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철의 전사-954화 (953/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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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월드

레서 블루 드래곤(Lesser Blue Dragon) 전신갑주(全身甲冑).

기존의 블루 드래곤 전신갑주와는 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엘프와 인간의 1초당 마력 출력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덕에 많은 걸 재수정해야 했다. 하지만 최대한 블루 드래곤 전신갑주를 유지하려고 애를 썼다. 동시에 이번 차원 전쟁의 상대를 위한 맞춤형 마법을 집어넣어서 보급할 생각을 가졌다.

먼저, 블루 드래곤 전신갑주라는 이름에 걸맞게 <특수 마법>이 공통적으로 들어섰다. 이는 매우 혁신적이며 엘프가 자신들의 고정된 그릇을 깨부수고 계단을 올라갈 수 있게 되면서 만들어졌다.

당연히 이전의 블루 드래곤 전신갑주와는 달랐다.

드래곤의 형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형상화한 전신갑주에 진짜 블루 드래곤 전신갑주라 말할 수 있는 특수 마법을 집어넣었다.

그 덕에 이 전신갑주에는 독특한 외형적 특징이 있었는데 바로 등, 척추가 있는 곳에 드래곤의 두툼한 꼬리가 목 끝부터 시작되어서 척추 끝에서는 갑옷에서 떨어져나와서 무릎까지 온다는 점이다.

이 두툼하고 툭 튀어나온 꼬리의 형상에 부여된 것이 <특수 마법, 블루 드래곤>이었다.

그 주된 뿌리는 사용자의 정신 상태를 교감하여 다섯까지 종류의 움직임을 내보이는 것에 있었다. 각각 드래곤의 날개, 포효, 숨결, 돌진, 소환이 있었다. 매번 형태를 달리하는 마법진의 각인 때문에 적은 그릇에 다섯 가지를 담아낼 수 있었다.

그 외에는 대인, 다수, 방어, 강화, 회복 마법의 전신갑주 오대마법을 집어넣은 최강의 전신갑주가 레서 블루 드래곤 전신갑주였으며, 디아볼로스와 타락 엘프들이 착용하고 있는 블루 드래곤 전신갑주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래서 블루 드래곤 전신갑주의 가장 큰 이슈는 대인 마법과 방어 마법이었다.

<강철 파괴의 충격쐐기>라 불리는 마법 때문이다. 강철을 으스러뜨릴 정도로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파괴 마법이었다. 당연히 드루먼쇼에 희생된 이계인들의 장비를 보고 그들의 카운터를 치기 위해서 만든 것이었다.

피격 범위는 좁다고 할 수 있었지만, 확실하게 상대의 장비를 망가뜨리고, 몸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었다.

방어 마법의 경우에는 <삼백겹의 실크>라는 마법이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는 드낙의 입김이 컸다. 그의 중학교 국사 선생이 잡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조총을 막으려 했던 조선 병사들의 갑옷에 대해서도 제법 말을 했다.

그건 남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수업 <<< 조총과 갑옷 이야기.

당연한 우선순위였다. 그 덕에 드낙은 겹겹이 친 실크 같은 천이 총을 더 우월하게 막을 수 있다고 했고, 엘프들이 이를 마법을 통해서 실현시켰다. 그 덕에 삼백겹의 실크는 천처럼 불길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마법 같은 일이었다.

인간용과 엘프용의 다른 점이 있다면 엘프들은 자신의 개인 장비에 깃든 마법을 자주 바꾸고 개량한다는 점이었다.

레서 블루 드래곤이 인간을 위해서 맞춤형으로 나온 순정이라면, 블루 드래곤은 엘프를 위해서 만들어진 다음에 각자 튜닝을 거쳤다는 점이다.

다행스러운 일이라면, 레서 블루 드래곤은 초월의 힘을 지닌 상위인간(上位人間)들이 쓰기 좋다는 것이었다. 동시에 마력을 품고 태어나지 않은 인간들도 쓰기 좋았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전신갑주를 만드는 일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디아볼로스와 타락 엘프들은 그것이 가능했다.

엘프들이 우월한 이유였다.

그 덕에 자연스럽게 신제국과 자치왕국은 서로 협약을 위해서 모일 수밖에 없었다.

오크나 드워프나 지하 연합이나 굳이 블루 드래곤 전신갑주를 원하지 않아서였다. 특히 드워프의 기술과 엘프들의 마법 지식을 빠르게 흡수한 뿔쥐들은 더더욱 원하지 않았다.

그들은 엘프에게 질투심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은 핏덩이 속에서 태어난 작은 쥐였고, 엘프들은 엘 마르토 카사다민의 죽음 속에서 이루어진 웅장한 백지 속에 그려진 큰 그림 중 하나였다. 안배되어 계획 속에서 아름답게 꽃피운 종족이 이 차원의 엘프였다.

반면 핏빛쥐들은, 피숨결 검은 뿔쥐들은 드낙의 여흥 속에서 태어났다.

이는 수백 년이 지나도 결코 뿔쥐와 엘프가 서로 친하게 지낼 수 없음을 의미했다. 그저 다종족 연합의 일원으로 서로 주시하며 비교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 동원령 선포와 엘프들의 움직임 속에서 뿔쥐에 소속된 엘프의 숫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 대신 크놀과 고블린에게 다수가 속해서 지하 연합에서 활동했다.

수치로만 본다면 지하 연합에도 다른 세력과 똑같은 엘프가 투입된 것이다. 드낙의 이목을 속이기 위한 간악한 혓바닥 놀림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세상의 완성이다.

“험험.”

자치왕국의 관리가 헛기침하며 신제국의 관리들을 바라보았다. 하나같이 만만한 놈들이 없어 보였다. 세파리아스 불파겐의 카리스마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고, 인간 같지 않았다.

거지꼴로 군대에 들어가도 그 군대의 지휘봉을 잡을 수 있는 것이 세파리아스 불파겐이었다.

이성적,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런 그가 자신의 품에 안은 이들이 내뿜는 기세는 평범할 수가 없었다.

<국제 연합 도시>의 거대한 회의장에 모인 두 곳을 중재하기 위해서 게제라스 총리가 모습을 드러내어 상석에 앉았다. 그가 아니었다면 이런 만남 또한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자치왕국은 화약 협정에서 손해를 봤고, 이곳에서 재미를 보려고 하고 있어서였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곳에 제4세력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스톨포 샤를로트 왕자였다. 이미 모든 걸 공지했기에 동요하는 이들은 없었다. 여기에는 게제라스 총리의 한 가지 수법이 들어가 있었다.

‘신제국과 자치왕국이 레서 블루 드래곤 전신갑주를 두고 싸운다면, 끝이 없다.’

완충제로 바람 귀공자 풀세트를 끼워 넣은 것은 실로 좋은 판단이었다. 그 덕에 분위기가 그렇게까지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그럼 바로 본의제에 들어가겠습니다. 모두 바쁘실 겁니다. 차원전쟁은 코앞으로 다가왔고, 곧 일어납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단기간에 일어날 겁니다.”

게제라스가 문서를 펼쳤다.

“현재까지 엘프 세력이 만든 레서 블루 드래곤(Lesser Blue Dragon) 전신갑주(全身甲冑)의 개수는 10만 벌입니다. 바람귀공자 풀세트는 3만 개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아스톨포라는 반마와 높은 행정력을 통한 인간의 피 수급이 만들어낸 하모니로 하루에 5천 개나 되는 바람귀공자 풀세트가 쏟아지고 있었다. 이는 엘프들보다도 더 많은 숫자였다.

그도 그럴 것이 특수 마법에 전신갑주 오대종류의 마법을 집어넣어야 하는 게 레서 블루 드래곤 전신갑주였다. 그에 반해서 바람 귀공자 풀세트는 전신갑주에 깃든 능력은 3가지뿐이다.

거기에 10만 벌만 해도 엄청난 숫자였다. 현재 모든 여력을 쥐어짜고 있는 것이 드낙의 동원령 선포였다. 그렇기에 가능한 숫자였지, 생산량을 따지면 언젠가는 바람 귀공자 풀세트가 엘프들의 전신갑주 생산량을 뛰어넘을 수밖에 없었다.

엘프들은 제각각 다종족 연합의 세력 곳곳에 나누어서 분배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디아볼로스와 타락 엘프가 전신갑주만 만들고 있지 않았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바람 귀공자 풀세트는 나름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

카드놀이 외에는 전면 문화활동이 중단되기도 했으며, 그런 곳에 돈을 쓰면 안 된다는 분위기도 컸다. 모두 합심하여서 혹은 선동되어서 차원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쉐도우 위스퍼의 조사와 신제국 그리고 자치왕국의 자체적인 정보 제공을 통한 자료에 의하면 신제국은 기사가 1만명이고, 병사가 50만명입니다. 반면 자치왕국은 기사가 10만 명에 병사가 20만 명입니다.”

게제라스가 그들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이게 맞습니까?”

““예.””

모두 알차게 대답했다.

이처럼 군사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농업 골렘과 목축 골렘 때문이었다. 어마어마한 식량이 생산되며, 가격이 낮다고 엎어지는 것 없이 고스란히 인간의 손에 들어오고 있었다.

창고에 두고두고 쌓아가며 소비되기를 기다릴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도 창고에는 양식이 쌓여만 갔다. 자연스럽게 군비가 증가될 수밖에 없었으며, 동원령 선포 때문에 기존의 5배 이상 병력수를 높인 두 국가였다.

본래라면 경찰과 병사가 나뉘면서 평시의 병사 숫자가 10만도 되지 않았던 신제국은 병사를 50만으로 끌어올렸다.

일시적이지만 실로 대단한 한 수였다. 반면 자치왕국은 기사 전력이 원체 높아서 병사를 2배밖에 끌어올리지 못했다.

잉여 기사들은 신제국으로도 가지 못했는데 그곳은 병사가 50만인데도 기사를 더 늘리지 않고 1만으로 유지해서였다. 대신 신제국은 기사의 종자(Squire)만 5명에 달했다.

황제 기사단의 경우에는 1천 명이었다.

두 국가 모두 단기간에 불과하지만 어마어마한 출혈을 감행하고 있었다. 이제 겨우 2천만 명에 달하는 인구수를 지닌 신제국이 동원한 군대의 숫자는 56만 명이 넘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2.8%에 달하는 인구가 군대에 속했다. 나중에 보급까지 생각한다면 가히 총인구의 5%가 전쟁에 동원될 것이다.

끔찍한 경제적 손해가 그들의 앞에 있었음에도 신제국은 그 과정을 단행했다. 이는 자치왕국이 감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일이었다. 남부인을 잔뜩 받아들여서 겨우 1천만 인구를 만든 것이 자치왕국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비율로 따지면 지금 자치왕국의 군대만 해도 총인구의 3%에 달하는 정신이 나간 지표였다. 드낙이 식량 혁명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붕괴해도 진작에 붕괴했을 것이다.

“발언은 번갈아가면서 하겠습니다. 먼저, 자치왕국부터 하시지요.”

이에 자치왕국의 관리가 일어섰다.

이 회의에는 세파리아스나 공왕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영토를 관리해야 하는데 박차를 가하는 중이었다. 꼼꼼히 시설을 방문하고, 사람들을 만나야 했다.

전쟁이 코앞이었다.

최대한 많은 호응을 끌어내고, 부패를 줄이며, 인사들을 재정돈해야 했다. 평시에 좋은 인사가 있다면, 전시에 좋은 인사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인재들을 재조정하고, 개편하는 일은 필요한 일이었다.

늦으면 늦을수록 적응이 걸렸기에 지금 해야만 했다. 그렇기에 두 곳 모두 지배자들이 이 중요한 곳에 오지 못했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전쟁 보급은 부패한 이들이 조금만 섞여들어 가도 비효율의 극치를 달린다. 이를 예방해야 했다.

“먼저 신제국에게 바람 귀공자 풀 세트가 더욱 효율적임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생산량을 봤을 때, 능히 신제국의 병사들을 전원 무장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반면, 레서 블루 드래곤 전신갑주의 경우에는 마력을 지닌 상위인간이 썼을 때야말로 그 진면목을 드러냅니다.”

“굳이 신제국이 가져가서 쓸 필요가 없다는 소리입니다. 이에 자치왕국에서는 <삼백겹의 실크>를 연금물약을 통해서 지급할 것을 약속드리는 바입니다.”

자치왕국이 타협안을 내놓았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양보하고, 핵심만 착실하게 가져가자는 소리였다. 아무래도 레서 블루 드래곤 전신갑주가 아무래도 더 좋았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지 마시오. 누가 봐도 엘프의 것이 성능이 좋은 것인데, 그걸 왜 양보를 해야 하오? 균등하게 배분하는 것이 좋소.”

반면 신제국은 실로 능구렁이처럼 굴었다. 모조리 균등하게 배분할 생각을 가졌다. 어차피 기사의 숫자가 적고, 병사의 숫자가 많은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건 바람 귀공자 풀세트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양보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래서야 협상이 아니다.

협상은 치고받고 싸워서 최대한의 이득을 자국에 제공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었다. 서로 웃으면서 너 한 번, 나 한 번. 모래성의 모래를 가져가는 것처럼 쉽게 진행될 수 없었다.

‘여기에서는 힘의 논리도 없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짓누르고 시작하는 협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입을 잘 털어줘야 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요. 15만 벌이나 되는 것을 어찌 충전하실 생각이오? 반면 바람 귀공자 풀세트는 피를 통해서 충전할 수 있소.”

“허허허, 어련히 알아서 못하겠습니까. 특수 마법, 블루 드래곤만해도 다섯 종류의 마법으로 만변하여 사용 가능하고, 대인 마법에서 시작해서 회복 마법까지 다섯 종류의 마법이 스며들어있는 레서 블루 드래곤 전신갑주를 어찌 그렇게 쉽게 가져갈 생각을 합니까.”

“기사의 숫자대로 가져가는 게 공정하다고 보오.”

“두 세력이 나눠서 가지는 만큼 공평하게 반반씩 가져가는 게 옳지요. 아니면, 그 분량만큼 다른 것으로 지불을 하시는 것도 제안하는 바입니다.”

“다른 것이라? 돈 주고 양도를 해준다는 소립니까?”

“허허, 돈은 무슨...돈은 신제국에게도 충분히 있고 저희는 지금 당장 일어날지도 모르는 차원전쟁을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한 가지뿐이지요. 바로 전략물자입니다.”

이에 자치왕국의 관리들이 아우성쳤다. 말도 안 되는 조건을 그들이 내걸었기 때문이었다.

“전략 물자를 달라니, 받아들일 수 없소!”

화약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전략 물자를 달라는 소리에 너도나도 고함을 내질렀다. 이에 게제라스 총리 또한 중재에 나섰다. 그들을 진정시켰다.

“미안한 일이지만, 전략 물자를 통해서 거래했을 때 자치왕국이 큰 피해를 입고 많은 이들이 죽는다면 신제국으로서는 힘든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조건은 손에서 놓으시지요.”

전쟁 이후 혹은 자치왕국의 요청으로 드낙이 덩실덩실 춤을 출 수 있었다.

“신제국 또한 그렇게 매정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치왕국이 레서 블루 드래곤 전신갑주 대부분을 가져가고 싶다면 그에 마땅한 것을 줘야 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과격했던 발언 사과드립니다.”

신제국의 관리가 순순히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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