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화. 추억의 고등학교 (2)
누구에게나 학창 시절은 있다.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으로 지정된 이상 더더욱 그랬다.
다만 누구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득했지만, 누구에게는 지옥이었을 뿐이다.
벗어날 수 없는 지옥에서 배남희는 생각했다.
-자퇴할까?
당장 부모님이 반대했다.
남들은 멀쩡하게 다니는 학교를 너는 왜 못 다니냐.
너에게 원인이 있는 게 아니냐.
성격을 고쳐 봐라, 등등.
전혀 도움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한참 예민한 시기인 청소년의 마음을 죽이기에 충분했다.
-죽어 버릴까?
그렇게 생각하고 아파트 옥상에 올라간 적도 있었다.
그러나 막상 올라가니 높은 곳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옥상 난간에 기대어 한참을 고민하고 울었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이렇게 된 거야?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지냈었다.
소수지만 친구도 있었고.
함께 밥 먹고 야자하고 피시방에 갈 친구들이 그에게도 있었다.
평범한 학창 생활은 아주 쉽게도 부서졌다.
이유? 모른다.
이제 와서 그런 건 중요하지도 않았다.
그를 괴롭히는 놈들은 그저 스트레스를 풀 대상이 필요했을 뿐이다.
목소리가 작아서 마음에 안 든다던가, 말라서 음침해 보인다던가, 이름이 이상하다던가.
그런 이유는 그저 갖다 붙이기 위한 것에 불과했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니 벗어날 방법도 없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지옥이었다.
-누가 제발 좀 살려 주세요.
죽고 싶을 리가 없다.
배남희는 초록색 페인트가 칠해진 옥상 바닥에 엎드려 울고 또 울었다.
부모에게 ‘네 탓이다’라고 들은 이상 선생님에게 상담하는 것도 포기했다.
선생님에게마저 ‘네 탓’이라는 말을 들으면 도저히 견딜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선생님에게 일렀다는 것이 알려지면 가해자 놈들이 더 큰 보복을 할까 두려웠고.
사람은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일에 맞닥뜨리면 기적을 갈구하게 된다.
배남희 역시 평소 이름도 모르던 온갖 신화의 신들에게 기도해 보았다.
물론 대답은 없다.
옥상에서 30분 넘게 고민하던 배남희는 결국 뛰어내리지 못했다.
자신이 죽어 봤자 가해자 놈들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것이다.
겨우 그거 갖고 죽었냐며 낄낄대겠지.
손해를 보는 것은 배남희 단 하나.
그것이 너무나도 억울했다.
죽을 수도 없고 살 수도 없고.
억울함과 답답함을 눈물로 쏟아낸 배남희는 딱 며칠만 더 두고 보기로 했다.
그야말로 죽지 못해 사는 것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일주일간,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
때리는 놈들도 문제지만 지켜보는 놈들도 역겨웠다.
자신의 편을 들면 똑같이 왕따가 될 테니 이해하자, 싶다가도 눈이 마주치면 스르륵 시선을 회피하는 급우들도 가해자나 다름없었다.
-그래, 죽자.
유서에 저놈들 이름을 써놓고 죽자.
이젠 모든 것이 싫다.
누군가에게 기대하는 것도, 그 기대를 배신당하는 것도.
배남희는 바닥에 엎드려 발길질을 버티며 그렇게 생각했다.
오늘 방과 후, 학교에서 뛰어내리자고.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너 얘랑 친해?
-쟤 이름도 몰라.
무뚝뚝하고 일견 차가워 보이는 대답이었다.
같은 반이 된 지 몇 달인데 아직도 이름조차 모른다니.
가해 학생을 막아선 순간 품었던 희망이 금세 사그라들었다.
요즘엔 희망을 갖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배남희는 의자가 날아온 순간 기겁하며 비명을 질렀다.
-미친놈!
사람에게 의자를 던졌기 때문이 아니다.
또 다른 왕따 피해자가 생길까 봐서였다.
그토록 원하던 희망이었는데도 두려웠다.
저렇게 싸운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당장 내일부터 바닥에 구르며 처맞을 학생이 둘로 늘어나는 건 아닐까.
-와장창!
의자는 가해 학생을 스치지도 않았다.
애초에 의자로 누굴 다치게 하려는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가해 학생이 본능적으로 웅크린 사이에 의자를 던진 학생이 날듯이 움직였다.
바로 옆에서 본 배남희는 알 수 있었다.
이놈은 철저하게 계산적이라는 걸.
그리고 독종이었다.
옆에서 누가 때리든 말든 처음 고집한 한 놈만 조졌다.
그가 처음 단언한 대로였다.
-양아치놈하곤 차원이 다르네. 저건 진짜 미친놈이다.
배남희마저 감탄할 지경이었다.
정작 싸움은 길지 않았다.
어차피 약자나 괴롭히고 다니는 어설픈 양아치들이었다.
정말 의외인 것은 자신의 이름조차 모른다고 당당히 말하던 급우였다.
친구인 척하던 놈들조차 외면하는데, 이름도 모르면서 나서서 싸워주다니.
묵묵히 맞고 있던 자신을 대신해서.
모순적이었지만 배남희는 이해했다.
말로 내뱉긴 부끄럽지만 저것이 진짜 정의라고.
친해서 도와준 것도 아니다.
이것이 그에게 있어 옳은 일이었기 때문에 나선 것이다.
그 순간 배남희가 느낀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희망과 안도감, 구렁텅이 속에서 빛을 본 느낌이었다.
이 사건 이후로 눈에 띄는 왕따는 사라졌다.
주도자가 조용해지자 급우들은 다시 배남희에게도 말을 걸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코 예전처럼 돌아갈 수는 없었다.
마음에 한 번 새겨진 상처는 철판에 쇠를 긁은 것과 같다.
시간이 지나 흔적은 남을지언정 절대 그 틈을 메꿀 수는 없다.
더군다나 한번 자신을 버린 급우다.
친구라 부르고 싶지도 않았다.
고등학교에 다니며 그가 정말 친해지고 싶었던 것은 단 한 명.
아무 대가 없이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준 사람.
신재현.
숫기가 없어 졸업할 때까지 말 한 번 걸어 보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었다.
워낙 자신감이 하락해 있던 시기다 보니 신재현에게 고맙다는 말조차 하지 못했다.
대신 배남희는 자신이 입은 상처 위를 덮듯 그 이름 세 글자를 깊게 새겼다.
평생 잊지 않도록.
언제 만나도 알아볼 수 있도록.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그 어떤 나쁜 일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저 빛바랜 기억으로 남는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놀랍게도 배남희에게도 통했다.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았던 지옥 같은 날도 ‘그땐 그랬지’ 하나 마디로 끝낼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의 상처도 흔적만 남았을 때였다.
배남희는 TV에서 익숙한 친구를 발견했다.
어느새 청소년에서 청년으로 훌쩍 커 버린 모습이었지만 그는 여전했다.
불의에 맞서 싸우는 것도.
절대 굴하지 않는 것도.
세무서의 강당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카메라를 향해 당당한 얼굴과 눈빛으로 국회의원의 잘못을 성토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떠올랐다.
어느새 잊어버린 줄만 알았던 지옥과 거기서 본 빛.
성인이 된 후 TV 화면으로 만난 신재현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어릴 때는 그저 친해지고 싶었던 정도라면 지금은 존경에 가까웠다.
신재현이 아직 유명하기 전, 초선 국회의원 류석호를 조사하다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았을 때 앞장서서 댓글을 달고 다닌 것도 배남희였다.
-나 신재현이랑 같은 반이었는데 애들 ㅈㄴ패고 다녔음.
└개새기야! 내가 같은 반이었거든? 왕따시키고 다니던 일진 참교육해 준 게 바로 신재현이다. 알고나 말해.
-ㅈ도 모르면서 까불지 마라. 신재현 쓰레기인 거 그 학교 애들이면 다 알았음.
└야. 내가 걔랑 같은 반이었다고. 너 이름 말해라. 바로 찾아간다. 아, 혹시 너 그 양아치 셋 중 하나냐? 신재현한테 꼽먹고 교내봉사 받은 놈?
지금도 졸업앨범을 보고 연락하려면 할 수야 있다.
하지만 일하느라 바쁜 사람을 괴롭힐 수는 없었다.
자신이야 신재현을 기억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할 테니까.
‘그래도 같은 동네니까 어쩌면 마주칠 수도 있겠지?’
그래서 혹시라도 길 가다 우연히 신재현을 보게 되더라도 침착하게 인사만 하리라 다짐했었다.
솔직히 마음 한구석에서는 우연히 마주치는 것을 바라긴 했다.
네가 구해줘서 잘살고 있다고, 고맙다는 말을 못 해서 미안하다고.
그러나 신재현이 워낙에 바쁘다 보니 동네에서도 마주치기가 힘들었다.
신재현이 서울청으로 갔다는 뉴스를 본 후에는 반쯤 포기했다.
‘나 쟤 안다’라는 말도 상대가 너무 유명하면 오히려 하기 힘든 것이다.
‘만나면 떨지 말고 인사나 잘하자.’
그렇게 결심했었는데.
‘시, 신재현이다!’
생각지도 못한 학교 축제에서 마주친 순간 모든 결심이 와장창 깨졌다.
피해 주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은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배남희의 정신은 어느새 고등학교 그 교실의 바닥으로 끌려가 있었다.
자신과 가해 학생 사이를 막아서던 신재현의 모습이 지금 청년이 된 그의 위로 겹쳐졌다.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다.
배남희는 그저 달렸다.
“저, 선생님?”
당혹스러운 신재현의 목소리에 배남희는 더더욱 감정이 북받쳤다.
묻어 버린 기억?
개뿔, 묻은 척을 하고 있었을 뿐이다.
배남희는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고 말았다.
그때 울지 못한 것까지 합쳐서.
“고3 때 같은 반이었던 배남희.”
“아! 배남희!”
이름을 기억해주고 있었나 해서 배남희는 온 힘을 다해 신재현을 껴안았다.
안긴 청년은 웃으며 그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야, 남자 새끼가 징그럽게. 잘 살았냐? 얼굴 좀 보자.”
가볍게 내뱉는 것 같지만 배려가 담긴 말투였다.
그것 또한 신재현다워서 배남희는 그만 웃고 말았다.
***
한바탕 울고 난 배남희는 언제 그랬냐는 듯 평범한 청년으로 돌아왔다.
그는 아직 감정이 가라앉지 않았는지 붕붕 뜬 상태였다.
“신재현, 뭐 좋아하냐? 닭꼬치 먹을래? 아니면 국수? 아, 아이스크림도 있다.”
가만히 놔두면 정말 다 사 올 기세였다.
채성현이 그를 말렸다.
“쟤 뭐 사 주면 안 돼. 걸린대.”
“아, 이런 것도 안 돼? 공무원 너무 어렵다.”
배남희가 시무룩해졌다.
고등학교 때는 항상 저런 얼굴로 말을 걸까 말까 망설이듯 주위를 맴돌곤 했었다.
채성현처럼 말을 트고 지냈던 친구도 아니고 과거 일도 있어서인지 어떻게 친해져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
나는 그의 어깨를 툭 쳤다.
“친구끼리 뭘 그래. 그냥 먹고 떠들면 되지.”
그 말이 또 감정을 건드렸나 보다.
배남희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 그만 울어.”
“신재현, 얘 그만 울려! 네가 나쁜 놈이야!”
“나야? 내가 잘못한 거야? 그런 거야?”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물어봐라! 둘 중 하나가 울면 나머지가 범인이다!”
“그 나머지에 너도 들어가거든?”
나와 채성현은 배남희를 건드리지 않으려 주의하며 서로를 놀렸다.
간식거리를 사 먹으며 후배님들의 동아리를 구경했다.
“이야, 사진 멋있다. 여기 어디지?”
“을왕리래. 나중에 한번 놀러 가자.”
“오케이, 콜. 나 한가하면.”
“신재현만 시간 맞추면 될 것 같은데. 우리 중에 얘가 제일 바빠.”
사진 동아리에서는 놀러 갈 약속을 잡았고.
“쟤 손 봤냐?”
“내가 보기엔 오른손에 집중시키고 왼손에 숨겼어. 세무조사 하다 보면 법인카드 보여 주고 계약서를 숨기는 놈이…….”
“닥쳐! 직업병 그만해! 후배님 마술 시연에서 무슨 악담이야!”
마술 동아리 앞에서는 후배님들의 트릭을 파헤치려다 채성현에게 면박을 듣기도 했다.
과학 동아리에서 웬 색깔 불꽃도 보고 강당에서는 신들린 듯한 피아노 연주도 보았다.
우리 때의 소소한 장기자랑과는 차원이 달랐다.
“여기 한강고 맞아? 아닌 것 같다.”
“교실 가보면 더 놀라겠네. 대형 모니터도 있고 프로젝터도 있고 화이트보드도 있는데.”
채성현과 배남희는 학교 본관 건물을 향해 앞장섰다.
이 둘은 졸업 후에도 학교에 자주 왔었나 보다.
“일단 교무실 가자. 선생님이 너 보면 반가워하실걸?”
채성현이 교무실 문을 열었다.
친구들과 만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나는 아차하고는 서둘러 옷매무새를 정돈했다.
그래봤자 동네 나들이 나온 차림새라 가다듬을 것도 없긴 하지만 맨 위에 풀어 둔 단추는 잠갔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단정하게라도 입고 오는 건데.
고등학생 때도 교무실은 그닥 좋은 기억이 없었다.
학생이 교무실에 갈 때는 성적을 정정할 때나, 혼날 때나, 소지품을 압수당했을 때뿐이니까.
그래서인지 나이를 먹은 지금도 괜히 주눅이 들었다.
내 얼굴 기억이나 하실까.
-드르륵.
교무실 문이 열린 순간, 저 안쪽에 한 선생님의 얼굴이 보였다.
주름과 흰머리가 꽤 늘긴 했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이다.
장학금과 생활지원금을 발견하는 족족 알려주셔서 신청서를 써주신 분이기도 했다.
그는 나를 보더니 괴성을 질렀다.
“이게 누구야! 신재현! 한강이 낳은 이 시대의 자랑 아냐!”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나는 입구에 덜컥 멈춰 섰다.
당신이 가르치신 학생이니 자랑스러운 건 알겠지만 너무 부담스러운 환영이다.
얼굴을 기억해주신 건 감사하지만.
“누구? 누구라고?”
“신재현?…… 진짜네?”
교무실 곳곳에서 잔업을 하던 선생님들이 일어섰다.
담임선생님이 바닥을 쿵쿵 울리며 달려와 나를 껴안았다.
오늘만 해도 두 번째였지만 나는 비교적 익숙하게 선생님의 등을 두드렸다.
“왜 이제 왔어, 이놈아! 너 오면 보라고 현수막도 만들어서 걸었는데! 왜 안 와!”
“현수막이요? 현수막을 거셨다구요?”
나는 기겁했다.
언제 걸었는지는 몰라도 이 근처에 지나가는 일이 없어서 다행이다.
그걸 내 눈으로 직접 봤다간 쪽팔려서 죽었을 것이다.
“안 버리고 창고에 넣어놨어. 조만간 또 걸어줄게! 그때 와서 봐라! 으하하!”
“오, 좋네요. 선생님, 제가 인증사진 찍어서 얘 핸드폰으로 보내줄게요.”
채성현 이놈은 그새 내가 부끄러워하는 걸 파악한 게 분명하다!
저 악독한 미소를 보라!
절대 안 돼!
“이게 몇 년 만이야. 네가 진학 포기한다고 했을 때 내가 얼마나 땅을 쳤는지 아냐? 그래도 어딜 가든 잘 헤쳐나갈 놈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너는 난 놈이었어!”
선생님은 내 얼굴을 보더니 다시 껴안았다.
“내가 가르친 놈 중에서 네가 제일 기억에 남았거든. 어떻게 사는지 궁금했는데 한 번을 안 찾아오더라.”
“그, 먹고 사느라 바빴습니다. 죄송해요.”
“네가 죄송할 게 뭐가 있어. 세상이 너한테 죄송해야지.”
그래, 생각난다.
선생님이 얼마나 안타까워하고 신경을 많이 써주셨는지를.
어떻게든 진학으로 마음을 돌리게 하기 위해 선생님 본인이 사비까지 털어서 빌려주려고 했었다.
하지만 내가 도저히 갚을 자신이 없어서 거절했었고.
선생님은 꽉 껴안았던 것과는 달리 조심스러운 손짓으로 내 어깨를 툭툭 털어 주었다.
아무것도 없는데도 마치 얹혀 있는 무언가를 털어 버리는 것처럼.
“고생 많았지? 항상 응원했다. 이렇게 잘 큰 걸 보니 이 선생님은 기쁘다. 얼마나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는지 너무 절실하게 전해져 오더구나.”
“……선, 생님.”
말문이 막혔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하고 올라와 목구멍을 채웠다.
“감사, 합니다.”
얼굴을 알아봐 주고 이름을 알아봐 주고 그런 것은 부끄러워하고 넘어갔어도 이것은 그냥 넘길 순 없었다.
“감사해요…….”
아까 배남희를 운다고 놀리는 게 아니었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이구, 덜 컸네.”
선생님이 내 어깨를 꾹 잡았다.
옆에서 두 명의 친구들이 내 등을 통통 두드렸다.
나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울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