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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전사-744화 (743/1,239)

강철의 전사 74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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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 산적들은 도렌의 지원정책 덕분에 서부 성채의 한 구역에 집중적으로 모여서 대규모 입주를 하게 되었다.

“모든 게 새거야! 새거라고!”

그들은 새집에 뛰듯이 기뻐했다. 산채의 자원은 한정적이었고, 그들이 살아가기에는 열악한 환경이 될 수밖에 없었으며 누구도 집을 짓는데 자신의 영향력을 소모하려고 하지 않았다.

집을 지으라고 명령하는 것보다는 예쁜 여자 한 명 더 찾는 게 중요했다.

이주민의 집창촌이기도 했던 울림 계곡의 산채에는 범죄자도 많았지만, 그러지 않은 평범한 사람도 많았다.

그 기준을 잡고, 판별하기에는 관리의 숫자도 적고 겨울이라서 그럴 여유도 되지 않았다. 사람을 동원하는 일은 겨울에 하면 안 된다.

‘그게 내 결론이다.’

도렌은 너무나도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허나, 그렇게 해야지만 서부가 발 빠르게 발전하여 동부왕국의 다른 지방과 견줄 수 있었다. 그게 드낙이 원하는 바이기도 했다.

먼 곳을 바라보고 행동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서부는 생각했던 대로 발전할 수 없었다.

새집을 받았지만 그들은 수많은 계약에 묶였다.

도렌은 무상으로 주는 천사가 아니었고, 그들의 노동력을 원하고 있었다. 일자리 알선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계약이었지만 실상은 인력이 부족한 곳에 투입되는 강제 노동자에 해당할 정도로 불합리한 계약이었다.

“일은 고될 수 있고, 본인이 선택할 수 없습니다. 싫다고 하시면 다른 곳에 배정해드리지만, 제한된 곳 분입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지원 정책을 통해서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대한 빨리 이 서부 성채의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자립할 수 있도록 저희는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하겠습니다. 하게 해주십시오. 무슨 일이든지 할 자신이 있습니다.”

이주민들의 70%는 이 계약에 쉽게 동의하고 서명했다. 일에 대한 선택권이 없을 뿐이지, 매우 인도적인 노동 시간을 가지고 있어서였다. 하지만 다른 30%는 예외였다.

“아니, 이거 너무 불합리한 거 아닙니까?”

“아니...관리양반, 내가 괜한 소리를 하는 건 아니잖소?”

그런 말에 관리들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벌였다.

“아,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저희가 다시 카테고리를 추려내서 다시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불합리했던 게 무엇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관리의 말에 이주민이 거드름을 피우며 한창 떠들었다. 이게 문제니, 저게 문제니, 신나게 이야기를 했다.

반면 나머지 70%는 적극적으로 계약에 임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는데, 산채에서의 노동 시간과 혁명적일 정도로 달라서였다.

‘6시간의 근무. 무조건 이득 아니냐?’

드낙이 저녁 없는 삶을 살았기에 그런 것이 강제되어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가족을 지닌 남자는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이 가정을 책임지고 있었고, 강력한 권한을 지닌 가정의 기둥이자 주인이었다.

그의 선택이 이 한 가정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있었기에 그는 돈이 필요했다.

“더 일할 수는 없습니까?”

“가능합니다. 하지만 여성은 외청 관리로부터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최근에는 돈이 필요하다는 것, 일을 더 하고 싶다는 인증을 외청에서 받아내면 최대 10시간까지 일할 수 있었고, 언제든지 취소가 가능한 유동성을 지니고 있기도 했다.

여성 노동력을 쓰기에는 이곳의 양육 시스템이 형편없었다. 오크의 경우에는 큰 아기부터 공동 육아를 하는 건물이 크게 있었지만, 인간은 그러지 못했다.

드낙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있었고, 게제라스를 비롯한 이들은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기에 의견을 낼 영향력이 적은 아기나 어린이들을 위해서 자원을 쓰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삼천 이주민 중 계약에 쉽게 동의한 이들 대부분이 계약과 동시에 10시간까지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힘든 산채 생활과는 대비될 정도로 깔끔한 새집부터 얻고 시작하는데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신뢰〉하게 된 것이다.

서민에게 집을 주고 일 함께하자고 하면 100이면 100. 모두 하겠다고 할 것이다.

그들 대부분이 육체노동에 종사하겠지만, 글자를 배우는 시간도 있었고,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그에 대한 지원금 또한 지원될 수 있었다. 고급 인력을 키워서 그것이 고급적으로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다.

그래야만 값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연금술, 대장장이, 건축 등이 있었다. 물론 이런 지원은 그에 대한 재능이 있거나 똑똑하다는 걸 증명해야 했다. 너무 고급 인력만 많으면 원자재가 비싸질 공산이 컸다.

이런 여러 가지를 규합해서 만든 게 이주민 정책이었다.

그것은 실로 잘 통제되었는데, 계약서에 동의하지 않은 30%를 추려낸 것만으로도 잘 작동된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거 놔! 난 자유시민이라고!!”

새집에서 병사들이 들이닥쳐서 반항하는 자를 몽둥이를 닥치는 대로 때리며 끌고 나왔다. 나무 바닥에 피가 묻었다.

“서부 사령관의 명령이다! 기회를 줬음에도 받지 않은 죄는 크다. 광산 종신형에 처한다.”

그들은 살아남았고, 그것으로 끝난 줄 알았다. 범죄와 나태함을 누리기 위해서 도렌의 제안을 거부한 것만으로도 그들은 죄를 용서받을 기회를 걷어찬 것이나 다름없었다.

올곧은 노동을 버리고, 편법에 물든 이들은 다시 일어나고 살 기회를 걷어찬 것만으로도 교화 가능성이 스스로 없음을 이야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순식간에 900여 명의 광산 종신형을 받은 광부들이 발생했다. 그들은 평생 죽어서도 햇빛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굶을 걱정은 없었다. 10년 쓰다가 버리는 것보다는 30년 쓸 수 있는 광부가 더 많은 광물을 채광할 수 있어서였다.

아주 잘 보살펴서 평생 일을 하게 만들고, 또 휴식시간도 존재했다. 그들이 채광을 효율적으로 많이 오랫동안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걸러내기를 일찌감치 알고 있는 자들도 존재했다. 권성징악에 물든 이들은 믿고 싶지도 않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겠지만, 악한 자들은 똑똑했고, 눈치가 좋았다.

또한, 이상하리만치 모든 일에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다. 죄가 있으므로 돌다리도 두드리고 다니고, 모든 이들을 의심하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사회부적응자들은 그렇게 서부 성채에 자리 잡았다. 그들은 조용히 서로 암약했고, 섹스보다 강렬하고 자극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은신처를 만드는 데 노력했다.

푹!

푹!

달빛이 내려앉은 곳에 세 명의 사람이 돌아가면서 땅을 팠다. 근처에서 모닥불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곳에는 여자의 머리만 덩그러니 있었다.

앉아있는 남자는 머리카락에 기름을 바르며 윤기 있게 만들고, 여자의 머리통을 박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었다.

“야야. 재밌냐? 죽은 사람을 뭘 그렇게 치장해. 미친놈이네, 이거.”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고, 여자의 머리통을 치장하고, 박제하는 살인마가 벌떡 일어났다. 어느새 대거를 뽑았지만, 화살이 오른쪽 손목에 정확하게 박혔다. 놀라울 정도로 대단한 예측샷이었다.

모든 상황을 파악해야지만 가능한 투사체 예측샷이었다.

“으윽!”

그가 비틀거리며 도망치려고 했지만 그대로 엎어졌다. 손목만 당한 게 아니었다. 인간은 고통이 크게 일어나면 다른 고통을 확실하게 캐치해낼 수 없었다. 어느새 허벅지에 화살이 박혀있었다. 명중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게 인간의 허벅지였다. 굵기도 굵고, 무엇보다 인간의 기동력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비, 빌어먹을!”

그가 머리를 들어 올렸다. 다른 두 명의 동료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 또한 지렁이처럼 바닥을 기고 있었다.

‘순식간에 당했다.’

이런 야지에 누가 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다. 허나, 그게 현실이 되어버렸다. 발걸음 소리가 그의 등 뒤에서 들려왔다.

“누, 누구냐? 강도냐?”

경박하고 저급한 목소리 때문에 가장 먼저 떠올린 건 강도였다. 하지만 바로 뒤통수가 손바닥에 까여야 했다.

“큭!”

머리가 쑥 내려가며 입에 흙이 들어갔고, 코가 아팠다.

“야이, 새끼야. 강도가 그렇게 화살을 잘쏘냐? 손목 날아가고 아무런 파악이 안 돼?”

“북, 북부 순찰자...!”

그가 피를 토하듯이 말했다. 대거를 뽑아드는 손에 화살을 박아넣는 명사수들!

‘어중이떠중이 순찰쟁이들이 아니다.’

그런 놈들은 돈에 미친놈들이다. 이런 곳에 있을 놈들이 아니었고, 대부분 지역 유지와 타협하며 입에 기름칠하며 살아가며 퇴화되고, 거세된 순찰지식을 말할 뿐이었다. 그것도 모두 가르쳐주지 않았다.

자신들의 명줄이고 돈줄이기 때문이다.

인류를 위해서 일평생을 북부 산맥에서 지낸 진짜배기들이 분명했다. 그들은 오크들이 북부의 평야를 획득하고 나서 떠돌다가 동부로 많이 향했다고 했는데, 인간을 도축하는 괴물들을 사냥하는 일을 하는 게 틀림없었다.

“정리해.”

“윽!”

그 말에 단번에 누군가가 발을 후려쳤다. 다리가 꼬아지면서 x자를 만들었고, 그 상태에서 발을 묶고, 팔을 뒤로 해서 묶었다.

그 외의 폭행은 없었다. 마치 상품을 다루듯이 굴었다. 그게 더 불안했다.

“끝났습니다.”

“좋아.”

서부에서 활동하는 북부 순찰자들의 충성심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었다. 그건 이스핀의 카리스마 때문이 아니었다. 도렌은 북부 순찰자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줬을 뿐이었다.

인간을 위해서 활동하는 게 북부의 순찰자들이었다. 정확히는 평범한 시민들이 평화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자들이었다.

그 희생정신은 남의 등을 처먹고, 정당한 세금을 내지 않는 자들을 처단하는 일에서 보람을 느끼게 했고, 이는 도렌의 지원정책으로 표면화되어서 나타났기에 더더욱 컸다.

거기에 이런 범죄자들을 잡는 것도 큰 보람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희생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역설적으로 북부 순찰자들은 서부 사령관과 부사령관에게 충성하는 자들로 보였다. 가장 순찰자에게 치안권을 준 곳이 서부였다.

“으읍.”

재갈이 그대로 물린 3명이 따로따로 한 명씩 나무에 거꾸로 매달아졌다. 짐승밥이 될 수 있었다. 애초에 저항을 포기했는데, 그들이 북부 순찰자라는 걸 누군가가 말했는걸 들었기 때문이다.

그 명성은 미치광이 살인마에게도 똑같이 적용했다. 그들은 오로지 약자만을 잡아 죽여서 재미를 보는 하이에나에 불과했다.

“저 멀리 있는 게 은신처네.”

이스핀이 검은 양피지를 훑으며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순찰자들이 먼저 향하고, 그 뒤를 이스핀이 몸을 낮춰서 기어갔다. 은신처는 반지하 형태의 입구를 지니고 있었고, 그곳에는 횃불 아래에 카드놀이에 빠진 2명의 살인자가 불침번을 서고 있었다.

이런 야지에 올 사람은 오로지 길 잃은 방랑자뿐이었기에 그들의 그런 모습은 전혀 방심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방랑자의 방심을 끌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이 야지에 있는 은신처에 온 손님은 방랑자가 아니었다.

순찰자들은 전투 로브를 벗은채로 기어갔다. 이에는 화살 두 대를 물고 있었다. 기어가는 속도는 이스핀의 3배에 달할 정도로 기민했지만, 위아래로 꿈틀거리는 높낮이 차는 이스핀보다 낮았다.

가히 지네처럼 기어가는 그들의 포복술은 독특했는데 가장 먼저 개구리처럼 두 다리를 바짝 넓혀야 했다. 또한 상체의 힘을 쓰지 않고, 최대한 허벅지의 힘으로만 앞으로 향했다.

이는 나무를 오를 때 사용하는 요령과 같았다.

보통 사람들은 온몸에 힘을 주고, 발목 부근의 근육으로 최대한 버티면서 올라가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순찰자들의 나무 오르는 방법은 오로지 허벅지. 허벅지의 힘으로 단단히 몸을 고정하고, 올라가는 것에 있었다.

이처럼 허벅지 힘은 대단했고, 순찰자를 앞으로 쭉쭉 밀게 해줬다.

“킁킁.”

순찰자의 코가 꿈틀거렸다. 주변 시야를 위해서 이 일대를 홀라당 태워버렸기에 탄내가 진동하는 대지였지만 그 속에서 철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손을 느리게 더듬거렸고, 곧 흙에 아주 얕게 설치된 곰덫을 볼 수 있었다.

걸리게 되면 한순간에 팔다리가 날아갈 정도로 강력한 용수철이 있었다.

‘돈을 제법 만졌다.’

은신처 근처에 곰덫을 설치할 정도의 짭짤한 돈주머니를 지녔다는 것은 그만큼 희생자가 많다는 뜻이었다.

내부 적들의 숫자가 제법 되었기 때문에 두 놈의 목은 그대로 화살에 꿰뚫려 졌다.

“으, 으!”

벌벌 떨며 목에 박힌 화살을 더듬거리며 침에 줄줄 흘러내렸다. 피와 뒤섞인 그것은 걸쭉하게 늘어져서 땅에 떨어졌다. 작은 목소리는 결코 멀리 갈 수 없었다. 그런데도 순찰자들은 벼락처럼 달려들어서 그 화살을 뽑고, 회복 물약을 목이 뿌림과 동시에 손발을 대충 묶었다.

번개같이 빨랐고, 기민했고 숙련된 움직임이었다.

단번에 두 놈을 다시 살려서 묶어놓은 순찰자들에게 이스핀이 호다닥 달려와서 괜히 묶인 밧줄을 한 번 잡아당겼다.

“출구는 없고, 포로도 없다. 이놈들은 살인만 저지르는 놈들이니 바로 입구에 불을 지펴라.”

“예.”

연기가 퍼지면 질식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살인을 저지르고 야지에서 살며 감각이 날카로운 놈들이었다. 분명히 이 좁은 입구로 기어 나올 것이다.

화르륵!

연기가 들어가고 조금 뒤에 반응이 일어났다. 반지하에 입구가 좁은 인공 동굴에 머리가 쑥 삐져나왔다.

이스핀은 곧바로 힘을 주며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아악!”

머리카락이 일부 뽑히면서 두피를 통째로 일부를 뜯어내기도 했다.

“무기 버려! 새끼야! 무기 버려!!!”

이스핀이 고함을 고래고래 지르며 몽둥이로 사정없이 좁은 입구를 기어 나온 놈을 마구잡이로 때렸다. 놈은 혼비백산하며 손에서 무기를 떨어뜨렸고, 그대로 이스핀이 잡아당기자 앞으로 엎어졌다.

순찰자들이 이를 받아서 그대로 처치를 했다. 손발을 똑같이 묶고, 조금이라도 본인 스스로 움직이려는 게 보이면 옆구리를 발로 깠다. 그때마다 지렁이처럼 꿈틀거렸는데, 더욱 매를 부를 뿐이었다.

8명을 그렇게 잡아낼 수 있었다. 총 13명의 살인조직이었다. 그들은 청부업을 하기도 했기 때문에 최대한 생포를 해야 하는 놈들이었다. 살인을 기도한 자들을 연좌제로 묶어서 광산에 보내기 위해서였다.

〈광산 종신형〉은 철값을 내리기 위한 동부 왕국의 발악이기도 했다.

이스핀은 전투 순찰자 2명과 함께 활동하며 소규모의 범죄자 조직을 타격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전투 순찰자와 정찰 순찰자들이 새도우 위스퍼의 정보력을 통해서 서부에서 직접 치안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북부 순찰자는 서부를 돌아다니는 보안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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