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5화 〉11. 둥지 위로 날아간 새 - 07
조금 갑작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엘프라는 종족이 반요정(半妖精)으로서 인간과 명확히 다르다, 라고 생각을 하는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행하는 크나큰 착각 중 하나이다.
기본적으로 엘프라는 종족은 인간 따위와는 격이 다른 수명, 극히 아름다운 외모, 극에 다다른 정령 친화력을 보유하고 있는, 인간의 상위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종족이다. 그렇기에 그들과 실제로 얼굴을 마주한 인간은 엘프들을 향해 자신도 모르게 경외심을 품게 되고, 끝내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된다.
엘프들이란, 인간과는 차원이 다른 종족이라고. 저들은, 인간이 결코 넘볼 수 없는 곳에 위치한, 월등히 뛰어난 종족임이 틀림없다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단순한 착각에 불과했다. 인간들의 생각이 마냥 틀린 것은 아니었다. 엘프와 인간과 단순비교해보자면, 두 종족 사이에는 도저히 메울 수 없는 간극과 격차가 존재하고 있었으니까. 단순한 외모부터 시작해서 수명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어느 것 하나 엘프보다 우수한 방면을 찾아볼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키리에가 생각하기에 엘프라는 종족은 한 가지 크나큰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토록 우수한 육체적 성능을 지니고도 인간에게 대륙의 패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던 크나큰 단점을.
엘프의 수명은 길다. 그것도, 너무나 길다. 개체마다 차이점은 있지만 아무리 짧아도 천 년, 오래 사는 이들은 수천년이라는 세월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길 만큼, 그들은 실로 기나긴 세월에 걸쳐 삶을 구가하게 된다.
그런 엘프들에게 있어 몇 년이라는 시간은 인간들의 며칠에 불과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수십년의 세월이 흐르는 것쯤은, 그들에게 있어예삿일에 지나지 않았다. 어차피 수명이야, 넘치도록 가지고 있는 것이 엘프들의 특징이었으니까.
그들이 느끼는 삶의 질감에 비해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급변하고, 그들이 애써 익혀낸 것은 금세 낡은 골동품으로 전락을 해버리고 만다. 그렇게 엘프들은 열정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삶의 의욕을 느끼는 이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를 무료한 심정으로 죽이며 살아가는 이들만이 가득하게 되었을 뿐.
결국 엘프들은, 대륙 전체에 흩어져 사는 것을 포기하고 대수림에 한데 모여 세계수를 지켜내는 것에 열중하기로 결의를 하게 되었다. 차라리, 같은 시간 감각을 지닌 이들끼리 한데 모여 살게 된다면 그들을 짓누르고 있는 권태가 조금이나마 덜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결과적으로 보자면 그 생각은 반은 맞았지만, 동시에 반은 틀렸다. 동족들끼리 한데 모여 살게 됨으로서 엘프들을 짓누르던 지독한 권태를 떨쳐버릴 수는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똑같은 시간 감각을 공유하는 이들만이 살게 되며 그들에게서는 ‘향상심’을 비롯된 여러 감정이 거세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래, 세계수의 은혜에 의해 정신이 불로(不老)가 되어 천 년 전과 비교해도 변함없는 정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키리에를 제외한다면.
키리에가 생각하기에, 엘프라는 종족은 종(種)의 측면에서 보자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종족이었지만, 생식행위조차 종족의 유지를 위한 ‘의무’라고 생각을 하는 시점에서 그들은 이미 사멸 직전에 몰려 있는 종족이었다. 스스로가 살아가는 이유조차 알지 못하는, 같은 일을 거듭하는 기계와 하등 다를 바 없는 종족이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그녀는, 절망적인 정도로 시간축이 어긋나 있는 인간의 삶을 바라보며 희박한 삶의 질감을 얻고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으로부터 수십년 전, 한 인간을 반려로 삼고 나서부터, 그녀는 정말 많은 것을 보았고, 많은 것을 느꼈으며, 많은 것이 변화하게 되었으니까.
그것은, 정말 마법과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생각을 해버리고 말았다. 수없는 세월을 살아온 자신이, 살아온 삶의 백분의 일도 지나지 않는 어떤 만남을 통해 이리도 변하게 되었을 줄이야.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저 세계수를 수호한다는 목적 그 자체에 충실한 인형으로 살게 될 줄 알았건만, 다른 평범한 여자들처럼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질투를 하며, 그를 독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줄이야.
생각해보면, 그것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나이를 세는 것조차 잊어버렸을 정도로 오랜 세월을 살아온 끝에 감정이 마모되어 버린 그녀의 눈에조차, 정말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것이 몇 가지 있었다.
언젠가의 카인의 모습이 그러했었고, 지금 이 순간의 아리엘 역시 그러하였다.
키리에가 알고 있는 아리엘 티에르라고 하는 여자는, 기본적으로 겁쟁이인 여자에 불과했다. 스스로를 짓누르고 있는 부담과 의무를 도저히 견디지 못한 끝에 모든 것에서 도망쳐 버린 주제에, 스스로의 죄악에서 만큼은 도망을 치지 못해 언제나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는 모순을 지닌, 참으로 한심한 여자였다.
...하지만, 동시에 아리엘은 성녀(聖女)라는 이명에 그 무엇보다 걸맞는 여자이기도 하였다. 그녀는 결정적인 순간, 스스로의 욕망이 아니라 스스로의 구원을 택한다. 그래, 방금 전 키리에가 아리엘에게 속삭였던 유혹에 대해,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이래 답을 했던 것처럼.
- 거절하겠습니다. 저는, 제 아이에게 부끄러운 엄마가 될 수는 없으니까요. 제 욕심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는 것은 결코 올바른 일이 아니에요.
“거짓말.”
키리에는 그 때의 아리엘의 모습을 떠올리며 키득거리고 웃고 말았다. 사실은, 엄청나게 망설였다는 것을 잘 안다. 허나 아픔에 그리도 괴로워하며 뒹굴면서도, 마지막 순간에는 일생에 걸쳐 쌓아온 신념을 관철하는 방향을 택해다니. 참으로 모순되며 추하기 이를 데가 없는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아름답다. 스스로가 지금까지 믿어온 것, 그리고 앞으로 믿어나갈 것을 위해 망설임 없이 앞으로 걸어 나가는 인간의 모습은, 그저 지독히도 아름답게만 비춰질 따름이다.
그렇게 아리엘은 떠났다. 그리고 키리에는, 그녀를 아무 말 없이 이곳에서 돌려 보내주었다. 어차피, 전부 자신의 선택일 따름이다. 그녀는 그저 아리엘에게 한 가지 선택지를 제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아리엘이 앞으로도 변함없이 스스로의 마음을 관철해나가도 괜찮으며,마음이 변해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었다. 설사 어느 쪽을 택하건 간에, 이 이야기의 결말을 지켜보는 것이 낙이라면 낙인 것이겠지.
“...카인.”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고 말았다. 하늘은 그 때 마냥, 그저 높고광활하며 푸르기만 하였다. 그래, 그와 어떠한 약속을 나누었을 때처럼.
- 내가 너의 의미가 되어줄게. 내가 너의 계기가 되어줄게. 그러니, 네 인생이 무가치했다고는 생각하지 말아줘.
이미 수십년은 더 된 과거의 일이었지만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난다. 그 때의 너는, 정신이 불로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너무도 지쳐버린 끝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자조해버린 나의 인생에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 주었다.
그 때의 너는,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반복되는 시간의 반복 속에, 내가 알고 있던 카인은 이미 죽은 것이 다름이 없어졌다. 지금의 너는, 내가 알고 있는 너와 동일인이지만 동시에 동일인이 아니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때 너와 나누었던 약속을 가슴에 품은 채, 아직까지도 미련만을 남기고 있는 내가 여기에 있다. 그 때의 너의 얼굴도, 눈빛도, 목소리도 전부 가슴에 품은 채, 너를 그리워하는 내가 아직도 여기에 있다.
너와 함께한 시간은 내 인생의 천 분의 일도 되지 않을 텐데, 그 짧은 시간이 나를 이렇게나 바꾸어버리고 말았다.
망막을 그대로 태워버릴 듯한, 아름답고도 찬란했던 시간. 인정한다, 카인 폰 에스텔. 넌 키리에 엘 데나리스의, 천년의 사랑을 받아도 부족하지 않을 훌륭한 남자였다.
“오늘따라 네가, 정말로 보고 싶네.”
사실, 과거의 시간을 돌려서라도 누군가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어 했던 사람은 아리엘이 아니라 나였는지도 모르겠다며, 그녀는 쓸쓸히 모습을 돌렸다.
다시금 이 세계에 조만간 닥쳐올 예정인, 기나긴 겨울의 대비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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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루멘티움.
사실상 대륙을 지배하는 제국의 천년 수도이자, 제국의 주인인 데브하트트의 혈통이 기거하고 있는 황궁이 위치해 있는 곳.
그 황궁의 한 가운데에 위치한 황제의 집무실에서, 어느 한 여인이 현 대륙의 지배자라 칭할 수 있는 황제 앞에서 얌전히 무릎을 꿇고 예의를 표하고 있는 중이었다.
“...꽤나 고즈넉한 도착이로구나. 아이리스. 분명히 네가 황궁을 떠날 때만 하더라도 에스텔 소공작과 카스타나 영애의 약혼식을 축하해준다는 명목으로 이곳을 떠났을 터. 그런데 그들의 약혼식이 끝난 지 한참이나 지난 지금에야 다시금 제도로 돌아왔구나. 게다가 네게 붙여준 호위기사는 제도로 돌려보낸 채 홀로 독단적 행동을 하기 까지 하다니. 아무리 따져보아도 이를 가만히 묵과할 수는 없는 노릇이겠구나.”
황제의 그러한 말에, 아이리스는변명 따위는 하지 않겠다는 듯 눈을 지그시 감아 보일 뿐이었다.
“전부 저의 허물에서 비롯된 죄과일지어니, 책임을 물으시려면 오직 제게만 묻기를 간청 드리겠사옵니다. 폐하.”
오직 그러한 말만을 내뱉은채 다시금 입을 꾹하고 다물어버린 아이리스의 모습을 바라보며, 황제는 자신도 모르게 혀를 끌끌 차고 말았다.
자신의 핏줄이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을 정도로 고지식하며 융통성이 없는 딸아이였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엇나가거나 말썽을 부린 적이 없을 정도로 스스로에게 엄하기 없는 그녀였건만, 하필이면 평생에 단 한 번 있는 탈선의 이유가 고작해야 시커먼 사내새끼 때문이라니!
거기다가 더욱 열불이 뻗치는 사실이 무엇이냐면 아이리스는 그 늑대 같은 놈을 지금까지 살면서 고작해야 단 한 번 밖에 마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진실을 알지 못하며 앞으로도 알 길이 없는 황제가 보기에는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고지식하기에 일로 말할 데가 없어 아비인 자신이 보아도 참으로 목석같은 딸아이가 아닐 수 없었건만, 고작해야 살면서 딱 한 번 마주한 남자에 푹 빠진 나머지 그 망할 놈이 약혼식을 치른다는 소식에 눈이 뒤집혀 머나먼 북부까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길 정도라니.
‘프란츠, 그 녀석은 여자 앞에서 쩔쩔 매던 얼간이 같은 녀석이었는데.’
제 아비의 피를 이어받은 것이 분명한 놈이, 그것도 약혼자도 있으며 내연관계에 있는 여인도 또 따로 있다고 제국 전체에 소문이 파다한 개 같은 놈이 감히 자신의 딸에게 더러운 마수를 뻗치다니!
그렇다고 해서 아이리스에게 무작정 화를 내기도 뭐한 것이, 그녀가 저리 벌을 받겠다고 자청하는 행동이 그 빌어먹을 놈에게 어떤 피해가 가는 것을 우려해 저리 나서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아이가 고작해야 남자 하나 때문에 아비에게 정면으로 나서는 것이 속이 뒤집힐 따름이었다. 그리고 그에 비례해 카인 폰 에스텔이라는 개자식에 대한 분노는 상한선을 계속해서 주파하고 있었고.
“...되었다. 어차피 올해 안에 북부를 한 차례 순행(巡幸)할 예정이기도 하였으니, 네가 한 차례 미리 다녀온 셈 치자꾸나. 그것도 아니라면 평상시 황실의 눈이 잘 미치지 못하는 에스텔 공작가와 카스타나 후작가에 황실의 일원이 직접 발걸음을 하였다는 사실에 의의를 둔다거나.”
...하지만 결국, 황제는 아이리스를 향해 어떠한 말도 내뱉을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었지만, 아이리스가 검술과 제국의 운영 외에는 그 어떠한 것에도 흥미와 취미를 붙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던 탓에 다소 걱정이 들기만 하던 찰나였기 때문에.
비록 그 대상이 사내 녀석이라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국정과 검술 외의 다른 무언가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하여 끝내는 보통의 여인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면 그것만큼 안심이 되는 노릇도 없기는 하였다.
제 아무리 제국의 차기 황제로 낙점이 되어 있는 그녀라도, 아니 장차 제국의 차기 황제가 되어야만 하는 그녀였기에, 지금 이 순간이 아니라면 보통의 여인과 같은 감정을 온전히 누릴 수 없게 될 지어니.
“그래, 네가 그리 고집을 피우면서까지 북부로 향했던 목적은 순조로이 달성을 하였느냐?”
이미 정보부의 보고를 통해 카인 폰 에스텔과 비앙카 델 카스타나의 약혼이 깨졌다는 사실과, 그 이후에 비앙카 델 카스타나가 알 수 없는 경위를 거쳐 에스텔 공작가에 상주하다시피 되는 신세가 되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황제는 아이리스를 향해 그러한 질문을 던졌다.
한창 때의 두 남녀가 사실상의 동거를 시작하였으며, 에스텔 공작 또한 그를 묵과하고 있다면 남은 답은 하나. 그 둘은 이미 결혼을 약조하기로 한 사이로 발전을 하게 되었다는 의미였다.
아이리스는 제국에 단 하나 밖에 없는 황위 계승권자이며, 차기 황제가 되기로 약조되어 있는 유일무이한 황녀의 신분의 여인. 그런 고귀한 위치와 신분에 있는 그녀가, 이미 다른 여인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남자의 옆자리를 탐해서는 아니 될 노릇이었단 말이다.
“...예. 제가 직접 발걸음을 옮길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던 여정이었습니다. 폐하.”
그의 부러지지 않는 신념이 다른 모든 것을 초월하는 순간을 목도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여정이었으니까.
“폐하. 폐하께 한 가지 간청 드리고 싶은 것이 있사옵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눈을 빛내오며 그리 말을 하는 아이리스를 향해, 황제는 어딘가 알지 못할 불길함을 느끼고 말았다.
“무엇이더냐?”
“저도 이제 성혼을 할 나이에 충분히 이르른 터, 제가 원하는 이를 부마로서 삼는 것을 부디 허락해주시기 바랍니다.”
“...네가 원하는 이?”
아이리스의 그 당돌한 말에, 황제는 그만 헛웃음을 머금고 말았다. 비록 그 대상이 누군지 자신의 입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가리키는 대상은 너무도 명확하기 이를 데가 없었단 말이다.
“신분만 따진다면 그보다 나은 녀석은 몇 되지 않겠지만, 이미 임자가 있는 녀석이 아니더냐? 짐이 전해 듣기로, 녀석의 곁에는 이미 여자가 한둘이 아니라던데?”
물론, 공작의 지위쯤 된다면 첩을 하나 둘 정도는 거느리는 것이 결단코 흠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국의 여황제의 유일한 반려자라는 녀석이 대놓고 다른 여인을 품고 다니는 모습은 그리 썩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었으니까.
“그 문제라면, 염려를 놓으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폐하.”
“호오? 그건 또 어째서더냐?”
어딘가 모르게 흥미로움을 느끼고 있는 황제의 반문에, 아이리스는 그저 싸늘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이리 답을 할 따름이었다.
“이제는 저 또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이옵니다. 그리고.”
아이리스의 주위에서 기묘한 힘의 ‘흐름’이 일렁이더니, 이내 스산한 바람으로 변하여 일대에잔잔히 휘몰아치기 시작하였다.
“스승이 하나뿐인 제자에게 간절히 ‘부탁’을 할 예정인데, 제자 된 몸으로서 그 부탁을 들어주어야만 인지상정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