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철의 전사-878화 (877/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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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월드

이미지 크리스탈의 형태는 상하에 원형 구리가 박혀있고, 그 사이에 크리스탈이 있는 형태였다. 그 덕에 구릿값이 폭등할 법도 했지만, 애초에 구리 광산은 나라의 것이었으므로 그럴 일이 없었다.

“어째서?”

드낙은 이것이 걱정되어서 국제 연합 도시를 맡고 있는 게제라스에게 물었다.

“돈 되는 사업을 왜 민간에 맡기겠습니까? 거기에 드낙님께서 벌이신 복지를 생각하십시오. 모든 국가의 세금 중 3할이 약자들에게 향할 정도로 대단한 돈이 그들에게 들어가고 있습니다.”

지배자들은 똑똑했고, 그들은 동시에 권력자이기도 했다. 당연히 세수로 들어오는 광산을 상인들에게 줄 이유가 없었다. 실버타운과 같은 다양한 복지 시설을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기도 했다.

“이번에 구리 광산 노동자만 1,500명을 뽑는다던데?”

“내가 이럴 줄 알고 열심히 근육을 키웠지.”

“근육 안 키운 사람이 어딨냐? 고기가 이렇게 싼데.”

대신 버려진 구리 광산이 다시 가동되며 수많은 노동자가 일거리를 획득할 수 있었다. 실업률은 자연스럽게 많이 낮아졌고, 부모들은 한량처럼 노는 자식을 서둘러 뻥 걷어차서 독립시키기 바빴다.

입 하나 줄었을 뿐인데도, 집안의 경제는 보다 윤택해졌다. 들어오는 돈은 같은데 입 하나 줄었기 때문이다. 그 잉여 자금은 자연스럽게 부부의 소비를 더욱 활발하게 만들었다.

모두 이미지 크리스탈의 유통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문화가 하나 생기면 거기서부터 나오는 경제 파동은 대단했다.

달칵.

그 이미지 크리스탈을 대장장이가 켰다. 킨 상태로 오늘 일감을 처리할 준비를 했다.

목소리가 이미지 크리스탈에서 흘러나왔고, 환영도 보였다.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쁘게 차려입고 있었고, 반대편에는 남자 진행자도 있었다.

“굿모닝, 굿에프터눈, 굿나잇! 여러분, 오늘도 드루먼쇼가 진행됩니다. 이제 2화를 맞이하고 있죠?”

“1화가 곳곳에 보급되었는데, 인기가 대단하더라고요. 이야기를 안 하는 곳이 없어요.”

“몇몇 이들은 우려를 표하기도 합니다만...재밌으면 상관없는 거 아닌가요?”

“민감하신 분들이죠. 하지만 그분들의 말도 일리가 있죠.”

“2화는 파랑새입니다! 2명의 여자를 사이에 두고 이계인이 중대한 결정을 7일간의 노력 끝에 내리게 됩니다. 하지만 결말은 어찌 될까요? 모두 지켜봐 주시죠!”

1화가 된통 당하는 이계인의 모습을 그렸다면, 2화는 연애였다. 남이 사랑하는 걸 구경하는 것만큼 재미난 것도 없었고, 아주 자극적이기 마련이다. 또한 남이 연애하는 걸 하나부터 열까지 구경하는 게 어려운 시대였다.

훌륭한 교재가 있었지만 그림이고, 글자였다. 또 의도적으로 체면을 차린 것도 있어서 믿기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드루먼쇼의 2화가 연애를 다뤘다는 건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었다.

힐끗.

대장장이가 오늘 주인공을 봤다. 아메리고 병장이었다. 그는 오늘도 사창가의 문을 두드렸다. 용병들이 자주 하는 짓거리였다. 버는 돈을 족족 사창가의 남자에게 주고 문 안으로 들어가는 아메리고의 표정은 행복해 보였기에 얼굴이 클로즈업되지 않고, 돈을 주고받는 행위가 클로즈업 되었다.

기가 막힌 편집이었다.

그러다가 숯숯마을 최대 미녀 레히니아를 보게 되고, 그녀에게 박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다분히 성적인 의도뿐이었다.

“식사 한번 같이해도 될까요?”

“전 술을 좋아하는데, 술이나 해요.”

조심스럽게 묻는 남자에게 충격적인 답변을 하는 레히니아. 대장장이는 작업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는 못생긴 남자였고, 저런 경우는 살면서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해서였다.

‘이런 시발? 잘생긴 것들은 이런 삶을 산단 말이야?’

단번에 진도가 나가며 단 하루 만에 여관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 하지만 웬걸, 단 5분만에 화가 난 레히니아가 여관을 빠져나가고, 볼이 퉁퉁 분 아메리고도 밖으로 나왔다. 그는 매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무슨 이유로 그렇게 분위기가 좋다가 망가진 거지?’

서둘러 레히니아를 잡는 아메리고!

“내가 미안해. 안에다가 해줄게!”

“됐어요.”

레히니아의 충격적 발언에 대장장이는 이제 망치까지 손에 놓았다.

‘그냥 미친 여자잖아?’

모든 미녀가 기생인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미녀가 기생인인 상태! 누구보다도 자손에 대한 열망이 강한 것이 기생인이었다. 동시에 남자는 처음 보는 변태적인 여자를 큰 매력으로 느꼈다.

한 번은 겪어보고 싶은 여자였던 탓.

하지만 그런 아메리고의 앞에 빵집 여자 루에니가 나타난다.

“오늘도 빵 사러 오셨네요?”

“루에니 씨 빵이 가장 맛있으니까요.”

서로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가정적인 여자에 소심하고 남을 배려하며 손해를 보기 바쁜 루에니는 남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복받은 놈이네.”

그렇게 한소리를 했지만 대장장이는 아예 의자에 앉아버렸다. 그 눈이 이미지 크리스탈이 박혔다.

이렇듯, 드루먼쇼는 센세이션을 크게 불러일으켰다. 이미지 크리스탈을 제작하는 공장은 아침부터 불을 밝혔고, 다종족 연합은 이미지 크리스탈을 구매하기 위해 더욱 많은 돈을 원했다.

자연스럽게 경제가 크게 활성화되는 건 불 보듯 뻔했다.

타락 엘프와 디아볼로스들까지 다음 화가 언제 나오는지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문제는 몇몇 짓궂은 엘프가 사재기를 통해서 남들이 못 보게 하고 스포를 하고 다니는 사회문제가 생기기도 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드낙은 스포 하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두기까지 해야 했다. 디아볼로스들의 요청 때문에 굳이 엘프들이 사는 중앙 도시에 방문해서 스포 하지 말라는 연설을 해야 했다.

‘재밌다.’

그러면서도 드낙은 재미를 느꼈다. 뭔가를 한다는 건 생각보다 더욱 재미난 일이었다. 재미를 초반부터 바짝 추격하면서도 드낙은 음모를 꾸몄다.

조용히 잘 지내고 있던 하프 드워프들의 거주지를 들이닥쳤다.

콰르릉, 번쩍!

은근슬쩍 리고의 벼락등장을 표절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단번에 나타난 드낙이라서 누구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대통령 얼굴도 미디어를 통해서 봐야지 아는 법인데, 여기는 그런 게 전혀 없었다.

“대마법사인가?”

어리둥절하고 사태파악 못 하는 이들을 설득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반마(半魔)의 힘으로 육체를 들쑥날쑥한 걸 보여주면 그만이었다. 곧바로 하프 드워프 자치국의 중심부에 핵심 권력자들을 모을 수 있었다.

곳곳에 퍼져나가서 화약과 총기를 만들었던 하프 드워프들은 자치 왕국의 끝자락에서 자신들만의 자치국을 만들 수 있었다.

드워프가 이들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었고, 화약의 경우에는 크게 필요가 없어져 버렸는데 바로 <자색 주포>의 발전과 드낙의 자-주포 개인화기 개발 요구 때문이었다.

특히 자색 주포의 경우에는 신제국부터 시작해서 지하연합까지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 덕에 화약 무기는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거대한 주포라도 유도탄처럼 작은 생명체도 단번에 요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하프 드워프들은 거의 잊힌 종족이 되어 있었다.

‘그게 나쁜 건 아니지.’

하하호호거리며 이 평화의 시대에 발 하나 걸치고 태평하게 살 수 있었다. 특히 큰 프로젝트를 하나도 맡고 있지 않아서 드러누워서 적당히 그늘 진 곳에 배를 두들기기 좋았다.

하지만 그것도 끝이 났다. 왜냐하면 이계인들이 돌격 소총을 가지고 있어서였다.

‘평범한 돌격 소총.’

현대에서 본 소총이었다. 그 덕에 드낙은 점점 이계인들의 뒷배를 이차원에 오게 하고 싶어졌다.

‘분명히 소주가 있을 터다.’

동시에 지구로 향하는 차원좌표도 있을 터였다.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차원 다리>를 놓을 생각을 하는 게 드낙이었다.

평범한 차원 이동보다 더 많은 자원을 써야 하지만 한 번 다리를 놓으면 그 뒤로는 쉽게 왕래가 가능한 차원 다리!

아직은 이론뿐이지만, 완전한 초월자가 된다면 능히 그런 것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드낙은 현대 문화에 향수를 느끼고 있었다.

‘돈이 많으면 장땡인 세계!’

그곳에서 못해보던 것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선진문물을 이곳에 끌어오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계인들이 지구 출신이 아니라는 것도 알아차렸다.

‘하나하나 상위 인간들이다.’

박호훈의 삶을 살 때는 모든 인간이 죽을 때가 되면 죽었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하찮은 인간이 아니었고, 상위인간이 된 상태였다. 마력도 보유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서 다양한 초월적 활동을 하고 있었다.

‘어찌 되었든 유사 지구니까, 드라마나 영화는 있겠지.’

다양한 사고를 하며 드낙이 하프 드워프 지도자들을 훑어보았다. 전과 다르게 크게 변한 건 없어 보였다.

“드루먼쇼는 여기서도 보고 있나?”

“소량만 들어와서 모든 이들이 중앙 광장에서 모여서 시청하는 편입니다.”

“그렇게 작은 거로 어떻게?”

“다른 마법 구조물로 크게 키워서 보면 됩니다.”

“아하.”

드낙이 이해했다. 그러면서 은근 반응을 물었다.

“어떻든? 재밌던?”

“예! 1화부터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아니, 임부한테 돈을 떼먹히는 것부터 어떻게 안 웃고 배기겠습니까?”

“그것보다는 물었는데 욕만 하고 그냥 가버리는 게 굉장히 웃겼지!”

너도나도 드루먼쇼 1화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아직 이곳까지 2화 이미지 크리스탈이 보급되지 않은 듯했다.

‘그럴 수밖에.’

엄청난 문화 자극을 이미지 크리스탈을 통해서 받고 있었고, 자신이 본 것도 저장해서 남들에게 보여주기도 하는 등의 문화 활동이 취미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이미지 크리스탈의 가격이 나라에 의해서 동결된 채 보급되고 있어서였다.

즉, 누구나 평등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이미 그 파생 산업도 발생하고 있지.’

이미지 크리스탈을 더욱 만들기 위해서 구리 부품을 만드는 공장만 새로 생기기도 했고, 크리스탈 외의 다른 광물들을 통해서 조금 품질이 낮은 것도 제공되고 있었다. 또한 판매하는 곳에서 미리 대기를 돈 받고 해주며 알바하는 자들도 있었으며, 배달을 대신 해주는 상인도 나타난 상태였다.

하나의 문화가 수많은 경제활동을 생산해냈다. 그것만으로도 능히 드루먼쇼는 성공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2화는 더 대박이야. 연애거든.”

살짝 스포도 해줬다.

그 뒤에 가서야 제대로 된 음모를 꾸미게 되었다.

“너희들, 남부 왕국으로 좀 가줘야겠다.”

“예? 거기는 왜 그러시는지?”

“숯숯마을이라는 큰마을에 이계인 40명이 살고 있는데, 게네들한테 총기를 좀 보여주고 싶어서.”

“총기를 말씀이십니까?”

그러면서 그들이 가진 총기에 대해서 말해줬다. 당연히 하프 드워프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력한 총기였다.

“저희가 가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연기지. 그네들의 총기를 구경하는 순간, 이거 그냥 뒤집혀야 해. 확! 까무러치란 말이야.”

“예? 혹시... 그들의 기를 세워주란 말씀이십니까?”

“그래. 그래야 놈들의 뒷배가 우리 차원에 올 수 있거든.”

“그렇게되면, 차원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닙니까?”

그 말에 드낙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동시에 속삭였다.

“완전히 방심하고 나타난 이들을 한 번에 싹 쓸어버리면 우리의 피해는 최소화되겠지. 반대로 저들이 모든 정보를 알아낸 뒤에 여기에 오면? 얼마나 많은 피해가 생기겠냐, 이 말이다.”

“그렇다면...”

드낙이 말한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곧바로 할 수 없었는데, 하프 드워프는 놀라는 법을 잘 몰라서였다.

“이, 이건!”

경악하고 있는 모습에 드낙이 컷을 외쳤다.

“아니야! 그냥 그렇게 현실적으로 놀라면 안 된다고, 말 그대로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고, 엄청난 기술 혁명을 본 것처럼 굴어야지.”

“어, 어떻게 그걸 해야하는지...”

그 말에 드낙이 냉큼 소리를 내질렀다.

“으오오오오옷! 30발 연발 사격이 가능하다니, 말도 안 된다고오오오오!”

“......”

상대편을 기쁘게 해주다 못해 약 먹은 리액션을 배우고 난 뒤에 하프 드워프들은 남부 왕국으로 향할 수 있었다. 그들은 포수꾼으로 소개될 것이며, 화기를 다루는 유일무이한 종족으로 경계 받는 용병단의 모습으로 이계인에게 모습을 드러낼 터였다.

‘숯숯마을이 아닌 용병단과 용병단이 길가에서 서로 마주친다는 느낌으로...’

이미지 크리스탈로 써먹을 생각도 가졌다. 도시에 사는 이들은 용병단과 용병단이 야지에서 서로 만나는 것을 살면서 본적이 없을 터였다.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진진할 것이 분명했다.

희희덕거리는 드낙에게 비보(悲報)가 찾아왔다.

부들부들...

드낙의 손에 떨렸다.

“그게 정말이냐?”

“예. 신제국의 황제가 당장 이런 광대놀음을 없애고 이계인들을 잡아서 고문해야한다고...”

‘아, 세빨이 진짜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안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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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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