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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전사-686화 (685/1,239)

강철의 전사 68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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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극점 방어막.”

발라쿠의 20m나 되는 거체를 전부 보호하지 않는, 오직 급소인 머리를 보호하는 극점 방어막, 그중에서도 두 번째 극점 방어막이 그 입에서 토해졌다.

‘늦었다.’

마법이 완성되기 전에 투창은 그대로 그 지점을 지나갔다. 소리보다 앞서나가는 투창. 오직 생명체가 만들어낸 믿을 수 없는 속력. 오우거의 뼈층조차도 곤죽을 내버릴 정도의 강맹한 히드라의 타투가 만들어낸 신기.

꽈아아아앙!

상시 전개해놓는 첫 번째 극점 방어막과 드낙이 투척한 극강철 투창이 부딪히며 끔찍한 굉음을 토해냈다. 폭음과는 달랐고, 담백했다.

부딪치는 순간에 발라쿠는 빠르게 행동했다. 누구보다 허겁지겁 움직였다.

‘전력을 다한다.’

발라쿠는 두 번째 극점 방어막에 대한 마법을 취소하고 곧바로 첫 번째 극점 방어막에 간섭해서 마력을 부여함과 동시에 입으로는 다른 마법을 읊었다.

“믿을 수 없는 치유(mid-eul su eobsneun chiyu).”

‘막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마신장 발라쿠는 결코 방심하지 않았다. 이 정도의 기습, 분명 무언가가 있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첫 번째 극점 방어막과 충돌하며 생긴 굉음이 이를 확신케 만들었다.

드워프 대장장이가 만든 투창. 드워프 전사가 만들어준 투창기. 오크의 타투. 악마의 신체 증폭. 오우거를 비롯한 다양한 종족들의 신체 능력.

그 모든 것을 하나로 뭉칠 수 있게 만들어준 극강철 투창.

단 한 순간, 단 한 번.

마신장 발라쿠를 뛰어넘을 수 있는 수단.

극강철 투창은 단번에 발라쿠의 방어막을 뚫고, 눈을 정확하게 꿰뚫고, 뇌에 박혔다.

“끄아아아아악!”

끔찍한 괴성이 천지를 뒤흔들었다. 공기가 떨렸고 그 여파는 마수의 군세로 뻗어 나갔다. 모든 마수들이 울부짖었다. 그 괴현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오금을 떨게 하였다.

극강철 투창은 발라쿠의 머리를 깔끔하게 관통하지 못했다. 첫 번째 극점 방어막 때문이었다. 그것도 발라쿠의 발 빠른 판단력 때문에 마력이 더욱 투여되어 강화된 첫 번째 극점 방어막이었다.

인간이 1차선 도로 수준으로 마력을 배출할 수 있다면 발라쿠는 20차선, 40차선 고속도로였다. 덩치가 큰 만큼 엄청난 마력 배출량을 자랑했다.

그걸 뚫었다는 건 드낙의 엄청난 업적이었다. 또한 중립신이 준비한 칼잡이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쿵.

발라쿠가 무릎을 꿇었다. 옆으로 픽하고 쓰러졌다. 지축이 흔들리며 주변의 마수가 그대로 깔려 죽었다. 찍소리도 못하고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고, 입에서 선홍빛 피가 왈칵 쏟아 나왔다.

크아아아아아아!!!!!

세상의 멸망을 외치는 마왕(魔王)의 울부짖음이 다시 한 번 토해졌다. 천장이 흔들리며 흙과 돌이 떨어져 내렸다.

척.

발라쿠는 다시 손으로 땅을 짚으며 몸을 일으켰다. 뇌가 피해를 입었음에도 죽지 않았다. 인간과는 다르게 종족값이 매우 높았으며 더욱이 오우거의 한계를 너머 마신장이 된 발라쿠는 생존하고 있었다.

그가 미리 발현시킨 믿을 수 없는 치유가 뇌를 회복시켰다.

파아아앗!

엄청난 속력으로 뇌가 회복되고, 출혈이 멈추었다. 하지만 머릿속에 박힌 극강렬 투창은 여전히 그 속에 있었다.

“으, 으아아아! 빌어먹을, 빌어어어먹을 하찮은 벌레 새끼가!!!!”

단번에 발라쿠는 깨달을 수 있었다. 더 이상 마력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뇌에서 마력의 제어를 관장하는 부분에 투창이 틀어박혔기 때문이다. 그 투창을 빼내기 전까지는 결코 마력을 운용할 수 없었다.

드낙이 쌓아올린 힘은 용병시절부터 꾸준히 성장했고, 단 한 번도 막혔던 적이 없었다. 공백 기간 없이 내달리는 광전사의 성과는 무시무시했다.

단 4년도 안 되는 시간에 반신급에 올라섰다.

괜히 중립신이라는 뒷배를 가진 게 아니었다. 신을 뒷배로 가졌다는 것은 그 자체로 힘이다. 그에 반해서 발라쿠는 마신의 총애를 받는다고는 할 수 없었다. 대기업의 부장 혹은 과장 중 1명에 불과했다.

“죽여라! 반드시 죽여라!”

마력 제어 능력을 잃은 발라쿠가 발악했다. 동시에 그 또한 앞으로 움직이기 위해서 일어났지만 그대로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났다. 뇌를 당했고, 치유했지만 그 여파는 단기간에 사라질 수 없었다.

두두두두!

마수의 군세가 단번에 장막같이 펼쳐진 큰 그림자 속으로 내달렸다.

*

〈그림자 백인백골 기사〉.

이름과 마찬가지로 백개의 백골을 통해서 만들 수 있는 마수 지휘관이었다. 하지만 발라쿠는 자신의 부관을 만들 때 더욱 투자했다. 백인백골 기사지만 백골을 수만 개를 쓰면 안 된다는 법은 없었다.

그 결과가 〈그림자 백인백골 기사〉의 탄생이었다.

그는 공간을 격하고,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존재였다. 이동 거리에 제약은 있었지만, 그림자였기에 벽에서도 자리 잡고 있을 수 있었다.

그가 가지 못하는 곳은 존재하지 않았다.

단번에 드낙에게 도달한 그가 장막을 열었고, 미리 대기하고 있던 마수들과 그곳으로 달리는 마수들이 끝도 없이 밀려 나왔다.

쾅!

드낙의 왼 주먹에 히드라의 머리가 하나 자리 잡고, 입을 쩍 벌렸다. 맞은 마수는 아가리가 뭉개지며 그대로 뒤로 뒤집혔다.

쏴아악!

왼손에 쥐고 있는 롱소드가 뱀처럼 휘어지며 뒤를 점한 그림자 백인백골 기사의 투구를 후려갈겼다. 보이지 않음에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업을 소모하며 〈킬 더 배틀〉을 발동했기 때문이다.

스퍼어억.

상대는 그림자로 변하더니 모습을 숨겼다. 롱소드가 허공을 갈랐다.

‘대검만 있었어도.’

드낙이 혀를 찼다. 리치가 길었다면, 검의 무게가 더 무거웠다면 그림자로 변하는 현상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어 보여서였다.

은신을 위해서 무기라고는 강철이 흐르는 강, 이것 하나뿐이었다. 대검을 들고 와서 나 숨어있다고 하기에는 상대가 너무 강했다.

탁. 후욱!

왼주먹으로 땅을 짚으며 단번에 도약하며 총알처럼 도망쳤다. 탄환처럼 집의 벽을 뚫고, 반대편에 도착한 드낙이 단번에 벽을 타고 지붕을 오른손으로 짚으며 뱅글뱅글 돌며 지붕 위에 올라갔다.

흉측한 오른팔은 방어구도 착용되어 있지 않았는데, 부풀어 오르는 것 때문에 미리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드워프들이 만든 일반적인 전신 갑주(10~20kg)를 입고 있는 드낙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크아아아!”

허공에서 그림자가 쩍 벌어지며 생겨났고, 마수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사방팔방에서 그림자 장막이 모습을 드러냈고, 드낙을 포위했다.

‘우습다.’

드낙은 일직선으로 우직하게 내달렸다. 그때 지붕이 폭삭 가라앉았다.

“큭!”

그림자에 집어삼켜 진 집 때문에 순식간에 허공에 있게 된 드낙을 그림자가 덮었지만 단번에 찢겼다. 그가 지닌 적발 때문이었다.

“오우거의 힘!”

그림자 백인백골 기사가 비명을 지르듯이 외쳤다. 한낱 인간 따위가 지닐 수 없는 것을 지니고 있었기에 까무러칠 정도로 놀랐다. 머리가 붉은 것과 진짜 오우거의 초월의 힘 상쇄의 힘을 가진 것은 크게 달랐다.

‘마수로는 인간을 막을 수 없다.’

시속 120km의 속력으로 냅다 때려 박아서 몸을 관통하며 지나가는 드낙의 모습은 폭주하는 소형 오우거나 다름없었다.

그림자 백인 백골 기사가 본격적으로 드낙과 싸우기 시작했다.

쑤욱!

작은 그림자가 바닥에서 일어나며 드낙의 하단을 검으로 후려쳤다.

깡!

자신의 업을 소모하며 킬 더 배틀을 운용하고 있는 드낙은 검면을 오른손으로 내려쳐서 땅에 처박히게 하였다. 동시에 뒤통수에서 발이 휘둘러졌다. 느려진 시간 속에서 작은 바람 소리를 판별한 드낙이 고개를 숙이면서 앞으로 굴렀다.

후우웅!

그림자 백인 백골 기사의 발차기가 흉악한 공기 소리를 냈다. 외형적 모습과는 다르게 힘이 대단했다. 동시에 발이 지나간 곳에서 그림자로 이루어진 줄기들이 쫙 쫙 뻗어 나가며 드낙에게 들러붙었다.

쨍!

그런 그림자 줄기는 드낙에게 접근할 때부터 뻗뻗하게 굳어지며 활동성이 느려지더니 이내 드낙의 몸과 접촉하고 나서는 유리처럼 깨어졌다.

‘그림자를 다루는 놈. 저놈을 죽여야 하지만, 그럴 수단이 없다.’

마법과 주술을 쓰기에는 계속해서 덤벼오는 마수가 문제였다. 특히나 드낙과 바로 근접전을 펼칠 수 있게 드낙의 근처에 그림자 장막이 펼쳐지며 마수가 아가리부터 쩍 벌리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순간은 없었다.

주문은 읊을 수 있어도 마력을 제어해야 하기 때문이다.

킬 더 배틀 속에서 그림자 백인백골 기사가 보여주는 공격은 실로 드낙을 곤란케 만들었다.

촤악! 딱.

드낙의 오른팔이 그림자 백인 백골 기사의 검에 단번에 베였다. 검과 뼈층이 만나면서 둔탁한 소리도 났다.

숨겨왔던 발라쿠의 독단검은 드낙에게 실로 효과적이었다.

그림자로 변해서 어디든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었고, 신체의 일부만 톡 튀어나오게 하여 사타구니 밑, 발밑, 어깨 뒤, 정수리 위 등.

다양한 곳에서 검만 쑤욱 튀어나오게 할 정도였다. 다행스러운 일이라면 적발 때문에 오래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가 드낙을 노리고 만들어놓은 작은 그림자 장막은 순식간에 말라 비틀어져 쭉 짜인 걸레처럼 소멸되었다.

스스스.

동시에 드낙에게 피해를 줬음에도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는 그림자 기사는 절로 마음이 타들어 가는 걸 느껴야 했다.

‘말도 안 되는 재생력. 정말로 인간인가?’

똑같은 방식으로 끝까지 싸우지 않았다. 상대를 보고 꾸준히 발전하고, 다른 방법을 찾는 게 이곳의 적들이었다. 드낙을 공략하지 않고, 마수들을 곳곳에 옮기면서 지역 공간을 마수들로 채우기 시작했다.

“쿠워어어어!”

거대한 멧돼지의 머리. 사자의 몸을 지닌 중형 마수가 입에서 독연기를 뿜으며 드낙에게 돌진했다. 능숙하게 뒤로 몸을 띄우며 뿔을 양손으로 집은 드낙이 양손으로 잡은 뿔로 균형을 잡고 양발로 그대로 뿔 밑에 있는 큰 콧구멍을 내려찍었다.

퍼걱!

단번에 가죽과 살이 찢기며 혀와 아래턱이 아래로 쩍 내려갔고, 달리고 있었기에 아래턱이 땅을 긁으며 그대로 뒤로 몸이 붕 떠서 한 바퀴 돌며 등이 땅에 처박혔다.

무지막지한 힘.

무식한 근력.

이어지는 강철이 흐르는 강이 깔끔하게 길쭉한 아가리를 길게 베었다. 피가 쏟아져나왔다. 하지만 드낙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의 체력은 계속해서 깎아 먹히고 있었고, 뒤에서 이를 지켜보는 그림자 덩어리를 볼 수 있었다.

〈그림자 백인 백골 기사〉는 충분히 드낙을 상처입히고, 죽일 수 있는 위협도를 내비쳤다. 지금은 드낙의 적발 때문에 초반 때처럼 근접 공격을 하지 않고 있지만, 그가 지친다면 능히 마수들과 합공할 터였다.

‘여기서는 최대한 빨리 도망치는 게 우선이다.’

드낙이 허리를 비틀면서 상체를 숙이더니 그대로 튕기듯이 도약했다.

끼에에에!

돌덩이 몸체를 지닌 스톤 레서 가고일이 끝도 없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가 드낙이 도약하자마자 그대로 달려들었다. 드낙은 그 공격을 몸으로 그대로 맞으면서 날고 있는 소형 마수의 머리통을 양손에 잡고 허리에 힘을 줘서 다리를 위로 올리며 쭉 뻗어 나갔다.

엉망진창으로 들이받는 스톤 레서 가고일 때문에 방향은 엉망진창이었지만 점점 고도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이내 천장에 닿았다.

“흡!”

주먹을 천장에 찔러넣고, 고정했다. 동시에 드낙의 옆으로 마신장 발라쿠의 거대한 할버드가 꽂혔다.

“끄으윽!”

드낙의 오른팔이 말끔하게 날아갔다. 조금만 옆에 있었으면 몸이 찢겨버렸을 것이다. 마수와 그림자 기사에 의해서 묶여있는 사이에 발라쿠가 드디어 몸을 추슬렀고, 드낙을 향해 단번에 할버드를 투척했다.

크오오오오!

마력을 제어할 길이 없는 마신장의 입에서 무시무시한 마력이 쏟아져나오며 숨결이 되어 충격파로 변했다. 천장을 가득 메우고 있던 스톤 레서 가고일들이 사방팔방으로 도망치며 벽 곳곳에 머리를 처박고, 추락했다.

시야가 깔끔해지면서 천장에 왼 주먹을 꽂아넣고, 발로 벽을 부수고 있는 드낙의 모습이 절로 드러났다.

“뭐 하고 있는 거냐! 그림자! 놈을 막아라!”

벽에서 그림자 장막이 모습을 드러냈고, 동시에 천장 조금 아래의 허공에 그림자 기사가 어느새 생겨난 그림자로 가득한 창을 드낙에게 쏘아 보냈다.

콱!

드낙이 손으로 단번에 투창을 잡더니 그대로 부수고 있는 벽에서 튀어나온 마수의 머리에 냅다 꽂아버리며 벽을 왼손으로 긁으면서 주르륵 내려왔다.

“대지진(Great Earthquake).”

가만히 천장에 왼 주먹을 꽂아넣고 준비하던 광역마법을 시전했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며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났다. 발라쿠가 뛰어오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고, 드낙의 주위를 맴도는 그림자의 음영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헉헉!”

드낙이 방향만 의지한 채 내달렸다. 오우거의 인자를 받아들이고 있는 드낙의 육체는 강인한만큼 한 번 잘리면 악마의 힘으로 증폭된 트롤의 피로도 재생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렸다.

육체 구성의 값이 인간은 낮다면 수많은 강화를 진행한 드낙의 몸은 값이 높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림자 기사는 계속 쫓아오고 있었는데, 드낙이 지닌 그림자 때문이었다. 이를 특정하고 추적할 수 있었다. 그림자의 형태는 개개인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지문처럼 그림자 기사에게는 개체의 그림자가 모두 달랐고, 이를 특징지을 수 있었다.

통로에 들어선 드낙이 1시간을 내달려서 드디어 멈춰 섰다. 그리고 깜깜한 어둠 속에서 마법 불빛을 주변에 드러나게 하였다.

길쭉해진 드낙의 그림자에서 발라쿠의 독단검. 그림자 기사의 검이 갑옷 한 올 입고 있지 않은 드낙의 등을 그대로 찌르며 단번에 심장을 관통하며 갈비뼈를 비집고 단번에 드낙의 앞으로 튀어나왔다.

적발 때문에 빠르게 그림자 검이 사라졌다. 초월의 힘으로 만든 것이라 그 무엇으로도 쉽게 막을 수 없었다.

발라쿠가 직접 만든 독단검이었다. 드낙이 준비한 투창이 발라쿠에게 큰 피해를 줬듯이, 발라쿠가 준비한 독단검 또한 드낙에게 큰 피해를 줬다.

서로가 준비하고 있는 은밀한 패는 치명적이었다.

“울컥.”

비틀거리며 드낙이 뒷걸음질을 쳤다.

자욱하게 자리잡은 그림자 연기에서 32km의 공간을 뛰어넘은 마수들의 울음소리가 드낙의 뒤를 때렸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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