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화 엑스트라의 사정(2)
그대로 화연과 헤어지고 백화점에 들어온 현성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가 백화점에 온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집에 들어가기 전, 수연에게 줄 간단한 선물을 사기 위해.
‘……간만에 아카데미에서 집으로 돌아왔으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
그러면서 현성이 핸드폰에 찍힌 잔액을 바라보고는 작게 웃었다.
안 그래도 저번에 정령의 숲에서 레이첼과 내기를 해서 딴(?) 돈과 이번 레이드를 끝내고 받은 보수가 들어와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
사실 그동안 내심 수연에게 미안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가문이 망한 탓에 생활비를 포함한 아카데미 등록금은 전부 다 수연의 몫이었으며, 그마저도 처참한 성적 덕에 제적당할 위기였다.
‘거기다 그동안은 너무 바빴단 말이지…….’
그야말로 숨 좀 돌린다 싶으면 곧바로 일이 터지곤 했다.
선천강의 데일런트를 시작으로 공개대련, 불의 악마 크루페돈, 뱀파이어 진영 설득과 중간 중간 끼워있는 아카데미 시험까지.
허나 그런 과거도 잠시.
현성의 기억이 맞다면 이 이후로는 잠깐의 여유가 생기기 마련이었다.
그러면서 현성이 자신의 상태 창을 확인했다.
[이름 : 유현성]
성별 : 남성
나이 : 17
종족 : 인간
클래스 : 힘의 마법사(physical wizard)
업적 : [데일런트를 쓰러트린], [폭풍의 창을 받아낸], [새로운 마도(魔道)의 길을 걷는], [신화를 거머쥔], [구식이 아니라 클래식], [새로운 주인공], [얼음무덤의 비밀을 알아낸], [악마의 진명을 부른], [철의 권7의 패왕], [거 삽질하기 딱 좋은 날이구만], [수호자를 쓰러트린], [지나가다 벼락을 맞은], [번개를 자른], [레드 룸의 승자], [설산을 지배한], [드래곤 슬레이어]
체력 30
지력 28
민첩 25
행운 11
의지 18(+15)
*스킬상세
[파이어 펀치. LV5]
[얼음폭풍. LV5]
[휴먼라이트닝. LV3]
특수스킬
[투신의 길. LV3]
[삽질의 황태자. LV2]
고유스킬
[게이머의 감각. MAX]
합동기
[빙혈. LV1]
줄지어 서있는 이 수많은 업적을 보라.
거기다 체력은 드디어 30까지 올랐다.
다른 스텟도 나름 준수하게 오르고 있는 편.
‘……행운만 빼고 말이지.’
뭐 어차피 행운은 바라지도 않았다.
애초에 그는 행운과는 거리가 먼 사람.
정 필요하면 나중에 행운을 올려주는 아이템이나 찾아보면 그만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레이드로 무기까지 만들어뒀으니 지금은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덕분에 이렇게 선물 줄 여유도 생겼고 말이야.’
집에 돌아갔을 때.
선물을 받고 좋아할 수연의 얼굴을 생각하니 현성 역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수연은 <이스페리아>의 메인 히로인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현성에게 있어 엑스트라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이게 애초에 ‘유현성’이라는 캐릭터에게 부여된 감정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현성은 실제로 수연이 얼마나 자신을 생각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 감정을 구태여 부정하고 싶지 않았다.
“……요리도 잘하고 말이야.”
현성이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안 그래도 오늘 저녁 역시 꽤나 힘쓴 모양이던데.
현성이 오늘 저녁에는 어떤 메뉴가 나올지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대로 얼마나 지났을까.
내부를 둘러보던 현성이 발걸음을 멈췄다.
그런 그의 발이 멈춘 곳에는 장갑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곧바로 현성이 빤히 장갑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그가 아카데미에 집에서 돌아온 직후.
분명 수연은 양 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아마 일하던 중 다쳤다고 했었지.’
물론 수연 본인은 별거 아니라고 했지만, 상처는 생각보다 꽤 깊어보였다.
그리고 그녀가 일하는 것 역시 어떻게 보면 결국 현성 그의 등록금을 벌기 위해.
거기까지 생각이 다다랐을 때. 현성의 손은 이미 장갑을 집고 있었다.
“이거 하나. 부탁드릴게요.”
그렇게 잠시 뒤,
백화점을 나오는 그의 손에는 예쁘게 포장된 선물상자가 들려있었다.
그런 선물 상자를 보고 현성이 피식 웃으며 집으로 향했다.
‘……좋아하겠지?’
* * * * *
그 후로 20분 정도 지났을까.
집에 도착한 현성이 문을 열었다.
물론 혹시 몰라 선물상자는 품에 숨기고 들어왔다.
“다녀왔어.”
그대로 현성이 집안을 살폈다.
평소라면 그가 오자마자 수연이 현성을 반겼을 터.
그러나 집안은 조용했다.
아무래도 잠시 자리를 비운 모양이었다.
그래도 곧 저녁이니 금방 돌아오겠지.
곧 현성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자신의 방을 향했다.
그리고 그가 방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뭔가 발견한 현성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수연의 방문.
‘……다른 건 몰라도 수연은 항상 외출할 때면 문을 닫아두는데?’
거기다 열린 문 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빛.
다른 사람이라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수연이라면 말이 달랐다.
그도 그럴게 그동안 수연은 밖에 나갈 때면 불을 끄고 나가라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하곤 했다.
“쯧. 나보고는 그렇게 불 끄고 나가라더니.”
아무래도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상당히 급하게 나가다보니 실수한 것으로 보였다.
이에 현성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그대로 그가 수연의 방문을 열었다.
-끼익.
그러자 수연의 방이 한 눈에 들어왔다.
침대와 옷장, 그리고 작은 탁자와 책장.
방 안에 있는 거라고는 그게 전부였다.
동시에 책장 위에는 액자가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흑발의 소년 소녀와 그 뒤에 메이드 복을 입고 있는 여성.
현성은 처음에는 그게 누군지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곧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옛날에 찍은 사진인가보군.”
흑발의 소년은 다름 아닌 현성 그였다.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뒤에 서있는 여성은 수연이었다.
그렇다면 그의 옆에 서있는 소녀는?
“……유하선.”
현성이 홀린 듯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분명 사진 속 그녀는 오늘 처음 본 게 맞았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성은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아니 좀 더 정확히는 ‘유현성’이라는 등장인물이 기억하고 있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이름 유하선.
그의 누나에 해당하는 인물로서, <이스페리아>에 빙의하기 전, 유현성이라는 등장인물이 가지고 있는 설정이었다.
“……분명 누나는 실종되었다고 했었지.”
처음 느껴보는 기묘한 감각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곧바로 이름이 떠오르다니.
심지어 그동안 수연은 물론이며, 그는 그녀의 이름을 들어본 적조차 없었다.
그러나 사진을 보는 즉시.
현성은 지금 보다시피 그녀의 이름이 무엇인지, 그녀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현성이 액자에 손을 뻗으며 그녀에 대한 것을 더 떠올리려는 순간.
-찌릿!
현성이 정체불명의 두통을 느끼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동시에 언제, 어딘지도 모르는 장소가 뒤죽박죽 뒤섞여 머리를 집어삼키고, 기괴하게 뒤틀린 목소리가 쉴 새 없이 귓가에 울려 퍼졌다.
[캐릭터가 위화감을 느낍니다.]
[캐릭터가 위화감을 느낍니다.]
[캐릭터가 위화감을 느낍니다.]
그와 함께 눈앞을 타고 깜빡이는 메시지 창.
이에 현성이 휘청거리며 액자가 툭 떨어졌다.
그러자 점차 귓가의 목소리가 멀어지더니 곧 안정을 찾은 현성이 깊은 숨을 몰아쉬었다.
“젠장, 방금 그건…….”
그대로 현성이 사진을 흘깃 바라보았다.
방금 전 뒤죽박죽 섞인 풍경과 그 목소리.
그 찰나에 불과한 시간.
그게 정확히 어디서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있었다.
그건 분명 등장인물 ‘유현성’의 기억이었다.
‘……그러니까 ‘유현성’이 알고 있는 유하선에 관한 기억이 더 맞는 말이겠지.’
곧 현성이 숨을 고르며 침대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아마 나와 ‘유현성’이라는 캐릭터 사이의 간극 때문이겠지.’
현재 현성은 현성이 아니지만 현성이 맞다.
이게 무슨 말장난 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사실이었다.
빙의 전 유현성과 빙의 후 유현성은 같은 인물이지만, 엄연히 다른 인물이었다.
실제로 그의 행적이 이를 증명하고 있었다.
히든 클래스 힘의 마법사로 전직한 것도.
공개대련에서 성준을 쓰러트린 것도.
그 외에도 던전이나 레이드에서 모든 기믹을 알고 있는 것도 전부.
그가 등장인물 유현성 이전에 <이스페리아>를 플레이하던 고인물 이진성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동시에 그가 이진성이었기 때문에 갑작스레 들어온 유현성의 기억에 두통을 느꼈던 것이었다.
캐릭터가 위화감을 느꼈다는 메시지가 바로 그 증거.
당연한 일이었다.
‘다른 등장인물이라면 몰라도 내가 유현성이라는 인물의 설정을 하나부터 열까지 완벽히 알 수는 없으니까.’
만약 <이스페리아>의 주인공 유진이나 하시연과 같은 히로인이라면 모를까.
초반에 광탈하는 엑스트라 유현성이라면 말이 달랐다.
그가 현성에 대해서 알고 있는 설정은 주인공 유진에게 깨지고, 후에 마족에게 몸을 빼앗겨 보스로 등장한다는 게 전부.
‘……누나가 있다는 것도 방금 알아차린 마당에 그 과거까지 떠올리려했으니.’
한 마디로 단시간에 너무 과도한 정보가 들어오는 탓에 그걸 견디지 못한 것이다.
거기다 앞서 말한 간극까지.
현성이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내가 모르는 엑스트라의 설정.’
이에 현성이 사진을 바라보며 턱을 매만졌다.
아무래도 지금당장은 아니더라도 유하선에 대한 것은 물론.
유씨 가문, 더 나아가 유현성이라는 인물의 배경에 대해 숙지해두는 게 좋을 거 같았다.
‘이 과정에서 잘하면 작 중 ‘유현성’이 어떻게 마족에게 몸을 빼앗기는지에 대한 단서를 얻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생각을 마친 현성이 떨어진 액자를 주워 다시 책장에 올려뒀다.
그때였다.
그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오르며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 사이로 편지하나가 떨어졌다.
[캐릭터가 위화감을 느낍니다.]
그 메시지에 현성이 미간을 좁혔다.
“……편지?”
이에 현성이 떨어진 편지를 살폈다.
그런 편지의 겉에는 익숙한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그 문양은 다름 아닌.
“이건……가문의 문양?”
검은 엠블럼 중앙에 호루스의 눈을 연상케 하는 그림.
그것은 분명 현성 그의 가문, 그러니까 유 가문을 나타내는 문양이었다.
아카데미에서 정보를 등록할 때 확실히 본 기억이 있었다.
‘근데 편지에 왜 이 문양이?’
현성의 가문을 알다시피 현재 그와 수연을 제외하고 망한 가문.
그렇기 때문에 가문에서 편지를 보낼 일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대로 현성이 편지를 확인하려는 순간이었다.
-끼익.
저 아래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침 수연이 돌아온 모양이었다.
이어서 들려오는 소리.
“어? 도련님! 오셨어요?”
이에 현성이 편지를 확인하려는 것도 잠시.
“…….”
현성이 뭔가 고민하는 듯 턱을 매만졌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가 편지를 제자리에 놓고, 그녀를 마중하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면서 현성이 자연스럽게 아래에 있는 수연을 향해 외쳤다.
“아, 나 여기 있어. 금방 내려갈게.”
그리고 그가 아래로 내려오자 현관에는 장을 보고 온 건지 양 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수연이 보였다.
곧바로 수연이 현관에 놓인 신발과 현성을 번갈아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벌써 오셨네요. 조금 늦을 줄 알았는데.”
그런 그녀의 물음에 현성이 작게 웃으며 대답했다.
“뭐 어쩌다보니.”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빨리 다녀오는 거였는데……중간에 급한 일이 생겨서요.”
이어서 수연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럼 그만큼 빨리 준비해야겠네요. 오늘 저녁 기대하세요.”
“……그래.”
* * * * *
그대로 얼마나 지났을까.
식탁 앞에 현성이 가파른 한숨을 몰아쉬며 컵을 내려놓았다.
그런 그의 앞에서는 식탁을 가득 채운 빈 접시가 자리하고 있었다.
‘……주, 죽는 줄 알았네.’
그러자 맞은편에 앉아있던 수연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어머, 다 드셨네요. 덕분에 뿌듯하네요.”
“하…하하…….”
그 말에 현성이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식탁을 차지한 수많은 빈 접시를 보아라.
무려 2시간이나 걸린 지옥의 저녁시간이었다.
‘무슨 반찬이 끊이지 않고 계속 나와…….’
현성이 식탁과 수연을 번갈아보며 생각했다.
저녁에 힘을 썼다고는 들었지만 이렇게 과하게 힘을 쓸 줄 몰랐다.
처음에는 도저히 안 되겠어서 남기려 했건만 그때마다 수연이 그를 향해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지고는 했다.
‘남기시게요? 그게 아님 맛이 없다던가…….’
그야말로 무언의 압박.
덕분에 현성은 의도치 않게 수연과 치열한 반찬디펜스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시간이 걸린 그 결과, 현성은 수많은 반찬을 상대로 승리하였다.
‘……두 번 이랬다가는 그때는 정말 죽을지도 몰라.’
그와 함께 수연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식사도 끝났겠다. 도련님은 잠시 쉬고 계세요.”
“아, 뒷정리라면 도와줄까?”
이에 현성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찰나.
한 박자 빨리 일어난 수연이 현성의 등을 밀며 말했다.
“집에 있는 동안은 편히 쉬고 계세요.”
그런 수연의 말에 현성이 피식 웃었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자자, 빨리요.”
“알겠다니까.”
결국 그녀에게 등 떠밀린 현성이 먼저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때였다.
현성의 입가에 있던 웃음이 천천히 사라졌다.
“…….”
그대로 현성이 아래를 흘깃 바라보고는 곧바로 복도 끝에 있는 수연의 방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목적은 다름 아닌 수연의 책장에 꽂혀있던 편지.
아무래도 계속해서 그 편지가 마음에 걸렸다.
‘처음에는 그냥 물어볼까 싶었지만…….’
애초에 가문의 문양이 달린 편지라면 그녀가 먼저 알려줬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연이 알리지 않았다면, 그건 뭔가 섣불리 말하지 못할 게 숨겨져 있다는 말과도 같았다.
무엇보다 편지가 떨어질 당시,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 창.
그것 때문이라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냥 괜한 걱정이면 좋겠다만.’
그렇게 생각하며 현성이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곧바로 책장을 향해 걸어가자, 눈앞에 또 다시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캐릭터가 위화감을 느낍니다.]
역시 뭔가 있는 게 분명했다.
그대로 현성이 책장에 꽂혀있던 편지를 뽑았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는 메시지 창.
이에 현성이 미간을 좁혔다.
편지를 뽑아도 메시지창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경우 뜻하는 것은 하나.
‘……편지가 아니라 책장 자체에 뭔가 있는 건가?’
그대로 현성이 책장을 바라보았다.
동시에 잠시 고민하던 그가 책장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예전에 임플의 집무실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스페리아>는 종종 책장 뒤에 뭔가 숨겨져 있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책장을 여는 방법은.
‘특정 책을 건드리는 것.’
그리고 현성이 구석에 있던 책 한 권을 잡아당겼다.
손끝을 따라 뭔가 걸리는 감각이 전해지더니.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책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스르륵.
그대로 잠시 뒤.
현성이 책장 너머에 있는 것을 발견한 순간.
그의 얼굴이 빠르게 굳어가기 시작했다.
“이건…….”
그곳에 있는 것은 다름 아닌 2개의 단검.
그리고 그 단검은 레이첼 납치사건 당시.
정체불명의 암살자가 들고 있던 단검과 일치했다.
게임 속 삼류 악역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