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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삼류 악역이 되었다-2화 (2/240)

002화 튜토리얼이라며! 튜토리얼이라며!(1)

눈부신 햇살아래 드넓게 펼쳐진 선천강.

그 주변으로는 산책로와 공원이 조성되어있었다.

한 눈에 봐도 도시와 자연이 뒤섞인 아름다운 풍경.

게다가 오늘은 날씨도 좋은 만큼 선천강 둔치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그야말로 평화롭기 그지없는 주말 오후 그 자체.

그런 선천강에서 사람들은 전부 저마다 주말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역시 게임에서 본 그대로.”

현성이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이곳은 바로 선천강 둔치.

<이스페리아>의 튜토리얼 장소이자, 처음 분기점을 결정하는 이벤트 맵이었다.

그만큼 그가 이곳에 온 목적은 간단했다.

‘…최대한 생존에 유리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이번 분기점에 따라 앞으로의 엔딩이 결정된다.

자칫 잘못하면 난이도는 난이도대로 올라가고 엔딩은 엔딩대로 망한다.

그것만은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했다.

‘그나저나 선천강 둔치라니….’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야말로 게임 속과 똑같았다.

이에 현성은 다시금 자신이 게임 속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무엇보다도 공원 가운데 솟아있는 시계탑.

“와. 내가 이걸 다시 볼 줄이야.”

현성이 시계탑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하지만 감탄도 잠시.

그가 고개를 내저으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다시 봐도 지긋지긋하다. 아주 징글징글해.”

다른 사람이 볼 때는 그저 단순한 시계탑일지 모르겠지만 <이스페리아>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시계탑은 그 의미가 조금 달랐다.

무릇 게임이라면 존재하는 세이브 포인트.

바로 그 세이브 포인트가 눈앞에 보이는 시계탑이었다.

그리고 현성이 이렇게 치를 떠는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히든업적 하나 깨려고 여길 몇 백번이나….”

과거 한창 그가 <이스페리아>엔딩을 보고 숨겨진 컨텐츠를 찾던 시절.

현성은 선천강 둔치에서만 얻을 수 있는 히든 업적을 위해 끊임없는 노가다를 했었다.

그러나 히든 업적은 그리 쉽게 깨지지 않았고, 그때마다 늘어나는 시계탑 관광에 결국 현성은 시계탑만 봐도 치를 떨 정도가 되었다.

“하아….”

정말이지 다시 생각해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미친 개발사 놈들.

이걸 사람새끼가 깨라고 만들어 둔건지.

현성은 아직도 그때 생각만 하면 머리가 지끈거렸다.

‘처음에는 호기심이었지만 그 끝에 남은 건 오직 오기와 분노뿐.’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도저히 그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이에 현성은 계속해서 도전에 도전을 계속했고 마침내 그 결과.

그는 결국 980번을 넘어가는 시도 끝에 선천강의 히든 업적을 깨는데 성공했다.

“상태창.”

[이름 : 유현성]

성별 : 남성

나이 : 17

종족 : 인간

업적 : 없음

체력 3

지력 4

민첩 3

행운 2

의지 3

*스킬상세

허나 그건 어디까지나 옛날의 이야기.

지금의 그에게 과거의 업적은 깨끗하게 사라져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그때는 다름 아닌 주인공으로 플레이하던 시절의 이야기였으니까.

혹시 그가 삼류 악역 ‘유현성’이 아닌 주인공으로 빙의했다면 달라졌을까.

허나 지금 와서 그런 생각을 해봤자 아무런 소용없었다.

“…됐다.”

곧 현성은 고개를 저어 미련을 떨쳐내고 시계탑이 훤히 보이는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시계탑을 보아하니 본격적인 이벤트가 발생할 시간까지는 아직 멀었다.

그렇다면 그동안 편히 쉬고 있으면 그만.

현성은 들고 온 바구니에서 수연이 챙겨준 참치 샌드위치를 꺼냈다.

[수연의 정성이 담긴 참치 샌드위치]

설명 : 유 가문의 메이드 장 수연이 그의 도련님을 생각하면서 만든 참치 샌드위치이다. 먹으면 체력이 오를지도?

현성은 그대로 참치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러자 아삭! 하는 소리와 함께 풍부한 양상추와 참치의 맛이 입 안을 가득 채웠다.

역시 오늘 아침 스프를 먹을 때도 느꼈지만 맛있다.

확실히 그녀의 요리 실력은 수준급이었다.

그렇게 현성은 참치 샌드위치와 함께 평화로운 주말을 만끽하기 시작했다.

* * * * *

그 후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새 시계탑의 시계가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5시 59분.

이에 시계를 바라보던 현성이 벤치에서 일어났다.

“읏차.”

그의 기억대로라면 이벤트 발생은 정확히 6시.

이제 슬슬 첫 이벤트가 시작될 타이밍이었다.

그리고 6시가 되기 3초전.

‘3, 2, 1…..시작.’

시계의 초침이 6시에 도달하자마자 저 멀리서 커다란 폭음이 울려 퍼졌다.

-콰아아아아앙!

그와 동시에 매캐한 연기가 솟아오르며, 현성이 있던 벤치까지 큰 충격이 닿으며 땅을 울렸다.

공원에 있던 사람들은 처음에는 무슨 일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지만 연기가 걷히며 박살난 공원과 낭자한 피를 보는 순간.

“으아아아악!”

사람들이 일제히 비명을 내지르며 재빨리 도망쳤다.

평화롭던 선천강 둔치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아수라장 속,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다름 아닌 검은 창을 들고 있는 기사였다.

“누, 누구….”

방금 전 충격에 다리를 다쳐 차마 도망치지 못한 시민이 뒷걸음질 치며 중얼거렸다.

허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콰직.

기사의 창이 시민의 왼쪽 팔을 꿰뚫었다.

“끄아아아악!”

동시에 시민이 찢어질듯한 비명을 내지르자, 기사가 히죽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말했다.

“내가 누구냐고? 이 몸은….”

그리고 저 멀리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현성이 입을 열었다.

“망나니 기사 데일런트.”

“데일런트다.”

그런 그의 머리 위로는 보스 몬스터임을 뜻하는 빨간 증표가 새겨져있었다.

검은 창을 든 기사의 이름은 ‘망나니 기사 데일런트’.

<이스페리아>를 플레이하면서 처음 만나게 되는 튜토리얼 보스였다.

“자, 그럼 다음은 어디를 찔러볼까.”

그대로 데일런트가 입술을 핥으며 창을 뽑았다.

그의 창끝을 따라 진득한 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군데군데 피가 말라붙은 갑옷과 검은 창.

거기다 고문을 즐기는 변태적인 성향.

그야말로 현성이 알고 있던 게임 속 데일런트의 모습과 그대로였다.

곧 잠시 고민하던 데일런트가 창을 가리키며 외쳤다.

“좋아, 결정했다. 다음은 머리로 하지.”

이대로라면 그는 꼼짝없이 죽을 운명.

그러나 현성은 가만히 지켜볼 뿐. 움직이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어차피 안 죽거든.’

본 이벤트에서 죽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동시에 데일런트가 시민의 머리를 향해 창을 내리꽂으려는 순간이었다.

-채앵!!

시민과 데일런트 사이로 누군가 끼어들더니, 날카로운 마찰음이 울려 퍼졌다.

그와 함께 데일런트의 눈동자가 커졌다.

“…?!”

그의 창을 막은 것은 다름 아닌 금발의 소녀.

그런 그녀와 데일런트 사이에는 푸른 보호막이 펼쳐져있었다.

그대로 정체불명의 소녀는 손을 힘껏 밀어 데일런트의 창을 튕겨냈다.

“하앗!”

그러자 푸른 마나가 흩날리며 데일런트가 뒤로 밀려났다.

그리고 그녀가 뒤에 있는 시민을 향해 말했다.

“…이 틈에 어서 빨리 물러나세요.”

“하, 하지만….”

“이곳은 제가 막겠습니다.”

그런 그녀의 주의로 푸른 마나가 일렁였다.

전에 설명했듯이 <이스페리아>는 게이트와 던전 따위를 더불어 온갖 몬스터가 출몰하고, 이에 맞서 싸우는 능력자들이 있는 세계관.

그중에서도 눈앞의 소녀는 마법을 다루는 마법사였다.

“…호오, 마법사인가?”

예상치 못한 그녀의 등장에 데일런트가 흥미로운 듯 중얼거리고는 들고 있던 창을 바닥에 내리꽂았다.

-쿠웅!

그대로 그가 소녀를 향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내 이름은 기사 데일런트. 네놈은?”

“….”

인사를 건네는 데일런트.

여기까지도 현성이 알고 있는 대로였다.

이는 게임 속 시스템의 하나로써, 데일런트가 싸우기 전 이름을 물어보며 플레이어에게 등장인물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일종의 이벤트 씬이었다.

“내 이름은….”

그리고 그녀의 이름은 다름 아닌.

“유하린.”

“유하린이다!”

동시에 현성의 눈앞으로 그녀의 상태창이 떠올랐다.

[이름 : 유하린]

성별 : 여성

나이 : 16

종족 : 인간(??)

클래스 : 마법사

업적 : [??]

*상세내용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유하린.

<이스페리아>의 주인공인 유진의 여동생이자, 이번 이벤트의 유일한 사망자였다.

그대로 현성이 주먹을 꾹 쥐었다.

‘…왔다.’

전부터 말했던 분기점.

그게 바로 유하린. 그녀였다.

그리고 현성 그의 기억대로라면 머지않아 참사가 벌어진다.

‘그 참사만은 어떻게든 막아내야 한다.’

현성이 침착하게 심호흡을 하며 타이밍을 기다렸다.

그때였다.

데일런트가 하린을 향해 말했다.

“좋다. 네놈의 이름, 기억했다. 그럼 이제….”

그가 검은 창을 빙글 돌리며 히죽 웃었다.

“본격적으로 싸워볼까?”

그대로 데일런트가 하린을 향해 돌격했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던 현성 역시 재빨리 그녀를 향해 달려갔다.

바로 지금이 그 타이밍이었다.

-타앗!

선천강에서 등장한 데일런트.

그리고 시민을 구하기 위해 나타난 유하린.

이 과정에서 유하린은 데일런트에게 사망하고, 뒤늦게 이를 알아차린 주인공 유진은 슬픔을 딛고, 여동생의 복수를 위해 검을 든다.

여기까지가 <이스페리아> 메인 스토리의 시작.

하지만 여기에는 숨겨진 사실이 하나있다.

그것은 바로.

‘…유하린의 생사여부가 엔딩을 가른다는 것.’

이는 <이스페리아> 1회차에서는 절대 알아낼 수 없는 사실이었다.

작 중 유하린은 훗날 성녀로 각성하는 등장인물로서, 그녀가 있고 없음이 앞으로의 엔딩을 결정한다.

만약 여기서 유하린이 죽을 경우, 마지막 전투에서 주인공을 제외한 전 세계 모두가 사망하는 배드엔딩에 다다른다.

하지만 유하린을 살린다면?

그녀는 성녀라는 이름에 걸맞게 마지막 전투에서 활약하며, 모두가 죽지 않는 해피엔딩을 만들어낸다.

즉 해피엔딩을 만들어내기 위한 첫 초석이 바로 유하린, 그녀를 살리는 방법이었다.

‘…미친 제작사 놈들.’

이런 중요한 요소를 극 초반에, 그것도 튜토리얼에 집어넣다니.

결국 1회차 엔딩은 무조건 몰살루트.

다시 생각해도 제정신이 아닌 놈들이었다.

“뒤에 있는 녀석까지 사이좋게 꿰뚫어주도록 하지!”

데일런트가 하린은 물론, 그녀의 뒤에 있는 시민까지 한 번에 죽일 기세로 창을 내질렀다.

-쉬이이익!

이에 하린은 전과 같이 두 손을 뻗어 푸른 보호막을 펼쳤다.

‘우선 방금 전처럼 창을 막아내고…!’

그런 그녀의 뒤에는 부상당한 시민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하지 않고 맞선 것은 하린에게 있어 합리적인 선택.

하지만 이것이 잘못된 선택임을 알아차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쨍그랑!

데일런트의 창이 닿기 무섭게 그녀가 펼친 보호막이 산산조각 박살났다.

그와 함께 하린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어, 어떻게?!”

“겨우 그딴 방어막으로 날 막을 수 있을 줄 알았나?”

하린이 간과하고 있던 것.

그것은 바로 데일런트가 지금껏 제 힘을 발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는 보이는 대로.

“그럼 네년 때문에 흥이 깨버렸으니….”

흩날리는 푸른 파편 사이.

데일런트가 하린을 향해 쏜살같이 창을 내지르며 외쳤다.

“그 책임을 져야겠지!”

이에 하린이 자신의 운명을 직감한 듯 눈을 꾹 감았다.

그렇게 데일런트의 창이 그녀를 꿰뚫기 직전.

돌연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유하린, 머리 숙여!”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현성이었다.

동시에 현성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하린을 밀치고 그녀와 데일런트 사이로 뛰어들었다.

-콰직!

덕분에 하린을 노린 데일런트의 창이 애꿎은 바닥을 공격했다.

그야말로 간발의 차!

그리고 현성이 그 틈을 타 바닥에 박힌 그의 창을 꽉 붙들어 잡았다.

“다, 당신은….”

꼼짝없이 죽은 줄로만 알았던 하린이 자신의 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남자를 바라봤다.

그대로 현성이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너. 아직 텔레포트할 마나는 남아있지?”

현성의 기억대로라면 성녀가 되기 전 하린의 클래스는 마법사.

아직 그녀가 도망칠 마나정도는 남아있을 터였다.

“네? 하, 하지만….”

“됐고, 지금 당장 도망쳐!”

현성이 그녀를 향해 이를 악물고 외쳤다.

그런 그의 손은 여전히 데일런트의 창을 붙들고 있었다.

“도망가서 경찰이든 뭐든 좋으니까 사람들을 불러!”

“그럼 당신은…아니 애초에 당신 혼자 막겠다고요?! 그건 불가능해요!”

현성의 말에도 불구하고 하린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당연한 상황이었다.

그녀라면 분명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이스페리아>에서도 그랬으니까,

허나 현성은 이런 상황에 쓸 수 있는 마법의 문장을 알고 있었다.

그가 크게 소리쳤다.

“유하린! 후회는 항상 늦잖아!”

동시에 하린의 몸이 움찔거렸다.

후회는 항상 늦는다.

그녀가 머뭇거릴 때마다 자신의 오빠 유진이 말버릇처럼 했던 말이었다.

“….”

하린이 커진 두 눈으로 눈앞의 정체불명의 남자를 바라봤다.

그가 어째서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 자신의 오빠, 유진의 말버릇을 외치는지.

의문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도 잠시.

곧바로 머리가 밝아지며, 그제야 모든 상황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박살난 쉴드의 파편과 쓰러진 자신.

그녀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시민들을 구하기는커녕, 데일런트에게 죽을 수도 있던 상황.

이에 그녀가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이게 최선이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하린과 시민 바로 밑에 푸른 마법진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마법진을 발동하자, 푸른 빛 무리가 하린과 시민을 감싸며 순식간에 사라졌다.

-파앗!

이를 확인한 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하린을 살렸다. 이걸로 우선 최악의 수를 피했다.

그러나 그 순간이었다.

“감히 떨거지 주제에…!”

데일런트가 괴성을 내지르며 현성이 잡고 있는 창을 통째로 들어올렸다.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힘.

-드드득…!

그대로 그가 냅다 현성을 집어던졌다.

그 충격에 현성이 잡고 있던 창을 놓치고 저 멀리 날아가 처박혔다.

-콰아아아앙!

폭음과 함께 자욱한 흙먼지가 일었다.

그리고 그 사이.

현성이 거친 기침을 토해내며 비틀거렸다.

“쿨럭!”

데일런트가 그런 현성을 바라보며 창을 고쳐 잡았다.

“그래, 그래…벌써부터 죽으면 곤란하지.”

동시에 데일런트가 히죽 웃으며 입을 연 순간.

익숙한 알림음과 함께 현성의 눈앞에 익숙한 화면이 떠올랐다.

그것은 다름 아닌 퀘스트 창.

[튜토리얼 : 망나니 기사 데일런트를 상대하라.]

퀘스트 내용

-망나니 기사 데일런트와 맞서 싸우시오.(진행 중)

*본 퀘스트는 실패 시 사망합니다.

곧 퀘스트 창을 확인한 현성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가 알고 있는 원작의 전개와 완벽하게 일치했다.

유하린 씬 이후 등장하는 튜토리얼 퀘스트 창.

무엇보다도 그 밑에 적혀있는 실패 시 사망.

그래, 이래야지. 이래야 <이스페리아>지.

그대로 현성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럼 시작해볼까?”

게임 속 삼류 악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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