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철의 전사-865화 (864/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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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월드

리고는 뿔쥐의 아래에서 활동했을 때가 있었다. 그는 강한 개체였지만 꼬물거리는 새끼들이 있었고, 밤마다 자신의 사타구니를 노리는 신체 건강한 와이프가 있었다.

그녀는 아이를 좋아했고, 사랑했다. 그렇기에 더 많은 아이를 낳으려는 욕망이 있었다. 그 덕에 리고는 우울증을 앓을 정도로 밤마다 의무방어전을 치러야 했다.

그는 똑똑했지만, 체격이 평균보다 조금 못한 오우거라서 더더욱 잡아먹히는 감이 없잖아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뿔쥐들을 견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앞서 세파리아스가 뿔쥐들을 견제하는 포지션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많은 자원을 신제국으로 돌린 것처럼 리고 또한 비슷한 맥락으로 뿔쥐들을 거부해야 했다.

“T34 융합 물약에 대한 꾸준한 개발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걸 좀 막아줬으면 한다.”

갑작스러운 말이었기에 드낙은 자연스럽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전혀 잡히는 게 없었다. 그는 지배하지만 방목하는 부분이 매우 많아서였다.

“왜?”

“하는 것에 비해서 돈이 안 되거든.”

리고는 그럴듯하게 자신의 의도를 숨기고 다른 목적을 드러냈다. 하지만 드낙은 웃으면서 넘어갔다.

“하하하! 그것참 재밌는 농담이네. 진짜 목적이 뭐야? T34 융합물약은 마주력(魔呪力)을 발현시킬 수 있잖아. 그걸 개발하면 좋은 거 아냐?”

기득권이 되면 모든 것이 ‘좋은 게 좋은 거’로 퉁칠 수 있었다. 자신한테 피해가 오지 않기 때문에 쉽게 생각할 수 있었다.

“하하하. 그건 이미 내 손을 떠났어. 뿔쥐들은 자기들이 해야 할 일을 나한테 주니까 그게 문제라는 거다. 전수해줄 거 다 전수해줬으니 알아서 개량해야지. 왜 자꾸 나한테 늘어지는지 기가 찰 노릇이다.”

“흠. 그렇게 끈질기던가?”

“반마반신!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뿔쥐들의 자존심은 높다. 그리고 그들은 거대한 열정을 지닌 종족이야. 그저 쥐새끼라고 깎아내리기에는 웅장한 꿈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그 열정을 준 것이 다름 아닌 드낙이라는 사실을 리고는 굳이 말하지 않았다. 만약 알렸다가 무슨 변수가 생길지 몰랐다. 그건 실로 두려운 일이었다.

서로 썸만 타는 애들이 연인이 되었을 때 나타나는 변수는 실로 폭발적이다. 이를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했다. 가문이 막아섰기에 서로 더욱 사랑할 수 있었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만들고 싶지 않았다.

“알았다. 내가 말해두지. 그걸로 끝인가?”

“내가 요즘 돈맛을 알아서.”

“뭐? 하하하!”

드낙이 크게 웃었다. 마치 소주의 참맛을 깨달은 친구를 보는 눈을 하며 어깨를 팡팡 쳐줬다.

“그렇지! 돈 모으는 게 얼마나 재밌는지 이제 좀 알겠어?”

“남에게 일을 시킬 수 있어서 더욱 좋지.”

“...그건 그렇지. 어쩌다가 돈맛을 알아버린 거야?”

“말 그대로 난 뿔쥐들의 공중요새 동력원 프로젝트에 많은 도움을 줬지. 그 대가로 여러 가지를 제공받았는데...”

리고가 스리슬쩍 눈치를 보더니 이내 속삭였다.

“너무 편하더라.”

“흐흐. 그렇겠지.”

드낙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볼이 빵빵해졌다. 하지만 이내 드낙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사업을 하나 해야 하는데, 너한테 맞을 사업이 있을까?”

“왜 없어? 하지만 이를 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게 문제지. 따라와.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놨어.”

리고가 몸을 일으켰다. 드낙은 홀린 듯이 그를 따라갔다. 집 옆에 있는 작업실이었는데 토질이 괴이했다.

‘힘.’

드낙이 무릎을 조금 굽혀서 흙을 한 줌 쥐었다. 반마의 힘을 통해서 피부에 닿은 토질이 더욱 섬세하게 정보화되어서 드낙에게 전해졌다.

‘엘프들이 시험을 자행했던 불모지와 비슷하지만, 훨씬 안정되어있다.’

실험장이었기에 리고는 특별히 이 땅을 안정화시키는데 힘을 쓰고 있는 듯했다. 그 비법을 적용한다면 불모지를 개발하고 있는 삼위변종악마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보였다.

“여긴 땅을 어떻게 관리하는 거야? 시험을 많이 진행해서 불안정해질 법한데.”

“연금술이지. 다만, 비용이 비싸. 나도 뿔쥐가 없었다면 이렇게 하지는 못하고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러 실험실을 만들었을 거다.”

“음.”

드낙이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불모지 흙은 초월의 힘이 필요한 공장에 쓰이도록 놔두는 게 좋아 보였다. 작업장 내지 실험실로 들어가는 길은 간단했다. 그저 문만 열면 그만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철문의 두께만 해도 15cm는 되어 보였다. 여길 열려면 그냥 옆에 있는 무식한 돌덩이를 부수고 진입하는 게 더 빠를 터였다. 무식한 건 언제나 옳다. 복잡한 건 풀 수 있지만 무식한 건 똑같이 무식함으로 상대해야 할 때가 필요했다.

“땅에도 관련 작업을 해뒀어?”

“그렇다. 마법으로 간단히 해결했지.”

지하로 내려가지는 않았다. 대신 1층에 있는 창고에서 리고가 하나를 끄집어냈다. 사람 키만 한 원통이었다. 이를 만져본 드낙이 얼굴을 굳혔다.

“이건...”

“생명이 느껴지지?”

리고는 원통에서 또 하나의 원통을 꺼냈다. 그곳에서는 꽃과 나비가 살아가고 있었다. 크기는 작았는데, 손바닥만 했다. 꽃과 나비는 서로 마력으로 연결되어있었다.

“이게 뭐지?”

“마력 발전소다. 인공 정령을 통해서 잉여마력을 생산할 수 있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고?”

“그건 아냐. 필요한 건 약간의 먹이지.”

리고가 품에서 씨앗을 꺼내서 후두둑 안으로 집어넣자 씨앗을 물고기가 단번에 낚아채서 받아먹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곳을 통해서 도망치지는 못했는데, 꽃과 마력으로 연결되어 있어서였다.

그 줄보다 더 멀리 갈 수가 없었다. 꽃은 단단히 뿌리를 내린 상태였다. 씨앗을 모두 받아먹은 물고기로부터 마력 탯줄을 통해서 꽃으로 씨앗이 이동했다. 마치 뱀의 위장 같았다.

‘기괴하네.’

“어떻게 이런 걸 생각한 거야?”

“뱀을 보고.”

“......”

드낙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물고기는 유기체를 먹고, 꽃은 이를 소화하여 마력을 토해낸다. 그 잉여 마력의 양은 대단하지 않았다. 적어도 30개는 있어야 평범한 마법사 1명을 대체할 수 있었다.

‘그게 어디야.’

개발에 개발한다면 더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었다. 거기에 아예 지하 공간에 빼곡하게 설치한다면 반영구적인 마력을 얻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서 가장 혜택을 볼 수 있는 건 ‘일차산업 골램 사업’이었다.

현재 드낙 세계의 방향성과도 딱 떨어졌다.

“재밌네. 진행시켜.”

“아니, 네가 도와줘야 한다고...다른 종족보고 한 번씩 찾아와서 나와 협상하라고 해줬으면 하는데...”

“알았어. 그렇게 해줄게. 그럼 끝인가?”

리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잉여 마력 장치>가 갑자기 부상하게 되었다. 당연히 이는 뿔쥐들에게 간접적인 견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주력과 마력. 그리고 머릿수로 초월의 힘을 엄청나게 보유하고 있었다.

자연히 리고의 잉여 마력 장치는 그런 뿔쥐와의 격차를 줄여줄 수 있었다.

실로 간악하고 음험한 수법이었지만, 드낙은 깨닫지 못했다.

‘엄청난 발전을 이룩하겠어!’

결국 ‘세계적’으로 본다면 무조건 이득이기 때문이다.

‘핵폐기물을 콘크리트에 묻어버리듯이 만들면 꺼내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를 뽑지. 사용하지 않는 땅 밑에 시설을 구축하여 마력 생산을 유발시키고 이를 도시나 마을에 유입시킨다면? 개꿀잼이지.’

기득권이 독점하지 않은 마도사회! 모두가 누리는 기술 발전! 그로 인해서 더욱더 선한 순환의 고리가 완성될 터였다.

밖으로 나온 드낙은 해가 저무는 것을 바라보았다. 늦은 오후의 바람은 미지근했고, 오우거는 친환경적인 존재였다. 그리고 그들은 지배하고 있는 면적에 비해서 개체수가 적은 상태였다.

‘......’

아무 생각 없이 드낙은 그걸 바라보며 얼굴을 스치고 가는 바람을 느꼈다.

생각 없이 살아가는 기쁨과 생각 없이 해가 지는 걸 바라볼 수 있는 여유는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었다.

“흐으으음.”

드낙이 깊게 숨을 들이켰다. 신선한 공기가 코로 들어왔다. 갑자기 몸이 나른해졌다. 아무 걱정도 떠오르지 않았고, 그저 쓰러져서는 온몸에 힘을 빼고 하늘만 바라보고 싶었다.

풀썩.

실제로 드낙은 그대로 땅에 누워버렸다.

“안 갈려고?”

“응. 그냥 이러고 싶어서. 만나서 즐거웠어. 다음에 보자고.”

리고는 드낙을 살피다가 이내 벗어났다. 드낙은 별이 떨어지는 하늘을 오랫동안 보다가 내키는 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이게 내가 원했던 거야.’

중립신으로부터 직접 받고 싶었던 것이기도 했다.

*

“미, 미안하닷!”

온갖 치장을 한 고블린 한 마리가 문을 열며 기민하게 움직이며 사과를 하며 자리에 착석했다. 그 외에는 모두 도착한 상태였다.

“다 왔군. 왜 지각했지?”

“그게...아이를 만든다고...”

“커흠!”

“케헤헴!”

“신혼이라더니, 아주 잘 돌아간다.”

너도나도 헛기침했다. 이렇게 이른 시간부터 짝짓기라니? 열정이 대단했다.

“대단하다! 역시 낮은 영광 티모테오(Timoteo)! 지하 연합의 미래가 밝다!”

다만 짧은 털 리전을 책임졌었던, <매력적인 눈썹(charming Eyebrow)>는 아주 좋아했다. 인구는 곧 힘이었다. 그렇게 믿고 있는 게 현재 지하 연합의 총의였다. 최대한 많은 인구수를 유지하고 증가하기 위해서 많은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시는게...곧 용광로에 불이 들어와서.”

이번 회의에 참석 자격을 받은 크놀, 혼의 누르잔(Nurzhan)은 빨리 돌아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크놀은 대장장이의 지하종족! 그리고 수많은 강철 생산을 맡고 있었다.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런게 지금 중요한가? 살아 숨 쉬는 우리들의 신께서 지금 언제 오실지 모른다!”

본인도 지각했음에도 티모테오는 펄덕 뛰기 바빴다.

“됐다. 가장 먼저 이 회의의 긴급안건을 말하겠다. 너희는 모두 종족 대표자로 정해졌고, 반마반신께서 오신다면 너희에게 소원을 물을 것이다. 알겠느냐!”

“뜨나아악!”

뿔쥐들의 위원 중 하나인 매력적인 눈썹의 말에 모두 일제히 대답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많은 업이 소모되는 소원을 빌어서는 안 된다!”

“반마반신께서 그걸 허락하실 거라 생각하는가!”

“그렇기에! 더더욱 소원을 확실하게 설정을 해야 한다! 소원은 육체를 변형시키는 소원으로 제한한다. 반마(半魔)시절이 긴 만큼 가장 효율성 높게 우리들에게 힘을 베풀어줄 수 있다.”

자연히 그만큼 익숙한 힘이기에 많은 힘을 절약할 수 있었다.

“고블린! 너희는 어떠냐? 어떤 소원을 생각해왔지?”

“어...우리 고블린은 머리카락이 안 빠지는 소원을...”

“그건 불치병이야! 그 누구도 그걸 막을 수 없어! 하지만 빌어먹게도 그 소원이 부르는 참사는 지금 당장 하나가 생각나는데 바로 오우거의 적발을 너희 고블린들에게 내어주신다는 거다, 이 바보 같은 고블린아!”

“히익...”

티모테오가 절로 몸을 떨었다. 고블린 개체 하나하나에 적발의 영광을 내어준다? 물론 그렇게 말한다면 그렇게 해주실 분이셨다. 그렇기에 더더욱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탈모는 자연의 섭리이니 받아들여라! 왜? 머리가 텅텅 비어있으니까 그걸 담을 그릇도 미끄럽나!”

“아니다! 고블린 대머리 아니다! 늙으면 대머리가 될 뿐이다!”

티모테오가 발악했다.

“다른 건? 다른 소원은 없나? 생각해둔 것이 있을 거 아니냐!!”

“소, 손톱을 잘 자라게 해달라는 건 어떤가?”

낮은 영광이라 불리며 가장 많은 암컷 고블린을 부인으로 삼고 있는 티모테오의 의견에 턱이 세 개가 접혀있는 매력적인 눈썹이 손으로 눈썹을 매만졌다.

“흥미로운 소원이군. 반마반신님을 어떻게 설득할 생각이지?”

“그건...쥐들에게 먹이로 주기에 손톱만 한 게 없으니까?”

“기각이다! 그런 말을 했다가는 일차산업 골램이 지하 연합에게 대거 들어올지도 모른다!”

“그건 좋은 일 아닌가?”

크놀이 끼어들었다.

“절대! 안 좋지! 안 그래도 다종족연합국들 사이에서 우리만 덩치가 커도 너무 크다! 이제는 사릴 때가 되었어!”

“매우, 매우 모독스러운 의견이다! 지하 연합은 오로지 그분을 위해서 계속 성장해야 해!”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반마반신께서 만든 세상의 체계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갑자기 드낙 님을 위한 계율에 관한 이야기로 퍼져나갔다. 한참 산을 돌고 돌아서 본주제로 돌아왔을 때는 몇 시간이나 지난 뒤였다.

“정리하자. 고블린부터.”

“고블린의 소원은 키가 조금 커지는 것이다! 인자 하나만 좀 변형시켜 주면 된다!”

“좋아. 크놀.”

“크놀들은 팔뚝에 힘줄 하나만 박아주면 된다! 그럼 대장장이 일이 더 쉬워진다!”

매력적인 눈썹이 포동동하게 살이 찐 상태로 고개를 절로 끄덕였다. 아주 좋은 변명거리였다. 그리고 그 또한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뿔쥐 차례였다.

“뿔쥐는 손가락! 손가락이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 손가락 하나 붙이는 건 일도 아니지!”

“하하하! 이걸로 반마반신께서는 큰 힘을 소모하지 않고 우리들에게 소원을 내려주고 서로 기분 좋게 끝낼 수 있다!”

서로 크게 웃었다. 그리고 이 정보를 서둘러 지하 연합의 모두에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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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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