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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전사-713화 (712/1,239)

강철의 전사 71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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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은 드낙보다 빠르게 동부를 강타할 수밖에 없었다. 동부는 척박하지만, 평야가 많았기에 말을 키우기 좋았고, 브릴리언트 가문의 강세 덕분에 자연스럽게 가축이 다른 분야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동시에 길게이 또한 목축업에 큰 비중을 두고 있었는데, 기병양성에 천부적인 재능과 지식을 보유한 브릴리언트 가문의 독주를 막기 위함이었다.

말을 많이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수준 낮은말들은 싸게 시중에 나왔고, 민간에게 빠르게 퍼져갔다.

보통 시민들이 먹는 육류 또한 자연스럽게 말고기 비율이 높았다. 발목이 상한 말은 곧바로 도축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길게이는 드낙에게 했던 말을 지켜야 했기 때문에 수많은 기수를 남쪽 구석구석으로 보내야 했다. 한시라도 빨리 행동을 보여줘야 했다. 그만큼 그의 충절이 드낙의 마음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워, 워.”

푸르륵!

외딴곳에 있는 마구간에서 기수의 깃발을 보고 주인이 얼마 안 있어서 밖으로 나왔다. 딱 봐도 말이 짊어지고 있는 양피지 무더기를 볼 수 있었다.

한 기의 기수가 방문해야 할 마을이 많다는 뜻은 그만큼 중요한 일을 전파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이, 대체 무슨 난리요? 여기 술이라도 한잔하시오. 내 아내가 고기를 구워서 오고 있소.”

“커흠! 고맙소이다!”

마구간에서 다른 말을 주면서 얼음이 담긴 술을 건네주자 기수가 단번에 꿀꺽꿀꺽 마시며 적당한 곳에 앉으며 입을 놀렸다.

“동부왕께서 오셨는데, 남부 사령관과 다른 관리들이 주인 없는 땅으로 해놓아 둔 변경백의 영지에서 장난질을 그렇게 많이 했다는 걸 아시고...”

“허어...그래서?”

“케흐흐흠!”

기수는 결국 웃돈을 받아 챙겼다. 동화 몇 닢을 받고 나서야 제대로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마을 곳곳을 누비며 기수들은 길게이가 직접 쓴 것을 필사한 벽보를 붙였다.

“원정에서 돌아오자마자...허어! 이 무슨 난리인가.”

“빨리 뭔지 말해주세요!”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촌장이나 지역 유지가 무슨 내용인지 알려주었다.

길게이의 밑에서 일하던 관리들이 파직되거나 좌천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동시에 당장 이번 겨울에 남부 사령관은 큰 시험을 치러서 엄청난 수의 인재들을 등용할 계획 또한 알렸다.

추가적으로 인부를 구하는 내용도 있었는데, 똥줄이 불탈 정도로 많은 인부를 모집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게 모집 나이가 13세부터 45세까지 매우 넓었다. 한 마디로 삽 한 번 풀 수 있으면 오라는 뜻이었다.

또한, 작은 규모의 상인들에게서 집중적으로 식량을 매입한다고도 적혀있었다. 이것 또한 드낙의 눈치를 봐서였다.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보부상과 자잘한 규모의 상단에게 이득을 주기 위함이었다.

수익이 나지 않아서 작은 마을은 그냥 지나치는 백단주나 천단주가 운영하는 상단과는 다르게 보부상과 작은 상단은 이익보다는 정 때문에 작은 마을도 자주 방문하는 자들이었다.

‘이거 기회다!’

큰 공사가 있으면 그만큼 화폐가 풀리는 법이었고, 잉여 식량을 빠르게 소모할 수 있었다. 소상인들은 단번에 서둘러 식량을 모으러 이 마을, 저 마을에 연고가 있는 자들을 찾아 돌아다녔고, 그게 아니라면 보부상들에게 의뢰를 넣기 바빴다.

드낙의 행보에 동부 남쪽이 크게 요동쳤다.

상인들이 들썩이니 다른 시민들 또한 절로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남쪽이 정신없이 돌아가는 사이에 드낙과 드워프 이주민들은 빠르게 중부 지역에 들어섰다. 동부의 중앙 지방에는 불파겐 마탑과 대형 대중 목욕탕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두 개의 건축물을 중심으로 성벽이 쌓아지고 있었다.

〈중앙 수도(Middle Capital)〉는 아직도 미완성이었다. 내성은 형태만 가지고 있을 뿐이고, 외성과 내성은 터만 있을 뿐이었다.

‘마중도 안 나오네. 미친놈들인가?’

드낙은 황당함을 느꼈다. 중앙 수도를 지키는 이실레아의 성채 수비병은 냉큼 와서 드낙에게 인사를 올렸지만 마탑의 놈들은 오리무중이었다.

“이실레아 사령관은 어디에 있느냐?”

“호수 성채에 계십니다. 아직 중앙 수도가 완공되지 않아서...”

“흥.”

마지막가서 보자는 뜻으로 여겨졌다. 드낙은 벌써 무슨 짓을 할지 눈에 선했다.

‘무릎 꿇고 단식하고 있겠지.’

적어도 길게이보다는 변명거리도 많을 터였다. 시민들에게 보여주기식의 쇼에 벌써 들어갔을 터였다. 드낙을 공략하기보다는 민심부터 공략하는 모습은 실로 영악했다.

‘자리가 그렇게 만들었을지도.’

적어도 자신들의 포악질이 마법으로 인해서 철저하게 은폐되어있다고 생각하는 마법사들보다는 나았다.

‘거기에 눈치도 없다.’

마력을 쥔 것이 무슨 신인류인 것처럼 굴었고, 인류에게 있어서 반드시 보호되어야 할 존재처럼 여기는 듯했다. 드낙이 마법사를 처형한 것도 잊고 있는 듯하였다.

‘정말로 모를 수 있지.’

마법 = 자존감이라는 공식으로 살고 있는지도 몰랐다.

마중 나오지 않은 불파겐 마탑의 앞에까지 와서야 마법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푸른색의 옷에 황금을 바른 자수를 옷에 박아넣었는데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일법사 페리에 러셀은 어디에 있는가?”

“후학 양성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 말을 통해서 드낙은 자신이 처음으로 감투를 써준 일법사 페리에 러셀이 마법사 권력 구도에서 패배해서 좌천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대는 누구인가?”

“저는 〈십구법사(十九法師) 에드빈 엥게세트(Edvin Engeset)〉이라고 합니다.”

“페리에 러셀의 허락하에 넘버즈로 들어왔느냐?”

“예.”

드낙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마중 나온 다른 마법사들의 신분을 물었다.

“그들은 교육생들입니다. 아직 마법 하나도 못 익혀서 제 시중을 들고 있습니다.”

“아하. 그래? 마법 지식이 높은 그대의 시중을 들으면서 많은 걸 배우겠어.”

“허허허! 실로...악!”

드낙이 그가 쓰고 있는 길쭉한 모자를 통째로 손으로 뭉개면서 머리채와 함께 잡아당겼다. 우악스러운 손아귀에 그대로 무릎부터 땅에 박으면서 휘청거렸다.

꽈자자작!

손에 쥐고 있던 나무 마법 지팡이가 건드리지 않았음에도 박살이 나서 유리 깨지듯이 깨져 바닥에 떨어졌다.

“흐, 끄아으으...!”

양손으로 드낙의 손을 잡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질질질!

어어어...

그대로 드낙은 마탑 정문으로 향했다. 이 괘씸한 것들은 마탑 주변을 신성화하여 그 누구도 접근하게 하지 못하고 그럴듯한 정원으로 꾸며놓았으며 정문으로 향하는 길은 새하얀 대리석으로 잔뜩 깔아놓은 상태였다.

“아악! 동부왕이시여! 왜 이러시는 겁니까!”

그가 발악했지만 드낙은 듣지도 않았다. 입구를 지키면 사병이 엉거주춤했다. 받은 돈과 동부왕 사이에서 갈등했지만 단번에 물러섰다. 드낙은 일부러 열어져 있는 정문을 걷어찼다.

히드라의 타투가 자연스럽게 다리로 향해서 입을 쩍 벌렸다.

콰앙!

자기 키보다 크고, 마법사의 위상을 알리기 위해서 3번이나 다시 만들어진 정문이 단번에 날아가며 벽에 처박히며 마탑 전체가 흔들렸다.

그 흔들림은 1층에서는 미약했지만, 최상층에서는 가슴이 떨릴 정도로 커졌다. 소란에 지하에서 마법사 수련생 막내가 올라오다가 꽁꽁 언 것처럼 멈췄다. 드낙이 제대로 기세를 올려서였다.

그 기세는 실로 엉망진창이라 피아를 구분하지 않고 있었다. 세파리아스의 기세가 잘 정련된 검과도 같다면 드낙이 일으키는 기세는 호랑이 같은 야수의 기세였다.

“으아아악! 아아악!”

머리채가 잡힌채 계단으로 끌어올려 지는 에드빈 엥게세트가 돼지 새끼처럼 고함을 질러대었다. 크게 한 손 잡힌 머리채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마탑의 중앙 나선 계단을 오르면서 수많은 마법사들이 그 광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드낙은 각 층에 도달할 때마다 고함을 질렀다.

“넘버즈에 속한 마법사들은 모두 따라와라! 동부왕의 명이다!”

몇몇 넘버즈 마법사들의 항문을 핥아대는 간신배 같은 마법사가 허둥지둥 움직였다. 이 불파겐 마탑에서는 사람도 가축으로 전락하게 만드는 게 넘버즈 마법사들이었다.

특히 20명의 외부 상위 마법사들에게 넘버즈 마법사 타이틀이 모조리 넘어가면서 그 영향은 더욱 심각해졌다.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리는 권력자가 머리채에서 피를 흘리며 끌려 올라가고 있었다.

순회공연을 하며 드낙은 그들으 권위를 곤두박질친 다음, 모든 마법사들에게 마탑 밖으로 나올 것을 명령했다. 그 누구도 반항하지 않았다.

오우거의 적발을 지닌 드낙은 안티 메이지나 다름없었다. 그와 같이 있는 에드빈 엥게세트의 마법사 관복에 깃든 마법은 이미 가루처럼 사라진 지 오래였다. 다른 이들과는 확연하게 다를 정도로 빛바래있었다.

마법 장비인 마법사 관복의 내구력이 크게 닳았다는 것을 바로 보여주고 있었다. 30분 넘게 끌려다닌 에드빈 엥게세트의 얼굴과 상의는 자신의 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누구 하나 치료 마법을 감히 써주지 못했다. 드낙이 그를 내팽개쳤다.

“으흐흐흐...”

겨우 자유를 손에 얻은 그가 구슬프게 울었다. 마법사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폭력이었다.

“너희들의 죄를 고할 시간을 주겠다.”

드낙이 넘버즈 마법사들을 두루 살피며 말했다. 하지만 서로 눈치만 볼 뿐 말하는 이가 없었다. 그는 마법밖에 모르는 애새끼를 보는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단번에 맥이 탁 풀릴 정도였다.

‘난 놈 하나 없구나.’

분노조차도 사그라지고, 그저 증오로 앙금이 남을 만큼 처세를 할 줄 몰랐다.

“수련생들과 교육생들은 이들이 한 일을 알고 있는가? 모르고 있는가?”

그들 또한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넘버즈 마법사의 권위를 짓밟았음에도 그러했다. 이에 드낙은 자신이 교통정리를 일일이 하기로 했다.

“마법 지팡이를 수거하고, 관복을 벗어라.”

속옷만 입은 상위 마법사들에게 드낙이 형벌을 내렸다.

“입학하는 자들에게 입학비를 따로 받고, 하루 교육받는데 또 교육비를 받고, 마법 수련에 필요한 재료들을 판매하는데 마진을 두 배로 매기고, 마탑 밖으로 나가는 것 또한 돈을 받고 외출을 허락해주고, 서로 사사로이 권력을 휘둘러 다른 마법사들을 쫓아내고, 원래 있던 선한 마법사들을 지하로 내려보냈으며...”

양피지를 꺼낸 드낙이 하나하나 죄를 말하였다. 그들의 고개가 절로 숙였다. 설마설마 다 알고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이러한 죄를 지었기에 모두 처형시켜도 부족함이 없지만, 인류를 위해서 마도학을 발전시키는 마법사를 죽이는 일은 고민, 또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로 이 20명의 상위 마법사들을 위한 형벌인 〈마력 극형〉 내리겠다.”

드낙은 미리 드워프들을 통해서 만든 구속구를 그들의 손과 손. 발과 발에 채웠다. 단번에 구속구가 빛이 나며 그들이 지닌 마력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허, 허으으으...!”

“아! 이런, 아!”

감탄사를 내뱉으며 탄식하는 마법사들의 모습에 다른 마법사들이 엉거주춤 움직였다가 그대로 병사들에게 몽둥이찜질을 당했다. 피멍이 들고, 살이 짓이겨져서 피가 뭉쳤다. 이빨이 깨진 마법사도 있었다.

콸콸콸!

“으으으..!”

닥치는 대로 처맞은 뒤에는 치료 물약을 통해서 다시 회복됐다. 그러면서 드낙이 말을 이어나갔다.

“마력 극형은 평생 마력을 사용할 수 없는 극형이다. 하지만 마도학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도록 계속 마탑에서 다른 마법사들에게 지식을 가르쳐주고 연구에 매진하도록 해주겠다.”

“아아아안돼애애애! 내 마력! 내 힘! 내 마법이이이이이!!!”

상위 마법사 중에서도 마력을 타고나서 〈바다의 마법사〉라 불리는 대마력을 지닌 마법사가 악다구니를 내질렀다. 다른 이들보다 마력을 빼앗기면서 오는 정신적 충격이 대단히 클 수밖에 없었다.

드워프가 만든 구속구였으며 드낙이 직접 새긴 마법진이었기에 결코 그 속박에서 피할 수가 없었다.

“그대들의 죄는 평생 마탑에 마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사하겠다.”

그 말에 교육생들이 크게 환호했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욕을 지껄이며 그들이 한 짓을 맹비난했다. 또한 드낙은 굳이 다른 이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마탑의 체계를 10개로 나누었다.

‘내가 개편해도 될 것 같다.’

“앞으로 마탑은 분야별로 새롭게 나눌 것이다!”

마법 교육 학과 1,2,3부.

마법 연구 학과 1,2,3부.

마탑 수호대 1,2부

마탑 순찰대

중앙 마탑 의원(다른 학부장과 중복 불가능) 50석, 무인 10. 기존 20. 유입변동 20(수련생 혹은 교육생 졸업 전에 1년 봉사직)

“각 부의 학부장들은 3명씩이고, 마탑 수호대는 중앙의 병사들과 기사를 쓴다. 마탑 순찰대는 순찰자들을 통해서 더욱 주도면밀하게 마탑의 치안을 맡게 될 거다.”

드낙의 말에 모든 마법사들이 예라고 대답했다. 또한 이것은 마법사들의 투표로 이루어졌다. 지하에서 다른 마법사들과 교육생들을 두루두루 살피며 드낙을 기다리던 페리에 러셀은 단연코 압도적인 표로 중앙 마탑 의원직에 선출되었다.

어느 분야에서든지 활약할 수 있는 중앙 마탑 의원직이 그녀에게 가장 잘 어울렸다.

*

“주군. 보급이 가장 문제입니다.”

제국 노기사 〈포리에로 라우렌티우스(Folliero Laurentius)〉가 세파리아스와 마주한 채로 현재 가장 큰 문제를 언급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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