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신의 검은 우주를 가르고-48화 (49/448)

2권-23화

“아무튼 제가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곳 오베른 행성에 자리 잡은 하이브 중추에서 어떤 이상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는 걸 알아냈어요.”

“이상반응?”

“아저씨도 아시겠지만 하이브는 일종의 생산공장과 포탈의 역할을 겸하고 있어요. 행성을 침식해서 영향력을 높이고, 그 힘으로 양산형 인베이더들을 생산하기도 하지만, 포탈을 열어서 진멸 급이나 그 이상의 고위 인베이더들을 소환하죠.”

그건 이론 교육을 통해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하이브는 인베이더의 전진기지. 행성을 침식해 성장해 나가면서, 그 규모를 키워 막대한 병력을 양산해낸다.

“하지만 하이브의 성장에도 나름 제한이 있죠. 어떤 행성을 침략할 땐 해당 행성의 문명 레벨에 제한을 받는다는 건 아시죠?”

“그래. 그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

지성체가 사는 모든 우주의 행성들은 어떤 절대적인 법칙에 의해 보호받고 있었다.

지성체의 문명은 총 9단계로 구분되고 있으며, 같은 수준의 레벨이 아닌 행성은 침략할 수 없게 법칙적으로 제한되고 있었던 것이다.

즉, 5레벨의 문명은 그보다 낮은 단계인 4레벨의 문명을 침략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침략이 아주 불가능하지만은 않았다. 대신 침략하려면 4레벨 문명의 수준에 맞춘 병력만 투입이 가능하다는 제약이 붙어 있었다.

그래서 인베이더들은 하이브라는 형태의 전진기지를 만들어냈다. 처음에는 작은 캡슐 형태지만, 이것이 행성에 떨어지면 마치 식물이 성장하는 것처럼 자라나 전진기지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행성의 에너지를 흡수하면서 점점 침식해나가 규모를 키워나간다. 그리하여 해당 행성의 문명레벨에 맞는 병력을 양산해서 최종적으로는 행성을 완전히 장악해 나가는 것이다.

“그나마 인베이더와의 전쟁에서 연합이 이 정도로 버틸 수 있었 것도 그 제약 덕분이었죠. 하지만 이것도 절대적인 건 아니라서요. 하이브는 침식레벨이 올라갈수록 행성의 문명 레벨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인베이더를 양산하거나 불러낼 수 있어요.”

일단 행성을 침식하기 시작한 하이브는 해당 행성의 일부로 법칙에 인식된다. 그 말은, 하이브가 성장하면서 다룰 수 있는 기술이냐 문명의 영역이 높아져도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그 말을 꺼내는 건··· 설마?”

이쯤 되자, 이진운도 뭔가 느낌이 왔다. 리스티가 자신도 잘 아는 문명 레벨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했다는 것은, 그녀가 짐작하는 것도 그와 관련이 있다는 의미였다.

그런 짐작을 확신시켜주듯 그녀가 말했다.

“예, 어쩌면 인베이더들은 그 문명레벨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는 뭔가를 만들어냈을지도 몰라요.”

“음···.”

이건 상상 이상으로 심각한 이야기였다.

만일 그런 게 가능해진다면, 상상 할 수 없는 재앙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문명레벨의 제약 때문에 쉬이 움직일 수 없던 거물들이 본격적으로 전쟁에 나설 수 있게 되기 때문이었다.

이론 교육에서 봤던 성멸 급이나, 신화 급은 진멸급보다 상위의 인베이더들로서, 지금 현재의 실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더군다나 그보다 더 상위의 존재라는 초월 급이나 신좌 급의 인베이더들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행성 하나도 가볍게 없앤다는 괴물들인데, 고작 최절정의 경지로는 저항도 하지 못하고 당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총력전에서 확실히 이겨야 되겠군.”

이진운은 무겁게 중얼거렸다. 놈들이 뭘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전에 놈들이 준비하는 것을 박살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였다.

리스티가 말을 이어나갔다.

“지금까지 이런 사례는 없었어요. 아마도 인베이더들도 이번 기회에 처음 테스트해 보는 거겠죠.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막을 필요가 있어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도록 말이에요.”

“망가뜨리면 연구가 늦어진다 이거군.”

“예, 모든 연구의 시작은 일단 데이터 수집에서 시작되니까요. 이번 일만 망치면 완성도 그만큼 지체되겠죠.”

그렇다면 더 생각할 것도 없었다. 이진운은 마음속으로 우선순위를 확실히 정해두었다.

이번 최우선 목표는 하이브에 숨겨진 무언가를 망가뜨리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아직 확정 정보가 아니니까, 너무 단정 짓진 마세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 짐작이니까요. 어쩌면 제가 예상하는 것과 전혀 다른 게 튀어나올지도 몰라요.”

“그래, 그 점도 염두에 두지.”

리스티의 말이 옳았다. 아직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해야 했다. 괜히 하나의 가설에만 맹목적으로 매달리다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태가 벌어지기라도 하면 제대로 대응조차 못하는 경우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참, 그리고 이번엔 저도 출전할 생각이에요.”

“뭐? 너도!?”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그녀를 돌아보는 이진운. 그렇지만 리스티는 당연하다는 표정이었다.

“이참에 기간트도 한번 실전 기동 해 봐야죠. 이런 실전 테스트 기회는 많이 없다고요. 지난번에는 인베이더들이 너무 갑자기 기습해 와서 기간트를 운용할 시간도 없었지만, 이번에는 다르죠. 확실히 해볼 생각이에요.”

“뭐, 틀린 말은 아닌데······.”

이진운도 굳이 반대하진 않았다. 실전테스트의 필요성은 그도 어느 정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이번 전쟁의 위험성이었다. 리스티의 실력이라면 어지간한 위기가 닥쳐도 큰 문제는 없을 테지만, 이번 전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 이진운도 그녀의 안전을 100% 장담하긴 어려웠다.

그가 우려하는 바를 알아챈 리스티는 웃으며 말했다.

“너무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세요. 아저씨가 걱정하시는 그런 일은 없을 테니까요. 실전테스트 보다는 제 안전을 가장 우선할 테니까 걱정 붙들어 매시라니까요.”

“제발 그랬으면 좋겠군.”

이진운은 반쯤 푸념하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지금까지 그가 봐온 리스티는 어떤 한 가지에 몰두하면 쉽게 헤어 나오질 못하는 성격이었다. 이번 실전 테스트 중에도 그러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가 걱정해줄 수 있는 것도 여기까지다. 그녀와 손을 잡긴 했어도, 이런 개인적인 의사결정까지 그가 깊게 관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진운은 시선을 돌려 그녀 옆에 있던 듀렌 박사를 바라보았다. 이진운의 시선이 닿자, 그가 움찔 놀라며 반응을 보였다.

“거기 박사님은? 박사님도 참전할 겁니까?”

“무리야, 무리. 난 어디까지나 연구 쪽에 특화된 노인네라네. 내가 가진 능력도 전투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듀렌 박사는 손사래를 치며 그렇게 말했다. 하긴 한눈에 봐도 전투 방면에 대해선 전혀 재능이 없어 보이는 인물이었다.

“나중에 전쟁 끝나고 나면 전투 데이터나 좀 가져다주게나. 그걸 연구해서 확실한 결과물을 대신 내놓도록 하지.”

이진운은 알았다며 고개만 끄덕였다.

* * *

공방을 벗어나 숙소로 향하던 이진운은 뜻밖의 인물과 마주치게 되었다. 관리국에서 출발할 때 그와 시선을 마주쳤던 그 소녀였다.

‘그때 그 소녀였군.’

이진운은 그녀를 보자마자 알아챘다. 자신을 바라보던 소녀의 눈빛이 워낙 인상 깊게 남아서였다.

이번에도 소녀의 시선이 이진운에게 와 닿았다. 그러자 무감정하게 보였던 눈동자에 희미한 감정이 내비쳤다.

처음 봤던 그때와 똑 같았다.

‘자폐에 가깝다는 아이가 나한테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걸 보면 뭔가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이제 겨우 두 번 마주친 사이였다. 그런 아이에게 왜 자신을 그렇게 쳐다보냐며 묻기도 그러했다.

그래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가던 길을 계속 가려고 했는데, 소녀가 계속 그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하필이면 이진운과 소녀가 가는 길이 같았던 것이다. 참으로 공교롭기까지 한 우연의 일치였다.

조금 신경이 쓰였지만 이진운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뒤따라오는 소녀의 시선은 줄곧 그의 등 뒤를 향하고 있었다.

‘이거야 원··· 뒤통수가 다 따가울 지경이군.’

등 뒤에 눈이 없어도 소녀의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이진운은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 이유라도 알고 싶어졌다.

이진운은 소녀를 돌아본 뒤 그 까닭을 물었다.

“아까부터 계속 날 쳐다본 것 같은데, 무슨 일이니? 내게 무슨 용무라도 있어?”

“······.”

이진운의 말에 깜짝 놀라며 움찔 멈춰선 금발의 소녀. 그녀는 대답하기를 주저하는 듯 보였다.

“무서워 안 해도 돼. 난 널 해치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이 아저씨한테 말해보려무나.”

이진운이 어울리지 않게 소녀를 달래듯 말하자, 조금 진정된 듯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아저씨한테서 검이 보였어요.”

“뭐, 검? 혹시 이 검을 말하는 거야?”

이진운은 자신의 허리춤에 매여져 있는 검을 슬쩍 드러내 보였다. 하지만 소녀는 아니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요. 그 검 말고요. 다른 검이요.”

“다른 검? 이 검 말고는 검이라 할 만한 게 없는데. 창이나 활은 있지만.”

점점 이야기가 이상해지고 있었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이 검이 아니면 무슨 검이 또 있다는 것일까?

뭔가 환각을 보거나 착각이라도 한 게 아닌가 싶었지만, 뒤이은 소녀의 말은 그런 짐작을 완전히 뒤집어버렸다.

“아저씨에게서 검이 보였어요. 하늘의 기상을 품은 용을 고스란히 담아낸 그런 검을요. 그 검에서 삿된 것을 부술 수 있는 그런 힘이 보였어요. 검신은 은은하게 푸른빛으로 빛나는 상감이 되어 있었고, 검막에는 용의 형상이 새겨져 있었죠.”

소녀가 묘사한 내용을 듣는 순간 이진운의 안색이 확연하게 변했다. 이건 단순한 헛소리가 아니었다.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렸다.

“설마··· 천룡파마신검을 말하는 건가?”

이진운은 지금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천룡파마신검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었다. 리스티에게도 사문에 내려오던 대단한 검이 있다고만 말했을 뿐, 그 외형적인 부분을 묘사하진 않았었다.

그런데 대체 이 소녀는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일까? 마치 자신의 머릿속이라도 들여다 본 것 같지 않은가?

이진운은 소녀가 겁먹지 않도록, 애써 침착한 표정을 유지한 채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알았니? 그건 내가 예전에 갖고 있던 검이었는데.”

“그냥 저절로 알게 되었어요. 아저씨를 보는 순간 그냥 제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래? 그렇구나.”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진운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그냥 보는 순간 알게 되었다고?

그렇다면 상대의 생각이나 기억을 읽는 그런 능력이라도 가진 건가?

아니면 뭔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

하지만 이진운은 소녀에게 더 이상 묻지 못했다. 안 그래도 정신적 충격 탓에 자폐 증상을 보이고 있는 아이였다. 괜히 여기서 추궁하듯 캐묻다가는 발작이라도 하면 큰일이었다.

‘한번 이 아이에 대해 조사를 좀 해 봐야겠군.’

* * *

다음날 아침. 공방에 들른 이진운은 소녀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교육생들의 무기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리스티는 그들의 신상정보를 전부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진운은 자신의 모듈 밴더에 전송된 데이터를 홀로그램 창 위로 띄웠다. 거기에 소녀에 대한 간단한 신상정보와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그는 소녀의 이름을 본 순간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그러니까 이름이 엘레나 로스차일드라고?”

하필이면 [로스차일드]라니. 지구에서 벌어지는 음모론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매우 유명한 가문 아닌가.

지구의 정재계를 주름잡는 유대민족의 가문 중 하나로서,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진 뿌리 깊은 나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워낙 뜬소문이 많아서 로스차일드 가문이 실제 어느 정도인지는 이진운이 자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소문의 반만 믿는다 해도 거의 무소불위에 가까운 힘을 가지고 있을 게 틀림없었다.

그렇지만 로스차일드의 이름을 접한 이진운의 반응은 생각보다 시큰둥했다.

“이름값이 대단하긴 하지만··· 그래봐야 고작 지구 내에서나 먹히는 영향력이지.”

드넓은 우주를 아우르고 있는 아르탈 행성 연합의 규모를 알게 돼서인지, 이젠 로스차일드 같은 세계적인 가문도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하긴 연합의 전체 규모를 생각하면, 로스차일드 가문 정도는 기껏 해봐야 작은 구멍가게 수준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들리는 소문처럼 소환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가족이 인베이더의 습격으로 죽었었군. 같이 소환되었던 친언니의 죽음을 겪고 그렇게 된 건가.”

하긴 고작 해봐야 13세의 어린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눈앞에서 친언니가 처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봤으니, 정신적 충격으로 자폐 상태에 빠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거기에 악몽의 군주 휘하의 인베이더에게 정신공격까지 당했으니, 시스템의 정신강화 효과도 무력할 수밖에.

다만 뜻밖인 것은 엘레나의 고유이능이었다. 상대의 기억이나 생각을 읽는 능력일 줄 알았는데, 이 기록에는 전혀 다른 능력으로 나왔다.

“능력이 [무구구현]으로 짐작 된다라······. 무기라 인식되는 것들을 일시적으로 구현한다 이거지?”

정신계통과는 전혀 상관없는 능력이었지만, 이진운은 그녀가 어떻게 천룡파마신검을 알게 됐는지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

‘그냥 무기를 구현하는 게 아니야. 확실한 대상이 존재하는 무기의 정보를 읽고 구현하는 것이지.’

아마도 엘레나는 무기를 구현하기에 앞서, 구현할 대상이 될 무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게 분명했다. 그것이 설령 상대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정보라 할지라도 말이다.

천룡파마신검의 존재를 앍게 된 것도 바로 그래서일 것이다.

‘그렇군. 이제야 명확해졌어. 자폐 상태에 가까운 그 아이가 날 빤히 쳐다봤던 것도 천룡파마신검과 관련된 내 기억을 엿봤던 거겠지.’

단순히 검에 대한 정보만 읽어낸 건지, 아니면 그 검을 사용했던 당시의 관련 기억까지 모두 읽어낸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다지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한편으로는 기대감도 들었다.

‘혹시 그 아이라면 본문의 천룡파마신검도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이건 어디까지나 그의 가설이었다.

천룡파마신검은 중원무림에서도 찾아보기 드문 신검. 자체적인 영성을 가지고 있는데다, 위력도 대단해서 전생 시절의 이진운도 이 검을 갖고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무위 차이가 상당히 날 정도였다. 심지어 고도로 발달된 아르탈 행성 연합의 소울 웨폰 기술로도 천룡파마신검의 공능을 채 반도 재현해내지 못할 정도니 말 다한 셈이다.

만일 이런 검을 이능으로 구현하고자 한다면, 엘레나란 소녀도 그에 상응하는 실력을 갖춰야 가능할 것이다.

‘당장은 모르겠지만 앞날을 생각하면 꽤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능력이군. 앞으로 잘 지켜봐야겠어.’

다만 문제는 엘레나의 자폐에 가까운 정신 상태였다. 누가 말을 걸어도 대답하는 경우가 없었고, 묵묵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평소에는 혼자 구석에 처박혀서 잘 움직이지도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니 엘레나가 이진운에게 관심을 보이고 그의 말에 반응했던 것은 아주 이례적인 경우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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