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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전사-752화 (751/1,239)

강철의 전사 75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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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쥐는 미리 병력 3천 이하를 현지에서 모으도록 전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너도나도 모일 것이다.”

지하 연합은 마왕(魔王) 발라쿠 이후로 사건이 적었다. 조용히 힘을 키우며 내실을 다지고, 지냈는데 갑자기 신성 모독자들이 나타났다. 거기에 그들은 인간을 벌레로 여길 정도로 높으신 종족이었다.

그 머리통을 쥐고 싶어하는 핏빛쥐는 많았다. 특히나 〈배불뚝 리전〉은 핏빛쥐를 이끄는 첨병 중 첨병이었다. 그 선두에 있기 때문에 자존심도 대단하고 긍지도 높았다.

‘이런 상황에 참여자 숫자를 정하지 않으면 식량이 거덜 날 터다.’

그렇기에 3천 이하를 정했다. 그렇게 정해도 딱 3천으로 오지는 않을 터다.

“이후의 판단을 정리하여 보내주시오.”

또한 대장쥐는 검은 돔의 위원들에게 이번 일에 대한 판단 거리를 자신에게 달라고 전하였다. 모두 수긍했다. 그는 명실상부 핏빛쥐 최강자였다. 그가 먼저 가고, 이 일을 해결하며 공을 얻어도 괜찮다고 여겼다.

그건 그들이 이기적이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최근 드낙의 행보 때문이었다.

중립신은 효율적으로 드낙의 신격 획득을 막아왔고, 핏빛쥐라는 변수 때문에 그를 반마로 격상시켜 완벽한 초월자로서의 길을 크게 돌아가게 하였다. 허나, 그것은 핏빛쥐들에게 있어서 격의 현격한 차이를 불러왔다.

‘살아 숨 쉬는 우리들의 신에게 가까워질 단 하나의 개체가 필요하다.’

동등해질 수는 없다. 하지만 따라갈 수는 있어야 했다.

핏빛쥐들의 드낙에 대한 사랑은 집요했다. 인간의 그 어떤 종교보다도 자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유일신이며, 직접 그들의 꿈에 나타나 악마의 힘을 보내주는 피의 잔을 하사하며 실제로도 함께 이 세상에서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다.

그 현실성은 아득할 정도로 강력한 신앙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고로, 핏빛쥐들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대장쥐를 밀어줘서 드낙의 관심이 끊어지지 않게 유지하려고 하고 있었다. 이것은 지령으로 조례로 나아가서 지하 연합의 법으로 곳곳에서 중복적으로 책정된 상태였다.

대장쥐는 누구보다도 많은 뿔 없는 핏빛쥐를 먹고 있었고, 그 누구보다도 많은 지원을 받고 있었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그는 이번에도 신성 모독자를 잡는데 친정을 나서야 했다.

드낙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이제 남은 의원들은 모여서 대장쥐를 대신하여 원탁회의를 열었다. 당연히 격론이 펼쳐졌다. 모독자에 대한 결과론 때문이었다.

이 결과론을 전해야 그 과정에서 선택을 확실하게 할 수 있었다. 그렇지 못하면 엉망진창의 선택을 하게 된다. 앞으로 가야 하는데 옆으로 가는 식의 결정이 선택될 여지를 주는 일이었다.

확실한 목표! 엘프들에 대한 결과! 그것이 가장 먼저 논의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죽음...! 오로지 죽음을 내려야 하오. 그 건방진 것들이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큰 모욕이오.”

“맞소! 이것은 특히나 다른 신들과는 다른 우리들의 신을 겨냥한 포악한 모독 행위요! 감히 신이 숨 쉬는 이 세상에서 똑같이 숨을 쉬고 있다는 걸 생각한다면 반드시 죽여야 하오.”

실로 설득력이 있었다.

드낙은 살아 숨 쉬고 있는 신이었고, 그렇기에 모독자가 같이 이 세상에 숨을 쉰다는 것 자체가 참을 수 없었다. 고로 죽음만이 합당한 처우였다.

물론 분노로 일그러진 위원도 있었다.

“그렇게 쉽게 끝내서야 되겠소? 고통 속에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후회해도! 변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끝없는 고통을 맞봐야하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모독자에 행할 유일한 행동이오.”

“특히 이번 모독자는 엘프라는 종족이오. 그들은 매우 오랫동안 사는 종족이오. 사실상 늙어서 죽지 않는 종족이니, 그들에게 맞춤형으로 형벌을 내려야 하오.”

엘프라는 종족 특성상, 죽음보다는 영원한 고통이 어울렸다.

“나도 비슷한 생각이오. 영원한 삶에서 느꼈던 안락함과 행복을 영원한 고통으로 대답해줘야 하지 않겠소?”

“찍찍.”

몇몇 의원들이 실로 그렇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드낙 맞춤형. 엘프 맞춤형 판단이었다.

물론 다른 것을 슬그머니 집어넣는 의원도 있었다.

“엘프들의 신체와 그 높은 종족성은 우리에게 큰 이득이 아니겠습니까.”

“허어...그 모독자들을 이용하자는 생각이오?”

모두 펄쩍 뛰었다. 실로 간악하고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한 생각이었으며 드낙이 행한 모욕을 확실하게 끝맺지 못한다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것은 그들에게 영원한 고통을 주는 것과도 일맥상통하오.”

“무엇이 그렇소? 그들을 이용하는 게 어째서 내가 말한 의견과 같을 수 있소!”

당장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말했다.

“엘프 신체를 잡아먹고 계속 재생하게 하면 그들에게 영원한 고통도 주고, 우리도 이득을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동족 포식은 하나의 업이 되어서 핏빛쥐 사회에 정착했다. 전과 다르게 뿔 없는 핏빛쥐를 포식했을 때 얻는 효율성도 높아진 상태였다.

이제 다른 종족을 포식함으로써 핏빛쥐는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어떻게 변모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건 우리가 선택할 일이 아니오.”

“대장쥐가 선택해야 할 일이지.”

“부작용은 적겠지만...”

모두 혹한 표정을 지었지만 미지근한 태도로 임했다. 혹, 드낙에 대한 신앙심이 없어 보이는 듯이 보일 수 있어서였다.

“강력한 유동성을 대장쥐에게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이 세 가지 판단을 알아서 판단하라고 하면 되지 않겠소?”

“맞소, 맞소.”

모두가 그렇게 말하며 만장일치로 대장쥐에게 판단 거리를 세 가지 내려주기로 했다. 빠르게 이 소식은 대장쥐에게 향했다. 그는 이를 보고 고개만 한 번 끄덕일 뿐이었다.

‘모두 그럴듯하다.’

단번에 죽여도 좋았고.

영원히 고통 속에서 살아가게 하는 것도 좋았다.

그들의 신체를 잡아먹으며 핏빛쥐의 진화를 도모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대장쥐는 바로 판단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믿고 따르는 신이 있기 때문이다.

*

드낙이 말도 없이 장기적으로 자리를 비우자 동부는 빠르게 변화할 조건을 갖추게 되었다. 뭔가가 터진다면 반드시 격변할 터였다. 눈치 볼 사람이 없어져서였다.

경찰차가 지나가면 바로 속도를 높이는 운전자의 마음과 똑같았다.

법도 주먹도 가까이 있을 때나 무서운 법이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건 세리안 불파겐이었다.

“누구보다 먼저 후계자 교육을 시작하려고 한다.”

“...! 그럴 나이가 아니잖습니까.”

“혈통이 혈통이라. 충분하다. 또 동부왕의 오공주인 것이 내 딸의 신분이다. 이를 엎으려면 ‘가장 먼저’가 필요하다.”

“많은 것을 고려하고 선택하셔도 늦지 않았습니다.”

“좋다. 하지만 한 달을 넘겨서는 안 된다.”

그녀는 모든 조건을 따져보려는 방계의 판단을 존중해줬다.

한 번 머리를 밟았으니 이제는 그 어깨를 토닥일 때였다. 그들은 한 달의 시간에 총 13번의 내부 원탁회의를 열었다.

그 외에도 그녀가 흡수시킨 방계 7가문의 가주들의 시종들이 시도 때도 없이 자주 그녀의 집무실과 원탁회의실을 돌아다니자 불안해하는 기득권층 때문에 곳곳에서 무분별한 소문이 떠돌아다녀서 입 놀리기 좋아하는 몇몇 사람들이 구류형이나 단기 광산형에 처하기도 했다.

어처구니없게도 먼저 행동으로 임한 건 레이시아였다.

그녀가 원해서 그런 게 아니라, 원래 해야 할 때였기 때문이었는데 먼저 선수를 친 격이 되어버렸다.

남들보다 특출났던 크레시미르는 본래 4살 때 귀족 교육에 들어가도 상관없었으나 레이시아가 독단적으로 이를 물리고, 물려서 다른 귀족이 할 나이인 5살에 하기로 한 것이다.

이제 그때가 되어서 크레시미르의 귀족 교육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호수 성채를 뻗어 나갔다.

“이거였군!”

떠들기 좋아하는 이들이 절로 무릎을 탁 쳤다. 곳곳에 소문을 퍼뜨렸다. 술집 사장이 땀을 흘리는 시간이 많아졌다. 팔리는 만큼 어디서 술을 사다 와야 했다.

이스핀이 사업을 정리했기 때문에 무분별한 주류 사업이 많아서 제대로 된 술 하나 얻는 게 힘들었다. 술의 가짓수가 많아진 만큼 하품의 술을 쓰윽 집어넣는 개잡것들이 많아서였다.

귀족 교육이 이처럼 이목을 키운 것은 어린아이를 하루 최소 8시간 최대 12시간까지 혹독하게 교육하기 때문이었다.

약 한 주의 차이를 두고 2살 된 다이앤타 불파겐 또한 귀족 교육에 들어갔다는 걸 곳곳에 알리고 소문으로 퍼뜨렸다.

나이는 매우 어렸지만 드낙 덕분에 제어가 되는 악마의 힘 덕분에 다이앤타는 2살 생일을 맞이하고 난 뒤에는 애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녀는 충분히 귀족 교육을 받을 자격이 되었다.

“장난 아닌데.”

“그렇게 한 이유가 있더라.”

“시작부터 후계자 싸움이 팽팽한데.”

술집의 매상이 단번에 껑충 뛰어올랐다. 그만큼 불파겐의 후계 싸움이 시작부터 장난이 없어서였다. 남의 가문 싸움만큼 흥미진진한 게 없었다. 한국 드라마 또한 집안싸움이 가장 히트치는 상품이었다.

“딱 보면 견적이 나오지. 레이시아 왕비님은 정말, 시민을 위하시고 있으신 분이지만 아쉽게도 상대가 나빠. 근친으로 이루어진...그런거 아냐? 누구 편을 들어주겠느냐고.”

“이 새끼가. 돌았어?!”

듣던 술친구가 기겁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워낙 술집이 시끄러워서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았을 거로 생각하며 술을 입에 집어넣으며 나쁜 생각을 털었다.

“난 그래도 신전과 깊은 관계에 있는 레이시아 왕비님 쪽에 걸겠어. 거기에 그쪽은 아들이고 저쪽은 딸이잖아. 나이 차이도 심한데.”

“거기에 평판도 확 갈리던데.”

“맞아, 맞아. 거...그 딸이...”

코를 절로 긁었다. 기괴흉흉한 다이앤타에 대한 악마적 소문은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누구도 자세히 말하지 않았지만,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무려 그 헌신적이고 개혁된 동부 신전에서 나온 일이기 때문이다.

“그 유모...자살했데.”

“자살 당한 거 아냐? 너무 무서운데.”

“입 함부로 놀리지 말어.”

이처럼 민중의 판단은 다이앤타에게 부정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레이시아는 친 시민적이고 평화주의자라 신전등 등에 업고 많은 봉사를 했지만 세리안은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 해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 상대가 레이시아 왕비가 되면서 나쁜 것이 되어버렸다.

인간은 이기적이었고, 자신에게 도움되는 사람을 옆에 두고, 그런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민중의 평판과는 상관없이 기득권에게도 선이 갈라지는 계기가 되었다. 드낙이 곳곳에 갈라놓은 조직들이 세리안과 레이시아의 딸과 아들에게 줄을 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늦으면 도태될 뿐이다.’

계산기를 두드리며 중앙 기사와 장원 기사 그리고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줄을 대기 위해서 선물을 들고 찾아왔다.

가장 많은 방문을 맞이한 것은 레이시아 왕비였다. 그녀의 세력은 오로지 신전과 시민 같은 힘 없는 자들이기 때문이었다.

‘이 정도면 내가 한 자리 크게 꿰찰 수 있지.’

레이시아의 세력은 옆에 서기 좋았다. 반면 세리안은 이미 일곱 가문을 아래에 거느리고 자식의 후계자 교육을 빠르게 시작했기 때문에 너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없는 완벽한 세력으로 보였다.

라이벌이 강하기 때문에 레이시아는 크게 재미를 볼 수 있었다. 허나 그녀는 좋아하지 않았다. 크레시미르의 순진한 모습을 더는 보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를 위해서라면 그에게 많은 시련이 찾아와야 했고,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영웅은 시련 속에서 태어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였다.

인간은 한계를 경험해야 했고, 그렇기에 영웅이 될 수 있었다. 그 계기를 자신이 막는다면 크레시미르는 다이앤타와 세리안의 발에 머리가 밟힐 터였다.

조직을 벗어난 신구세력이 탄생했다.

크레시미르를 후계로 생각하는 이들은 신세력이라 불렸고, 세리안과 일곱 세력을 구세력이라고 불렸다.

또한 이렇게 하고 있음에도 교통 정리를 하지 않고, 태도를 밝히지 않는 자들에게는 세리안의 서한이 보내졌다.

[새해를 맞이하여 안부를 묻고자 한다.

그대가 장원을 얻고 간지가 시종에게 들어보니 벌써 4달이나 지났다고 하더군. 중앙 기사직이 어울리지 않아 마을 관리로 보내서 잘 지내는지 모르겠다만, 언제 한 번 찾아와서 근황을 알려줘야 하지 않겠나.

또 부지런한 것은 알겠으나 자신이 하던 일만 부지런하게 하지 말고 새해에 맞춰서 새로운 일도 결정해줬으면 좋겠다.

-세리안 불파겐-]

간단한 안부 서한이었다. 이 정도로 단순할 수가 없었다.

도시나 다름없는 성내의 관리가 힘들고 적성에 맞지 않아서 장원 하나 얻어서 장원 기사가 된 기사는 한숨을 푹푹 쉬었다. 요리를 준비하던 아내가 스튜를 퍼오며 물었다.

“왜 그러세요? 이번에 사과 과수원은 대박이 났잖아요.”

“그거랑 다른 거야. 조만간 내 호수 성채로 가야겠어.”

“왜요?”

“클레이 가주님을 봬야겠어.”

“아. 그분이 이 장원으로 보내주셨잖아요. 선물이라도 서둘러 준비해야겠네요.”

“이번에 가장 먼저 담가둔 사과주를 한 박스 부탁해. 아니, 두 박스 부탁해.”

“알로시스 중앙 기사님도 뵈셔야 하니까요. 맞죠?”

“그래.”

“네. 시켜놓을게요.”

정치에 관심 없는 이들도 선택해야만 했다. 그들이 지닌 영향력 때문이었다.

내전에 중립은 없었다.

중립이 있다면 먼저 박살을 내고 시작하는 게 내전이었다. 귀족들은 결코 멍청하지 않았다. 그들은 중립을 인정하는 자들이 아니었다.

물론 게제라스 법관은 유일한 예외였다.

무시무시한 기세로 신구세력이 커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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