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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전사-722화 (721/1,239)

강철의 전사 72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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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연합〉의 반응 속도는 그 어떤 조직보다 뛰어났다.

“대외협력장을 빠르게 보내라!”

“뜨나악!”

주술을 통해서 빠르게 전파할 수 있었기에 엄청난 속도로 정보를 취득할 수 있었다. 이는 드낙이 핏빛쥐 초기부터 정보를 중시하면서 발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하 질주 수로〉에 오크 나무로 깎은 거대한 뗏목이 밧줄에 끌려서 올라갔다.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혔음에도 멀쩡했다. 오크 나무다웠다.

철썩!

지하수로 가득 찬 곳에 뗏목이 올라가고 나서는 단단히 밧줄로 조이고, 힘을 합쳐서 당겼다.

“밀착시켜야 한다!”

하나! 둘!

하나! 둘!

뗏목이 가지런하게 탑승지역에 들러붙었다.

지하 질주 수로의 벽에는 오크 나무로 만든 토템과 그냥 나무나 돌로 만든 토템이 10걸음마다 존재했다.

오크 나무로 만든 토템은 크기가 작았고, 그냥 나무나 돌로 만든 토템은 오크 나무로 만든 토템보다 곱절은 커서 대형 토템이나 다름없었다.

매우 특수한 경우에만 사용되는 〈지하 질주 수로〉는 한 번 사용하면 1달 이상 뒤에 다시 사용할 수 있었다. 주술을 통해서 다른 곳으로 빠르게 갈 수 있는 교통이었다.

드낙의 헛소리를 핏빛쥐들은 곧이곧대로 믿고 진행한 결과이기도 했다. 철로는 구현도 안 되고, 증기기관이나 화석연료로 에너지를 운동성으로 변환하지를 못했기 때문에 무식하게 주술로 달리는 뗏목이었다.

다행이라면 지하수와 석공술을 통해서 0.5도 미만의 경사로를 지니고 있도록 설계되어있어서 끔찍하게 비효율적이지는 않았다. 현재 지하 질주 수로는 드낙이 있는 〈호수 성채〉와 오크의 최고 거점지인 〈황소굽이 도시〉로 갈 수 있었다.

현재 공사 중인 곳은 검은 돔으로 향하는 곳이었다.

뗏목 위로 100명이 넘는 지하 연합의 종족들이 올라섰다.

고블린 대외협력장과 크놀 소기술장 그리고 펄발드 호위대와 뗏목 수리를 위한 크놀 기술자와 고블린 주술사도 탑승했다.

쏴아아아!

돌로 지하수가 엉뚱한 곳으로 가지 않게 막아놓은 수로를 타고 뗏목이 빠르게 움직였다. 그들은 가장 먼저 규르소모스와 만날 수 있었다.

“들여보내라!”

이목이 모인 상태에서 도시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지하 연합의 무리가 안으로 들어섰다. 그들은 대족장이 있는 거대한 움막으로 전원 들어가기 전에 스스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거 괜찮습니까? 저희 호위 병력이 모두 들어가도?”

“상관없다!”

고블린 대외협력장 〈줄론 살키히(Zoolon Salkhi,부드러운 바람)〉가 제 발 저려서 말했음에도 오크 전사는 태평했다. 뒤에 있던 펄발드 호위대장 〈우네은 쑤우(Unen shuu,참된 방패)〉은 되려 기분이 나빠질 정도였다.

그의 명령을 받는 펄발드 정예 호위대 100명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오크에 비해서 홀쭉했지만, 체고는 비슷했기에 불쾌감이 더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 기병으로 중기병 30에 궁기병 70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중기병은 청색. 궁기병은 검은색으로 통일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정예 분위기가 물씬 풍겼음에도 무기를 빼앗지도 않고, 그냥 들어가라고 하니 되려 불쾌했다.

“뭐하나! 빨리 들어가라! 대족장이 기다린다!”

일백의 무리가 그대로 안으로 들어갔다.

“반갑다! 지하 연합의 대표자!”

“대리인입니다. 대족장이시여!”

그들은 서로 통성명을 했다. 규르소모스는 곧바로 본론을 꺼내지 않았다.

“최근 지하 연합은 뭐 하고 있는가? 여기에는 고블린 상단밖에 오지 않으니, 그들 근황을 내 잘 모른다.”

이에 고블린 대외협력장 줄론 살키히가 냉큼 대답했다. 이미 모든 지령을 받고, 숙지한 상태였다. 오크를 대하는 지하 연합의 자세는 삼대태도법으로 이미 정해져 있었다.

매우 신속함.

매우 정중함.

매우 관대함.

호구 중의 개호구가 되라는 식이었다. 그만큼 오크들은 아군으로 모시기에 좋은 곳이었다. 가장 먼저 동맹으로 두기 좋은 이유는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죽음을 자초할 전사들이 많았다.

그것만으로도 지하연합은 오크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했다. 크놀과 고블린이 용감할 수는 없었다. 최근 영입한 평야와 계곡의 펄발드는 기병으로서는 요긴하게 쓸 수 있었지만, 전열에 설 자들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핏빛쥐가 가진 패를 적당히 보여줘야 한다.’

전사에게는 강하게 나가야지만 제대로 된 거래를 할 수 있었다. 고블린 대외협력장 줄론 살키히가 입에 침을 발랐다.

“아주 바쁜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인간들의 남부 왕국이 지니고 있던 서부를 저희 영토로 삼고, 지상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오! 그건 정말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인간들이 가만히 안 있을 텐데?”

“본래 마신장에게 빼앗긴 땅이었습니다. 이를 가졌으니, 인간들이 감히 노리겠습니까? 거기에 미궁의 본거지였던 〈검은 돔〉이라는 곳이 있는데...그곳을 저희들이 수도로 삼고...”

핏빛쥐의 노출된 곳을 입에 담았다. 그 규모에 규르소모스의 머리가 팽팽 돌아갔다.

‘오크와의 무역 규모까지 생각한다면...’

“으음...”

지하 연합의 세력 윤곽이 살짝 보였다. 오크답지 않은 셈을 할 수 있는 게 규르소모스였다. 핏빛쥐들의 정보력을 통해서 그 면모를 이용하고 있는 게 고블린 대외협력장 줄론 살키히였다.

“지하 연합이 그렇게 큰 곳일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규르소모스와 줄론 살키히는 그 외에도 수많은 분야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크와 지하 연합이 서로 부딪힐만한 분야에 대한 것들이었다.

주술부터 영토, 식량과 광산, 인간과 드워프에 대한 것들이었다.

“우리 오크들은 앞으로도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식량을 원한다. 이를 약속할 수 있겠는가?”

근황과 서로의 방향성을 이야기하고 나서 본론을 꺼낼 수 있었다.

오크들은 당연히 지하 연합에게 식량 수출을 요구했다. 지금도 하고 있었지만, 확실하게 약속된 것은 아니었다. 작정한다면 한순간에 끊어버릴 수 있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고, 더 나아가기 위함이었다.

‘계획대로 되고 있다.’

그런 태도를 통해서 줄론 살키히는 지하 연합의 계략이 성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오크들의 식량 의존도를 높이는 게 그들의 계략이었다.

굳이 농사를 짓지 않아도 오크들이 살 수 있게 만듦으로써 지하 연합에 대한 오크들의 식량 의존도를 꾸준히, 극단적으로 높이는 게 성공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당연히 그렇게 해드려야지요. 저희들 또한 오크들의 토템과 오크 나무를 원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해주시겠소? 자 그럼 여기...”

규르소모스가 최소한도의 무역 규모를 적은 목판을 꺼냈다. 그곳에 규르소모스가 붉은 염료를 손바닥에 묻혀서 쿵하고 찍었다.

반면, 고블린 대외협력장은 품에서 대장쥐의 인장을 찍었다. 11명의 핏빛쥐가 서로 다른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게 대장쥐의 새로운 인장이었다.

“혹시 지하 연합이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게 있으면 말을 해라.”

“먼저 대족장께서 원하시는 걸 말하고 난 뒤에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좋다. 우리는 무기와 방어구를 비롯한 전략물자가 필요하다. 오크 나무와 약재 그리고 토템과 교환하고 싶은데.”

“최대한 물량을 맞춰드리겠습니다.”

고블린 대외협력장이 납작 엎드렸다. 지켜보는 오크들의 표정에 웃음기가 가득 머금어졌다.

“거기에 최우선으로 우리 속굽이 부락과 먼저 거래를 했으면 하는데.”

“오크 중에서도 가장 강성한 곳 아닙니까? 말씀하시지 않으셔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다만, 약조는 해드릴 수 없습니다. 다른 오크 부락과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속굽이 부락에서 해결을 해주신다면 하겠습니다.”

“아, 그럼 됐다.”

귀찮은 일에 휘말릴 수는 없는 법이었다. 대족장이 나서서 동족을 패고 다닐 수는 없었고, 그래서 얻는 이득도 없었다. 인간에게서 빼앗은 영토만 해도 지금은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군사 동맹을 요구한다. 서로가 서로의 힘을 필요로 할 때 반드시 도와야 할 것이다.”

대예언의 대비로 지하 연합과의 군사 동맹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저희 또한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좋다!”

오크가 원하는 것들을 대부분 들어주고 나서야 지하 연합의 요구 사항을 입에 담았다.

“오크 전사들의 용맹함을 저희 지하 연합은 익히 들어서 알고, 대단히 흠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무력을 빌리고 싶으니, 용병 길드를 이곳에 세울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좋다. 관련 부지를 상의 후에 내어주지.”

“가아아암사하옵니다!”

넙죽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크게 표했다. 오크 전사들을 재물로 묶어서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관리를 도맡아서 할 수 있을 터였다.

“주술 교류를 하고 싶습니다. 부디 오크들의 우월한 주술을 저희에게 하사하여주십시오.”

“그건 내가 정할 게 아니다. 하지만 적정 수준 내라면 하사해줄 수 있을 터니, 일단은 허락하지. 하지만 실망은 하지 마라.”

“어느 안전이라고 실망하겠습니까?”

담너머로 오크 주술을 훔쳐보는 것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터였다.

“고난이 올 때, 저희들의 동맹은 더욱 빛날 것입니다.”

“오늘을 날로 기려서 지하연합과의 우정을 매번 확인하도록 하겠다!”

〈지하 축제〉가 대족장 규르소모스의 이름으로 제정되었다.

*

“허어. 엘프 놈들의 힘이 이 정도일 줄이야.”

흑황제 제넬루 바르시아가 한탄했다. 이를 듣고 있던 통달의 대마법사 아웃버스트가 고개를 숙였다.

“면목이 없습니다.”

무식하게 제국 기사와 병사를 동원한다면, 엘프를 멸망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하루 생산량이 이제는 5만을 넘어서지 않았나? 일주일만 모아도 35만의 대군이거늘? 엘프는 대체 어떻게! 이러언 말도 안 되는!”

흑황제, 제넬루 바르시아의 눈과 피부가 쩍쩍 갈라진 곳에서 회백색의 영혼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의 등에는 수많은 강철 호스가 연결되어있었다. 기괴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고정하십시오. 다 방법이 있습니다.”

“무슨 방법인가?”

“지금까지는 폭풍 결집이건 광역 마법이건, 영혼 군세의 숫자를 늘려서 해결하는 방법이었지만, 그게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현재의 생산 속도를 늦추고, 다른 곳에 영혼 마탑의 영향력을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정확히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흑황제가 장황한 말을 듣지도 않고 말했다.

“네크로맨서에 대해서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들은 어디에서든 도망 다니는 자들입니다.”

“그렇지. 세계의 적이라고 할 수 있지.”

시체와 시체에서 나오는 시체마력으로 힘을 휘두르는 네크로맨서는 생명체의 주적이나 다름없었다.

“그들 중 실력 있는 자는 시체를 운반하면서 도망을 다닙니다.”

“오? 그런가? 그거 신기한데.”

“이를 이용하여 폭풍 결집을 대신 맞을 대형 영혼 건축물을 제작하여 엘프들이 회복한 전선을 다시 뚫겠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아닌가?”

그 말에 아웃버스트가 흉험하게 웃어 보였다.

“믿고 맡겨주십시오. 엘프들은 인간의 저력과 적응력 앞에 무릎을 꿇을 것입니다.”

흑황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그쳤다.

“최대한 빨리 해야 한다. 내 안의 들끓는 인간 영혼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엘프의 영혼이 필요하다.”

“예.”

아웃버스트는 단번에 새로운 설계도를 만들어냈다.

그 이름은 〈폭풍 흑요석 방어 이동탑〉. 폭풍 결집을 겨냥한 대형 영혼 건축물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제작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평범하게 제작한다면 1년에 1채 생산할 정도겠지.’

엘프들도 그 때문에 적정 순간에 필요한 대처를 놓았다. 표적 광역 마법 타격을 대규모 군대를 동원해서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았다.

전쟁발발 3개월이 지나서야 미기적거리며 군대를 동원했다.

‘2차, 3차 대처도 존재하겠지.’

그것을 부수려면 평밤한 방법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생산력을 높인다.’

아웃버스트가 영혼 마탑에 접속해서 마법사의 영혼을 끄집어냈다.

[크아아아아! 이 더러운 배신자! 같은 마법사를 어찌...!]

나오자마자 저주를 퍼부었다. 평범한 인간과는 다르게 마법사의 영혼은 실로 그 구현율과 자아가 뛰어났다.

쩌억!

아웃버스트가 양손으로 마법사의 영혼을 반으로 쩍 갈랐다. 저주를 퍼붓던 마법사가 순식간에 입을 다물었다.

휙휙휙.

양손으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마법사의 반 찢긴 영혼을 구체로 만든 아웃버스트가 특제 영혼관에 집어넣었다. 흐물거리는 영혼이 모습을 드러냈고, 아웃버스트가 손을 뻗어 간섭했다.

“......”

그 이후에 바로 철골에 집어넣어 일으켜 세웠다. 앙상하기 그지없었으나 상관없었다. 마법사를 육체적으로 사용할 리가 없었다.

〈쪼개진 영혼 마법사(cleft Soul wizard)〉

오로지 아웃버스트가 설정한 마법만 계속 반복하는 존재였다. 대형 영혼 건축물의 생산 과정 하나하나에 서로 다른 설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일단 설정해놓으면 닳아 없어질 때까지 가능하지.’

쌓이고 쌓이면 순식간에 불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아웃버스트는 이를 엘프들이 이번에 자신들에게 찌른 것처럼 똑같이 할 생각이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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