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억상실에 걸린 마녀를 주워버렸다-195화 (195/201)

(EP.195)Epilogue. 행복의 끝 - 01

그 날은, 창 밖에 눈보라가 가득 휘몰아치고 있는 어느 날 밤이었다.

바깥에는 세상의 모든 것을 얼려버릴 듯 추위가 가득하였지만,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방 안은 바깥의 추위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후끈후끈한 열기에 휩싸여있는 중이었다.

아니, 단순히 열기로 가득 차 있다라는 말로는 설명이 조금 모자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 방에 혹시나 자그마한 냉기가 침투할 것을 염려하여, 추위를 몰아내고 대기 중의 온기를 활성화시키는 결계까지 설치를 해놓았으니까.

본디 에스텔 공작령은 북쪽의 끝에 위치해 있는 영지. 이 땅을 척박하고 메마르게 만드는 결정적인 원인이 사라졌다고 해도, 대지마저 얼려버리는 추위 그 자체는 북부 지방 본연의 것임이 분명하였다. 나 또한 어렸을 적부터 이 땅에서 나고 자랐으니, 고작해야 추위 따위를 두려워하여 이런 난리 법석을 떠는 것은 아니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과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냉기에 대한 대비를 해놓은 이유란 다름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행위였기 때문이다. 다른 건 몰라도, 곧 아이를 출산할 임산부는 아주 사소한 요인조차도 조심을 해야 할 필요가 있었으니까.

“아아아아악-!”

방의 안쪽에는, 아이리스의 비명소리가 가득하였다. 아이리스의 배는 이미 만삭에 가까웠으며, 현재의 그녀는 출산의 진통으로 인해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이리스가 저리 눈물을 글썽이며 비명을 지르는 장면을 처음 보는지라 당혹감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괜찮아? 아이리스? 이렇게 아파하는 당신을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인지라...”

나의 걱정이 서린 질문에 아이리스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나를 찌릿하고 째려본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 서있던 비앙카가 아이리스 대신 나를 향해 타박을 주기 시작한다.

“너는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그럼 아이리스가 아프지도 않은데 심심해서 엄살이라도 피우고 있다는 거니?”

“...아니, 내가 하려던 말은 그 말이 아니라 아이리스가 정말로 괜찮은가 하고...”

“이런 건 세상 모든 여자들이 겪는 으례 겪어야만 하는 고통이야. 그것보다 당신이 옆에서 그런 질문을 던지면 아이리스의 정신이 사나워져서 더 아파한다는 것도 몰라?”

“.....”

나를 향하는 비앙카의 타박에 왠지 모르게 억울함만이 느껴진다. 나는 정말로 아이리스가 걱정이 돼서 물어본 질문이었는데.

“...아니, 아이리스가 저리 아파할 바에는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해서 물어본 질문이었어.”

내가 한숨을 내쉬며 그리 말을 하자 침대에 누워 줄곧 숨을 거칠게 몰아쉬기만 하던 아이리스가 힘겨운 어조로 내게 대답을 해주었다.

“...카인. 그런 말은 하지 마. 나는 지금 이 순간, 내가 느끼고 있는 이러한 아픔이 기껍게 느껴지기만 하니까.”

아이리스는 전신에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으면서도 나를 향해 그리 말을 하였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아픔은 다름 아닌 출산의 고통이야. 나와 당신의 아이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기 위해 겪어야만 하는 고통. 고작해야 이 따위 고통으로 그 아이를 낳을 수 있다면, 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이러한 고통을 자처할 수 있어. 왜냐하면, 앞으로 우리 셋이 느껴나갈 행복에 비하면 지금 이 순간의 고통은 아무 것도 아닌 것에 지나지 않으니까.”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얼굴을 그리며, 아이리스가 힘겹게 말을 이어나가고 있자 침대 끝부분에서 산파 역할을 맡고 있던 아리엘이 그녀를 향해 기함을 지른다.

“모두 조용히 하세요! 지금 아이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하고 있어요. 아이리스, 당신도 집중하세요. 지금부터가 가장 중요한 순간이니 말이에요.”

그 순간, 이 자리에 모여 있던 모두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스스로의 입을 다문다. 아이리스 또한, 방금 전까지와는 명백히 다른 사색이 된 얼굴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리스! 힘주지 마세요! 배에 힘을 주면 아이가 빠져나올 길이 경직되어 버린단 말이에요. 숨을 크게 들이 쉬세요. 하지만 호흡은 길게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얇고 짧게 하세요. 그래야 배에 힘이 덜 들어가게 되고, 아이가 한층 더 빠져나오기 쉽게 되니까요.”

아리엘의 다급한 목소리와, 이 방 안을 가득 채우는 아이리스의 비명만이 내 귓가에 가득하다. 고통으로 인해 눈이 몽롱하게 풀린 와중에도, 아이리스는 아리엘의 조언에 따라 배에 최대한 힘을 풀고 호흡을 얇게 가져가도록 노력을 하고 있었다.

“...아, 으... 아아악-!”

고막을 찢는 듯한 아이리스의 신음소리가 사방에 울린다. 그녀의 고통스러운 얼굴을 도저히 마주할 수 없던 나는 결국 자신의 두 눈을 질끈하고 감아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하악, 학, 하-!”

“응애애! 응애애!”

그 때였다. 아이리스의 가쁜 숨소리와 함께,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어떤 이의 목소리와도 닮지 않은 울음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지게 된 것이.

“.....”

순간, 할 말을 잊고 말았다. 아리엘이 다소 안심한 듯한 표정으로, 포대에 감겨진 자그마한 아기를 내게 보여줄 때까지도 어떠한 현실성이 느껴지지가 않을 뿐이었다.

“남자아이에요. 그것도 아주 건강한 남자 아이.”

...태어났다. 아이가, 태어났다. 그것도, 나의 피를 물려받은 갓난아기가.

“...아.”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금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모든 것이 혹시 꿈은 아닌가 하는 머저리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감이라고는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나와 그녀의 아이가 이 세상에 정말로 태어나게 되다니.

“...아아, 내 아이...”

아이리스는 아리엘로부터 갓난아기를 받아들더니, 감동스럽다는 듯 이내 눈물을 뚝뚝하고 흘린다. 아기를 품에 안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나의 가슴 속의 무언가도 철렁하고 내려앉는 듯한 기분이 들고 있었다.

“카인.”

아기를 품에 안은 아이리스가 나를 바라본다. 현재의 아이리스는, 전에 없었던 온화하고 다정한 눈빛을 내게 보내오고 있는 중이었다.

“...이름, 아이의 이름을 지워줘. 어서.”

아이리스의 그 말에, 나는 아주 약간이지만 당혹스러움을 나타내고 말았다.

“...아이의 이름이라면, 이미 당신과 상의를 해뒀잖아. 남자 아이일 때는 어떤 이름을 붙일지, 여자 아이일 때는 어떤 이름을 붙일지. 전부 다.”

“알고 있어. 그래도, 다시 한 번 당신의 입으로 아이의 이름을 불러줘. 그리고 아이의 이름을 지어줘. 당신은 다름 아닌 이 아이의 아버지잖아. 당신이 직접 아이에게 이름을 준다는 것이, 우리의 아이에게는 세상 그 무엇보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나는 그 어떠한 대답도 없이, 포대에 쌓여 있는 갓난아이와 침대에 누워 있는 그녀를 바라보고 말았다. 어째서인지, 내 눈앞에 있는 저 둘의 모습이 지독할 정도로 사랑스럽게만 느껴지고 있는 중이었다.

“...에드, 에드워드 폰 에스텔.”

내가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그녀를 향해 간신히 대답을 하자, 내 말에 아이리스는 아기를 꼭하고 끌어안는다. 그녀의 동작 속에는, 아기를 향하는 자비가 깃들어 있었다.

“어서 오렴. 이 세상에 온 것을 환영한단다. 에드.”

그리 말을 하며 지극히 조심스러운 손길로 아기의 머리를 한 차례 쓰다듬은 그녀는, 내 손에 조심스럽게 아기를 건네주었다.

“받아.”

“...어. 어.”

거부 따위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단호함에, 나는 얼떨결에 아기를 받아들고 말았다. 받아든 아이는, 놀라울 정도로 가벼웠다. 마치 손으로 잡아낸 눈송이처럼, 어떠한 무게도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무거웠다. 내가 들고 있는 아이는 너무도 무거워, 도무지 두 손으로 들고 있을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때였다.

“꺄아-”

갓 태어난 이 아이가, 아이를 어루만지고 있던 나의 손가락을 꼭 쥔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이는 내 손가락이 아마 장난감의 일종인 줄 알았던 모양이다.

“.....”

내 손가락을 만지고 있는 아이의 손은, 참으로 따스하였다. 왠지 모르게 두려움이 가시는 것만 같았다. 다시 한 번, 이 아이가 내 손가락을 만져주었으면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한심하긴. 이제 애 아빠인 남자가 뭐 이리 벌벌 떨고 있는 거야?”

그리 말을 하며 비앙카는 떨리고 있는 내 손에서 갓난아기를 조심스레 빼앗아가더니 이내 사랑스럽다는 듯 아기를 자신의 품에 꼭하고 끌어안는다.

“어서 오렴. 비록 피는 이어져 있지 않지만, 나도 네 어머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으니.”

아기의 귓가에 자그마한 목소리로 무언가를 속삭인 비앙카는, 아기를 조심스럽게 키리에에게 건네준다. 그 순간, 키리에의 얼굴이 당혹감으로 물들고 말았다.

“...저, 저는 괜찮아요. 저는 인간의 아기가 익숙지 않을뿐더러, 아기를 다루는 법도 잘 모르니 사양을 하도록 하겠습...”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여기에 애를 낳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아리엘 말고는 아무도 없거든? 그리고 처음부터 아기가 익숙한 사람이 대체 어디에 있어? 점차 익숙해져 나가는 것이지.”

그리 말을 하며 비앙카는 키리에에게 아이를 강제로 떠넘긴다. 약간 울상이 된 키리에가 구원을 요청하는 의미에서 아이리스를 바라보았지만, 아이리스는 그런 키리에를 바라보며 그저 방긋하고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이 자리에서 그녀의 편이 되어 줄 사람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듯 하였다.

“...정말, 이런 건 제게 익숙지 않은 일인데요.”

투덜거리는 입과는 달리, 아기를 안아 든 키리에는 자그마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녀 또한 아이가 사랑스럽다는 듯, 지극히 조심스러운 손길로 아이를 살며시 쓰다듬어 준다.

그렇기 키리에 뿐만이 아니라 아리아도, 사라도, 그리고 엘레나에 이르기까지 이 방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이 아이를 한 번씩 안아보았으며, 그 끝에 미소를 지어 보인다.

세상 어디에서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법한, 아기의 출산의 순간. 하지만 왠지 모르게 내 두 눈에는 눈물이 감돌고 있었다. 이 순간이 너무도 온화하고 따스하여, 나의 안쪽에 무언가가 가득 채워졌다는 느낌을 받고 말았다.

그렇게 아기는 방 안의 모든 이들의 손을 한 바퀴 돌고 난 뒤, 다시금 아이리스에게 돌아온다. 자신의 품 안에 안겨 있는 아기를 사랑스럽다는 눈길로 바라보던 아이리스는, 이내 짓궂은 눈빛을 한 채로 아리엘을 바라보았다.

“...음, 그렇다면 다음 차례는 아리엘인가. 출산까지 대략 4개월 정도 남았으니, 티아는 에드보다 한 살 어릴 수밖에 없겠군. 그것 참, 정말 안타까운 일이로군.”

아이리스의 그 발언에 방 안에 모여 있던 모든 이들의 시선이 아리엘을 향하고 말았다. 순간, 자신에게 집중된 시선을 느끼고 만 것인지 아리엘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말았다.

“대체 뭐가 안타깝다는 건가요, 아이리스? 형제자매끼리 한살정도는 차이가 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그녀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아리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향해 질문을 던지자 아이리스는 피식하고 웃으며 설명을 해주었다.

“이대로 해가 넘어가게 된다면 에스텔 공작가의 장자는 다름 아닌 에드가 될 것이 아닌가. 왜냐하면 에드는 다른 여인들의 아이보다 나이가 가장 많으니 말일세. 자고로 어떠한 가문이건 장자에게 우선적으로 상속권이 돌아가게 되는 법. 대략 30년쯤 지난다면, 에드는 에스텔 공작가의 가주로서 다른 모든 사람들 위에 군림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일세.”

“.....”

“.....”

순간, 아리아와 나는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아이가 태어난 이런 경사스러운 순간에 저런 머나먼 미래의 일을 내다보고 있었던 것이란 말인가.

“...헛소리를 하시는군요. 가문을 상속받게 될 이는 나이가 아니라 능력으로 판가름을 해야 하는 법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티아는 세상 누구보다 똑똑한 아이였으니, 능력 순으로 판가름한다면 어렵지 않게 공작가의 가주가 될 수 있겠지요.”

“호오, 꽤나 자신만만한 기색으로군 그래. 하지만 어쩌겠는가. 티아는 에드를 향해 ‘오빠’라고 불러야한다는 점에서, 이미 점수를 1점정도 깎인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아이리스와 아리엘이 서로를 바라보며 파직파직 불꽃을 튀기고 있자, 지금까지 우리의 등 뒤편에서 멍하니 서 있던 엘레나가 그 둘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 보인다.

“...저어, 황녀 저하. 그리고 아리엘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런 어려운 이야기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떠나, 아리엘님께서 오라버니와의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순간, 서로를 험악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아이리스와 아리엘의 표정이 조금이지만 온화하게 풀리고 말았다. 아마 엘레나 앞에서까지 투닥 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제가 어렸을 적만 하더라도, 에스텔 공작가는 무척이나 조용하기만 하였어요. 이렇게 커다란 저택에 어린 아이라고는 저와 오라버니만 있었으니까요. 오라버니께서 항상 저를 아껴주었기에 외롭지는 않았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저는 이곳이 언제나 쓸쓸하다는 생각을 쉽게 지울 수가 없었어요.”

그리 말을 하고 있는 엘레나는 활짝 웃고 있었다. 엘레나의 웃음 속에는, 한 점의 티끌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에드는 저와 같은 적막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겠죠. 왜냐하면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오라버니와의 아이를 각자 한 명만 낳아도, 그 수가 무려 여섯이나 될 테니까요. 그렇다면 저택은 저 때와는 달리 무척이나 북적거리게 될 거에요.”

“그리고 그만큼, 아이들이 쌓아가는 추억도 많아지게 되겠죠. 저는 그러한 사실이, 무척이나 기뻐요.”

엘레나는 아이리스의 품 안에 안겨있는 아기를 향해 다가가더니, 다시금 아기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어준다.

“이 아이는 분명 행복하겠죠. 왜냐하면, 자신의 주변에 이토록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많고, 행복을 공유할 사람도 넘쳐나잖아요.”

“그러니 저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행복하였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이제 가족이잖아요.”

엘레나의 그러한 말에 아이리스는 자신이 졌다는 듯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하, 그래. 그것도 나름 괜찮은 일이겠군. 이 정도씩이나 되는 구성원들이 모여 있는데, 앞으로도 안온한 생활이 이어지지는 않을 테니까. 앞으로도 분명 떠들썩한 일이 많이 생겨나겠지. 그리고 그 만큼, 아이의 추억 또한 많이 쌓여나가게 될 거야. 그렇지 않아? 카인.”

“...그렇겠지.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토록 조용했던 공간이 금세 시끌벅적한 무언가로 변모한 걸 보아하니 말이야.”

그리 대답을 하며, 나는 내 등 뒤에 있는 여인들을 살며시 눈으로 가리킨다. 저 여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한, 앞으로 평온한 생활이란 물 건너 간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 당신도 적당히 해줘, 아이리스. 에스텔 공작가를 붕괴시킬 후계다툼은 먼 미래의 골칫덩이로 남겨두자고.”

“그래, 당신의 말이라면 그렇게 할게. 하지만 조금 아쉽네. 여차하면 황실의 힘도 빌려 쓸 계획을 하고 있었거든. 폐하께서도 자신의 외손자에게 상당한 흥미를 가지고 계시기도 하고-”

“...아이리스.”

먼 훗날, 에스텔 공작가가 내분으로 인해 멸망을 하기라도 한다면 아이리스에게도 최소한의 지분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버리고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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