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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월드
뿔쥐 3마리가 들어오고, 모든 성의 중책들의 시선을 받았다.
“잘 와줬다.”
드낙이 그들을 환대하자 뿔쥐들이 감격하며 고개를 조아리기 바빴다. 또한 그를 찬양하였다. 그 찬양하는 소리에 관리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너무나도 노골적인 찬양이라서 감히 그들이 입에 담으며 함께하기에는 좀 부끄러웠다. 다만 박수를 쳐서 이에 호응해줬다.
“헌데, 도시에도 한 명밖에 없던데, 어찌 이곳에는 3명이나 있는 것이냐?”
그러자 뿔쥐들은 거침없이 입을 놀렸다.
“현재 자치왕국은 저희가 주는 정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정보의 취합을 위해서 성에 인력을 많이 투입하고 있습니다.”
드낙이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할 수밖에 없네. 현재 자치왕국은 형편없다.”
“그, 그런...”
“재, 재고를 해주십시오. 저희는 아직!”
관리들이 소리를 냈다. 이렇게 단번에 고꾸라지다니? 분명 큰 화를 입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드낙은 그 말을 번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역정을 냈다.
“너희가 지금 그런 소리가 나오느냐! 깡패 새끼가 시장 테이블 엎고, 닭꼬치를 버리게 하였다! 그건 나의 식량 자유 프로젝트를 더럽히는 일이다!!!”
쾅!
드낙이 주먹을 휘둘렀다. 벽에 균열이 크게 일어났다.
“......”
모두 말을 잊지 못했다. 너무나도 황당한 과대해석이었다.
닭꼬치를 버림 -> 식량을 가볍게 봄 -> 식량에 큰 자원을 투자하기로 한 드낙을 모독.
두 번, 세 번 생각해서 닿는 것이라 와 닿지 않았고, 황당하게 여겨졌다. 반면 뿔쥐 3마리는 너도나도 목소리를 냈다.
“가아아아암히!”
“거어어어어언방지게!!!!”
“명령만 해주십시오! 지하 연합이 자치왕국에 존재하는 간악한 모독자들을 처리하겠습니다!”
그 말에 관리들이 반발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이곳은 자치왕국이요! 이곳의 법은...”
“말이 많다! 그대들이 죄를 짓지 않았다고 여기는 건가!”
“헉.”
드낙의 말에 관리들이 움찔했다. 죄라는 것은 짓기 마련이다. 새하얀 사람도 없는 죄에 몰려서 쥐의 떼에 휘둘리듯이 휩쓸려 검게 변할 수 있었다.
세상은 너무나도 모호한 것이며, 흑과 백으로 쉽게 판단하고자 하는 지능이 부족한 자들과 게으른 자들이 가득한 세상이었다. 그렇기에 언제든지 죄에 몰려 훅 갈 수 있었다.
그렇기에 관리들은 냉큼 고개를 숙였다. 드낙은 충분히 없는 죄를 만들 수 있었다.
“깡패들이 날뛰고 있는데도 얼굴에 다크서클 하나 없구나.”
드낙이 성의 간부들을 둘러보며 짜증 섞인 말을 내뱉었다. 이들은 기득권층이다. 많은 것을 받고 있었고,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책임은 지고 있다는 인식이 들지 않았다.
‘분명 대응은 뛰어났다.’
평시인데도 병사들은 날랬고, 지휘관들의 움직임은 재빨랐다. 하지만 사회는 그러지 못했다.
깡패가 닭꼬치를 뒤엎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내가 지배하고 있다니.’
분노가 치밀었다. 닭꼬치 하나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세상이었다. 술집 들어갔다가 뺨 맞고 치킨 한 조각도 못 먹은 채로 경찰서에 되려 잡혀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손발이 덜덜 떨렸다.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그만큼 깡패는 드낙에게 있어서 만악의 근원이었다.
“......”
무인이든 문인이든 하나같이 눈 밑을 손으로 매만지며 고개를 수그렸다. 드낙이 900명의 범죄자를 잡아왔을 때, 그들이 한 것은 없었다.
“저, 반마반신이시여. 저희는 병사이지 경찰이 아닙니다.”
“어쩌라고?”
“예?”
“어쩌라고 이 새끼야!!”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꿀꺽.
그 대화를 지켜보던 문인은 눈앞이 아찔해지는 걸 느꼈다. 솔직히 말해서 울고 싶을 지경이다.
‘그토록 영광으로 가득했던 반마반신의 본모습이 이거라니? 자신이 만든 체계를 스스로 뒤엎는 것 아닌가?’
이곳에 있는 자들은 군적에 속한 자들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임무를 맡은 바 열심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입 밖으로 내지는 못했다.
그야말로 광군(狂君).
미친 군주나 다름없었다.
“이 성에는 범죄자는 없느냐?”
“방산(防産) 비리에 속한 자들이 있습니다.”
“아, 아닙니다! 저는 아닙니다!”
몇몇 곳에서 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드낙이 뿔쥐를 지켜보자 뿔쥐 3마리가 너도나도 일어서서 단번에 문인과 무인을 끌어냈다.
“연관된 모든 놈을 데려와라.”
“생계를 위해서 그랬습니다!!”
그 말에 드낙이 미친 듯이 웃었다. 주위가 조용해졌다. 변명하는 이조차 입을 다물었다.
“생계는 지랄, 그럼 다른 사람은 뭐가되냐? 뭣들 하느냐! 뿔쥐들과 함께 다니며 싹 다 잡아들여라! 재산을 몰수해라!”
드낙이 그렇게 말하며 뿔쥐의 손에 끌려온 자들을 속박하고, 밖으로 나섰다. 작은 돈 하나 허투루 쥔 놈들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순간의 실수에 불과했다.
“금화 1닢 미만은 다 갚을 때까지 산업 노동형. 금화 1닢 이상은 종신형.”
드낙이 단번에 판결을 내렸다.
“법과 다릅니다아아아악!!!!”
문인들이 고함을 내질렀다.
“법대로 해주십시오!! 반마반신이시여!!!”
드낙은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볐다. 그리고 싱글싱글 웃었다.
‘짜릿하다. 역시 이거지.’
잊었던 그 맛을 오랜만에 느꼈다.
이 맛!
권력 하나 잡았다고, 직업 하나 번듯하게 집었다고, 으스대고 가벼운 범죄를 저지르는 놈들. 그런 놈들에게 참교육을 시켜줬을 때, 도덕심을 고취시킬 때 오는 짜릿함은 실로 대단했다.
‘범죄자 윗놈들을 때려잡으면, 윗놈들은 범죄자 아랫놈들을 때려잡겠지.’
억울해서라도 때려잡을 것이다. 윗물이 맑은데 아랫물이 진흙탕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엘리트와 기득권층은 배알이 뒤틀릴 것이다. 화가 펄펄 끓을 터다.
자신들은 빡빡하게 청렴을 유지하는데 밑에 놈들은 즐기기 바쁘다면, 꿀밤을 먹이고 싶어질 터였다.
‘나 같아도 그렇다.’
그렇기에 드낙은 도시에서는 직접 움직였지만, 성에서는 있는 놈들 대다수 그와 연줄을 댈 수 있는 중산층과 군인들을 엮었다. 물론 그래도 한순간에 잡아들일 수 있는 숫자는 한정되어있었다.
‘나머지는 안 잡는다. 꼬우면 새끼들아. 너희가 진짜 작정하고 범죄자들을 잡아야 할 것이다.’
실로 간악한 짓거리였다.
공평하게 다 잡는 것도 아니라, 걸려든 놈만 잡고 끝이다. 나머지는 자정능력에 맡긴다고 말하면 그만이다. 그야말로 지옥행 복불복 열차다.
그 열차는 자치왕국의 변방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렇게 하면서도 아직도 새로운 이계인에 대한 소식은 드낙에게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뭐, 뿔쥐들이 알아서 찾아내겠지.’
드낙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뿔쥐를 신용하고 있는 만큼 가볍게 생각했다. 그리고 이 소식을 들은 4명의 공왕은 하나같이 소리를 내질렀다.
“뭐라고? 변방?!”
*
<환희(歡喜)와 자유(自由)의 신(神) 엘레우테리오(Eleuterio)>. 천성이 게으르고, 정치 싸움을 싫어해서 방랑하며 만신전(萬神殿)을 위해서 식민지를 만들며 도피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어느 정도 실익을 주고 있었고, 반대로 영향력은 행사하고 있지 않은 엘레우테리오를 죽일 생각을 하는 만신전의 인신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소유하고 있는 우주 낙원(Cosmos Paradise).
그곳에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인조생명체를 제작할 준비를 마쳤다. 3성 엘리트를 뽑기 위한 설비와 자원이 무한히 있는 게 우주 낙원이었다. 물론 4성급은 제작할 수 없었다.
행성에 들어서서 행성 자원을 취득해야 했다.
3년간 우주 낙원은 추가 증축사업을 진행했고, 전보다 크기가 더 커져 있었다. 서울과 비슷한 수준의 거대한 형태를 갖추게 된 상태였고, 당연히 이것은 3성급 인조생명체를 생산하기 위한 설비를 설치하기 위해서였다.
그게 드디어 끝났고, 4성급 인조생명체, 지배자(Overlord)들의 회의인 오버로드 회의가 열렸다. 300기 모두가 참석해있었다.
여기에 5성 천사(Seraph)급은 단 3기만 참석했다. 참석하지 않은 7기는 모두 칠색신룡(七色神龍)들이었으며 그들은 아직도 몸을 추스르고 있었다. 만전을 위해서는 꾸준한 재활치료가 필요했다.
총 303기의 인조 생명체가 한자리에 모였다.
그 중 오버로드급은 하나같이 그 형태가 다르고, 종족이 달랐다. 하지만 한 가지, 모두 한 지역을 군림할 수 있는 포텐셜을 지닌 존재들이었다.
즉, 300명의 왕이 참석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반대로 3기에 불과한 천사급은 그야말로 반신격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었다.
탄생석골램(Birthstone Golem).
11m의 거체(巨體).
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는데, 그 물은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었다. 동시에 그 물은 결코 골램의 밖으로 흐르지 않고 있었다. 골램의 몸을 돌고 돌며 순환하고 있다.
반신급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 물은 스스로 발광하고 있었으며, 신성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 옆에는 천상십이수극대전사(天象十二手極大戰士)가 있었다. 6m에 달하는 몸집에 12개의 팔을 접어서 몸 곳곳에 두르고 있었다. 마치 갑옷처럼 보였으며, 그의 허리춤에는 무기가 9개. 등에는 3개의 장병기가 있었다.
또 그 옆에는 천사(闡士) 에스텔라(Estela)가 있었다. ‘넓혀 밝히는 존재’로 카실레안 교본에 반드시 하나는 데리고 있어야 한다고 정해져 있는 게 천사(闡士)였다.
그 후광만으로도 눈이 부셨다. 순백의 세 쌍의 날개와 아름다운 백금발의 외모와 티 끝 하나 없는 말끔한 피부는 신성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에스텔라는 복제성검(複製聖劍) ‘갈가노의 검’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 길이는 창처럼 3m에 달했으며 검집도 없었다. 날이 있었지만, ‘사람을 가리는 검’이기에 에스텔라의 살갗이 검날에 닿아도 전혀 베이지 않았다.
그녀가 회의를 진행했다.
“오늘 이렇게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신전(萬神殿) 앞에 영광 있으리.”
“영광 있으리!”
그들이 소리를 드높였다. 전원이 인조생명체였기에 광신도적인 면모가 돋보였다.
“본래라면 365일 뒤에 저희는 식민지로 삼을 차원에 도착하도록 예정되어있지만, 엘레우테리오 님께서 최대한 많은 정예병을 양산해 단시간에 식민지 점령을 끝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이 자리에 모였다.
“확장 설비는 대부분 4성 이상급을 생산하기 위함인데, 거기에 3성을 만든다면, 배보다 배꼽이 큰 격 아닌가?”
“어찌 되었든 4성 이상급 설비에서 3성급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 중요하지.”
탄생석 골램(Birthstone Golem)은 일하기 싫어서 투덜거렸고, 반면 천상십이수극대전사(天象十二手極大戰士)는 전쟁용 반신급이었기에 오히려 감싸기 바빴다.
서로 팔뚝을 툭툭 치기 시작했고, 이내 격렬해졌다. 전쟁용으로 개발되지 않은 탄생석 골램이었기에 그 눈이 에스텔라에게로 향했다.
“제발 좀...”
“흐흐.”
그녀의 말에 천상십이수극대전사가 한 번 웃고, 움직임을 멈췄다.
“하루에 1만 명에 달하는 정예병을 생산하겠습니다. 데이터를 통해서 무리 없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잠깐, 그렇게 되면 도착 시각이 지연될 텐데?”
“예. 120일 8시간이 지체됩니다.”
“일일 생산량이 1만이면 도착하면 정예병이 몇 명이라는 거야?”
“4백 85만 기입니다.”
그 말에 오버로드들이 혀를 내둘렀다. 그중에는 거대한 덩치를 지닌 진녹색 늑대도 존재했다.
“어처구니가 없군. 전쟁으로 그냥 싹 쓸어버릴 생각인가?”
“그래서야 식민지라고 할 수 없습니다. 경제 싸움에서 가장 우위를 점할 방법은 인구입니다.”
인구가 깡패면 뭐든지 된다. 아무리 척박한 곳이라도 인구가 많으면 최소한의 경제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1년도 안 돼서 경제 침탈이 본궤도에 오르겠군.”
지배자(Overlord) 청기사왕(Blue Knight king)이 감탄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1기의 지배자당 1만 6천 기의 정예병을 주무를 수 있었다. 경제 침탈 이후 징집병을 동원할 시에는 3만으로 군대를 단기간 늘릴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증강되어 동원 가능한 군사는 1천만이 넘는다.
‘물론 전쟁은 일어나지도 않겠지.’
485만에 달하는 정예급 존재가 사회에 스며든다면, 그 세계는 그들이 지배할 수 있었다.
“엘레우테리오님은 정말로 자신이 나설 생각이 없으시군.”
적기사왕(Red Knight king)이 말하자 청기사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식민지 행성을 빨리 만신전에 봉납하고, 또 떠나실 생각이겠지.”
과거에도 몇 번이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회의를 여는 이유는 카실레안 교본과 맞지 않아서였다. 잉여 자원을 모조리 투자하는 짓이기 때문이다. 즉, 식민지 행성에서 예상치 못한 큰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도망칠 수가 없었다.
우주 낙원의 재원을 모조리 써버리는 짓이기 때문이다. 485만에 달하는 3성 정예병을 생산하는 일은 그만큼 많은 자원을 소모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상대 차원에 있는 건 반신급 하나 뿐이었다. 그마저도 ‘인간’ 반신급이다. 상위인간이 아니라 마력 한 줌 가지고 태어나지 못한 인간이 반신급이 된 것이다. 신성력의 ‘입자변형’도 닿지 못한 반신급이었다.
‘식은 죽 먹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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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인싸분들은 집에서도 까리하게 입고 답답해하신다고 하더라구요. 너무 무섭습니다...하루 빨리 천지신교가 자중하여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