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화. 밖에서도 최선을 다한다 (1)

약속한 촬영 당일이 되자 공민화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게스트 대기실로 향했다.

미리 눈도장도 찍고 친해지기 위해서였다.

국회의원마저 침 발라 놓았다는 소문이 전해지는 신재현을 자신이 끌어들이면 얼마나 입지가 단단해질까!

국민 MC도 꿈은 아닐 것이다.

물론 그 모든 제안을 발로 찼다는 것도 소문으로 들었지만 그래도 국회와 방송계는 다르다.

냄새나고 더러운 권력욕으로 가득 찬 국회라면 자신이어도 걷어찬다.

방송계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곳 아닌가!

그러나 공민화는 대기실 바로 앞의 복도에서 멈춰 서고 말았다.

“어? 뭐야. 다민 씨가 여긴 왜 왔어?”

“앗, 공민화 선배님. 안녕하세요.”

공민화는 대번에 눈살을 찌푸리며 다민의 손을 억지로 잡아끌었다.

“다민 씨, 오늘 뭐 찍을 거 있어?”

“아니요. 그냥 신재현 팀장님 보러 왔어요. 방송은 처음이실 테니까 걱정도 되고, 긴장도 좀 풀어 드릴까 해서.”

“그니까 다민 씨가 그걸 왜 하냐고.”

공민화는 대놓고 혀를 찼다.

자신이 할 역할을 지금 이 여우가 빼앗아가려는 것 아닌가!

“예? 하지만 시간 비면 와 달라고 하셨는데요. 신재현 팀장님이.”

“그렇게 말했다고?”

제길, 하고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지만 이미 늦었다.

공민화는 생각을 바꿨다.

“그럼 같이 들어가자. 나도 보조 진행자로서 게스트 분께 인사 드려야 하니까. 다민 씨는 옆에서 도와만 줘.”

“넵!”

눈치를 슬슬 보던 다민은 금세 밝은 표정으로 웃었다.

역시 사람이 너무 순진하다.

공민화는 다민을 자신의 뒤로 떠민 후 먼저 대기실로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오퀴즈의 보조 진행자 공민화라고 해요!”

공민화는 그 어느 때보다 살갑고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다.

신재현은 어색한 얼굴로 방송국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얼굴을 맡기고 있었다.

요즘 방송 장비는 매우 고성능이고 조명은 태양처럼 밝다.

때문에 남자여도 가벼운 메이크업은 필수였다.

그러나 이런 것을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신재현은 매우 어색해 했고 그걸 본 공민화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다민만큼이나 어리숙하고 순진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 그렇지. 공무원 일에서는 능력 있겠지만 여긴 내 영역이야. 구워삶기는 제격이겠어.’

공민화는 성큼성큼 다리를 뻗었다.

슬슬 눈치를 보던 스타일리스트와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문가에 서 있는 다민과 노크도 없이 들어오는 공민화의 꼴을 보건대 뭐가 벌어지긴 벌어질 것 같았다.

괜히 근처에 있다가 괜한 꼴을 보느니 얼른 도망가는 것이 상책이었다.

“다 됐습니다. 시간 좀 남았으니 대기하시면 돼요.”

“아, 예. 감사합니다.”

두 스태프가 재빨리 나가자 대기실에는 신재현과 공민화, 다민이 남았다.

공민화는 아예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이렇게 직접 방송까지 나와 주실 줄은 몰랐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게 다 다민이 덕분이네요.”

다민이 꼬드겨서 온 것이니 다민에게 호감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성적이든, 모범 납세자여서든.

그러니 다민에 대한 칭찬으로 경계를 푼다는 계획이었다.

“제가 항상 그랬거든요. 납세의 의무는 국민의 의무다. 국민이라면 내는 게 당연하다고요. 다민 씨는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할 거예요. 그치, 다민 씨?”

“예? 네에.”

다민은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신재현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공민화의 얼굴을 빤히 쳐다볼 뿐이었다.

반했다고 하기엔 눈초리가 매섭다.

어딘지 화가 난 것 같기도 했다.

이런 취급은 또 처음이라 공민화는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물러설 공민화가 아니었다.

다시 말을 걸려는데 신재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다민을 향해서였다.

“연예인 분들은 보통 세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다민 씨야 납세 잘하시는 걸 제가 봤지만 다른 분들이요.”

“그건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데.”

공민화가 끼어들었지만, 신재현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너무나도 노골적이어서 공민화가 울컥할 정도였다.

‘후,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와서 낯설게 느낄 수도 있지. 내가 한 번만 더 참는다.’

공민화는 그래도 참아냈다.

스스로 기특할 정도로.

다민이 신재현과 대화를 이어 가기 전에 자신이 끼어들어야 했다.

“세금 싫어하는 사람이 많죠. 사실 정치인들 하는 거 보면 내기 싫어지잖아요. 그래도 다들 열심히 돈 벌고 열심히 세금 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도 그렇고요. 돌아가셔서 저 조회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체납도 한 번도 한 적이 없거든요!”

공민화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야 ‘절세’는 좀 했지만 그건 다들 하는 거니까.

정치인들이 하는 짓거리에 비하면 자신은 꽤 양심인에 속한다.

그리고 원래 법을 어기는 사람일수록 자기합리화에 빠지는 경향이 있었다.

‘내가 절세는 좀 했지만 세금은 안 밀리고 꼬박꼬박 내잖아? 이 정도면 모범 시민 아닌가? 나도 나중에 모범 납세자 상 좀 달라고 해 볼까?’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공민화는 신재현이 자신에게 넘어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공민화는 뿌듯하게 미소 지었고 신재현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뭔가 말하려 했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오재석입니다.”

프로그램의 메인 MC였다.

프로그램의 시청률과 재미를 책임지는 메인 MC의 등장이라면 공민화가 물러나는 것이 맞았다.

‘일부러 일찍 온 건데, 좀 더 적극적으로 대화해 볼걸.’

아쉬움도 잠시, 오재석은 들어오자마자 신재현에게 악수를 청했다.

신재현 역시 오재석을 흘끔 보더니 더없이 환한 얼굴로 맞았다.

‘어?’

공민화는 더욱 혼란에 빠졌다.

자신에게 대하는 것과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낯설어서 그랬다기에는 오재석과는 포옹까지 하며 절친이라도 만난 것처럼 반가워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여자라서 거리감을 두는 건가?

아니다, 다민도 명백한 여자다.

‘이유를 모르겠네…….’

이제는 다민까지 껴서 셋이서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민화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마냥 아예 소외되어 있었다.

이쯤 되면 아무리 눈치 없는 사람이어도 신재현이 공민화를 멀리한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기준이 대체 뭔데!’

친해질 생각으로 일부러 행차했던 공민화는 끓어오르는 분노와 질투심을 차곡차곡 쌓았다.

‘나를 이렇게 대한다 이거지? 그래, 인터뷰에서 두고 보자. 방송계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 줄게.’

공민화는 독기 어린 눈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

진행은 순조로웠다.

국민 MC라 불릴 정도로 진행에 통달한 오재석이 능수능란하게 분위기를 주도해서인지도 모른다.

“세금이라는 게 잘 모르는 분들이 보기에는 어렵잖습니까. 아마 지금 이 방송을 보는 분들의 대다수가 직장인이실 텐데요.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 물론 합법적인 선에서요.”

오재석은 장난기 어린 말투로 시종일관 즐거운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직장인이시라면 매년 2월에 연말정산을 준비할 텐데요. 그 전년도에 받은 월급에 대해서 전년도에 쓴 금액을 기준으로 공제를 받기 때문에 2월에 챙기려고 하면 이미 늦습니다.”

“그럼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받은 월급은 내년 2월에 연말정산해서 세금 낸다는 말씀이시죠?”

신재현이 어렵게 말한 것은 오재석이 풀어서 전달하기도 했다.

“연말정산이 구체적으로 뭔가요?”

“직장인은 월급을 받을 때 세금을 미리 떼고 주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월급이 200만 원이면 대충 10%, 그러니까 20만 원 정도 떼잖아요. 이게 다 세금은 아니고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소득세, 주민세. 이렇게 다섯 가지를 합친 금액이에요.”

“소득세랑 주민세는 알겠는데 보험은 세 개만 떼네요? 사대보험은 네 가지 아닌가요?”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이렇게 합쳐서 사대보험이 맞습니다. 다만 산재보험은 사장이 내주는 거예요.”

“근로자 월급에서 떼는 항목이 아니라는 말씀이군요.”

신재현이 예상한 것과 달리 굉장히 기초적인 질문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아무리 세금이 어렵다지만 이런 걸 모를 수가 있나 싶었지만 곧 납득했다.

자신의 분야가 아니면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신재현에게는 아무리 간단하고 기초적인 정보여도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납세는 국민의 의무이다.

잘 알아야 합법적으로 절세도 할 수 있고 탈세도 피할 수 있다.

신재현은 문득 인터뷰가 길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나온 김에 세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싶었다.

“아시다시피 연말정산이 복잡하잖아요. 그걸 매달 정확히 계산해서 뗄 수가 없어요. 그래서 대충 월급 200만 원이면 그중 소득세로 약 1%인 2만 원을 세금으로 떼요. 1년 열두 달이면 24만 원을 미리 뗐겠죠? 이듬해 2월에 1년간 받은 월급 2400만 원을 갖고 제대로 세금을 계산해 보는 겁니다. 이때 제대로 계산했더니 예를 들어 세금이 20만 원 나왔다고 칩시다.”

“미리 걷은 게 24만 원이니까 4만 원을 더 걷어 버렸네요?”

“네. 그럼 4만 원은 근로자에게 3월 월급에 포함해서 돌려줍니다. 그 과정을 연말정산이라고 하는 거예요.”

오재석과 신재현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세금을 풀어나갔다.

다방면으로 유식하다고 소문난 오재석이 연말정산을 모를 리는 없고, 설명하기 쉽게 띄워주는 것이다.

“그럼 아까 질문으로 돌아와서요, 근로자가 세금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금 공부 좀 해 보려고 찾아보면 어렵고 복잡해서 결국 포기하기 일쑤거든요.”

“공제가 다양하긴 합니다. 매달 월급에서 떼 가는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이런 것도 공제가 되구요. 의료비, 교육비, 보장성 보험료도 다 공제되는 항목입니다. 하지만 이런 건 절세하시라고 팁을 드리기 곤란한 게, 필요하니까 쓰는 금액이지 내가 절세를 하겠다는 이유로 병원을 더 가고 학비를 내고 그러진 않잖아요?”

“의료비, 교육비, 사적 보험료는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고 자료만 회사에 가져와서 공제받으면 된다는 뜻입니까?”

“네. 절세하려다 자칫 돈을 더 쓰게 될 수 있으니까요. 제 추천은 카드입니다.”

“신용카드요?”

“카드 공제라고 알고 계실 텐데,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체크카드, 대중교통, 도서문화 결제 등을 할 경우 일정 비율만큼 계산해서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거든요.”

“네네. 일반인들이 많이 알고 계시는 그 제도요.”

“계산이 좀 복잡하니까 간략히 말씀드리면 같은 금액을 결제하더라도 신용카드는 15%, 현금영수증과 체크카드는 30%가 공제됩니다. 이왕이면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나 현금영수증을 쓰시는 게 좋죠.”

“공제 금액이 거의 두 배네요?”

“네. 게다가 전통시장과 대중교통 이용분은 뭘로 결제하시든 상관없이 40% 공제됩니다. 그러니까 교통카드 같은 건 꼭 홈페이지에 등록하셔서 공제 받으세요.”

“신용카드보다는 현금영수증과 체크카드를 사용하고, 교통카드는 꼭 홈페이지 등록하고, 대형마트보다는 전통시장에서 구매하란 말씀이네요.”

“네. 그리고 의료비 같은 경우엔 몰아서 공제받기가 가능합니다. 원래 공제는 쓴 사람 명의를 따라가요. A가 썼으면 A가 공제받는데, 의료비만은 B가 쓴 걸 A가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의료비는 세전 연봉의 3% 이상 써야 공제가 가능해서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세전 연봉이 3천만 원이면 1년에 90만 원 이상 써야 공제를 받을 수 있단 얘기네요.”

“건강한 분이라면 병원 갈 일이 많지 않아서요. 3% 넘기가 의외로 힘들더라구요.”

신재현은 아는 것을 총동원하여 설명했고, 오재석은 그것을 다시 정리했다.

“월세 세액공제는 어떻습니까? 한 달에 월세를 30만 원만 낸다면 1년이면 360만 원이거든요. 이 금액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라도 깎이면 굉장한 혜택일 것 같은데 실제로 주위 얘기 들어 보니까 못 받은 분도 계시다고 하던데요. 조건이 있는 겁니까?”

신재현은 잠시 팔짱을 끼고 고민했다.

현실과 세법이 다른 경우는 종종 있지만 월세 역시 그랬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재현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대다수의 선량한 납세자가 이 방송을 보고 있다는 가정하에, 세법을 만든 자의 눈치를 보는 것보단 정확한 정보전달을 우선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첫째로 무주택자여야 합니다. 가족 중에도 주택자가 있으면 안 돼요. 둘째로 총급여액, 그러니까 세전으로 따졌을 때 연봉이 7천만 원 이하여야 하구요. 셋째로 그 주택에 전입신고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임대차 계약서상 월세 내는 집의 주소와 전입신고한 주소가 같아야 하거든요. 넷째로 월세 세액공제를 받으려는 사람과 매달 월세를 송금한 사람이 동일해야 합니다. A가 자기 통장에서 집주인 통장으로 월세를 부쳤는데 B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는 없다는 뜻이죠.”

“부모님이나 자녀가 대신 월세를 대신 냈으면 본인은 세액공제를 못 받겠네요.”

“다섯째로 월세 사는 주택이 기준시가로 3억을 넘으면 안 돼요.”

“아, 굉장히 어렵습니다. 나중에 연말정산 때 되어서야 조건 안 된다는 얘기 들으면 날벼락 같겠네요.”

잘 아는 주제다 보니 신재현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세금 이야기를 했다.

더욱이 옆에서 진행자가 능숙하게 정리하고 풀어주고 있으니 더했다.

이러다간 촬영 시간이 예상보다 훌쩍 넘어갈 듯했다.

평소라면 진행을 빨리하라고 신호가 들어왔을 법 하건만, 피디는 오히려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리고 사실 조건이 다 되어도 집주인이 반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집주인이요?”

“월세 세액공제를 받았다는 건 집주인이 1년에 월세를 얼마 받았는지 국세청이 수입을 알게 된다는 뜻이잖아요. 집주인이 소득을 적게 신고하고 있었다면 그런 부분에서 저희 국세청에 걸리게 되죠.”

“아하…… 대다수 집주인 분들은 선량하지만 개중에 일부러 소득을 누락시키는 분들이 세입자의 월세 세액공제마저 막는다 이거군요.”

혹시나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오재석이 현명하게 정리했다.

신재현은 한결 편한 마음으로 인터뷰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한참 얘기를 나누다 보니 오재석이 공민화 쪽으로 이야기를 돌렸다.

내내 ‘아, 그렇구나’ 하고 맞장구만 치던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후배에게 분량을 확보해주려는 배려기도 했다.

‘그럼 이제 내가 공격할 차례네.’

그러나 공민화는 그것을 기회로 잡고 운을 뗐다.

“시청자분들 중에는 근로자가 아니라 사업자도 있으실 텐데요. 저희도 세금 낼 때는 사업소득으로 들어가더라고요. 이런 경우 절세법이 있을까요?”

시작은 가벼운 질문이었다.

***

[작가의 말]

*오늘의 리빙포인트*

안녕하세요. 동면거북이입니다!

독자님의 몰입을 해칠까 봐 작가의 말, 댓글에 나타나는 걸 자제해 왔는데요.

연말정산을 주제로 적다 보니 쓰고 싶은 건 굉장히 많은데 분량 문제상 정말 기초적인 것밖에 적을 수가 없더라구요.

이대로 끝내기엔 아쉬워서 작가의 말인 척하고 몇 가지 적어보겠습니다.

첫째, 흔히 인적공제라 부르는 공제는 기본 공제와 추가 공제가 함께 움직입니다. 70세 어머니는 기본공제 150만 원+경로우대공제 100만 원이 가능하죠? 아들이 기본공제, 딸이 경로우대공제. 이렇게는 못 받는다는 뜻입니다. 기본공제 가져가는 사람이 경로우대공제도 가져갑니다.

둘째, 인적공제 받을 때 나이는 12월 말로 따집니다. 부모님 생신이 12월 31일이라 31일에 딱 70세가 되셨다? 경로우대공제 가능합니다. 반대로 20세인 자녀가 연중에 21세가 되었다? 1년 중 하루라도 공제대상이면 공제됩니다.

셋째, 암 환자나 치매환자는 장애인 공제 안 됩니다. 중증환자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증명서 떼 오시면 장애인 공제 가능합니다.

넷째, 청약저축은 무주택 세대주만 공제됩니다. 그래서 주택담보대출 이자 공제 받으시는 분은 청약저축공제 안됩니다.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았다는 얘기는 주택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다섯째, 연금저축세액공제 받으신 연금저축은 될 수 있으면 해지하지 마세요. 중도해지를 하면 기타소득세 16.5% 내야 합니다. 공제받은 금액 그대로 토해내는 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여섯째, 직계존속(부모님)의 교육비는 교육비 공제 해당 안 됩니다. 해외 유학비의 경우 고등학생 이상이면 교육비 공제 됩니다. 취학 전 아동, 초중등학생의 경우 자비 유학 자격이 있거나 외국에서 부모와 함께 1년 이상 살았으면 교육비 공제 가능합니다.

일곱째, 건강보험도 연말정산 비스무리한 과정이 있습니다. 1년간 소득과 1년 치 보험료 비교해서 모자란 부분은 더 걷는 겁니다. 근로자 건강보험은 4월, 사업자 건강보험은 6월입니다. 국민연금은 정산 제도가 없고 전년도 소득 기준으로 앞으로 낼 연금 금액만 매년 7월 바뀝니다.

보험료 안 내는 방법? 사실 없습니다. 보험료 금액은 1년 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올해 소득이 줄어서 현재 소득에 비해 보험료가 너무 많다 싶으면 조정신청 꼭 하세요.

이럴 수가! 겨우 일곱 가지 썼는데 벌써 천 자가 다 되어 갑니다. 이러다 작가의 말로만 1화를 쓸 것 같아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세법은 알아 두면 재밌고 좋은 법입니다.

제가 소개해 드린 것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이것 말고도 많이 있으니 꼭 한번 찾아보시고 꼭꼭 절세 많이 하시면 좋겠습니다. 납세도 중요하지만 절세 역시 납세자의 소중한 권리니까요.

그럼 행복한 저녁 되시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