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5화 〉4. 제도 루멘티움 - 04 (15/201)



〈 15화 〉4. 제도 루멘티움 - 04

‘좆됐네.’

그렇다. 나는 확실히 좆되고 말았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그것도 존나게 좆된 것이 틀림없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아니, 그런 것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을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내가 현재 마주한 재앙은 사람의 힘으로는 예측할 수도 없고 타파할 수도 없는, 자연재해나 다름이 없는 재앙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렇다. 실은 황녀에게 10년 뒤의 기억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소식은 나에게 있어  정도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아직은 확실시 된 사실이 아닌, 단순한 추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손끝은 수전증 환자인 것 마냥 벌벌 떨려오기 시작하였다. 지난 1년간 내가 겪어야만 했던 악몽 같은 시간이 생생하게 되살아나기 시작하였다. 황녀와 함께한 아름다운 추억들이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재생되니 속이 뒤집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 엿을 먹일 줄이야.’

현 시간대의 황녀는 10년 뒤의 황녀보다 상당히 정상인인 것 같아 마음을 놓고 있었건만, 그것은 그저 추진력을 얻기 위해 몸을 웅크리고 있었던 것에 지나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황녀는 나를 깜짝 놀라게 해준다는 일념 하나로 이런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한 것이 틀림없었다. 덕분에 하루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도  심장은 쿵쾅쿵쾅 거세게 뛰고 있었으니 그녀의 의도는 멋들어지게 들어맞은 셈이다.

어제 황녀와 나누었던 대화가 머릿속에서 재생이 된다.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전신이 절로 오싹해지는 듯한 대화 내용이다.


- 나는 말이지, 자네라는 사람이 꽤나 익숙한 것 같네.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온 사람인 것처럼 말일세.

- 카인 경, 자네 혹시 과거에 나와 마주한 적이 있었는가?

황녀는 분명히 이렇게 말을 하였다. 나는 너라는 사람이 상당히 익숙한 것 같다고. 그리고 혹시, 과거에 자신과 마주한 적이 있었냐고.

...그 질문은, 아무리 생각해도 호기심에서 발로한 질문이 아니었다. 나에게 그러한 질문을 던지던 황녀의 두 눈에는 어떠한 확신이 깃들어 있었다. 내가 황녀에게  맞았던 1년이라는 시간을 걸고 장담컨대, 그 여자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그런 질문을 던진 것이 아니었다. 황녀는 나에게서 무언가를 알아내기 위해 그런 거지같은 질문을 던진 것이 틀림없단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마지막 순간, 황녀가 내비추던 그 예사롭지 않은 눈초리를 설명할 방도가 없었다.

“.....”

당연한 말이지만, 태어난 이후로 줄곧 에스텔 공작령에서만 나고 자라온 카인 폰 에스텔이라는 촌뜨기와 제국의 수도인 루멘티움에서 나고 자라온 황녀에게는 접점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가 없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살고 있는 지역도, 인생의 행보도 전혀 다른 우리가 과거에 만났을 리가 만무하지 않겠는가.

그렇다. 예를 들어 대륙 전체에 겨울을 불러온 마녀가 나타나고, 그를 토벌하기 위해 원정대 같은 것이 꾸려지고, 황녀와 내가 재수 없게도 같은 원정대에 소속된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연속으로 일어나지 않는 다음에야.

“.....”

내 머리가 유래 없던 속도로 빠르게 회전을 하기 시작하였다. 가능성이야 많았다. 가장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면 황녀의 말은 단순한 인사치레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것도 아니라면 제도의 유동인구는 물경 100만명을 훌쩍 넘는다고 하니 이곳 어딘가에 나와 같이 인자하고 온화한 인상을 가진 사람이 한 명쯤은 있을 법도 하고. 굳이 따지자면 이쪽이  현실성 있는 가설이다.

...하지만, 만약, 정말 만약의 일이지만,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긴 하지만, 정말로 황녀가 미래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면? 그 기억을 바탕으로 하여 나를 떠보는 말을 해본 것이라면?

‘...어쩌긴  어째. 그 날이 제삿날인 거지.’

자고로 개가 똥을 끊었다는 말은 내 들어 본 바가 없다. 나에 대한 폭력이 뼛속 깊이 박혀 있어 이미 습관의 영역이 되어 있는 황녀는 끝내 그 손맛을 잊지 못하고 나를 두들길 것이 틀림없었다.

단순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1년 쯤 지속한다면 버릇이 되어 누가 깨우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눈이 떠지는 법이다. 그것은 황녀 또한 마찬가지일 터.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새벽마다 나를 두들겨 패던 습관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지금쯤  보며 손가락이 근질근질한충동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그 의미심장한 눈빛 역시 폭력이라는 파괴적 충동에 깊이 잠식되어 있다는 증거일지도 몰랐다.

또다시 샌드백 신세가  것마냥  맞기 싫다면 내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오직 하나 뿐이다. 지금 당장 맨발로라도 제도를 뛰쳐나간 뒤 에스텔 공작령 깊은 곳에 꼭꼭 틀어박힌 후 향후 10년 동안은 제도 쪽으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는 것. 나에게 있어 저항이란 선택지는 자살이라는 말과 동의이음어였다. 애초에 검 한 자루로 산을  동강 내버리는 여자에게 개기기는 뭘 개긴단 말인가.

“하아.”

하지만 정말 슬프게도 나는 지금 당장 제도를 탈주하고픈 충동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황녀가 나를 건국절 기념 연회에 정식으로 초대를 하였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황녀의 말을 무시한다는 선택지는 택할 수 없었다. 그 악마 같은 여자에게 꼬투리를 잡힌다면 어떤 불행한 결말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하기도 싫었다.

“카인 님. 손을  쭉 펴주세요. 예복이 구겨지잖아요.”

그 때였다. 내가 연회에 입고 나갈 예복의 착용을 도와주던 아리아가 내게 한 소리를 하였다. 워낙 우울한 생각을 하고 있다 보니 아리아가 내 뒤에서 예복과 사투를 벌이고 있던 것조차 깜빡하고 말았다.

“아, 미안. 아리아.”

내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로 그녀를 향해 사과를 하자 아리아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붕붕 돌린다.

“제게 그런  하실 필요는 없어요.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걸요!”

참고로 나에게 그리 말을 하는 아리아 역시 연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평소에 입고 다니던 시녀복이 아니라 단정한 드레스를 입고 있는 상태였다.

내가 아리아와 함께 연회에 참석하려는 이유는 실로 간단하였다. 에스텔 공작가에서는 결코 맛보지 못할 고급 요리가 연회에서는 산더미처럼 나올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요리를 아리아에게 먹게 해준다면 그녀에게서 조금이라도 점수를 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속내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그런데 저, 카인님.”

“응?”

“정말  같은 게 이런 고급진 옷을 입어도 괜찮은 것일까요?”

아리아는 자신이 입은 물빛 드레스를 살짝 들춰보며 그리 중얼거렸다. 사실, 아리아가 입은 드레스는 평민들이 입기에는 살짝 고급스러운 드레스이긴 하지만 동시에 귀족들의 눈으로 보자면 충분히 검소해 보일 듯한, 그런 드레스였다. 애초에 비싼 것을 사주고 싶어도 에스텔 공작가에는 그만한 예산이 존재하지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싸구려 드레스를 입혀 놓았음에도 아리아의 자태는 숨이막힐 듯 아름다웠다. 그녀의 윤기가 흐르는 백발과 물빛 드레스는 마치 재단사가 처음부터 그리 의도하고만든  마냥  어울렸으며 그 흔한 장신구 하나를 몸에 걸치지 않았음에도 아리아의 전신에서는 다른 사람들을 압도하는 기품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낯선 곳을 방문한 외딴 곳의 공주님같이 보이기도 하였다.

“...아.”

평소에 시녀 복을 입고 있었을 때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이리 잘 차려입은 모습을 보아하니 아리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그러고 보니 아리아의 성장 버전이라고  수 있는 마녀 또한 기가 막힌 미인이었다. 역시, 10년 전에도 이리 귀여웠으니 10년 뒤에 그런 기가 막힌 미인으로 성장을 하게 된 것이리라-

“...? 카인님? 왜 그러세요? 역시  같은 거랑 이런 옷은 어울리지 않는 것인가요?”

아리아가 울상이 되어 내게 말을 하자 나는 허겁지겁 아리아를 달랜다.

“아니, 전혀. 엄청 잘 어울려. 진짜로.”

내가 진심을 한가득 담아 아리아에게 말을 하자 아리아의 얼굴이 금세 환하게 변한다.

“...정말요? 진짜 어울리는 거 맞아요?”

“응.”

내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긍정을 표하자 다시 헤헤 하며 웃음을 짓는 아리아. 그 모습이 너무도 귀여워보였기에 나는 저도 모르게 헛기침을 하고 말았다. 원래의 마녀는 이런 성격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역시 기억을 잃어버려서 성격이 이리 변한 것일까.

그때였다.

끼익-

문이 열린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오랜만에 공작으로서의 정복을 갖추신 나의 아버지, 프란츠  에스텔이었다.

“...딱 맞춰 들어온 것 같군. 모두 연회장에  준비는 끝마치었느냐?”

아버지는 무표정한 얼굴로 나와 아리아를  차례 훑어보시더니 그리 말씀을 하셨다. 허나 나는 아버지의 눈길이 아주 잠깐이지만 아리아를 보며 살짝 흔들리고 말았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말았다. 역시, 아버지 정도의 위인이라도 아리아를 보며 쉬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었나 보다.

“나는 폐하와 함께 연회장에 들어가게 될 예정이다. 그러니 아리아, 연회장에서 카인을 잘 부탁하마. 그리고 카인.”

“예, 아버지.”

“오늘은 사고치지 말거라. 제발.”

“.....”



****



건국절 기념 연회란 천 년 전, 용들의 축복을 받아 제국이 건국된 것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개최되는 연회였다. 연회는 꼬박 사흘에 걸쳐 이루어진다. 첫째 날은 지난  년간 지속되어온 제국의 영광을 위해, 둘째 날은 현 제국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황제의 무궁한 영광을 위해, 셋째 날은 앞으로도 제국의 영광이 천 년 간 더 지속되기를 기원하기 위해.

본디 귀족들의 연회란 평민들의 상상마냥 꿈과 낭만이 가득 담긴 그런 세상이 아니었다. 귀족들이 연회를 개최하는 목적이란 사람들이 합법적으로 모일 명분을 만들기 위함이었으며 사람들이  곳에 모이게 되면 음험하고 탐욕에 가득  이야기가 오고가기 마련이었으니까.

허나 오늘은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황금과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가 귀족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야깃거리란 다름 아닌 질척질척한 사랑의 이야기였다.

사랑! 자고로 자신이 한다면 마음이 씁쓸하기 그지없지만 한 발짝 멀리 떨어져서 지켜보는 입장이 된다면 세상 그 무엇보다 재미난 구경거리가 바로 사랑이라는 녀석이 아니던가.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최근 제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이 자신들의 눈앞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상황은 그들의 흥미와 관심을 동하게 만들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호오, 저 청년이 바로  소문의?”

“흠, 사라 세르나드는 대륙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만한 미인이지 않는가? 헌데 저 에스텔 소공작은 그냥 평범한 얼굴인데?”

“어허,  사람도. 원래 바람둥이들의 매력은 얼굴에만 있지 않는 법.  청년에게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엄청난 매력이 숨어 있는 것이 틀림없네. 주변에 사람들만 없으면 바로 달려가  비법을 전수 받고 싶군!”

“저 옆에 있는 여인이 바로 사라 세르나드를 제치고 에스텔 소공작의 선택을 받았다는 그 여자인가?”

“과연, 소문대로 경국지색이라 칭할 만하군. 에스텔 소공작이 사라 세르나드를 망설임 없이 차버린 이유가 단번에 이해 가는군.”

‘...꼴값들을 떠는군. 아주.’

나는 연회장에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서 무수한 시선이 나와 아리아를 향해 집중이 되는 것을 느끼고야 말았다. 무슨 괴담도 아니고, 모든 사람들의 눈동자가 나에게 고정이 된   일거수일투족을 중계하고 있는 이 상황은 내게 있어 실로 공포스럽기 짝이 없었다.


특히  멀리서 원숙한 귀족 여자들이 나를 흥미로운 눈길로 쳐다보고 있는 광경은 정말이지 소름끼치는 광경이었다. 나를 보며 쥐를 몇 마리 잡아먹은 것 같은 새빨간 입술을 살짝 다시는  모습은 나에게 오싹함만을 안겨다 주고 있었다. 그 이유는  수 없지만 나는 그들의 시선이 토끼를 바라보는 맹수의 시선 같다는 생각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나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리아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기색이었다. 그녀는 연회장에 있던 음식들을 향해 부지런히 손을 놀린  입에 털어놓고서는 다람쥐마냥 입을 오물오물거리고 있었다. 실로 감탄이 나올 정도의 마이페이스였다.

“카인님, 이것  드셔보세요. 너무 맛있어요.”

주변의 시선은 신경조차 쓰이지 않는지 행복한 얼굴로 음식을 맛보는 아리아를 보고 있자니 나 또한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오는 것만 같았다.

“그래, 아리아, 네가 최고다.”

“....?”

아리아는 내 칭찬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그 때였다.

“.....”

"....."

갑자기 연회장 전체에 기묘할 정도의 침묵이 내려앉았다. 상당히 거리를 둔 채 나를 씹어대기 바쁘던 귀족들 또한 혓바닥을 놀리던 것을 멈춘 채 이쪽을 바라보며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눈동자에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잔뜩 서려있는 것이 보인다.

나는 실로 형언할 수 없는 불길함이 느껴지는 것을 애써 무시한 채 고개를 천천히 뒤로 돌렸다. 이윽고 나의 눈동자에, 어느 여인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내 쪽을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비추어졌다.

꿀꺽-

어떤 놈의 목구멍에서 난 소리인지는 몰라도 그 작은 소리가 연회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장소는 침묵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모든 관객들은, 앞으로 일어날 끈적끈적한 치정극에 대해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카인.”

내가 너무도  알고 있는 목소리가 그 여인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허나  목소리는 내가 익히 알고 있던 목소리보다 족히 열  정도는 싸늘한 음성이었다. 북풍설한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싸늘함이었다.

욱신-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과거 그녀에게  맞았던 오른쪽 뺨이 얼얼하게 아파오기 시작한다. 일이 이렇게 돌아가니 나를 연회에 초대한 황녀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 여자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나를 연회에 초대한 것일까. 참석인원명단을 단  번이라도 훑어보았다면 연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뻔히 짐작할  있었을 텐데.

허나 어찌하랴. 이제와서 연회장을 박차고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황제가 직접 주관한 연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는 소문이 돈다면 아버지가 나를 통째로 갈아버릴 지도 모른다. 에스텔 공작가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추문이 될 것이라는 것은 두 말  나위도 없는 사실일 테고.

“...사라.”

결국 이번에도 내게 선택지 따위는 없었다. 나는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며 나의  약혼녀라고 할  있는 사라 세르나드를 똑바로 쳐다본다.

“....?”

그리고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아리아는 영문을 알 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나와 사라를 번갈아가며 쳐다보고 있었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그토록 고대하고 기다리던 질척질척한 삼자대면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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