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철의 전사-902화 (901/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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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월드

‘장단점이 있다.’

드낙은 끝까지 갈등했다. 하지만 오션 오크라도 바닷속에서 돌아다니는 미친놈들을 잡을 수단은 없었고, 제약이 많았다.

‘동부 항구 쪽으로 갔다면 모르겠지만, 서쪽 끝에 항해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이들은 보름 내에 성체가 되는 미치광이 나가들을 상대하는 데 도움을 주겠지만, 박멸하는 건 어려웠다.

‘공중 요새의 뿔쥐도 마찬가지.’

바다의 깊은 심연으로 들어갈지도 모르는 나가들이었다. 이들을 처리하는 건 지상종족으로서는 힘든 일이었다. 마법과 주술을 사용해도 마신의 힘을 이어받은 나가였기에 반발할 수 있었다.

‘레우치터의 저주를 쓸 수도 없는 노릇이지.’

고대 존재인 레우치터의 몰락은 <초월의 힘>에 취약하다는 점이었다. 마력이나 그런 힘이 없는 놈들에게 강했기에 큰 명성을 얻었지만, 그 이후에 몰락한 이유였다.

‘양학용인 셈이지.’

그렇기에 드낙은 놈을 이동용으로 쓰고, 세파리아스한테 준 상태였다. 똑같은 초월의 힘도 체계와 성질에 따라서 매우 비효율적일 수 있었다.

‘나가와 같지.’

드낙은 자신이 태워버린 나가 반신을 떠올렸다. 생존력과 번식이 몰빵된 능력을 지닌 ‘기괴한 존재’였다.

‘마치 공장에서 생산된 것 같은...’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드낙과는 완벽하게 다른 존재였다. 그 속에서 드낙은 거북함을 느꼈다. 뭔가 거대한 심연의 일부에 닿은 기분이었다. 그 이상으로 생각에 빠지기 전에 드낙은 현실에 눈을 돌렸다.

뿔쥐가 드낙을 지켜보고 있었다. 붉은 눈동자는 오직 드낙만을 담고 있었다.

“공중 요새를 착륙시켜서 바다로 흩어진 나가의 알들을 최대한 많이 파괴해라.”

“명을 받듭니다!”

뿔쥐들이 냉큼 날아올랐다. 그 사이에 드낙은 뭍으로 이동해서 신발을 벗고, 옷을 들어 올려 무릎까지 올렸다. 그리고 파도치는 바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차가운 바닷물이 드낙의 발을 지나갔다.

‘아름답다.’

지평선이 보이는 바다는 언제나 봐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이제 그곳은 마신의 것이 될지도 몰랐다.

‘마신 혹은 마신 세력은 내가 신이나 악마가 되는 걸 막으려 하고 있다.’

그들 또한 이곳에 차원침공을 해올 것으로 여겨졌다. 혹은 다른 악마나 다른 차원의 세력에게 의뢰를 넣었을지도 몰랐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악마 준동과 발라쿠가 존재하고 암약했던 시기가 있을 수 있어 보인다.’

드러나지 않았지만 두 세력이 비슷하게 같은 시대에 존재했다는 것부터 뒤가 켕겼다. 음모라고 생각할만한 건 진짜 음모인 경우가 종종 있는 편이었다.

‘그렇다고 업을 보존할 수도 없다.’

나가를 가만히 둔다면 바닷물 나아가 대기에서 쏟아지는 비조차도 마신의 힘이 담겨있을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태어난 나가들은 도망부터 치겠지.’

행동 자체가 바다 깊은 곳을 좋아할지도 몰랐다. 그곳에서 살며 신비수력을 계속 배출하다 보면 언젠가는, 진짜 언젠가는 바닷물이 신비수력으로 100% 대체되는 날이 오기는 올 것이다.

그야말로 대계(大計).

엄청난 장기 투자 종목.

자식에게 물려주는 우량주였다.

그 속에서 드낙은 오직 단 하나의 선택밖에 할 수 없었다.

‘막아야 한다. 새로운 권속 악마를 통해서.’

하지만 드낙은 절망하지는 않았다. 뿔쥐부터 시작해서 디아볼로스가 된 엘프, 검은 잔을 통해서 드낙에게 자신의 업을 전하는 타락 엘프. 악마 각성제를 통해서 서서히 자신의 권속이 되어가고 있는 드워프.

불모지에 있는 삼위권속악마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권속 악마들까지.

그로부터 생산되는 업은 햇수가 지날수록 가속화될 것이다. 그게 드낙이 믿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상대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수많은 전쟁이 드낙의 앞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으로 걸어갈 수밖에 없는 게 드낙이었다. 드낙의 발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자신의 피였다.

‘나가의 라이벌. 나가를 잡아먹는 존재.’

번식의 나가를 잡기 위해서는 전투력이 높아야 했다. 토끼를 사냥하는 늑대다.

‘도구, 물의 삼지창을 휘두르는 게 나가다.’

도구를 사용하는 상대, 특히 장병기를 다루는 나가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덩치가 크거나 똑같이 도구를 사냥해야 했다.

‘덩치가 크면 많이 잡아먹지만, 개체수가 적다.’

술래는 많은 편이 좋았다. 그렇기에 체력이 높고, 내구성이 강한 덩치 큰 권속 악마는 탈락이다. 보통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내기 위해서는 덩치 큰 권속 악마를 운영하는 게 좋다.’

나가에게 제대로 된 전투조차 할 수 없게 만들 생각을 가졌다. 즉, 육지에서 기병처럼 아무리 힘든 싸움도 한 방에 해결해버리는 망치와도 같은 존재가 이번에 필요했다.

‘고래.’

플랑크톤을 먹는 고래는 돌아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배를 채운다. 자연스럽게 장거리 이동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몸통이나 지느러미에 맞기만 해도 빈사상태가 될 것이다.

‘바다는 덩치 큰 놈들의 천국이지.’

악마의 피로 만들어진 고래는 생태계의 최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거기에 도구를 다루는 권속 악마의 보호를 받는다면, 개체수를 늘리는 것도 쉽다.

드낙이 눈을 감았다.

머리가 팽팽 돌아갔다.

<마라토너 고래>.

수송 목적을 가장 크게 띄고 있고, 덩치에 비해서 지구력을 높였다. 체급은 성체가 50m급으로 정했다. 바다이기에 굉장히 수월하게 크기를 키울 수 있었다.

‘새끼는 5마리.’

임신과 출산, 야생에서는 매우 힘들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가능했다. 마라토너 고래를 사육하고, 함께할 또 다른 권속 악마도 만들 생각이었다.

‘마라토너 고래는 두 개체만 만든다.’

암수 또한 나누었다. 자웅동체로 하기에는 이미 마라토너 고래에는 많은 능력이 들어가버렸다. 그 이상으로 또 뭘 넣을 수는 없었다.

수송다목적 권속 악마, 마라토너 고래는 파도조차도 힘으로 밀어버리며 바닷속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꼬리와 지느러미의 힘이 대단했고, 지느러미가 특히 다른 고래보다 굵고 길었다.

더 많은 힘을 쓸 수 있었다.

‘탈 것은 마련했고.’

기계화된 육군이 타고 다니는 험비처럼, 마라토너 고래는 바다의 험비였다. 크기만 따지면 잠수함이나 다름없었다.

‘이제 도구를 쓸 수 있는 해양 종족을 만든다.’

처음 핏빛쥐를 만드는 것과는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드낙은 지금까지 몇이나 되는 권속 악마를 만들어왔다.

‘잘못된 길을 걸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냥 되돌아가면 될 뿐이다. 다른 악마들이 한 번에 그럴듯한 권속 악마를 만든다면, 드낙은 업을 소비해서 실수를 되돌아가서 새로 만들면 그만이었다.

팔 하나를 만드는데 진짜 악마라면 한 번에 성공하는 것을 드낙은 10번을 해서야 제대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시도가 가능한 것부터 이미 그는 평범한 반마가 아니었다.

업의 수급이 실로 경악스러울 정도로 높았다.

‘역시 바다 하면 물고기지.’

<피전염 물고기>.

그게 드낙이 만들 새로운 종족이었다. 인간의 팔을 지니고 있는 권속 악마였고, 번식력도 높다. 동시에 신비수력을 내뿜는 나가처럼 드낙의 피가 섞인 오물을 배변한다. 이는 마신의 음흉함을 상쇄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단박에 박살이 났다.

‘젠장. 척추뼈가...’

인간의 팔을 붙인 물고기는 전투력이 너무 없었다. 덩치를 키워서 돌고래 급으로 해도 엉성했다. 구조적으로 맞지 않았다.

‘도구를 다루려면 최소한 인간이어야 한다는 건가.’

드낙은 다섯 번째의 비늘을 떠올렸다. 놈은 머리와 하체 빼고 모두 인간의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그걸 떠올리고 나서 드낙은 이내 납득했다.

‘허릿심이 중요하다.’

퍼덕거리는 물고기가 그대로 핏물이 되었다. 실패작이었다. 드낙은 망설임 없이 자신의 권속 악마를 죽였다.

‘플랑크톤?’

마라토너 고래에서 삐져나온 의식이 권속 악마 플랑크톤에 대한 아이디어로 이어졌지만, 그런 마이크로 컨트롤을 통해서 작은 권속 악마를 만들어내는 건 불가능했다.

대악마(大惡魔) 아카타베루 또한 가장 낮은 권속 악마가 소아귀(小兒鬼)다. 아기 정도의 크기가 마지노선인 셈이다. 무조건 작을수록 생산하기 좋은 권속 악마가 아니었다.

매우 작을수록 오히려 더욱 섬세한 제어가 필요했고, 더 많은 힘을 쓸데없이 소비해야 했다. 물론 기능이 단순하면 곤충 크기는 능히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야 작게 만든 이유가 없었다.

그저 마신의 힘을 옮기는 마충(魔蟲)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서로 잡아먹게 해서 신종족을 탄생시키는 경우로 만들면 모를까.’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있었지만 모두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었다.

드낙은 결국 돌고 돌아서 가장 무난한 걸 택했다.

‘인어.’

골반 위로는 사람. 하체는 물고기.

‘새하얀 피부.’

‘해질녘처럼 타오르는 듯이 밝은 주황색의 긴 머리카락.’

하늘을 담은 하늘색 눈동자.

‘바다색 비늘.’

꼬리로 헤엄쳐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골반이 커야 했다. 그래야 더욱 크게 허리를 흔들어서 꼬리로 큰 힘을 전달할 수 있었다. 엉덩이가 커지지만 어쩔 수 없다.

‘척추뼈가 굵어야겠지.’

굵직하게 만든다. 하지만 결고 돌출되지는 않을 것이다. 근력이 있어야 하기에 건장한 몸을 가지게 될 것이다.

모습을 드러낸 인어는 인간의 목에 아가미가 존재했다. 하지만 이를 닫고, 기도를 통해서 바다 밖에서도 호흡이 능히 가능했다.

“창조주를 뵙습니다.”

그 숫자는 10명에 달했다. 암수 5명씩 각각 짝을 지웠다. 남녀의 외모는 달랐지만 같은 동성끼리는 외모가 비슷비슷했다.

“가라. 너희는 이제 서쪽의 인어라 불릴 것이다. 나가는 보이는 족족 죽여라.”

드낙이 그들을 방생했다. 모든 면에서 나가보다 강력한 존재가 인어였다. 그만큼 공을 들였다. 특히 나가 카운터 능력을 탑재해있었다.

<혈수(血水)>

악마의 힘이 내재된 피의 물을 쏟아낼 수 있는 게 인어들이었다. 자연스럽게 신비수력을 상쇄 가능했고, 그 사이에 근력과 피지컬로 나가를 죽이는 게 인어들의 나가 사냥법이었다.

그 사냥의 그림을 그린 건 다름 아닌 드낙이다.

그는 사냥꾼이었다. 그가 다섯 번째 비늘을 죽였듯이 인어들도 나가를 죽일 것이다.

자신만만한 표정의 드낙은 동시에 음흉하게 웃었다. 인어의 또 다른 비밀은 꼬리뼈에 있었다. 그곳에서는 흉악한 것이 자라나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그 존재를 몰랐다. 오직 인어를 설계한 드낙만 알고 있었다.

“크크크.”

그가 음흉하기 짝이 없는 소리를 냈다. 그 눈동자에는 총명함이 검게 빛나고 있었다.

‘평범한 인어는 재미없지.’

드낙의 장점은 의외성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평범한 인어를 만든다?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그것만으로도 나가를 격살하며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이다. 마라토너 고래를 키우면서 상당한 해양 생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야 <전쟁>에서 패배하면 바다를 마신에게 내줄 공산이 컸다.

그렇기에 드낙은 또 하나의 비밀스러운 장치를 인어에게 해놓았다.

‘마충(魔蟲).’

세계를 기생하는 마충을 봤기에 할 수 있었다.

그는 리고의 벼락등장조차도 표절한 철면피였다. 마신의 벌레가 세계를 갉아먹으며 마신의 힘을 배변한다는 걸 보고도 이용하지 않는 건 바보 같은 일이었다.

만화가가 되었다면 트레이싱 마스터.

소설가가 되었다면 표절 마스터.

운동선수가 되었다면 약물 마스터.

그런 자가 될 가능성이 다분한 존재가 바로 드낙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표절과 모방은 숨 쉬듯이 자유로운 것이었다.

드낙에게 그런 아이디어를 준 마신 세력은 제대로 뒤통수를 당하게 될 것이다.

*

아메리고 병장은 드디어 신제국의 수도에 도착했다.

“역시 수도답게 그나마 번영이 되어있습니다.”

제법 높이가 있는 성벽을 보며 다른 용병 지구인이 말했다. 아메리고 병장도 성벽을 살폈다.

‘무식하군.’

아래는 두껍고, 위는 얇다. 그런 식으로 쌓아올린 성벽이었다. 구조적으로 직각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높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았다.

또 한구석에서는 보강작업도 하고 있었는데, 위험천만해 보였지만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반란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을지도 몰라. 제국병사들도 다 거지 같았는데, 저렇게 성벽 보수를 왜 하겠어?”

싸울 일이 있기 때문에, 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나기에 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물론 세파리아스의 연출이다.

수도에 들어선 이들은 곳곳을 두루 살폈지만, 내성으로는 진입하지 못했다. 그곳은 허락된 자들만 들어갈 수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업무를 빌미로 삼아서 들어가야 했는데, 신제국에 기반 하나 없는 그들로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밤에 들어간다. 그리고 신황제를 시험한다.”

반신급도 그 특징으로 전투력이 천차만별이고, 할 수 있는 것이 달랐다. 이를 파악해야지 제대로 된 성과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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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5949자

평점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900편에 12등급 이과 파동이 감지되었습니다. 그래서 피드백을 받았기에 링크를 클릭해서 탐험했지만 제 손에 쥐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너무 어렵습니다. 다만 현재 드낙의 물리법칙이 오류라는 것만은 알았습니다.

하지만 오류가 수정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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