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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삼류 악역이 되었다-53화 (53/240)

053화 히든 공락법(10)

한편 불의 둥지 깊숙한 곳.

크로페돈이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며 눈앞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앞에는 피를 흘린 채 쓰러져있는 현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히힉…! 돼, 됐다…!]

드디어, 마침내 자신을 가로막던 현성이 쓰러졌다.

거기다 그 망할 티리카의 후예라니.

크루페돈은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희열을 느끼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후두둑.

그런 크루페돈의 날개를 타고 깃털이 떨어졌다.

그리고 깃털이 떨어지며 그의 등에 있는 상처가 훤히 드러났다.

이미 이성은 날아갔지만 그때 그 일만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수백 년 전.

그러니까 아직 크루페돈 그가 마계의 귀족이었던 영광의 순간.

동시에 티리카가 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치욕의 순간.

[기사단…티리카….]

크루페돈의 주둥이를 타고 상처를 남긴 장본인의 이름이 삐져나왔다.

과거 기사단과의 격전 중.

티리카는 그의 등에 지금의 상처를 남긴 것도 모자라 자신을 이 빌어먹을 불의 둥지에 봉인시켰다.

그동안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증오뿐이었다.

얼마나 복수를 다짐했는가.

얼마나 티리카의 이름을 부르짖었는가.

그런데 지금.

자신의 눈앞에 그 후예가 피를 흘린 채 쓰러있었다.

[끼이이…!]

크루페돈이 기쁨에 찬 울음소리를 내뱉었다.

수백 년 전, 자신을 봉인시킨 티리카는 아니지만 그의 후예를 죽였다.

그야말로 최고의 복수가 아닐 수 없었다.

더 이상 그를 가로막을 방해물은 없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던전에 남아있는 인간들을 뜯어먹고 힘을 되찾는 것 뿐.

드디어 과거의 찬란한 영광.

마계의 귀족 크루페돈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다름 아닌 눈앞의 현성.

그렇게 크루페돈이 단숨에 현성의 시체를 집어삼키려는 순간이었다.

-처억.

누군가 그와 현성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그 정체는 다름 아닌 흑발의 소녀.

하시연이었다.

[끄르륵….]

그런 시연의 등장에 크루페돈이 미간을 좁혔다.

현성의 옆에서 줄곧 자신을 방해해오던 검사.

그녀가 깨어난 모양이었다.

“하아…하아….”

하지만 검을 들고 있는 시연의 상태가 어딘가 이상했다.

계속해서 흔들리는 검 끝.

무엇보다 불규칙적이고 가파른 호흡.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뭔가 알아차린 크루페돈이 히죽 웃었다.

눈앞의 검사는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오히려 가까스로 검을 들고 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그도 그럴게 계속되는 전투와 기절하기 직전.

아무리 현성이 몸을 던졌다고 한들, 공포를 풀어낸 그와는 달리 시연은 마기폭발의 피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한 마디로 이미 그녀의 육체는 한계에 다다랐다.

원래대로라면 일어나지도 못할 상태였다.

이를 반증하듯 시연의 눈동자는 점점 초점이 나갔다 돌아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움직이는 이유는 단하나.

그것은 바로 현성.

그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현…성….”

시연의 입술 사이로 작은 중얼거림이 삐져나왔다.

선천강 때도 그랬듯이 그녀의 정의는 지금까지 줄곧 똑같았다.

아무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는 세계.

그리고 바로 지금이 그 정의를 지킬 때였다.

현성이 몸을 던져 자신을 구한 것처럼.

이제는 시연 그녀가 현성을 구할 차례였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가혹한 법.

승패는 이미 정해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지금 시연의 몸 상태로는 도저히 크루페돈을 막을 수 없었다.

[끄륵…끼에에엑!]

크루페돈 역시 이를 알아차린 듯.

곧바로 입을 쩌억 벌린 채 시연을 향해 돌진했다.

-쿵쿵!

그대로 달려오는 크루페돈.

이에 시연은 순간 모든 게 느리게 흘러가는 기분이었다.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오직 패배, 그리고 죽음 뿐.

시연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이건 막을 수 없다.

이에 그녀가 자신의 뒤에 있는 현성을 바라보았다.

“….”

동시에 시연이 희미하게 웃으며 검을 부여잡았다.

설령 그 결과로 자신이 죽는다 해도 지금 이 선택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대로 그녀가 검을 위로 치켜들었다.

-처억.

그렇게 크루페돈이 시연을 집어삼키려는 때였다.

시연의 등을 타고 따스한 손길이 느껴졌다.

그리고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수고했어. 하시연.”

그 순간이었다.

-콰아앙!!

커다란 폭음과 함께 크루페돈과 시연의 사이로 날카로운 얼음조각이 솟아올랐다.

그 충격에 크루페돈이 단숨에 날아가 바닥을 굴렀다.

그리고 푸른 얼음사이.

“…현…성?”

드디어 현성 그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시연이 멍하니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떻게….”

물어보고 싶은 게 한 둘이 아니었다.

어떻게 일어난 건지.

몸은 괜찮은지.

어디 다친 데는 없는 건지.

하지만 처음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따로 있었다.

“다행이다….”

시연이 싱긋 웃으며 중얼거렸다.

그와 함께 그녀의 몸이 휘청거리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이에 현성이 재빨리 쓰러지는 시연의 몸을 안았다.

‘…역시 괜찮을 리가 없지.’

한참 전부터 시연의 몸은 한계에 다다른 상태.

지금 당장 쓰러져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대로 현성은 시연을 조심스럽게 눕혔다.

“잠시 쉬고 있어.”

시연에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현성이 작게 중얼거리며 일어났다.

동시에 그런 그의 눈앞으로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악마의 거래에 성공했습니다.]

[에르시온의 권능으로 1분 동안 얼음의 기사. 헌리스의 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에르시온의 권능으로 1분 동안 티리카와 연관된 특정 악마와 전투 시. 능력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에르시온의 권능으로 1분 동안 체력이 1%이하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에 현성이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피식 웃었다.

총 4개의 시스템 창.

이게 바로 에르시온이 말한 ‘크루페돈을 죽일 수 있는 힘’이었다.

현성 그가 가지고 있는 헌리스의 창.

기사왕 티리카의 건틀렛.

거기다 티리카와 연관된 특정악마와 전투 시 능력치 대폭 상승.

그야말로 크루페돈, 그 하나만을 죽이기 위한 것 같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현성의 인과율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어떻게든 인과율을 넘지 않기 위해 에르시온이 수만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한 탓이었다.

[티…리카아아?]

저 멀리 바닥에 날아간 크루페돈이 현성을 발견하고 입을 열었다.

그런 그의 말에 현성이 히죽 웃으며 푸른 창을 고쳐 잡았다.

“오냐. 티리카다.”

그리고 돌연 현성의 몸이 일렁이더니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 모습에 크루페돈이 움찔거리며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현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당황한 크루페돈이 날개를 푸드덕 거리며 외쳤다.

[어, 어디있…!]

그리고 그가 모습을 드러낸 곳은 다름 아닌 크루페돈의 위.

그대로 현성이 크루페돈의 머리를 향해 푸른 창을 내리꽂았다.

동시에 창을 타고 얼음의 기운이 폭발적으로 솟아오르며 그 주변으로 얼음폭풍이 몰아쳤다.

-콰아아아!

이에 크루페돈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르며 몸부림쳤다.

[끼에에에엑!!]

그와 함께 크루페돈의 몸을 타고 촉수가 쏟아지듯 터져 나오며 현성을 향해 쏘아졌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촉수는 날아오는 와중에도 분열을 계속하며 늘어나기 시작했다.

-촤악!

하나는 두 개로, 두 개는 네 갈래로, 네 갈래는 여덟 갈래로.

눈 깜짝할 사이.

날아오던 촉수는 수백 가지로 늘어나 현성을 덮쳤다.

악마의 거래를 통한 효과의 지속시간은 1분.

1분 안에 크루페돈을 죽여야 한다.

이에 현성이 마나를 끌어올리며 입을 열었다.

“…투신의 길.”

현성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앞으로 티리카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에 따라 수백 개의 촉수를 돌파할 최적의 경로가 눈앞에 펼쳐졌다.

그 다음은 간단했다.

그저 흐름에 몸을 맡길 뿐이었다.

그대로 다시 한 번 현성의 모습이 사라졌다.

아니 사라진 것처럼 보일 정도로 빠른 가속.

동시에 그가 창을 휘두르자 날아오던 촉수 다발이 단번에 갈려나갔다.

-콰가각!

현성이 발을 한 번 내딛을 때마다 주변의 공기가 달라졌다.

때로는 격렬하면서도, 때로는 부드럽게.

크루페돈의 촉수가 닿기도 전에 현성의 발은 이미 다음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공격 속.

현성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과거 기사왕 티리카의 모습 그 자체였다.

다른 존재라면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허나 크루페돈을 달랐다.

[…이, 이건?!]

티리카를 상대해봤던 크루페돈 그라면 알 수 있었다.

과거 자신을 향해 쇄도하던 그 기세.

모든 공격을 보란 듯이 뚫고 들어오는 그 움직임.

달려오는 현성의 모든 모습에서 티리카가 보였다.

동시에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며 끔찍한 공포가 그를 향해 손을 뻗기 시작했다.

떨쳐내려 했지만, 기어코 떨쳐낼 수 없었던 그때의 공포가 서서히 크루페돈을 잠식하고 있었다.

[히익, 꺼져! 당장 꺼져어어어!]

이에 크루페돈이 광분하며 날개를 펼쳤다.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그깟 과거의 추억에 공포를 느끼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으드득!

크루페돈이 이를 악물며 전방을 째려보았다.

그대로 그가 입을 벌렸다.

그러자 해골의 턱 부분이 우지직 소리와 함께 기괴하게 갈라졌다.

-고오오.

그런 그의 입을 타고 시뻘겋다 못해 검은 불씨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마기와 뒤섞인 불꽃.

크루페돈이 마지막 자신의 모든 기운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현성이 바닥을 박차고 뛰어오른 순간.

[끼에에에엑!]

크루페돈이 괴성을 내지르며 브레스를 발사했다.

그의 브레스는 눈앞의 모든 걸 소멸시킬 기세로 쏘아졌다.

동시에 그 사이.

현성이 푸른 창을 부여잡고 나지막이 말했다.

“…오버 프리즈.”

오버 프리즈.

창끝에 얼음의 기운을 집중시켜 한 번에 폭발시키는 얼음의 기사 헌리스의 궁극기.

그리고 지금.

그 기술이 현성의 손끝에서 펼쳐졌다.

그러자 현성의 주변으로 수십, 수백 개의 얼음결정이 생성되었다.

이어서 푸른 창에 새겨져있던 문자들이 빛을 발하며, 창을 따라 얼음의 기운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현성이 창을 내지르기 무섭게.

-콰드드득!

창끝을 타고 시리도록 푸른얼음이 소용돌이치며, 크루페돈의 브레스를 가르기 시작했다.

격돌하는 마기의 불꽃과 푸른얼음.

그 둘이 한데 뒤섞여 사방을 가득 메웠다.

흩날리는 불씨와 얼음결정.

팽팽한 힘겨루기 끝에 현성의 창이 점차 브레스를 뚫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창이 브레스를 뚫고 정확히 크루페돈의 등에 난 상처를 꿰뚫었다.

[끼에에에에엑!!]

과거 크루페돈이 티리카의 일격에 당해 봉인 당했을 때와 똑같은 위치였다.

이에 그가 검붉은 피를 토하며 핏발 선 눈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처음에는 현성이 보였다.

그러나 머지않아.

그의 모습이 흐릿해지며, 현성의 모습 위로 티리카가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크루페돈이 허망하게 중얼거렸다.

[또 다시…티리카에게…당하다니…]

그런 크루페돈을 향해 현성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함께해서 거지같았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현성의 마지막 한마디.

그와 함께 푸른 창이 폭발하듯 눈부신 빛을 뿜으며, 날카로운 얼음조각이 사방을 뒤덮었다.

피어난 조각은 또 다른 얼음을 피워내고, 그렇게 현성을 중심으로 얼음이 가시나무가 피어나듯 펼쳐졌다.

-콰아아아!!

* * * * *

그대로 얼마나 지났을까.

불의 둥지 깊숙한 곳.

그곳에는 때 아닌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용암절벽에 어울리지 않는 새하얀 눈과 흩날리는 얼음결정.

그 풍경은 신기하면서도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내리는 눈 사이.

현성의 눈앞으로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1분이 지나 에르시온의 권능이 종료됩니다.]

동시에 퀘스트의 성공을 알리는 경쾌한 소리.

-띠링!

[퀘스트 : 불의 악마. 크루페돈을 쓰러트려라.]

퀘스트 내용

-봉인에서 풀린 악마. 크루페돈을 쓰러트리시오.(완료)

그와 함께 온 몸의 힘이 쭉 빠졌다.

드디어 1막 보스.

불의 악마, 크루페돈을 잡았다.

“개 같은 게임….”

그와 함께 떠오르는 또 다른 메시지 창.

[히든 퀘스트 : 기사왕의 길을 걷는 자]

<기사왕 티리카의 전설을 마주한 자여, 그대는 티리카의 의지를 이을 자격을 충족하였다.>

퀘스트 내용

-스킬 : 투신의 길 사용하기. (완료)

-티리카의 업적을 따라 그의 흔적을 찾으시오.(진행 중)

-첫 번째 업적 : 폭주한 불의 악마 크루페돈을 격퇴하시오.(완료)

보상 : 티리카의 비전스킬.

*본 퀘스트는 연계 퀘스트입니다.

히든 퀘스트의 완료를 알리는 창이었다.

이를 증명하듯 폭주한 크루페돈 격퇴 옆에는 완료가 떠있었다.

그렇다면 다음은 보상.

[티리카의 영혼 조각을 획득하셨습니다.]

그대로 무너지는 크루페돈의 육체 사이로.

황금빛 조각이 내려왔다.

처음 투신의 길을 사용하고 퀘스트 보상으로 받은 조각이었다.

그런 조각은 그때와 같이 현성의 몸에 흡수되고.

-사아아.

그에 따라 과거 티리카의 기억이 현성에게 녹아들었다.

사방이 불꽃으로 가득한 화마의 지옥.

그곳에서 오직 티리카 그만이 굳건히 서있었다.

그런 그의 발밑에는 크루페돈이 바닥을 기고 있었다.

허나 지금과는 그 모습이 달랐다.

지금보다 훨씬 커다란 육체, 짙은 불꽃, 무엇보다도.

머리에 솟아있는 검은 뿔.

티리카는 그대로 쓰러진 크루페돈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크루페돈의 뿔을 붙잡고.

-콰드득!

꺾었다.

그와 동시에 울려 퍼지는 크루페돈의 비명.

곧바로 바닥에 그려진 봉인 마법진이 그의 몸을 삼키기 시작했다.

“….”

그 모습에 기사왕 티리카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잠들어라. 불의 악마여.”

그런 티키카의 말을 마지막으로, 검은 불꽃이 휘날리며 회상이 끝났다.

이는 분명 과거 수 백년 전, 티리카와 크루페돈 사이에 있던 기억이었다.

이어서 검은 불씨 하나가 현성을 눈앞에 일렁거렸다.

[티리카의 건틀렛에 크루페돈의 불꽃이 깃듭니다.]

[크루페돈의 불꽃]

설명 : 과거 마계의 귀족 자리까지 올랐던 불의 악마 크루페돈의 힘이 담긴 불꽃. 보통의 불꽃과는 다르게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쉽사리 그 불씨를 꺼트릴 수 없다.특유의 검은색이 가장 큰 특징이며,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그 불꽃과 위력을 조절할 수 있다.

*사용자의 마나가 떨어지기 전까지는 불꽃이 꺼지지 않습니다.

*화염저항(25-30%)이 적용됩니다.

*화염공격에 150%의 보정치가 생깁니다.

그대로 현성이 불씨를 움켜쥐자, 그의 손을 타고 일어난 검은 불길이 그의 몸을 휘감았다.

하지만 전혀 뜨겁지 않았다.

오히려 따스한 이 느낌, 지금만큼은 검은 불꽃은 온전히 현성의 통제아래 있었다.

-파스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불길이 사그라들고.

그의 몸을 타고 방금 전의 거래의 반동이 전해졌다.

“큭…!”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성은 비틀거리며 시연을 향해 다가갔다.

이제 시연을 데리고 나가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현성이 시연의 바로 옆에 다다른 순간.

[캐릭터의 체력이 1%가 되었습니다.]

[캐릭터가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대로 현성이 비틀거리며 시연 옆에 쓰러졌다.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저 위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쪽…! 당장…가져와!”

“…괜찮! …움직…!”

희미하게 들려오는 목소리.

그 목소리는 분명 하린과 이클레아의 목소리였다.

이에 현성이 피식 웃었다.

“…30분 지났다.”

그렇게 아득해지는 눈앞.

현성이 기절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본 모습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하린과 이클레아의 모습이었다.

게임 속 삼류 악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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