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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전사-1019화 (1,018/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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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낙은 이스핀을 언급하면서 드워프들을 더욱 기분 좋게 만들어줬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드낙의 주제들은 하나같이 드워프들의 기를 세워주었다.

노획품과 용병 지구인들에 대한 지분을 가장 높게 책정하겠다는 공표가 특히 그러했다. 특출난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 드워프들을 위해 특출난 것을 내어줬다. 적을 만들지 못했다는 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걸 빼앗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래서야,현실에서 으뜸이 될 수 없다.

경쟁이란 건, 누군가가 앉을 으I자. 누군가가 받을 존경. 누군가가 얻을 돈. 그 모든 걸 빼앗아 쟁취하는 것이다.

성공한 이들은 경쟁을 화려한 실크로드로 묘사하지만, 그 길은 해골과 시체. 썩은 내장과파리. 굴러다니는 눈과 짓밟힌 심장이 가득한 피의 길이다. 그 속에서 드워프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

드낙의 배려였다. 반대할 세력은 없었다. 그들 모두 거부할 만한 것들을 내어줬고, 이를 거부하고 드워프들의 것을 가져가기에는 드워프들과 경쟁을 해야 했다.

가진 전공으로 다른 것을 교환하는 일은 그과정만으로도 영향력을 소모하기 마련이다. 결국 받는 건 더 적은 것뿐이다. 드워프들도 빼앗기겠지만, 그걸 나눠 받은 이들도 기존에 가진 것보다는 작은 것이다. 드워프들의 것을 반으로 받는다는 건, 다른 세력이 받는 것보다 확연하게 떨어진 수치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탓에 드워프들은 이런 것들을 모두 받을 수 있었다. 똑똑한 이들이 세력 지도자였기에 욕심을 부리려고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드낙이 주는 게 너무 거대했다.

토지(土地)는 시대를 막론하고 가장 거대한 자산이다. 이에 대한 전권을 받는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고, 드낙으로부터 인정받았다는건 그 누구도 이를 가져갈 수 없음을 뜻한다.

권리의 침해는 곧 드낙이 개입하게 하는 빌미로 쓰일 것이다. 드낙이 내어주는 토지에 대한 권리는 곧, 드낙이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을 쥐여주는 강력한 보호 조치인 것이다. 그만큼대단한 것이 없었기에 모두 군말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

받을 건 모두 받았기에 드워프들의 목소리가 조용해졌다. 긍지의 산맥이 몸을 돌리려고 했지만 드낙이 손을 살짝 들어 올려 이를 제지했다. 모두 흥미로운 눈을 했지만, 몇몇은 불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드워프들이 또 뭔가를 받을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 아니었다.

‘여기서 더 받는다고? 에이! 그건 아니지.’

그렇기에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상도덕을 넘어서는 일이다. 드워프들은 특별하게 툭툭튀어나와서 관심을 두지도 못했다. 무던한 종족이 많은 걸 받는다면, 다른 이들의 동기부여를 훼손하는 일이 될 수 있었다.

“이스핀 백작은 앞으로 나와라!!”

드낙의 말에 드워프들이 쌍수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이스핀의 이름을 외쳤다. 반면 다른 이들은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그에 대해서 모르는 이들은 없었다. 그들은 이스핀 백작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이스핀백작이니까.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이스핀 백작이 상체를 숙였다. 그의 얼굴은 끔찍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난 지금까지 내 인생이 종착지에 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제부터 시작이구나!’

그는 그날의 일을 기억했다. 최대한 존버하는 게 이스핀의 최근 동태였다. 그렇기에 드낙은 악마처럼 속삭였다.

“다 너 좋으라고 한 거야 드워프들, 귀찮잖아? 솔직히 말하면 아주 귀찮지. 근데 가만히 놔두면 더 난리를 칠걸? 너도 제법 재미를 봤으니 공장 하나 정도 운영하는 거, 나쁜 일이 아니잖아?”

“예, 그렇습니다.”

“근데, 생각해 보니까. 이번 논공행상에 드워프들한테 널 퉁치면 내가 참 이득이라서 도와줄 수 있겠지? 그냥 참석해서 명예 드워프라고 좀 높여서 드워프들에게 환호성도 받고. 가족들도 좋아하겠지.”

사람들에게 칭송받는 아버지이자 남편. 항상 게으름을 피워서 자식들이 아부부 거리며 일 안 하는 아빠에게 설거지를 하라고 할 정도였다. 애들에게는 보이는 게 전부여서 생긴 촌극이다.

드낙의 간사한 혓바닥에 놀아난 이스핀은 비로소 오늘 후회하게 되었다.

“명예 드워프! 이스핀!”

“술! 술! 술! 술이 들어간다!”

제대로 찍혔다. 도망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오히려 드낙은 그를 드워프들에게 술을 제공하는 존재로 크게 키울 것이 틀림없다.

세파리아스 불파겐 같은 쟁쟁한 이들이 거론되는 논공행상에 이름을 올렸다는 게 얼마나 흉악한 일인지 이스핀은 잘 알고 있었다.

‘가랑이가 찢어지겠군!’

그 찢어진 가랑이를 드워프들이 움켜잡고 끌고 갈 터다. 몰락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이스핀은 드워프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긍지의 산맥 옆에 섰다. 키 차이가 제법 났다.

“모든 이들의 염원을 담아! 이스핀을 명예드워프로 지금 임명하는 바이다! 바로 나, 드낙의 이름으로!”

“드낙! 드낙! 드낙!”

“벌꿀! 벌꿀! 벌꿀!”

“술! 술! 술!”

이스핀은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에 드낙이 그 어깨를 토닥이며 가볍게 포옹하며 속삭였다.

“포기해. 그럼 편해져.”

“예…….”

그가 힘없이 대답했다. 결과론적으로 생각하면 결코 나쁜 일은 아니다. 그저 게으름을 많이 못 피우게 될 뿐이었다.

“오등공신(五等功臣)은 여러 명입니다. 호명된 이들은 나오십시오!”

네 명의 공왕들이 앞으로 나섰다.

드낙은 이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먼저 그들을 치하했다.

“보급의 첨병으로 활약했으며, 식량 이동에서 큰 인력을 소모하는 면모를 보였다.”

이들은 가축을 잘 길러두었고, 강철마도 많이 양산했다. 길이 좀 척박해도 너끈히 갈 수 있었다. 특히 인간들이 활약한 곳은 ‘계륵’ 같은 곳에서 보급 현실을 한 단계 상승시켰다.

많은 자원을 투입하기엔 얻는 보급이 약하고, 그렇다고 안 하기에는 그 물량을 무시할 수 없는, 적당한 곳에서 인간 보급대가 활약하기 좋았다.

뿔 쥐들은 종족성이 높아지면서 개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다. 그런 이들이 말을 타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보급하는 데 신경을 쓰는 건 비효율적인 일이다. 그 시간에 아티팩트하나 더 만드는 게 더 이득이다.

개체의 수준에 따라서 할 수 있는 일이 달라지기에 생긴 일이었다. 이는 드낙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개체의 수준 자체가 계급을 만든다.’

마력을 지닌다면, 적어도 땀 뻘뻘 흘리며 밭을 갈지는 않는다. 엘프가 그러했다. 종족의 수 준이 높아지면 그들은 노동자 계급이 될 수가 없다. 이를 생각했을 때, 인간은 적은 곳에서 크게 활약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타파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용병 지구인 소속의 기술자와 과학자들의 지식과 마도 지식을 접목하더라도 까마득했다. 그전까지는 노동자 계급으로 살아갈 이들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아이러니하다.’

식량의 자유로 끝낼 것처럼 보였지 만 노동자들이 반드시 존재해야 사회가 존재할 수 있다. 그 모순을 뛰어넘으려면 보통 노력이 필요한게 아니다.

권속 악마를 노동자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들은 나에게 절대 충성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그들 또한 생명체로 대우해 줘야 한다.’

강철 인형은 단말기로 움직이는 골렘이지만, 강철 인형 지휘관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그들은 취미까지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지성을 지닌 자들이 다. 복잡한 전술 행동을 이행할 수 있기에 지성을 지니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에 그들을 노예처럼 부릴 수는 없는 노릇이 드낙의 세계가 지닌 취약점이다. 모순된 것들이 많았다. 이를 모두 통제하고, 매듭을 잘 푸는 일은 힘들었다. 그저 밀고 나갈 뿐이다.

‘삐끗해도 달려야지.’

그게 드낙의 방식이었다. 깨지면서 달리는건 지금까지도 많이 해왔다. 오히려 지금과 같은 위치에서는 그런 것조차도 재미로 다가왔다.

“방어전 전투에서도…….”

상투적인 찬양이 줄을 이었다. 수많은 노획품에 대한 목록도 몇 가지 읊어줬다. 수급도 서로 비교해 줬다. 네 갈래로 갈라져서 이득을 본것이 자치 왕국이었다. 지배특징 상 네 명이 같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세리안은 이 껍질을 깨부수고 밖으로 팽창하기 위해서 차원독립을 생각하고 있었다.

‘세파리아스가 있으니까.’

아빠 찬스를 써서 정복한 곳으로 가면 그만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게 틀림없었다. 신제국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점령한 곳의 치안확보 및 지역 안정화를 위해서는 인력이 필요하고, 신제국이 담당하게 된다면 다음 차원 전쟁은 아주 많은 시간이 걸 릴 것이다. 최대한 빠른 전쟁을 위해서는 분업을해야 했다.

쳐들어가는 놈 따로, 안정화시키는 놈 따로!

‘기가 막힌 노릇이지.’

그런 판단을 순식간에 해내는 것이 불파겐이었다. 전쟁에 미친 놈들이다. 특히 세파리아스와 세 리안의 음흉함을 잘 알 수 있었다.

‘세팔이는 신제국. 세리안은 자치 왕국.’

두 곳의 힘을 모두 사용할 수 있었다.

“앞으로 자치 왕국은 국명을 개칭한다. 상위국(Superior Country)이며, 공왕은 국왕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

먼저 새로운 국명을 붙였다.

“공왕은 국왕으로 불리게 된다.”

네 명 모두에게 왕관이 내려졌다. 모두 새로운 것들이고, 하나같이 재질과 형태가 달랐다. 세리안은 루비. 길게이는 백금. 아크온은 블루사파이어. 도렌은 보라색 자수정이 박혀 있었다.

그들의 아이덴티 티는 확실했다. 빨강도 파랑도 아닌 도렌은 보라색으로 여겨졌다. 자수정의 밝은 보라색은 그의 성정만큼 밝은색이었다.

왕관을 직접 씌워주며 드낙은 그들 하나하나에 이권을 내어줬다.

먼저 세리안은 반마로 거듭났다.

“내 피를 마셔라. 이것이 내 몸이요, 새로운힘을 줄 그릇이요 은총이다.”

세리안은 황금잔을 받아 들어 남김 없이 마셨다. 이에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눈이 크게 떠지며,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받아들였다.

초월자, 완전한 악마에 도달한 드낙은 다른 악마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농민의 땀 흘려서 만든 쌀알을 아는 악마가 바로 나다.’

열심히 필멸자 농사를 지어서 한 땀 한 땀 그땀을 받아들여서 힘을 키울 수 있었다. 그 덕은 상상을 초월했다. 침공해서 얻는 업과 단기간으로 비교하면 차이가 컸지만, 총량을 생각하면 큰이득이었다.

또한, 드낙이 받아 챙기는 업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다.

‘왜 악마들이 신들이 관리하는 차원을 침공하는지 알수 있다.’

내가 세계를 운영하는 건 귀찮지만, 남이 세계를 운영하는 건 못 참는다. 그런 심보였다. 더러워도 그렇게 더러울 수가 없었다.

그 덕에 드낙은 단번에 세리안을 반마로 만들었다. 격을 뛰어넘은 존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무한 동력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확 그냥 반마 군단을 만들어버려?’

중립신이 가꾼 이 세계에서 나오는 업을 생각하면 실로 어마어마했다. 이를 능히 실천할수 있지만, 꾹 참았다.

‘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만 있는 게 아니니까.’

권능을 만드는 데에도 업을 소비한다.

동부 국왕이 된 길게이에게는 신성력을 더욱 베풀어주기로 했다. 단순히 그 지분만으로도 길게이는 자신의 정권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 상위인간을 더 많이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래티넘 왕가의 삼남으로 힘들게 살았던 길게이에게 중요한 건 권력이었다. 신성력은 그 해결법이 될 것이다.

‘길게이는 계륵이지.’

가장 어중간한 놈이다. 그렇기에 국왕이 될 수 있었다. 무난하다는 건 그만큼 큰 메리트가 있었다. 드낙의 눈치를 계속 보며 살아가며, 딴짓할 수가 없었다. 남들이 하라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하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

안심하라는 의미에서 길게이에게 신성력을 배분해 줬다. 악마의 육신에 깃든 힘을 변환시켜서 신성력으로 바꾸면 쉽게 마련할 수 있다. 그게 초월자의 강력한 힘이다.

“아크온 국왕에게는 투자 정치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내리겠다.”

“감사합니다!”

나라는 같은데 정치체제는 다르다. 그걸 허락해 줬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몸뚱어리는 하나인데 머리는 둘인 셈이다.

‘여지를 둔다.’

드낙의 눈이 빛났다. 권력자들이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국가를 만든다는 건 메리트가 있었다.

‘모든 건 시민들이 결정할 것이다.’

싫으면 떠나면 그만이다. 권력자들은 그것 까지는 막지 못한다. 쉐도우 위스퍼의 정보가 드낙의 귀에 들어오는 순간 그들의 권력 생명은 끝날 테니까.

언제나 드낙이 옳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항상 움직이고 변형되는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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