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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삼류 악역이 되었다-236화 (외전) (236/240)

236화 외전 1. 성녀의 연애사정

에피소드 종막이 마무리되고 두 달 정도 지난 지금.

아카데미는 방학시즌에 접어들었다.

그에 따라 기숙사생들은 기존의 짐들을 정리하고 저마다 본가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현성 역시도 마찬가지.

동시에 이를 증명하듯,

이미 현성의 방에는 커다란 상자 안에 이런저런 짐이 가득 담겨있었다.

-쿠웅.

그대로 현성이 가득 찬 상자를 복도에 내려놓았다.

그런 복도에는 현성뿐만이 아닌,

다른 학생들 역시도 저마다 자신의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많네.’

그 모습에 현성이 의외라는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족침공 직전, 고요하던 아카데미와는 꽤나 상반되는 풍경이었다.

그때만 해도 남아있는 학생은 거의 없었는데 말이다.

[아무래도 자네의 역할이 컸던 셈이군.]

등 뒤에서 들려오는 알레시아의 목소리.

그리고 현성이 고개를 돌린 곳에는 알레시아가 빈 상자 안에 똬리를 틀고 앉아있었다.

마치 고양이를 연상케 하는 모습.

이에 현성이 알레시아를 쓰다듬으며 작게 웃었다.

확실히 그녀의 말대로 지금 아카데미에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있는 이유에는 현성의 역할이 컸다.

그도 그럴게 마족침공 직전만 하더라도,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랐다.

자칫 잘못하면 인류 전체가 대위기를 직면할 상황.

그렇기 때문에 아카데미의 학생들은 짐을 정리할 틈도 없이 급히 본가로 돌아간 게 대부분이었다.

허나 지금은 현성이 엘카인을 소멸시킴으로 인해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온 상태.

그에 따라 급히 떠났던 학생들 역시도 다시 아카데미로 돌아온 것이었다.

그와 함께 현성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런 창밖에는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아아.

그대로 기분 좋은 바람이 현성의 머리칼을 간질였다.

그리고 그 아래 보이는 아카데미의 풍경은 그야말로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이 모든 게 현성이 만들어낸 미래.

그런 풍경을 바라보는 그는 어느새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대로 잠시 뒤.

현성이 마저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 * * *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현성이 자신의 기숙사 방을 둘러보았다.

이런저런 물건이 가득했던 방은 어느새 그가 맨 처음 아카데미에 왔을 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제 다 끝났느냐?]

“응, 이제 짐만 옮기면 돼.”

알레시아의 물음에 현성이 문 앞을 가득 메운 상자를 바라보았다.

분명 별거 없다고 생각했는데도 막상 정리하고 보니 짐이 꽤 되었다.

아무튼 이걸로 정리는 끝.

그와 함께 현성이 방을 나서려는 찰나였다.

-멈칫.

돌연 그가 걸음을 멈추었다.

그런 현성이 걸음을 멈춘 곳은 그의 책상.

그리고 그 위에는 낡은 노트가 자리하고 있었다.

“…….”

<이스페리아>의 스토리 전개와 더불어, 온갖 정보가 빼곡하게 정리된 노트.

이 노트는 현성이 게임 속에 빙의한 이후부터 꾸준히 적어온 것으로.

일종의 <이스페리아>의 공략집이었다.

-스윽.

그대로 현성이 노트를 집어 들며 한 장, 한 장 넘기기 시작했다.

맨 처음 선천강부터 불의 둥지, 여왕의 궁전, 기사단의 무덤.

거기다 최후의 결전의 땅 이스페리아까지.

그간의 모든 게 노트에 적혀있던 만큼.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때의 기억이 현성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노트를 닫았을 때.

-탁.

현성이 텅 빈 기숙사와 창 밖 너머에 자리한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모든 게 끝난, 해피엔딩을 이룬 후의 풍경이었다.

그대로 그가 피식 웃으며 노트를 상자에 넣으며 말했다.

“그럼 이제 가볼까?”

[그래, 하린의 부탁도 있으니 말이지.]

그와 함께 현성과 알레시아가 텅 빈 기숙사를 뒤로 하고,

하린이 기다리고 있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 * * *

그대로 목적지에 도착한 현성이 눈앞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곳에는 커다란 성당 혹은 수도원을 연상케 하는 건물이 서있었다.

그런 문 앞에는 은빛의 십자가가 반짝이고 있었다.

이곳은 청화길드와 정부의 산하에 있는 건물 중 하나로,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교단이자, 가장 많은 성(聖)속성 능력자들이 속한 곳이었다.

그만큼 그 앞은 입구에서부터 수많은 사람들과 성직자로 가득했다.

[……하린이 있다고 한 곳이 여긴가.]

“맞아.”

무엇보다도 현재 하린이 있는 곳이 바로 이곳, 교단.

그녀는 종막 이후, 화연의 추천으로 여기에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당연히 하린의 타고난 신성력 때문이었다.

그날, 전장을 압도하던 신성력의 위력.

이에 화연은 물론이며, 그곳에 있던 유명길드는 전부 하린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가진 것은 바로 교단이었다.

평소에는 대외적으로 활동하는 것도 꺼리는 교단이 아예 아카데미까지 직접 찾아와,

하린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인사하고 갔으니 그에 대한 관심은 이미 말 다 한 셈이었다.

이런 열렬한 관심에 하린은 처음에는 꽤나 걱정하는 눈치였다.

그도 그럴게 그녀는 반인반마.

거기다 아카데미에서의 일도 있는 만큼 자신을 드러내는 게 쉽지 않았다.

허나 현성은 이 또한 차후 하린의 장래에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

화연과 함께 이곳을 찾아가 약속을 받아냈다.

그것은 바로 하린이 허락할 때까지, 대외적으로 반인반마라는 사실은 숨길 것.

그 조건에 처음에는 교단 내에서도 찬반이 갈렸으나,

이 시점에서 현성은 엘카인을 쓰러트리고 세상을 구해낸 구원자의 위치에 오른 만큼,

그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했다.

애초에 현성이 하린은 반인반마의 힘을 제어할 수 있다고 보증했으며,

그 위력은 전장에서 직접 보았지 않는가.

이에 교단은 해당 조건을 받아들이면서 하린은 이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현성의 앞으로 사제복을 입은 한 남성이 다가왔다.

그와 함께 그가 정중히 인사를 올림과 동시에 안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셨군요. 현성님. 안쪽으로 안내하겠습니다. 하린님께서도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에 현성이 그를 따라 내부로 들어갔다.

그대로 잠시 뒤.

교단 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방 앞.

“하린님은 안에 계십니다. 그리고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하린님은 교단 내 일정 때문에 30분 정도밖에 시간이 나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찾아와주셨는데 송구할 따름입니다.”

애초에 원래대로라면 하린은 오늘 현성을 만날 수도 없었다.

하지만 하린 본인이 원하기도 했고,

그 상대가 현성이었기에 교단 측에서도 어떻게든 예정된 일정을 조정한 게 오늘이었다.

그렇게 힘들게 만든 시간 30분.

이게 오늘 하린과 허락된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는 현성도 사전에 알고 있던 내용이었던 만큼.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따로 필요하신 게 있다면 언제든 불러주십시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사제는 재차 현성에게 꾸벅 인사를 올리며 물러갔다.

곧 그렇게 사제가 퇴장하고,

현성이 문을 두드리려는 찰나였다.

-끼익.

안에서 먼저 문이 열렸다.

그리고 문이 열리기 무섭게 금발의 소녀가 단숨에 현성의 품안에 안겼다.

그런 그녀의 이름은 유하린.

“오빠! 그동안 보고 싶었어요.”

그대로 하린이 고개를 올려 현성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오빠는요?”

그런 하린의 물음에 현성이 피식 웃으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도 보고 싶었어.”

“찾아와줘서 고마워요.”

이제 타이밍 상, 방으로 안내할 차례.

하지만 하린은 여전히 현성을 껴안은 손을 놓지 않은 채,

그의 품에 안겨있었다.

“……하린아?”

이에 현성이 하린을 내려다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곳은 다름 아닌 교단.

그만큼 혹시라도 이 모습을 누군가에게 들킨다면 조금 곤란해질 수도 있었다.

“뭐 어때요. 어차피 아무도 없는걸요?”

그대로 하린이 어깨를 으쓱거리고는,

오히려 현성을 한 차례 더 끌어안으며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게 아니면 더한 것도 할래요?”

“뭐?”

“전 오빠라면 괜찮은데.”

장난스러움이 묻어나오는 하린의 목소리.

그러나 그때였다.

복도 끝에서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

-뚜벅뚜벅.

다른 사제들이었다.

그 소리에 하린이 흠칫거리며 현성을 올려다보았다.

아무래도 이건 예상 못한 모양이다.

“……어, 어쩌죠?”

“잠시 실례.”

“네?”

그와 함께 현성이 하린의 허리를 잡았다.

“흐앗!”

이에 하린이 화들짝 놀라며 움찔거린 순간.

현성이 능숙하게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옴과 동시에 문을 닫았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계.

-철컥.

그대로 문이 닫히며 현성과 하린이 무사히 들키지 않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현성이 품에 안긴 하린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다음부터는 조심해. 알겠지?”

“…….”

허나 아무런 응답이 없는 하린.

그 모습에 현성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린아?”

“네, 넷? 왜요?”

그러자 하린이 한 박자 뒤늦게 대답하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얼굴은 어느새 귀까지 빨갛게 물들어있었다.

이에 현성이 가까이 다가가며 물었다.

“괜찮아?”

“네? 네! 괜찮아요! 완전!”

그와 동시에 하린이 황급히 엄지를 치켜세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그녀가 등을 돌려 가슴팍에 두 손을 모았다.

솔직히 깜짝 놀랐다.

‘가, 갑자기 그렇게 훅 들어올 줄이야.’

처음에는 간만에 만난 현성이 너무 반갑기도 하고 그래서 가볍게 놀려줄 생각이었는데 이게 이렇게 될 줄이야.

그대로 하린이 방금 전 허리에 감겨있던 손의 감촉을 떠올리며 움찔거렸다.

‘너무 능숙한 거 아니냐고…….’

하린이 현성을 흘깃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머지않아,

싱긋 웃으며 하린에게 얼굴을 내미는 현성.

“그렇게 능숙한 편이었나? 난 잘 모르겠는데.”

“……흐잇!?”

이에 하린이 흠칫거리며 잔뜩 동그래진 눈으로 현성을 바라보았다.

“어, 어떻게……”

분명 방금 속으로 말했지 않나?

아니면 나도 모르게 속마음을 밖으로 말한 건가?

하린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하지만 그도 잠시.

어디선가 비슷한 상황이 있었던 거 같은데.

그와 함께 하린이 현성의 어깨를 가리키며 외쳤다.

“알레시아님이죠!”

그러자 아무것도 없던 현성의 어깨를 따라,

서서히 금빛의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서 알레시아가 재밌는 듯 작게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는 꽤 빨리 눈치 챘구나.]

과거 아카데미에서 하린의 속마음을 시연과 레이첼에게 알린 것처럼,

이번에도 역시 알레시아의 짓이었다.

이에 하린이 여간 부끄러운지 얼굴을 감싸고 벽에 머리를 콩콩 부딪쳤다.

“마법은 전부 다 사기야…….”

그리고 그런 그녀를 지켜보며 작게 미소 짓고 있는 현성과 알레시아.

아무튼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현성이 하린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이제 좀 진정이 됐어?”

“네…….”

하린이 방금 전보다는 열이 식은 듯,

조금 덜 빨개진 볼을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현성이 피식 웃고는 인벤토리에서 상자를 꺼냈다.

“그럼 일단 이거 먼저 받을래?”

“아, 이건…….”

그건 다름 아닌 아카데미에 있던 하린의 짐.

이번에 현성이 여기까지 온 이유였다.

앞서 말했듯 하린은 교단에 있느라, 아카데미에 있는 짐을 정리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난처해하던 찰나,

현성이 그런 그녀를 도와주기로 했고, 대신 그녀의 짐을 정리해 가져다 준 것이었다.

이에 하린이 감사를 표하며 상자를 받았다.

“고마워요. 오빠.”

그러면서 하린이 상자에 담긴 짐을 살폈다.

그리고 그 중 안쪽에 보이는 작은 다이어리.

그와 함께 하린이 멈칫거리고는 조심스레 다이어리를 가리키며 물었다.

“오빠, 혹시… 이 다이어리 펼쳐져 있었나요?”

“응? 아, 책상에 펼쳐져 있더라.”

“……!”

그러자 하린의 눈동자가 다시 세차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대로 그녀가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호, 혹시 뭐라고 적혀있었…….”

허나 그 순간.

현성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농담이야. 책장에 꽂혀있었어.”

동시에 그 말에 하린이 십년감수라도 한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 다행이네요…….”

정말이지 간만에 재밌는 반응이었다.

현성이 그렇게 생각하며 말했다.

“하여간 전에 말한 대로 짐은 다 옮겼고…. 이제부터는 여기서 생활하는 거야?”

현성이 방안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러자 하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아마 그렇게 될 거 같아요.”

“교단생활은 불편한 거 없고?”

“물론이죠. 오히려 너무 친절하게 대해줘서 미안할 정도인걸요. 그리고… 다들 정체를 알고도 아무렇지 않게 대해주시고요.”

그대로 하린이 작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사실 처음에는 불안했다.

혹시 자신이 반인반마인걸 알면 또 다시 차별받지는 않을까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 걱정이 무색하게도 교단 내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게 하린을 대해주었다.

오히려 그녀보다 더 걱정해주며,

언젠가 하린이 당당하게 이를 이겨내기를 응원해주고 있었다.

전부 고마운 사람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해준 것은 바로 눈앞에 있는 단 한 사람.

현성이었다.

이에 하린이 현성을 바라보며 해맑게 웃었다.

“아무튼 불편한 건 없어요.”

“그렇다니 다행이네.”

“아 참, 그러고 보니 오빠는 이제 본가로 돌아가시나요?”

“응. 그래야지.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그렇군요. 그럼 이제 당분간은… 못 보겠네요…….”

그런 현성의 말에 하린이 아쉬운 듯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렸다.

이제 곧 그녀 역시도 교단에서 꽤나 바쁜 일정을 보낼 터.

아마 이번 년이 끝나기까지는 이렇게 단 둘이서 만날 수 있는 건 이게 마지막일지도 몰랐다.

동시에 그때였다.

문밖에서 노크 소리와 함께 사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린님, 이제 준비하실 시간입니다.”

“아, 벌써 그렇게 됐나요?”

“네, 그럼 전 미리 내려가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알겠어요.”

그대로 사제의 발걸음 소리가 점점 멀어져갔다.

약속한 30분이 끝났다.

이에 현성이 하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이제 가봐야 할 거 같네.”

“……그러네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와 함께 현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찰나였다.

“오빠.”

하린이 현성이 불렀다.

그리고 현성이 고개를 돌린 그 순간.

그의 입술에 부드러운 뭔가가 닿았다.

-쪽.

그대로 정적이 흐르는 방 안.

하린이 작게 웃으며 자신의 입술을 매만졌다.

“마지막 작별인사예요.”

그렇게 말하는 하린의 뒤에는 푸른 하늘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와 함께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오며 그녀의 머리칼을 흩날릴 때.

하린이 현성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그리고 다음에 만날 때는 이걸로 안 끝낼 거니까.”

“…….”

“기대해요. 알겠죠?”

그대로 하린이 현성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게임 속 삼류 악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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