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의 전사 75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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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낙은 강철 조각을 생산하는 능력을 매우 공들여서 만든 뒤에 이를 고블린에게 접목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아쉬운 것은 드낙이 직접 하나씩 줘야 한다는 점이었다. 능력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더럽지만 배변 활동을 지켜보며 표본을 모았다.
‘혹시라도 잘못되면 큰일이다.’
고블린에 대한 사랑이 드낙에게 있었다.
길쭉한 철조각을 똥과 함께 싸는 고블린도 있었고, 토끼똥처럼 설사를 푸두더더덕! 싸갈기는 고블린도 있었다. 이 다양한 종류는 불완전한 권능과 불완전한 고블린 때문이었다.
변수가 많이 생겨서 효력도 제각각이었다. 강철 조각이 아닌 그냥 철조각을 뱉어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두 번 일을 해야 했다. 강철과 철을 따로 구분해서 오크에게 보내야 했다.
‘철을 강철로 만들어야하는데...’
탄소를 태워서 강철로 만들어야 했다. 그 과정을 오크에게 양도하기에는 지하 연합의 무역 수지가 나빠질 공산이 컸다. 또, 오크들의 영향력이 엉뚱한 곳에 투입될 수 있었다. 그들은 다른 할 일이 많았다.
‘강철로 만들 인력을 쓰게 만든다면 오크들은 자주포 프로젝트에 많은 힘을 소비하기는 힘들 거다.’
오크와의 합작 강철 파괴자 프로젝트가 자주포 프로젝트였다. 이를 위해서라도 고블린들이 배변해내는 철 조각을 다른 이가 강철로 변환시켜야 했다. 드낙은 곧바로 크놀들에게 생각이 닿았다.
‘천부적인 대장장이들이지.’
높고 깊은 지하 동공의 밑바닥에서 온도를 달구고, 그 달구어진 공기는 위로 향하며 위에 있는 공기가 빠르게 아래로 유입된다. 그 막대한 공기의 이동 속에서 압도적인 산소 유입을 통해서 용광로를 데우는 크놀들의 전통적이고 야만적이며 매우 큰 노동력이 필요한 〈지하 용광로 시스템〉만해도 크놀들의 대장 기술력이 상당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일단 만들기만 하면 큰 노력 없이도 대량의 공기를 용광로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제격이지.’
또 드낙은 크놀들의 지하 용광로 시스템에서 영감을 확 얻을 수 있었다.
‘불 때우는 것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 자원을 아낄 수 있다.’
철을 녹일 정도의 온도까지 닿는 데 사용되는 원료를 아낄 수 있다면...그건 지하 연합의 큰 재산이 될 수 있었다.
‘뭘 해야 할까.’
고블린과는 다르게 크놀들은 전투를 좋아하는 종족도 아니라서 악마의 힘을 제법 담을 수 있었다. 핏빛쥐처럼 인내심이 대단한 건 아니었지만, 소극적인 종족성이 큰 버팀목이 되어서 악마의 힘을 짓눌렀다.
“흠.”
그림자로 이동해서 인근의 크놀들을 손으로 잡고, 피로 적셔서 그들의 모든 것을 관조한 드낙이 콧김을 내뿜었다.
‘쓸만한 게 하나도 없네.’
인간보다 작은 소형 지성 종족인 고블린과 감히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형편없는 게 크놀들이었다. 왜 지하 연합에서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조연으로 남은 지 알 수 있었다.
전쟁터에서도 보기 힘들고, 보더라도 공성 병기를 수리하거나 관리하는 것에 그쳤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쓸만한 부위가 하나도 없었고, 특출난 점이 전혀 없었다. 길쭉한 망치로 대장간 일을 하는 모습만 봐고 그들의 근력은 형편없다는 걸 보여줬다.
드낙은 잔머리를 팽팽 돌렸다. 크놀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현재 지하 연합의 강(鋼) 소모량은 엄청났기 때문이다.
‘저렇게 열심히 땀을 흘리는데, 내가 해줄 게 없다니.’
한다면, 정신세계로부터 드낙과 다리를 연결하고, 그곳을 계속해서 끝없이 오가는 피의 잔을 내려줘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능력을 담을 신체는 열악한 수준이었다.
‘편법이 필요한데.’
드낙이 용광로에서 열일 하며 땀을 훔치는 크놀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무릎을 쳤다.
‘저거다.’
땀!
땀은 실로 편법을 쓰기 쉬웠다. 깃드는 힘을 적게 하면 크놀들은 악마의 힘 때문에 고통받지 않을 수 있었다. 땀을 모아서 대량으로 만들면 힘이 증폭되게 만들면 간단했다.
혼자일 땐 하나도 감당하기 힘들었던 내가 잔뜩 모이면 강철도 녹이게 되는 매직을 만들 수 있는 게 초월의 힘이었다.
그렇게 해서 드낙이 직접 만든 능력이 모습을 드러냈다. 매우 공을 들여야 했는데, 소량일 때는 변변찮은 능력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크놀들의 종족 값에 맞춰야 했다. 반면, 능력이 담긴 땀이 대량으로 모였을 때는 확실하게 효능이 있어야 했다.
그런 능력을 설계하는 건 매우 고된 일이었다.
하지만, 끝끝내 드낙은 성공해냈다. 그는 배웠기 때문이다.
무식하게 치수 하나씩 변경해나가며 제대로 된 수학 없이 그럴듯한 놈을 만드는 데 성공한 수많은 대장장이와 기술자 그리고 건축가와 마법사들의 노력을 보고 배웠다.
까다로운 능력을 만드는 것은 그에 비하면 쉬운 일이었다.
드낙은 몰랐지만 그가 신격을 획득한다면 얻을 세 번째 권능이 만들어졌다. 〈임계점 땀코팅〉이라는 능력이었다. 자유자재로 땀을 흘릴 수 있고, 이를 모으면 땀이 서로 뭉치고 엮으면 질척하고 찐득해진다.
이것을 나무나 숯, 석탄 등의 연료에 묻히면 큰 이득을 볼 수 있었다.
동시에 똑같이 연료로 쓸 수 있는 땀이었다. 불을 때울 게 없을 때, 땀을 많이 모아서 응축 효과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했다.
‘그 양을 크놀 혼자서 만들려면 보름이나 걸리지만.’
이미 숫자가 많은 게 크놀이었다. 땀을 모으기는 수월할 터였다.
‘크놀의 수준으로는 이게 최선이다.’
아쉬운 일이었지만, 드낙은 나름 뿌듯하고 보람찬 표정을 지었다. 크놀들 또한 많은 헌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숫자를 지닌 핏빛쥐들이 하나같이 준수한 강철 무구를 가지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능력을 줘서 기분이 좋았다.
드낙은 몰랐지만, 크놀에게 준 이 임계점 땀코팅은 크놀 사회에게 대격변을 가져왔다. 나무, 숯, 석탄을 쓰지 않고, 오로지 땀으로 모든 걸 해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드낙이 간과한 것은 전투에 크게 차출되지 않는 크놀들의 숫자였다.
그 숫자는 그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었다.
객체마다 전해줘야 하는 정신 세계의 피의 잔과 강철 배변과는 다르게 종족값이 낮고, 특출나고 단단한 내구력을 지닌 장기 하나 없는 크놀들에게 전해준 〈임계점 땀코팅〉은 그냥 아무렇게나 크놀에게 자동으로 이어지는 능력이었다.
크놀 한 마리가 보름 동안 땀을 내야 능력 효율이 나오는 형편없는 능력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크놀들에게 거대한 축복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 개체수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서 지하 연합의 강(鋼) 생산을 철광석 채굴량이 못 따라가서 크놀들의 잉여 인력은 사방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지하 연합에게 엄청난 인력 시장 성장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드낙은 다른 이들에게 능력을 주는 것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것은 보람이었고, 깨달음이기도 했다. 그의 관심이 동부 왕국의 인간들에게로 향했다. 고블린보다 종족값이 높은 게 인간이었다.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존재했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북부 인간들이 노력했던 혈통 발전과 비슷한 맥락이 존재해서 기발한 생각은 아니었다.
*
“커헉!”
촌장이 피를 토했다. 그의 전신이 벌벌 떨렸다.
‘어, 어째서 내가...’
떵떵거리며 살아가던 그였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상황을 맞이할 계급에 있는 게 아니었다. 자신은 이 평야 마을의 왕이었다.
우우우웅.
그의 위에 존재하는 다섯 개의 흉흉한 빛깔을 내뿜는 구체는 그의 머리에 기이한 기류를 전하고 있었고, 그는 거대한 두려움과 공포스러운 감각에 진절머리를 치고 있었다.
그 기류가 슬그머니 줄어들더니 사라졌다.
법정자 락테아 시오 때문이었다.
“무분별한 마법 행위는 금지되어있습니다. 관측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폭행을 행사하고, 물약을 통해서 회복시키며 촌장의 정신을 무너뜨렸다. 그는 나중에 가서 애처럼 울었고, 짐승처럼 기었으며, 벌레처럼 꿈틀거리며 자비를 달라고 흐느꼈다.
“으흐흐흐흐....흑.”
그제야 엘프 원정대의 폭행은 중단되었다.
“반드시 사실만을 말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을 묻기 전에 기본적인 것을 물어볼 테니.”
“예!”
그가 큰절을 한 채로 냉큼 대답했다.
평야 마을에서 기본적인 정보를 획득한 뒤에 촌장을 납치한 엘프 원정대는 확실한 정보를 촌장의 입에서 들을 수 있었다.
“오크와 동부 왕국의 관계에 대해서 자세히 말해봐라. 틀린 곳이 있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중요 정보를 묻기 전에 목을 참할 것이다.”
“히익!”
촌장이 기겁하며 입을 놀렸다. 그것을 듣고 난 다음에 엘프들은 그를 꽁꽁 마법으로 포박한 뒤에 따로 자리를 가졌다.
“오크가 먼저 동부왕에게 동맹을 권하다니.”
이는 오크들이 지닌 강력한 예언력을 생각했을 때, 드낙 불파겐이 지금 이 시대에서 풀어야 할 중추인물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오크들은 한발 먼저 행동하여 드낙과 굳건한 동맹을 맺었다.
엘프들은 지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기에 쉽게 추론할 수 있었다. 그들은 결코 멍청이가 아니었다.
“그의 중요성을 전부터 알았다면...”
“그에 대한 정보 획득 기간이 극단적으로 낮았습니다. 이는 전 원정대의 탓입니다.”
“가면 반드시 그들을 비난하는 내용을 써야겠습니다.”
드낙을 하루도 안 보고 스리슬쩍 몇 시간만 보고 떠난 것이 엘프 원정대였다. 오만 해도 정도가 있었다. 아무리 하찮아도 불파겐이었다.
그들은 그 외에도 많은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강철 파괴자 프로젝트라고 아주 대대적으로 강력한 것들을 만드는 데 돈을 쓴다고 합니다. 제가 들은 거로는 거대한 골램이 있는데, 수증기를 크게 내뿜으면서 철판을 찢었다고 합니다.”
“다른건?”
“거대한 고철을 달리게 한다는 걸 만든다는 헛소문도 있었습니다.”
드낙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이야기했고, 그가 행한 기이한 일들 속에서 민간에게 가장 유명한 단체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새도우 위스퍼?”
“그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탈세를 했다간 바로 잡혀가서 구금형에 당하던가 광산에서 일하다가 와야 합니다. 지금 저희를 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검은 양피지를 쓰는 탐욕자들의 사형집행자들입니다.”
“그 명성은 실로 대단하지만 그 누구도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자신이 내지 않은 세금이 적힌 검은 양피지를 받은 부유한 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엘프들은 그런 말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인간들의 단체였다. 겁먹을 필요가 없었다. 자신들은 완전하며 완벽한 종족이었다. 그들의 감각을 속이고 지켜볼 놈은 존재하지 않았다.
‘흠?’
하지만 거기까지 생각이 머무른 테메툼 마르가리타 고위 집정관은 의문을 표시했다. 아슬아슬하게 의문은 표면으로 띄워졌다. 준수한 엘프의 지능 덕분이었다.
“그들이 있다면 왜 우리는 지금까지 그들을 못 봤습니까?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 말에 몇몇 부관들이 불안감을 느꼈다.
“가면서 그들을 찾아보기로 합시다.”
“예.”
새도우 위스퍼에 대한 정보 취득도 캠페인 중 하나로 설정됐다. 가장 중요한 캠페인은 드낙 불파겐이었다.
“사, 살려! 풋, 사람! 컥!”
버둥거리는 촌장이 발로 걷어차였고, 이빨이 튀어나와 땅 한쪽에 떨어졌다.
그들은 촌장을 산채로 생매장시킨 뒤에 떠났다. 그 자리에 검은 뿔쥐가 모습을 드러냈고, 토실토실한 엉덩이가 박자를 맞추며 덩실덩실 거렸다. 열심히 땅을 파서 촌장을 다시 끌어올렸다.
이미 질식한 지 오래였다.
마지막 폭행 이후에 물약을 먹이지 않아서 그 신체는 매우 심한 형체를 지니고 있었다. 귀로 인간을 끔찍하게 폭행하던 것을 듣고 있었기에 검은 뿔쥐 정보원은 기분이 매우 나빠진 상태였다.
“찍찍.”
인간을 위협적인 종족으로 보고 있는 핏빛쥐에게 인간을 하찮게 보고, 개처럼 대하는 모습은 굉장히 불쾌했다.
핏빛쥐의 라이벌인 인간은 자신이 찍어 누르고, 승리해야 하는 놈인데 다른 놈에게 처발랐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했다.
마치 자신이 개발리는 듯한 감각에 사로잡혔다.
그건 정말 짜증 나는 일이었다.
드낙에게 이 소식은 들어갈 수 없었는데, 드낙이 능력 전수에 재미를 느끼고 모든 걸 걷어차고 능력을 이것저것 개발하고 전해주고 다녔기 때문이다. 핏빛쥐는 결코 그림자로 이동하는 드낙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들이 겨우 드낙에게 엘프 원정대에 대한 정보를 전했을 때는 이미 7일이 흐른 뒤였다.
“뭐라! 엘프 원정대?!”
드낙이 깜짝 놀라면서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반마의 초월성으로 이 종족, 저 종족 건드리며 다녔던 드낙이었다. 엘프들을 생포할 생각을 가졌다. 그는 서둘러 〈멧돼지 평야〉로 향했다.
대장쥐가 엘프 원정대를 조질 곳으로 선택한 곳이었다. 엘프 원정대 11명을 상대로 핏빛쥐의 최고 위원장이 직접 친정을 나설 정도로 엘프가 지닌 위협성은 엄청났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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