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억상실에 걸린 마녀를 주워버렸다-132화 (132/201)

(EP.132)13. 아이리스 엘 데브하르트 - 06

“...아리엘?”

황궁 뒤편에 위치한 야트막한 야산. 황궁 내부에 쳐져있는, 마력 사용을 제한하는 결계 때문에 일단은 바깥쪽에 남아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비앙카는 예상 외로 금방 이곳으로 돌아온 아리엘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말았다.

분명 방금 전, 황궁 내에 돌아가는 상황을 잠시 살펴보고 오겠다며 몸을 훌쩍 날렸던 아리엘이 십여 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혹시 무슨 이상이라도 생긴 것이란 말인가? 예를 들어 자신과 아리엘이 황궁에 무단으로 침입을 했다는 사실을 누군가에게 걸렸다던가-

하지만 아리엘의 뒤편에서 그녀를 말없이 따라오고 있는, 어딘가 흐트러진 기색이 남아있는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는 어느 여인의 모습을 보며, 비앙카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잡생각은 모조리 흩어져버리고 말았다.

“...황녀 저하?”

비앙카가 황녀의 모습을 보자마자 놀란 점은 저 고지식하고 딱딱한 여자가 저리도 노출이 많은 드레스를 입었다는 점이었다. 자신의 맨 살갗이 공기에 닿으면 죽어버릴 것처럼 굴어대던 여자가 어깨를 비롯한 팔다리를 그대로 다 드러내는 드레스를 걸치고 나타나다니, 정말로 세상이 어떻게 되어버릴 징조 그 자체란 말인가?

두 번째로 떠올린 생각은, 카인을 찾아 소문의 진위를 알아보겠다며 몸을 날렸던 아리엘이 대체 왜 황녀와 함께 이곳으로 돌아온 것이냐는 점이었다. 그 어떠한 가정을 떠올리더라도, 분명 방금 전까지 카인과 함께 있었을 것이 분명한 황녀가 자진해서 아리엘의 뒤를 따라 인기척이 드문 야산으로 순순히 발걸음을 옮기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도저히 추측을 할 수가 없었단 말이다.

“...쯧, 황궁의 담벼락을 제멋대로 월담한 범죄자들이 이곳에 전부 모여 있었군. 비앙카 델 카스타나, 이 일은 나중에 정식으로 카스타나 가에 항의를 하도록 할 테니 그리 알도록.”

비앙카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러한 엄포를 늘어놓는 아이리스의 행태에 그녀의 얼굴이 왈칵하고 일그러지고 말았다. 설마, 그토록 자신만만하게 황궁을 향해 걸어 들어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황녀에게 이 사실을 들키고 만 것이란 말인가?

“그러는 저하께서는 이곳까지 대체 어떤 일로 귀한 발걸음을 옮기신 것인가요? 이미 아리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저와 아리엘이 저하께 그리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고 황궁을 찾아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쯤은 익히 아실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비앙카는 방금 전, 아리아로부터 전해 들었던 여러 가지 정보를 떠올리며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 설마, 황궁이 자신의 홈그라운드라는 점을 이용해 고작해야 하룻밤 사이에 이토록 많은 수작을 부렸을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거늘. 이대로 가다가 카인을 코앞에서 빼앗겨 버린 끝에 닭 쫓던 개와 같은 처량한 신세가 될 생각은 추호도 존재하지 않았단 말이다.

“그런 얼굴은 하지 않아도 된다, 비앙카 델 카스타나. 내가 굳이 이곳까지 온 까닭은, 그대들이 원하는 형식의 결판을 내기 위함이니.”

“...저희들이 원하는 형식? 그건 무엇이죠?”

“그야, 야만적이고 원초적이기까지 한 순수한 폭력이 아니겠는가.”

아이리스는 피식하고 웃음을 지으며 마치 얼음장과 같이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는 아리엘을 힐끗하고 쳐다보았다.

“저 여자가 내게 이리 제안을 하더군. 굳이 구질구질하게 서로 간의 입씨름을 하는 것보다는, 인적이 없는 곳으로 가 한바탕 드잡이질을 하는 게 어떻냐고 말일세. 썩 우아한 방법은 아니지만, 입씨름과는 달리 승패가 아주 명확하게 갈린다는 점이 매력적이라 특별히 승낙을 해주었다네.”

“...저하. 제발 입이라는 것이 뚫려 있다면 말씀만큼은 똑바로 하셔야죠. 저는 저하와 같은 여자와 입 아프게 말을 섞어봐야 더 이상은 그 어떠한 의미도 없다는 냉철한 판단을 내린 것에 불과하답니다.”

우드득-

아리엘은 자신의 손가락 관절을 꺾으며 아이리스를 싸늘하기 짝이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대체 황궁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리엘의 몸에서 배어져 나오는 흉포하기 짝이 없는 살기에 비앙카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고 말았다.

“좋게 대화를 해서는 도무지 사람의 말을 알아먹지 못하는 짐승만도 못한 여자에게는, 폭력만이 유일한 해결방안이죠. 그렇지 않나요, 저하?”

“어쩐 일로 나와 마음이 통하는 것 같군, 아리엘 티에르. 나 또한 자네의 의견에 강력히 공감을 한다네. 기본적으로 나는 평화주의자이다만, 되먹지 못한 사람에게 매와 질책을 아끼는 것 또한 훈육에 좋지 않다는 사실쯤은 잘 알고 있거든.”

서소를 향해 언어라는 이름의 칼날을 주고받는 그 작태를 가만히 바라보며, 비앙카는 아리엘을 향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도 한 손 거들까?”

비앙카가 생각하기에, 황녀와의 싸움에서 아리엘이 우세를 점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아리엘의 힘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었다. 체술로만 따진다면 입신(入神)의 영역에 달하였으며, 지상 아래 가장 강대한 신성력을 지니고 있는 아리엘은, 그 자체만으로 초월자라고 불리기에 충분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허나, 상대가 너무 좋지 않다. 그녀가 대적하고자 하는 인물은 아이리스 엘 데브하르트. 백 년 내 제국에서 제일가는 검술을 지녔다 칭송받는 검호(劍豪). 근접전에 있어서만큼은, 감히 ‘겨울의 마녀’조차 그녀의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였을 정도였다.

무엇보다, 상성이 좋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검과 팔의 리치 차이는 전투에 있어 결코 무시할 수 없을 요소이거늘, 맨손 체술을 장기로 삼는 아리엘은 검사인 아이리스와 맞붙는 것 그 자체만으로 1점을 빼앗기는 일이었단 말이다.

“...아니, 절대로 끼어들지 마세요. 비앙카. 이건 어디까지나 제 싸움이니 말이니까요.”

허나 돌아오는 것은 단호한 목소리뿐.

그제야 비앙카는 깨닫고 말았다. 황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몰라도, 눈앞에 있는 아리엘이 어지간히도 빡돌았다는 것을.

“이런, 나는 한꺼번에 덤벼도 괜찮았는데. 실로 유감스럽군.”

그러한 느긋한 어조의 말을 내뱉으며 아이리스는 주변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 손에 쥐더니 아리엘을 향해 그 나뭇가지를 치켜세웠다.

“...흠, 이것으로 나의 준비는 끝났다네. 뭘 그리 멀뚱멀뚱 서 있는 것인가, 아리엘 티에르. 어서 덤비지 않고. 설마 내가 늙어 죽을 때까지 기다릴 심산이었던 것인가?”

아이리스의 도발은 뒤로 한 채, 아리엘은 황당하기만 하다는 눈초리로 아이리스가 들고 있는 나뭇가지를 바라보았다.

“...지금 장난이라도 하자는 건가요? 어째서 검을 드시지 않는 것이죠?”

아리엘의 말에 아이리스는 피식하고 웃는다. 노골적인 비웃음이 담긴 웃음이었다.

“부디 자신의 주제를 알아주었으면 하는군, 아리엘 티에르. 내가 검을 뽑을 가치가 있다 여기는 상대는 오직 카인뿐이다. 그대 따위와 치고받는 일에 검을 뽑는다면, 나중에 카인을 볼 낯이 없지 않겠는가.”

아이리스가 들고 있는 나뭇가지는 낭창낭창하게 흔들리기만 하고 있었다. 설사 아무 것도 하지 않더라도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만 같이 가느다란 것은 일종의 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런 순간까지 굳이 허세를 부리고자 하는군요. 뭐, 좋아요. 그 입에 몇 번 정도 주먹을 박아 넣으면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게 될 테니 말입니다.”

“호오, 그것이 정말 가능하겠는가? 고작해야 자네 따위의 힘으로?”

서로가 서로를 향해 한 발짝 앞으로 발을 내딛는다. 어느새 이 공간 안에는, 극한까지 잘 연마된 바늘과도 같은 살기로 자욱하게 덮여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대치하던 것은 아주 한 순간.

누가 밟은 것인지, 밑쪽에서 투둑, 하고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가 난다.

그것을 개시의 신호로 삼아.

콰앙-!

아이리스가 들고 있는 나뭇가지와, 아리엘의 늘씬한 손발이 충돌을 개시하였다.

****

기본적으로 맨손 체술이란, 호신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는 기술이다. 그야 그것도 당연한 노릇이다. 제정신이 박힌 인간이라면, 도검을 든 사람 앞에서 맨손으로 싸움을 거는 일은 결코 없을 테니까. 그렇다고 해서 맨손 체술이 무기술보다 뒤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그저, 서로가 관장하는 영역이 다르다는 의미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맨손 체술이란 기사들보다는 성직자들 사이에서 더욱 널리 발전을 거듭하게 되었다. 상대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제압에 초점을 두고 있는 불살의 정신이야말로 여신을 섬기는 그들에게 있어 적합한 무예였으니까.

...허나, 아리엘쯤 되는 달인의 영역에 든 인물에게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녀가 휘두르는 손과 발은, 세상 그 어떠한 무기보다 날카롭고, 거센 위력을 내포하고 있었으니까.

고작해야 여인의 다리와 나뭇가지가 충돌했음에도 거대한 진동이 사방을 떨쳐 울린다.

허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전초전에 지나지 않는다.

아리엘은, 진심으로 아이리스를 죽여 버릴 각오를 하고 있었으니까.

“.....!”

격돌로 인한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지기 직전, 그들은 이미 초신속의 세계에 진입하고 있었다.

1초를 백으로 쪼갠, 찰나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은 순간 속에서, 그들은 서로의 숨결조차 낱낱이 읽으며 서로를 향해 무수한 살기를 쏟아낸다.

소리조차 쫓아올 수 없는 초신속의 세상 속에서 한 발 앞서 행동을 개시한 쪽은 아리엘이었다. 신성력으로 인해 극한까지 강화된 팔과 다리가, 하나의 순수한 폭력이 되어 아이리스를 덮쳐 나간다.

주먹이 내쏘아지고, 팔꿈치가 휘둘러지며, 수도(手刀)가 내질러지고, 무릎이 치솟아 오르며, 다리가 휘둘러진다. 삽시간에 인간이 행할 수 있는 모든 타격기가 순식간에 아이리스에게 쏟아지고 말았다.

허나 아리엘의 공격에도 아이리스는 당황하지 않는다. 아리엘의 기세에 눌리지 않으며, 눈부신 빛을 휘감은 끝에 한 자루의 검으로 화한 나뭇가지를 사방으로 질주하게끔 한다. 마치 섬광과도 같이 그들이 서 있는 공간 그 자체에 만개한 꽃을 피워내는 겸격은 그녀를 수호하며 주인을 위협하고 있는 폭력에 대항하고자 한다-

콰아아아앙-!

1초 후에 들려올 폭음이 아직 생겨나지 않은 채 그들이 서 있는 공간을 가득 메우고 말았다. 둘이 격돌을 개시한지 1초 미만. 하지만 서로 주고받은 합은 이미 수십 합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이긴다. 아니, 이길 수 있어.’

지금이라면, 이길 수 있다. 초근접에서 행해지고 있는 박투전이었다. 황녀는 자신에게 거리를 너무 많이 허용하였을 뿐더러, 고작해야 가느다란 나뭇가지 하나를 들고 있을 뿐이었다. 이기지 못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

한 순간, 아이리스가 틈을 내보이고 말았다. 그를 놓치지 않고, 아리엘의 날카로운 수도가 아이리스의 목을 향하여 찔러진다. 아이리스가 고개를 숙여 그를 가뿐히 피하자,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아리엘의 몸이 팽이처럼 회전하며 그녀의 늘씬한 다리가 아이리스의 하복부를 가격하려 달려 든다-!

‘...아.’

...그리고, 그것이 함정이었다는 것을 알아챈 것은 다음 순간이었다.

피잉-

어디선가 실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소리가 들려온 것 같았다. 다음 순간, 살기가 내포된 빛의 궤적이 기다렸다는 듯 사방을 가로지르며 아리엘의 몸을 꿰뚫는다. 아리엘의 온몸이 순식간에 난자되며 피가 사방으로 튀기고 말았다.

하지만.

“.....!”

마지막 순간, 아리엘은 아이리스가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왼손으로 붙잡는 것에 성공하고 말았다. 그 결과, 아이리스가 들고 있던 나뭇가지가 허공에 정지하고 말았다.

...물론, 아리엘 또한 무사한 것은 아니었다. 저 나뭇가지를 붙잡는 대가로, 왼손가락이 전부 어디론가 달아나 버리고 말았으니까.

하지만, 상관없다.

이로서 한 발짝, 저 여자에게로의 거리를 좁힐 수 있었으니까.

콰지직-

아리엘의 격류를 동반한 주먹이 아이리스에게 내질러진다. 주먹은 아슬아슬하게 아이리스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그것만으로도 입고 있던 드레스가 찢어지며 뼈가 으스러지고 말았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왼발을 축으로 삼아, 몸을 빙글하고 돌린 아리엘의 왼팔꿈치가 아이리스의 관자놀이를 향해 포탄처럼 쏘아진다!

‘...큭!’

하지만, 사전에 알아 차렸다. 아리엘의 팔꿈치는 그녀의 관자놀이를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갈 뿐이다. 그것을 확인하며, 다시금 반격에 나서려고 하던 바로 그 순간-

콰앙-!

그녀의 하복부 쪽으로, 채찍과도 같은 발차기가 기습과도 같이 날아든다!

“커허-!”

아리엘의 발이 아이리스의 배에 꽂힌 그 순간, 유리가 부서지듯 초신속의 세계는 끝이 나고 말았다.

아이리스는 흡사 공이라도 된 것 마냥, 튕겨나간 끝에 바닥 저 편에 나뒹굴고 말았다.

“...막아낸 건가.”

하지만 아리엘은 불만스럽다는 표정으로 아이리스를 바라보고 말았다. 마지막 순간, 아이리스는 나뭇가지를 끼워 넣어 발차기로 인한 피해를 경감시키고 말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충격은 유효하였는지 그녀는 결국 입에서 피를 내뿜고 말았지만.

“...하, 아...”

아이리스는 반쯤 부러진 나뭇가지를 들고 숨을 헐떡이고 말았다. 하지만 내장이 뒤집히는 것 같은 아픔도 잠시, 기묘한 의문이 그녀의 머릿속을 잠식하고 말았다.

방금 전, 아리엘은 그녀의 관자놀이에 주먹을 꽂아 넣을 기회가 있었다. 만약, 관자놀이에 주먹이 적중하였더라면 그것으로 승부는 판가름이 나버렸을 테지.

헌데, 아리엘은 그러지 않았다. 애당초 관자놀이를 공격할 기회는 페인트로 날려버린 주제에, 굳이 하복부를 공격하였단 말이다. 그것도, 동작 모션이 커서 간파하기 쉬운 발차기로. 아무리 생각해도, 무술의 이치와는 동떨어져 있는 움직임인 것이 틀림없었다.

...아니, 생각해보니 아까부터 아리엘은 계속 그녀의 하복부를 공격했다. 물론 그곳도 급소인 것은 맞지만, 전투에 있어 특정 급소를 공격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단 말이다. 만일 그러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설마-

“...정신 나간 년 같으니. 설마 설마 했더니, 처음부터 아주 작정을 했던 것이었군.”

아이리스에게서 새어져 나오는 살기가 한층 흉악해진다.

“일부로 하복부를 노리고 있던 것이었나. 미친년 같으니. 네 년이 그러고도 여신을 섬기는 성직자를 자칭할 수 있는 것인가 의문이 드는데.”

“하, 아니꼬우신가요? 이제야 여유로웠던 표정이 조금 볼만하게 되었는데요, 저하.”

아이리스의 으름장에도, 아리엘은 그저 피식하고 코웃음만을 치기만 할 뿐이었다.

“그곳이 노려지는 게 싫었으면, 그 이에게 함부로 가랑이를 벌렸다는 사실을 제 앞에서 자랑하시면 아니 되었죠. 안 그런가요, 저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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