관리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에게 이런 것을 원할 수는 없었다.

그는 바쁘기도 하거니와 이런 관리는 경험에서 나온다.

그러니 신재현이 어엿한 중간 관리자가 될 때까지는 장세훈이 악역을 맡을 생각이었다.

“너도 그동안 애 많이 쓴 거 알아. 여기까지 따라온 것만 해도 각오가 남다르지. 그러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해 보자고.”

마무리는 역시 달래는 것이 최고다.

‘나치고는 진지하게 잘 말한 것 같은데.’

장세훈이 스스로 뿌듯해하고 있자 안길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말 팀이 다시 뭉치긴 할까요?”

“당연히 뭉치지. 위에 청장님들이 저런 놈을 그냥 놀게 놔두겠어? 한울 조사 나갔다 온 거 보면 이미 다시 팀 만들려고 준비 중인 게 뻔한데.”

안길진의 얼굴이 그제야 퍼졌다.

“그럼 좀 안심이 되네요. 팀장님이 계시면 어떻게든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뭐야, 그게 걱정인 거였어?”

장세훈은 힘이 빠진다는 듯 실없이 웃었다.

‘그러고 보니 얘는 신재현을 많이 동경하긴 했지. 그냥 처음부터 곧 부를 것 같으니 준비하라고만 말할 걸 그랬네…… 아닌가? 언젠가는 할 필요가 있는 얘기였나?’

장세훈이 고개를 갸웃하고 있을 때 문득 핸드폰이 울렸다.

일할 때는 단톡방 알림을 꺼두었는데 지금은 켜둔 상태였다.

그런데 진동이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강혜원 : [사진을 보냈습니다]

핸드폰 대기화면에 연달아 뜨는 알림 메시지를 보며 장세훈이 짜증을 냈다.

“이 중요한 순간에 셀카나 보내고 있어?”

강혜원이 세무서에 들른다는 얘기는 이미 들었다.

그러니 당연히 세무서 사진이나 강혜원의 셀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대화방에 개인적인 사진을 가장 많이 올리는 게 바로 강혜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핸드폰을 들고 대화방을 여는 순간 장세훈의 미간이 펴졌다.

“어? 이게 뭐야. 책이네?”

장세훈은 당장 답장을 보냈다.

-장세훈 : 어? 어어어?????

-장세훈 : 야! 이거 뭐야!

-장세훈 : 너 어디야! 그거 갖고 올 수 있냐?

-강혜원 : ㄴㄴ 신입 거라서 안 됨.

-장세훈 : 그러면 페이지마다 다 찍어봐!

-강혜원 : 귀찮

-장세훈 : 아오씨 궁금하다고! 빨리!

-강혜원 : 이거 교육원에서 신입들한테 다 준 실무서래요. 나중에 아무나 붙잡고 빌려달라고 하시고.

-강혜원 : 일단 제가 한 서른 장 찍었음. 이것만 갖고도 놀려먹기는 충분하다!

-장세훈 : 장하다, 강혜원! 얼른 올려라!

-강혜원 : 읽음 뜨면 올리겠음ㅋㅋㅋㅋㅋㅋㅋㅋ

-장세훈 : 장하다, 강혜원! 타이밍을 아는 여자!

-안길진 : 아ㅋㅋㅋㅋㅋㅋㅋ 아무 말 없이 이런 책을 내셨네.

-강혜원 : 그쵸? 내용도 장난 아님. 제가 중요한 건 다 찍어놨어요.

-장세훈 : 딱 알겠네. 쪽팔려서 일부러 말 안 했구만? 빨리 읽어라!!!

신재현과 황민우의 반응이 궁금한 셋이 대화방에 도배를 하다시피 했다.

그 와중에 방장인 장세훈은 강혜원이 올린 사진 몇 장을 공지에 박아두었다.

대화방을 켜자마자 보이도록 고이 모셔둔 것이다.

-강혜원 : ㅋㅋㅋㅋㅋ굳

-장세훈 : 나중에 너 사진 다 올리면 그것도 모아서 공지 박아줄게

-강혜원 : ㅋㅋㅋ콜

어차피 할 일도 없겠다, 잡담이나 하며 기다리던 셋의 눈앞에 드디어 나머지 둘의 읽음 표시가 떴다.

-장세훈 : 읽었네!

-강혜원 : 팀장님! 제가 엄청난 걸 발견했어요!

-황민우 : 헉.

황민우의 반응은 떴고, 이제 신재현의 톡만 기다리면 된다.

그러나 신재현은 뭔가를 말하는 대신 한 줄의 알림 메시지만을 남겼다.

-신재현 님이 나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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