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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전사-360화 (359/1,239)

0360 <-- 에필로그 -->

이 세계의 거대한 비밀을 알았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었다. 사실상 드낙에게 믿음을 주는 것으로 끝이었다.

여전히 중립신은 힘 하나 없었으며, 진실되었으나 동시에 존재하지도 않는 검은 꿈을 통해서 드낙을 기만했다. 치밀할 정도로 이루어진 계략이었다.

드낙은 그것에 휘둘렀다. 엘 마르토 카사다민은 실로 신다운 카리스마를 보였기 때문이다. 동시에 큰 보상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이를 통해서 드낙을 자신의 말로 삼는데 성공했다.

〈테라(Terra, 흙)〉로 향하는 길은 보다 더 안전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것은 드낙의 공이 대단히 컸다. 요란한 수레의 소리에 겁을 먹을 정도로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누구라도 그럴 것이었다.

신을 마주하고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위업이라 부르기에 충분했다.

“크아아아!!!!”

거친 흉성이 동굴을 가득 메웠다. 거대한 횃불을 양손에 쥐고, 부싯돌 두 개가 서로 부딪치는 것을 장식으로 목에 주렁주렁 달고 있는 트롤이 불꽃을 튀기며 드낙에게 덤볐다.

‘무식하지만 확실한 대처법이다.’

드낙이 이곳에서 트롤을 토벌하면서 트롤들 또한 계속해서 변화했다. 그들은 개발자에 의해서 코드가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멍청해도 머리를 굴릴 줄 알았다.

무식하게 무기가 횃불로 변했고, 강함을 자랑하는 해골 장식품은 순식간에 부싯돌로 대체돼서 번쩍거렸다. 또한 항상 많은 장작을 들고 다녔다.

후욱! 퍽!

불길이 거친 바람 소리를 내며 타오르며 드낙을 스쳐 지나갔다. 벽과 부딪쳐 떨어진 장작에서 화염이 이글거렸다.

빛으로 가득한 곳이라고 오인하기 쉬웠지만 나무가 타면서 만들어내는 불꽃은 전혀 밝지 않았다. 드낙의 움직임에 크게 일렁이며 산란되는 시야는 트롤의 명중률을 낮추었다.

쩌저적!

다수 마법인 얼음 구역이 만들어지며 거칠게 타오르던 불길도 크기가 반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거대한 횃불은 전혀 사그라들지 않았다. 트롤은 기회가 될 때마다 손바닥이 타면서까지 마른 변을 퍽퍽 횃불에 묻혔기 때문이다.

충분히 트롤과 드잡이질을 하며 지치게 한 드낙이 빠르게 근접했다.

후웅!

횃불이 내려쳐졌다. 일직선으로 곧게 오는 드낙은 거침없이 내달렸다.

‘미친놈!’

트롤이 흉악하게 웃었다. 피떡이 될 인간 기사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낙은 트롤의 시야가 횃불을 통해 자신이 가려졌을 때 속도를 크게 줄였다.

쾅!

횃불이 정확하게 바닥을 내려쳤고, 드낙은 그곳에서 한 걸음 뒤에서 달리는 채로 다시 들어올려지는 횃불을 향해 검을 내려쳤다. 다시 올리는 힘과 내려치는 힘이 만나며 통나무로 된 횃불이 그대로 쩍하고 쪼개졌다.

나무를 쓰는 순간부터 드낙의 공격을 막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무식한 대처법〉이었다.

순식간에 쪼개진 횃불을 지나쳐서 달린 드낙에게 트롤이 발을 구르고, 다른 횃불을 휘둘렸다. 왼손으로는 불붙지 않은 사람만 한 장작을 투척할 준비를 했다.

드낙의 몸이 앞으로 휘어지듯이 곡선을 그렸다. 몸이 가장 낮은 순간을 지녔을 때, 정확하게 횃불이 지나갔고, 무릎이 땅을 아슬하게 긁으며 드낙이 손으로 균형을 고쳐잡으며 달려나갔다.

“크아!”

장작이 투척되었다. 흉악한 속력이었지만 결국 궤적이 보이는 투사체에 불과했다.

푸욱!

땅에 깊은 발자국이 패이며 드낙이 벼락처럼 왼쪽으로 움직여졌다. 정강이뼈를 박살을 내고 드낙이 지나갔다. 뒤를 돌아서 도약하여 엉덩이에 칼침을 먹여주고, 떨어져내리며 주르륵 상처를 만들었다.

피가 쏟아지는 사이에도 재생은 시작되고 있었다.

이 산에 있는 트롤은 말 그대로 〈트롤으로서의 재능〉이 대단한 것들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근접을 허용한 것에서 끝이었다. 드낙은 살육머신이나 다름없었다. 기계처럼 트롤의 시야를 농락했다.

그것은 〈비전〉과 같았다. 왼쪽 뒤쪽 허벅지에 그렇게 상처를 내고 나서는오른쪽 위로 올라가 허벅지를 연거푸 찔렀다.

“크아악!”

트롤의 관심이 그곳으로 향할 때, 발로 크게 허벅지를 걷어차며 유성처럼 바닥에 떨어져내렸다. 트롤도 그것을 발차기를 느꼈기에 몸이 뒤로 향했다.

동시에 드낙은 앞으로 향하면서 서로 앞뒤가 바뀌는 순간 속에서 트롤의 아랫배를 썰어내 내장을 주르륵 토해내게 만들었다.

“허억!”

탈력감에 겁을 먹은 트롤이 기회를 잡으려 한 번을 참게 되는데, 이때 한 호흡을 정돈하며 조용히 몸을 낮추어 숨는다. 트롤의 인내심이 순식간에 사라지며 드낙을 찾으려는 순간에 척추를 끊어내는 것이다.

이 일련의 작업은 그만큼 드낙이 많은 트롤을 잡았다는 뜻이었다.

“크아아아아아!!!!!!”

일렁거리는 횃불의 빛에 만들어진 길게 뻗은 그림자가 위태롭게 일렁거렸다.

겨울의 추위는 여전했지만, 자연은 봄을 받아들일 준비를 착실하게 했다. 가장 도드라진 것은 이토록 추운데도 계곡이 녹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드낙은 트롤을 잡으면서 얻은 능력을 상기했다.

‘나쁘지 않았다.’

〈밑힘줄〉

피를 생산하는데 도움을 주는 부차적인 장기였다. 힘줄의 밑에 자리 잡기 때문에 어떤 상처를 입더라도 빠르게 출혈이 일어난다는 것이 장점이었고, 출혈 상태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단점이 단점이 아니지.’

작은 상처에도 피가 빠르게 튀어나와서 재생을 해버리기 때문이었다.

또한 〈중형 목뼈〉 〈중형 손목〉 〈중형 팔관절〉 〈중형 무릎〉 〈중형 발목〉과 같은 관절 부위가 조금 커지고 강력해졌다. 인간치고는 큰 관절을 가지게 된 것이다.

〈갈비뼈 확장〉 또한 이루어졌다. 갈비뼈가 2개 더 생겨나서 보다 밑의 장기를 더 보호하게 된 것이다.

‘초월의 힘에 대한 능력을 얻을 줄은 몰랐는데.’

〈가려진 주력〉.

탐지가 잘 안되는 주력(呪力)을 추가적으로 획득하게 되었다. 전신과 몸 주변을 돌고 있는 독특한 형식의 저장 방식이었다. 물론 추가적인 주력이 있었기에 확실하게 주력이 성장했다.

단점은 퍼져 있기 때문에 주력을 사용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었다.

“뜨낙! 출발하시면 됩니다!”

대장쥐가 모든 준비를 마치고 드낙에게 말했다. 이제 그들과 드낙은 다시 한 번 헤어지게 되었다. 단단한 산의 지하던전은 훌륭한 집이었다. 입구를 무너뜨렸기에 억지로 들키고 싶어도 들킬 수 없었다.

‘북부의 정보를 캐기 위해서 단단한 산 만큼 거점으로 삼기 좋은 곳이 없다.’

핏빛쥐들은 이곳에서 살아가며 북부의 정보를 모아 드낙에게 전할 것이다.

트롤의 가죽과 두개골, 힘줄과 뼈가 형편없는 수레 수백 대에 나누어서 남겨졌다. 밧줄이 아니면 그대로 쓰러질 것처럼 보였다. 최대한 많이 나누어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오르막도 잘 올라가고, 내리막도 잘 내려갈 수 있었다.

야생마, 길 잃은 소, 멧돼지 같은 것들이 드낙에게 길들여져서 동원되었다.

드낙이 〈몽펠리에 성〉으로 향했다. 아마 많은 이들이 그곳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천천히 가는 만큼 〈핏빛쥐〉들을 몽펠리에 성 인근으로 보내어 정보를 수집하게 만들었다.

물론 성이나 성 주변에 갈 수는 없었고, 주변 마을이나 길목 야영지에 대기해서 사람들의 말을 들을 것이다.

‘이걸로 새로운 한 해구나.’

드낙은 올해로 16살이 된 것이다.

가는 길은 지나칠 정도로 조용했다. 도적들이 언덕 위나 벌목해서 만든 정찰 위치에서 드문드문 드낙의 눈에 보였지만 놈들은 덤비질 못했다.

핏빛쥐들이 남김없이 먹어치운 트롤의 앙상한 두개골 백 개를 보고도 덤빌 수 있다면, 그건 도적이 아니었다. 대신 드낙에게 구걸을 했다.

“줄 것이 없으니 비켜라.”

“기사니이이임! 기사니이이임!”

산적과 도적들은 순식간에 화전민이나 피난민 혹은 방랑자로 변장하여 드낙이 가는 길목마다 나타나서는 손을 비비며 트롤 부산물을 하나라도 얻으려고 노력했다. 개중에 몇몇은 몰래 뼈 하나를 빼돌리려고 했다.

‘히히! 부자다, 부자!’

드낙의 뒤통수가 절로 보였다.

화르르! 파아악!

주술 불꽃이 그를 덮쳤다.

“흐악?! 아악! 아아아아아악!!!!”

도적이 버둥거리면서 그대로 한 바퀴 회전하며 땅에 넘어져서 데굴데굴 구르다가 5초도 안 되어서 쇼크를 먹고 죽어버렸다. 새까맣게 탄 도적을 보며 모두 등에 땀이 차는 것을 느꼈다.

드낙은 그들 모두를 죽이지 않았다. 손버릇이 나쁜 놈은 도노가 알아서 죽였기 때문이다. 또한 카이야가 하늘을 날고 있다가 후방에 접근하여 훔치려는 놈들의 눈알을 쪼았다.

그 짓을 몇 번하니 도적들 또한 소문을 듣고 나타나지 않았다.

길목이 모이는 삼거리에서 드낙은 보부상들의 무리와 마주할 수 있었다.

“트, 트롤 부산물이···”

“어, 엄청난데?”

그들은 감히 구매의사를 내비치지도 못했다. 전신갑주를 입은 드낙 때문이었다. 기사와의 흥정은 살이 떨리는 일이었다. 귀족이었기에 하나라도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귀족과 거래해서 제대로 이문을 남기는 일은 몇 없었다.

그 때문에 상인들이 귀족에게 들러붙어 그들의 말이 되는 것이기도 했다. 이문을 남기려면 뒷배가 있어야 할 정도였다.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자나 가는 곳이었기에 삼거리에는 벽보가 붙어있었다. 드낙은 그것을 읽어내려갔다.

몽펠리에 령이었기에 몽펠리에의 가주의 이름이 적혀져 있었다.

[오우거 토벌에 대한 몽펠리에의 입장]

트롤에 의해서 피폐해진데다가 겨울에 백금 왕가와 군사적 대치를 해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 외에도 구구절절 써놓았다.

‘봄이 왔는데도 토벌을 못했나 보네.’

귀족들이 한 번 성공한 적이 있다고 했기에 드낙은 자신이 나설 자리가 없다고 여겼지만 그게 아닌 듯했다.

‘백금 왕가는 오우거 토벌에 실패했다.’

귀족들을 만나 서둘러 그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었다.

“와아아아!!!!”

“드낙 불파겐! 위대한 기사!”

“트롤 슬레이어, 드낙 기사님!”

마을을 지날 때마다 큰 환대를 받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나 다름없었다. 촌장은 마을에서 가장 귀중한 젊은 암소를 잡았다. 드낙은 두 번이나 괜찮다고 했지만 그들은 기어코 자신들의 마을 발전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결국 드낙은 은화를 30닢 통 크게 베풀어주었다. 그들이 진정으로 자신을 위해서 베풀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겁을 먹었다기에는 환호성을 지르는 이들이 너무 많았다.

물론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내가 마! 중립신의 챔피언 아이가!’

신의 챔피언이라면 응당 민초를 살피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닌가? 이 정도는 해줘야 중립신에게 인정받을 것 같았다. 이 세상의 생명체를 위해서 스스로 행성이 된다고 하는 중립신이었다. 인간에게 그것은 자연스레 선한 신으로 여겨졌고, 드낙은 선행을 행하고 싶었다.

“이, 이걸 제가 받아도 되겠습니까?”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마시오. 촌장이 내게서 돈을 하사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온갖 도적떼가 들끓을 것이오. 트롤과 전쟁으로 피폐해진 북부가 아니오?”

드낙의 말에 촌장이 주변을 휙휙! 둘러보았다. 노래하는 소리가 들려왔음에도 촌장의 침 삼키는 소리가 드낙에게 들려왔다.

여유롭게 마을을 경유하면서 몽펠리에 성을 5일 앞둔 상황에서 드낙을 맞이하기 위해서 온 몽펠리에 기병들을 만날 수 있었다.

“드낙 불파겐 님을 뵙습니다!”

기수들의 호위를 받으며 드낙은 몽펠리에 성에 입성할 수 있었다.

“성문을 크게 열어라!!!”

반만 열린 성문이 모두 열렸다. 드낙을 보기 위해서, 트롤의 엄청난 양의 부산물을 보기 위해서 모인 시민들이 가득했다. 그들 중에서 여자들은 가는 길에 꽃을 뿌려주었다.

“흐아아아앙! 기사니이이이임!!!”

몽펠리에 가문에서 제공한 꽃이었고, 돈까지 쥐여줬기 때문에 열성팬이나 다름없는 리액션을 취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지나칠 정도로 리액션을 취하는 여자가 있어서 병사들이 곤욕을 치르었다.

“아! 왜요?”

“아니 그렇게까지 하시면 어떡합니까. 소리를 질러도 너무 신음소리같이···”

“돈 받은 만큼 할 건 해야죠!”

하지만 드낙은 그런 소리조차도 들을 수 없었다. 환호 소리는 모두 뒤엉켜서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꽃길을 걸으며 내성벽까지 막힘없이 지나갔다.

내성벽을 지나면서부터는 병사들의 사열이 시작되었다.

탕! 캉!

병사가 왼발로 오른발을 치며 철 소리를 냈고, 할버드가 서로 교차하며 하늘을 가렸다.

뿌뿌뿡! 둥···둥···둥···

나팔소리가 울려 퍼졌고, 멀리서는 북소리가 둥둥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드낙이 병사들을 지나가면 병사들은 다시 할버드를 회수하여 끝으로 땅을 찍어 소리를 낸 다음에 수레 양옆에 서며 드낙을 따라갔다.

그 길은 내성까지 이어졌다.

말에서 내린 드낙이 아크온 몽펠리에와 거칠게 인사를 나누었다.

“살이 좀 찐 것 같은데?”

“키가 큰 것이겠지.”

두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내성의 개인실에서 보고 있던 삼왕자 〈길게이 플래티넘〉이 거칠게 와인색 커튼을 쳤다. 그의 표정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 작품 후기 ==========

5984자

평추코! 다양한 의견추!

로스트 아크 하겠다고 했지만 대기열 때문에 못했는데요. 토일 진짜로 일일연재만 하고 해보겠습니다! 남들은 다 하는데 왜 저는 못합니까! 시골섭이라도 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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