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철의 전사-803화 (802/1,239)

강철의 전사 80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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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 변수론이란, 엘프를 변수 있는 존재로 만드는 광기였다.

‘배우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신체적, 정신적인 변화일 것이 분명했고, 그러한 기술과 지식을 이용한 난교가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대부분 희생당하는 엘프의 나이는 5살 미만으로 보였다. 배양과 마법을 통해서 강제적으로 성장시킨 것이 보였다.

보통 엘프는 30살까지 성장할 수 있다. 성인 취급은 20살에 이루어진다.

인간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엘프의 종족값을 생각하면 어렸을 때부터 거의 모든 교육 과정을 수료할 수 있었다. 그저 지식의 격차를 만들었기에 이루어지지 않을 뿐이다.

다만, 이들은 평범한 엘프가 아니었다.

강제로 키워졌기에 수명도 그만큼 떨어졌고, 종족값도 엘프만 못했다. 생체적인 변화가 이루어져 있었고, 일부러 지능이 낮게 배출된 엘프들이었다.

‘그저 짐승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게 정보로 유통되고 있다는 게 너무 역겹다.]

[정말 공감합니다. 방금 조사한 결과, 짐승 엘프라는 키워드로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상당히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컨텐츠로 보입니다.]

[개새끼들.]

드낙이 분노했다. 그건 진정으로 정의로운 분노였다. 당장에라도 뛰어들어서 사자 의장 레프를 죽이고 싶었다. 어떤 곳에서는 살육을 저지르고, 고문하고, 하드한 포르노를 찍는다.

자극적인 정보란 모조리 생산하는 놈이었다. 그리고 놈의 추종자는 생각보다 많았다.

이건 옳지 않았다. 무엇보다 약자가 유린당하는 모습은 불쾌감을 줬다. 드낙도 태생은 약자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놈을 죽여서는 안 되겠지.]

놈을 죽이면 다른 엘프들은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것만으로도 드코라르바는 죽여야 할 대상이 된다. 그런 명분이 만들어진다. 엘프의 권리 때문이다.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고 해도 죽이기란 쉽지 않은 것이 엘프의 사회였다.

이로 미루어볼 때, 굴러들어온 돌인 드코라르바는 조심해야 했다.

왜냐하면 드낙은 극히 소수에게만 디아볼로스의 힘을 내려주고, 나머지는 검은 잔으로 호로로로록! 빨대를 꽂을 뿐이기 때문이다. 당장 헤르미오네만해도 힘을 줬다가 뺐고 검은 잔만 주고 나왔다.

침을 질질 흘리며 쾌락에 온몸의 세포가 맛이 가버린 그는 움직이지도 못했다. 충만감과 탈력감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쾌락만 남게 되어버린 것!

결국 디아볼로스라는 충직한 하급 악마를 만들어내는 게 제한되어있었고, 적어도 이런 놈들에게는 베풀어주고 싶지 않았다. 그건 드낙이 할 수 있는 가장 가혹한 벌이기도 했다.

자극성은 없지만, 깊은 절망을 이들에게 줄 수 있었다.

오히려 드낙은 한발 더 나아갔다.

[방치한다. 어차피 검은 잔이 생기면 놈은 자기 피를 만들어내는 데 혈안이 되겠지.]

이런 여흥보다는 계단을 올라가려고 버둥대기 바쁠 터였다.

엘프 도시 두 곳을 확인한 드낙은 가슴을 쳤다.

‘답답하다.’

엘프라는 종족은 생각보다 대단하지 않았다. 물론 대단한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지배계층이 아니었다. 영혼 이동술을 익힌 채 전쟁터에 나선 이들이 더 고귀할 것임을 드낙은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그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도 내가 되겠지.’

10만 년 이상의 엘프들이 전쟁에 나선다. 조금만 머리를 굴려봐도 놈들이 나와도 전쟁 자체가 끝나있을 공산이 컸다.

그런 것까지 생각이 닿은 드낙은 헛웃음을 냈다. 자신이 실패할 것임을 이야기의 도시, 라위야에서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그냥 미친 엘프에 불과했다. 드낙이 원하는 것은 고귀하고 전쟁에서 멀어지지 않는 품격을 지닌 엘프다. 그저 겉멋에 찌든 놈들이 아니며, 지배하는 것에 무뎌진 지배자도 아니었다.

또한 이들이 무가치하게 느껴진 것도 있었다. 질리기도 했다.

‘내가 방향을 잘못 잡았다.’

그 증거는 중립신이 자신에게 자주, 빈번하게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드낙의 행보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이건 정말이지 짜증났다.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내가 진짜로 당장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드낙은 자신이 가진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보는 일은 드낙에게 있어서 굉장히 생소한 일이었다.

‘차라리 영혼 제국과 전쟁하는 놈들에게 은혜를 베풀고, 그들을 통해서 영혼 제국 전쟁을 끝내는 게 오히려 더 반짝이는 별들을 내 손에 쥘 수 있는 게 아닐까.’

1만5천의 디아볼로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 그건 인류 멸망을 통해서 중립신이 얻을 업의 최대량을 고정하는 일이었다. 탄생하는 인간이 더는 없다면, 근본이 인신인 중립신은 부활하지 못하거나 힘의 회복을 얻을 수 없었다.

그 손길이 벌써 드워프에게 뻗어있음을 몰랐다. 의사소통하는 신의 횃불에 대해서 엘프가 아는 게 없었다. 드워프가 그냥 대충 설명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아서였다.

레프를 내려다보는 드낙은 결국 그냥 돌아갔다. 그의 보좌관 노릇을 하는 6인의 디아볼로스를 불러들였다.

“아무래도 내가 잘못 생각했다. 이래서야, 아무것도 안 된다.”

드낙의 말 속에는 회의감이 존재했다. 엘프 노괴들에 대한 기대심이 싹 사라져 있었다.

“그들 모두가 저렇게 된 것은 아닙니다.”

“그걸 모두 선별하면 이미 영혼 제국은 엘프를 이길 상황이 온다.”

전면전에서 승부가 안나니, 공중 군대를 만들어 엘프 도시를 짓밟을 것이다. 그 피해는 클 것이고, 엘프 영혼을 획득한 영혼 제국은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그건 소위 말하는 특이점에 도달하는 것과 같았다.

“엘프 노괴들을 설득하는 것보다 그게 더 빠르다는 소리군요.”

“아마 엘프 100만은 제국 내부로 들어가서 소모되겠지.”

단번에 근접전에 휩싸이는 것과 같았다. 용기병이 떨어지면 엘프는 접근전을 할 것이고, 결국 사상자가 크게 난다. 전처럼 큰 교전 비율은 사라진다. 그때부터가 진짜 영혼 제국의 무서움이 드러날 것이다.

동시다발적 전쟁 속에서 엘프 사회의 노쇠화는 치명적이다.

도시 두 곳을 겪어본 드낙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방향을 새로 잡아야만 했다. 노괴 놈들을 믿을 수 없었고, 기댈 수도 없었다.

‘놈들은 결코 전쟁에 나서지 않을 거다.’

디아볼로스로 만들어서 명령하면 듣겠지만, 그 숫자가 많아지면 반란을 일으킬 것이다. 실질적으로 드낙과 디아볼로수의 개체수를 통한 힘의 균형은 무너지기가 쉬웠다.

그건 중립신이 가장 원하는 일이기도 했다.

‘이미 행성 자체에서 중립신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아마 드낙이 죽인 디아블로스의 업이 중립신에게로 흘러들어 갔을 게 분명했다. 하급 악마라도 그 본질은 중립신의 육체에서 탄생한 엘프이기 때문이다.

중립신이 엘프와 드낙의 관계에서 간섭이 몇 번 없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 엘프의 종족값, 그들의 숫자와 가치를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적어도 3배는 더 자주 교류해야 했다.

‘근데 그런 게 전혀 없었지.’

그건 비정상적이다. 상황에 따라서 다른 판단을 내리는 건 중립신의 유연함과도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드낙은 비로소 자신이 중립신에게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중단한다. 나머지는 벌꿀 도시에 맡긴다.”

가장 먼저 현재 활동의 전면적 중단을 선언했다. 이건 결정사항이며 변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먼저 말하며 못을 박았다. 반대는 없었다. 리스크는 있지만 검은 신전에서 생산되는 검은 잔을 통해서 능히 제어가 가능했다.

“그렇다면 100만 엘프 군대에 들어가서 활동하실 생각이십니까?”

“증원군의 형태로 들어가면 되겠지. 라인홀트 의장이 도와줄 수 있을 터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한 일이다.

“100만을 디아볼로스로 바꾸면, 영혼 제국을 능히 제압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반란 조짐이 있을 수 있지.”

“점진적으로 윗물부터 바꾸고, 미래를 약속하는 게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건...잘 안 될 수 있습니다. 젊은 엘프는 생각보다 더 세뇌가 진행되어 있어서 고결합니다.”

디아볼로스들끼리도 서로 의견이 달랐다.

“파벌이 중요한 것 아닙니까?”

“100만 젊은 엘프들은 대부분이 마구잡이식의 난잡한 파벌의 집합체나 다름없습니다. 적을 죽일 검이 자신들에게로 향할 수 있어서 취한 조건이지요.”

중소파벌 내지는 중소도시만 죽어 나가는 셈이다. 대파벌은 소수의 젊은 엘프(1000년 미만)를 보내면 그만이지만 중소 파벌은 대부분의 젊은 엘프를 보내고 서둘러 엘프를 탄생시켜서 키우고 있을 터였다.

그건 최소 20년 걸리는 일이다. 엘프 사회의 아랫물이 되기 때문에 이야기의 도시, 라위야처럼 무식하게 유린당하는 엘프가 아니었다.

“윗물부터 노린다면? 아니면 윗물만 노린다면?”

“시간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다면 말 그대로 ‘공멸’을 노려야 합니다.”

끔찍한 소모량을 겪게 하면서 동시에 디아볼로스로 그들의 사기를 유지한다는 말이었다. 그건 재밌어 보이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반마(半魔)시여, 정말로 엘프 사회에 깊은 영향력을 지닌 노괴들을 버리시는 겁니까? 너무 갑작스럽습니다.”

“그렇다. 그저 그들은 검은 잔으로 엘프 지원이나 약속하게 하면 된다. 여기에 더 시간을 쏟으면 분명 이득은 있겠지만, 시간 대비 효율은 계속 낮아지겠지.”

무엇보다 알아서 검은 잔으로 해결할 수 있어 보였다. 고정된 엘프가 가진 고정성을 검은 잔으로 무너뜨리고 영광의 문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메리트였다.

여기에 드낙이 굳이 돌아다닐 필요는 있었지만 중요하지 않게 여겨졌다. 시간 대비 효율성은 점점 떨어질 것이라고 여겼고, 그 보상도 변변찮다. 노괴들을 디아볼로스로 마음이 싹 사라진 것도 있었다.

‘놈들은 엘프 양산병사를 배출할지도 모르지.’

그렇다면 드낙이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건 검은 잔, 그거 하나뿐이다. 그리고 검은 잔을 줘서 할 수 있는 일은 드낙이 없어도 할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재차 노괴 엘프들의 영향력을 언급한 디아볼로스가 고개를 숙였다. 그걸 모두 들은 리산드로스가 탄식하듯이 말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결국 엘프는 멸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겁쟁이가 통치하고, 우둔한 자가 전쟁을 준비하는 것과 같습니다. 용기병 영혼 군대가 크게 떨어져 있는 도시를 함락하고, 피해를 주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겁니다.”

엘프 도시는 철저하게 거래를 두고 있다. 그 이유는 주변 대기에서 마력을 끌어올리는 폭풍의 요람 때문이었다. 차출된 만큼 다시 도시 하나하나마다 새로운 핵이 새롭게 자리 잡고 있다는 걸 감안해도 영혼 제국의 공세로 무너지는 건 똑같았다.

“그전에 끝내야지. 그러기 위해서는 100만 엘프에게 힘을 투자하는 게 더 좋다는 것이고.”

“하지만 회의적입니다. 이미 그 균형을 한 번 무너뜨렸지 않습니까?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드낙이 한숨을 내쉬었다. 노괴들의 수준을 봤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기대심은 싹 사라졌다. 그놈들은 그냥 삶이라는 것에 늘어져 버린 시루떡이나 다름없었다. 그저 다른 엘프를 사용해서 ‘규모의 엘프’를 보여줄 뿐이다.

그들이 가진 건 그저 나이뿐이며, 늙어버린 정신뿐이었다. 이를 다시 한 번 드낙은 확인했다. 꿀벌 도시에서도 그건 두드러졌다. 라인홀트를 비롯한 이들은 결코 전쟁에 나올 생각이 없다.

드낙이 내몰아도 가지 않을 것이다.

그 시간의 간극 속에서 엘프가 영혼 제국을 이길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았다. 0에 수렴했다. 그전에 용기사에 의해서 각개격파 및 소모를 겪으면서 멸망의 길을 걸을 터다.

‘엘프의 공세는 줄어들고, 영혼 제국은 여유로워짐과 동시에 남부 왕국도 타격하겠지.’

제국 출신의 패륜 황제다. 남부 왕국을 가볍게 보고 있을 게 분명했다. 혹은 세파리아스가 숨어서 힘을 키우는 서부를 노릴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든 대예언은 이루어지겠지.’

반드시 막아야 했다. 마왕 발라쿠와 싸운 뒤로 드낙은 더는 큰 전쟁을 겪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여기까지 왔다.

“남부 왕국에 주둔하고 있는 디아볼로스 생존자들이 언제까지 엘프 제국을 속일 수도 없습니다.”

“그렇겠지.”

드낙은 뭔가 엄청난 수법을 사용해야 함을 느꼈다.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자신에게 미래는 위태롭거나 암울하거나...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에효. 무슨 용사처럼 소수 게릴라로 들어가서 황제 목을 딸 수는 없고.”

깊은 피곤함을 느끼며 드낙이 혼잣말을 내뱉었다.

“이거다!!!!”

드낙이 소리를 지르며 빨딱! 일어났다.

“예?”

“어차피 엘프는 검버섯처럼 스며들어서 조져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영혼 제국은 그러기 힘들지. 당장 검은 잔으로도 회유할 수 있는 게 엘프 아닌가? 교섭 가능한 게 엘프니까, 굳이 그놈들이 공멸하든 살아남든 나랑은 아무 상관이 없어.”

그저 중립신만 X될 뿐이다.

“난, 용사가 되겠다.”

“예? 이야기에 전혀 못 따라가겠습니다.”

“소수 별동대로 영혼 제국의 근간을 테러하고 나오면 그만이라는 소리다. 인간 영혼은 특히나 관리하기 힘들겠지. 거길 피해를 주면 어떻게 될 것 같나?”

“굉장히 삼엄하지 않겠습니까?”

리산드로스가 물음과 동시에 반박하지 못했다. 디아볼로스 1만5천을 상대로도 은신에 성공했던 게 드낙이었다.

‘이렇게 보니까 왜 용사물이 전부 소수로 마왕을 암살하는지 알겠어.’

조금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북한의 특공대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이유기도 했다. 정면 싸움이 안 되니 다른 것을 크게 높이는 건 효과적이다.

드낙은 후회했다. 이미 현대인은 방법을 알고 있는데, 자신은 제갈공명 뽕을 맞고 엘프 제국을 이용하러 나선 꼴이었다. 차라리 1인 특공을 펼치는 게 영혼 제국을 무너뜨리기 좋아 보였다.

“어때?”

“그게...무슨 문제가 일어날지 모릅니다.”

“그건 내 문제가 아냐.”

“예?”

“수습해줄 놈이 있어. 난 바로 영혼 제국으로 향하겠다. 너희들은 꿀벌 도시로 돌아가서 라인홀트 의장을 보좌해라.”

“예.”

드낙의 단호한 말에 리산드로스가 대답했다.

‘영혼 제국의 머리를 암살한다. 그게 내 대답이다.’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중립신이 드낙과 대화하고 싶어했다. 드낙이 이에 응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을 진행하지마라.”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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