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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전사-207화 (206/1,239)

0207 <-- 고블린 연합 -->

드낙이 그대로 고블린이 있는 곳으로 범(虎)처럼 뛰어들어갔다. 우직하게 그대로 롱소드를 내려찍었다. 단순한 내려치기 였지만 〈칠주(七主)〉 중 강함의 묘리가 깃들어진 비전이었다.

기술로 쌓아올린 탑!

세파리아스 불파겐의 전수로 수백 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불파겐 가문의 강력한 기본 비전이 드낙의 손에서 뿜어져 나왔다.

꽝! 퍼서석!

힘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것. 자세. 체중. 회전력. 원심력. 중력. 그 다양한 모든 것이 한 점으로 모였고, 단번에 고블린 전사가 들어 올린 가죽이 덧씌워지고 징이 박힌 방패가 수수깡처럼 박살이 났다.

퍼걱!

그대로 이어서 두개골이 쩍 갈라지며 피가 솟구쳐 올라왔다.

푸슛! 후두둑.

뇌수 조각이 주변으로 터져나갔다. 멀리 있는 고블린 전사도 짧은 순간이지만 분수처럼 쏟아진 피를 볼 수 있었다.

〈킬 더 배틀〉의 효과가 시작되기 시작했다.

처음은 칠주(七主)의 〈강함의 묘리〉로 단번에 고블린 전사를 죽였다면 그다음은 정교함으로 승부했다.

“흡.”

소리 내어 숨을 적당히 들이켜고 참은 드낙이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느려진 체감 시간이 선명하게 상황을 인지하도록 도와주었다.

드낙의 눈에 쓰러지는 시체가 바닥에 천천히 눕기 시작했고, 곳곳에서 고블린 전사가 고함을 지르며 흥분했다. 피비린내가 사방으로 천천히 퍼져나갔다.

쉬익!

뱀처럼 휘어진 불파겐 가문의 가보(家寶), 드낙은 〈탄력의 롱소드(Longsword of elasticity)〉라 부르고 있지만 실제 그 이름은 〈강철이 흐르는 강(Steel flowing river)〉.

세상에는 귀물(鬼物)로 사용자를 가리는 검이라 불리고 있었다. 실제로 드낙이 〈세파리아스 불파겐〉의 찌꺼기를 받지 않았다면 그 검의 진실된 힘을 사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귀물을 이용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비전이 〈엘라스티쉬 제스트렁(Elastisch Zerstorung, 탄력적인 파괴)〉였다.

말 그대로 롱소드가 채찍의 특성을 가지게 하는 비전이었다.

서걱!

휘어진 롱소드는 순식간에 고블린들의 무기를 뱀처럼 스쳐 지나가며 단번에 고블린 전사 두 명의 목을 긁고 지나갔다. 피가 뿜어져 나오며 고블린 전사의 몸이 경직되었고, 힘줄이 끊어진 것처럼 무릎이 꿇려지면서 머리가 그대로 땅에 처박혔다.

“죽여라! 죽여!!”

곳곳에서 후방에 있는 고블린 전사들이 앞에 있는 고블린 전사를 밀어대었다. 〈진형〉이 가진 힘! 무너지기 전까지는 결코 후퇴를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진형의 진짜 목적 중에 하나였다.

“쿠엑!”

한 합을 제대로 무기를 맞대지도 못한 채 순식간에 세 마리가 죽어나갔다. 두 걸음을 뻗어나간 드낙을 덮치려고 옆에서 대각선으로 크게 몸을 던진 고블린 전사의 턱이 드낙의 무릎에 부딪쳤다.

빠각!

단번에 이빨이 부러져나가며 피가 입에서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는 그것을 무시하고 거침없이 움직였다.

‘보다 더 정교하게. 더 강력한 공격력으로.’

폭풍처럼.

중단세를 취하며 고블린 전사 두 마리의 목을 벤 것도 잠시 자연스럽게 어깨 위로 양팔을 올렸다. 단번에 상단세를 취한 드낙이 크고 짧게 소리를 내지르며 단번에 대각선으로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매서울 정도로 빨랐다.

드낙의 검술은 그 완성도가 매우 높았는데, 거기에 더하여 검은 꿈으로 보정을 받기도 했으며 더더욱 체감 시간까지 느려졌다.

후웅!

당연히 무기를 들어 올린 고블린은 허무하게 허공을 휘적거렸는데 중단세에서 상단세로 향하는 움직임을 드낙이 자신을 공격하려는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성대한 헛스윙. 누군가에게서 빼앗은 대거를 쥔 고블린 전사의 어깨가 드낙의 내려베기에 단번에 잘려나갔다. 팔이 회전하면서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끄아아아아악!!!”

고함을 지르며 그대로 팔이 통째로 날아가며 균형이 무너져 옆으로 넘어진 고블린이 쓰러진 채 눈물을 쏟아냈다.

또한 방패를 들어 올리며 드낙의 전진을 막으려 한 고블린은 내려쳐진 롱소드의 공격에 방패를 쥔 가드가 그대로 풀리면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양 어깨 위로 올려진 팔에서 내려쳐지는 힘을 감당하기에는 근력이 부족했다.

앞발차기에 그대로 가드가 풀린 고블린의 턱이 올려쳐졌다. 그대로 뒤로 넘어진 고블린 전사는 뒤에 있는 고블린 전사가 강하게 밀자 그대로 다시 앞으로 엎어졌다. 무자비한 행위였지만 뒤에 있는 고블린 전사도 자신의 움직임을 방해할 상황에 놓이고 싶지 않았기에 한 행동이었다.

“꺼으윽!!!”

또한 드낙은 롱소드를 회수하면서 시야에 새로이 모습을 드러낸 고블린 전사의 창을 쥔 손목을 잘라냈다. 연골이 그대로 베이면서 덜렁거리며 창을 쥔 손이 푹하고 꺾였다.

‘어딜.’

퍽!

“억!”

상단을 취했기에 몸을 바짝 낮추고 개처럼 근접한 고블린을 드낙이 팔꿈치로 머리를 내려찍었다. 워낙 낮게 있었기에 드낙은 양 무릎을 동시에 낮춰야 했다.

또한 그 사이에 단번에 양팔이 내려가며 중단세로 되돌아가며 순식간에 다시 찔러들어갔다.

“억.”

헛바람 소리를 내며 전방에서 기회를 엿보던 고블린 전사의 겨드랑이가 찔린 고블린 전사가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쓰러졌고, 드낙의 발이 경직된 놈을 강하게 바닥을 찍으면서 그 목뼈를 부러뜨리며 계속해서 앞으로 거침없이 나아갔다.

뿌직!

동시에 곳곳에서 던져진 〈화염 토기〉가 드낙을 덮쳤다.

꽈자자장!

토기가 단번에 부서지며 주술 화염이 크게 일어났다. 달구어지기 시작했지만 드낙은 침착했다.

“〈오아시스의 활력(The vitality of the oasis)〉. 〈수리 망치(Repair hammer)〉. 〈열다섯개의 화염 깃털(Fifteen Flame Feathers)〉.”

차가운 물이 전신을 돌기 시작했다. 동시에 활력과 치유 효과를 내었다. 또한 달아오르는 갑주의 내구력 저하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 수리망치의 마법이 사용되었는데, 전신갑주의 곳곳에 푸른 마력 빛이 감돌며 갑옷 표면을 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화르르!

드낙의 등 뒤로 열다섯 장의 화염 깃털이 튀어나와 좌우로 뻗어나가 고블린들의 허벅지를 노렸다.

“끄아아악!”

자신보다 신장이 높은 드낙이 상단세를 취한 직후였기에 고블린들의 양팔은 보통 전투태세보다 위로 올라가 있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하체에 대한 방비가 텅텅 비어있었다. 순식간에 열다섯 마리의 고블린 전사의 몸에 마법 불꽃이 들러붙었다.

단번에 좌우에 있는 고블린 전사의 전력이 일시적으로 무력화되자마자 드낙이 거침없이 앞으로 움직였다.

“이익! 컥!”

상체를 그저 흔들어버리면서 몸으로 부딪치자 고블린 전사가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드낙의 팔이 아래로 향해서 단번에 올려베기를 쳤다. 목을 취하고 철퇴를 그대로 드낙에게 투척한 고블린의 얼굴을 긁었다.

텅!

철퇴는 드낙의 머리를 후려팼지만 〈깃털 투구〉의 〈바람 상쇄(Wind Offset)〉에 의해서 충격이 단번에 상쇄되어서 그냥 가볍게 두들긴 느낌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반대로 롱소드의 올려베기에게 얼굴이 긁힌 고블린 전사는 피가 울걱. 울컥 흘러내렸는데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고통에 울부짖었다.

“흐윽!”

드낙의 왼손에 머리채가 잡혀서 그대로 사정없이 당겨져 베여진 얼굴에 드낙의 단단한 방어구로 감싸진 무릎에 두개골이 함몰되었다.

울부짖던 입에서 혀가 길게 빼어지면서 그대로 힘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드낙의 발이 거침없이 놈을 밟고 지나갔다.

“죽인다! 죽여버린다!”

고블린 어(語)로 계속 짖어대는 고블린 전사는 엉거주춤하면서 방패만 들어 올렸다. 그대로 방패가 드낙의 손에 잡혀서 당겨져 드낙과 몸이 충돌했는데 바로 자빠지며 그 순간에 손목이 롱소드에 베여졌다.

“크야아아아!!”

제법 용맹한 고블린 전사가 크게 도약해서 드낙의 어깨에 부딪쳤지만 드낙의 균형을 흔들기는커녕 알아서 땅에 뒹굴었다. 단번에 드낙의 발에 아랫배가 밟혔다.

“흐, 흐으!”

두려움과 공포에 숨조차도 제대로 쉬지 못한 고블린 전사의 아랫배를 그대로 밟고 지나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내장이 파열되었는데, 전신 갑주를 입은 드낙의 체중은 110kg. 당연히 발에 힘을 주고, 체중을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300kg이 넘는 충격량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그의 발이 송곳처럼 고블린의 배를 짓눌렀다.

“꾸릅···”

새하얀 위액이 입에서 흘러나왔는데 뒤이어서 선홍빛의 피와 내장의 살조각이 입에서 나왔다.

“끄악!”

거침없이 드낙의 롱소드가 휘둘러지고 찔러졌다. 한 합을 제대로 맞서는 고블린 전사 하나 없었고, 몸으로 드낙을 막으려 한 고블린은 방패째로 드낙의 체급에 밀려나서 되려 넘어지고 사타구니나 목이 발에 밟혀야 했다.

무기를 무엇을 들었던지 소용이 없었다. 왜냐하면 뱀처럼 휘어지는 검이 그전에 고블린의 급소를 취했기 때문이다.

허공에 휘두르는 것이 가장 잘한 짓일 정도였다.

그렇다고 숫자를 이용해서 달려들어도 소용이 없었다.

“덮쳐! 덮쳐!!!”

고블린 십여 마리가 아예 방패를 양손으로 쥐고 자살하듯이 드낙에게 달려들어서 몸통에 부딪쳤다. 그리고 그를 끌어안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전신갑주의 체중 포함 110kg의 거한에게 달려든 초등학생 저학년 10명이었다. 양팔과 허리를 거칠게 좌우로 털어대면 붙잡고 있던 고블린이 인형처럼 나가떨어졌다.

당연히 허공에서 나가떨어지는 그 사이에서도 힘줄이 베이거나 목이나 겨드랑이에 칼침을 맞고 아래 뱃가죽이 베어져서 내장을 쏟아냈다.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정교한 검술. 그것은 마법을 부리는 것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살얼음과도 같은 분위기가 드낙의 주위에 내려앉았다. 흥분한 기색이 싹 사라진 고블린 전사들은 석상마냥 멈춰져 있었다.

“······”

결국 고블린 전사들이 자신의 간격에 존재하지 않게 되어버리는 상황까지 오고야 말았다. 달려드는 고블린보다 죽이는 속도가 너무나도 빨랐기 때문이다.

우뚝.

피로 범벅이 된 드낙이 30걸음을 한 호흡만에 달려가다가 멈추었다. 걸린 시간은 단 10초도 걸리지 않았지만 죽거나 중상을 입어 무력화된 고블린 전사의 숫자는 80명이 넘었다.

“후우! 후웁!”

참았던 숨을 크게 내쉬고 다시 숨을 크게 들이켰다. 그리고 거침없이 함성을 내질렀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

드낙이 함성을 내지르며 고블린 전사들을 도발했다. 하지만 그 어떤 고블린 전사도 드낙에게 덤비질 못했다. 살얼음에 딱 붙어서 발을 옮기지도 못했고, 몇몇 고블린 전사는 벌벌 떨기까지 했다.

기회를 봐서 도망칠 생각을 하는 고블린 전사마저 나타났다.

드낙이 걸어온 길에는 고블린의 시체와 피로 가득했는데, 일직선으로 그 길이 그어져 있었다. 멀리서 보면 더욱더 확연했고, 뒤에서 달려가는 병사들의 눈에도 당연히 명확하게 일직선이 그어져 있었다.

드낙의 귀에 멀리서 목청을 높이는 병사들의 함성 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고블린 전사들은 등으로 식은땀이 주륵 흐르는 것을 느꼈다.

‘괴, 괴물이다.’

드낙을 포위한 고블린 전사의 팔뚝에 소름이 다닥 올라왔다. 수십 개의 〈화염 토기〉를 뒤집어쓴 드낙의 몸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주술 화염이었고, 깃털 투구를 쓴 드낙에게는 그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았고, 그것도 지속시간이 다해 사그라들어갔다.

꿀꺽.

이런 상황에서 누구 하나 멈춘 드낙에게 덤벼든다는 것이 우스웠다. 드낙은 그것을 보고는 투구 속에서 웃음을 지었다. 이런 기분은 실로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을 막을 수는 자가 존재하지 않는 기분은 짜릿함 그 자체였다.

말 그대로 압도적인 무위. 수 마리를 한꺼번에 상대함과 동시에 10걸음 만에 80마리를 쳐죽인 드낙이 보여주는 무력 앞에 고블린 전사들의 기가 질리는 것은 당연했다.

‘오지 않으면 내가 가면 될 일.’

“호랑이 질주.”

강화마법 〈호랑이 질주(Tiger Scamper)〉. 단 3초지만 무지막지한 달리기 속도를 내게 해주는 간단한 마법이었다. 드낙의 눈에 거침없이 고블린 전사들을 사지로 내모는 〈고블린 캡틴〉들의 모습이 보였다.

“막아라! 막아아아아!!! 기사만 죽이면 모든 것이 끝난다! 놈도 생명체다! 지치면 애새끼의 손으로도 죽일 수 있다!!”

〈바위턱 우흘라〉의 고함소리가 들려왔고, 그것은 당연히 드낙의 관심을 받았다.

“놈이 온다!! 우흘라! 빠오풀!!”

“주술을 준비해라! 짜라! 놈의 손과 발을 묶으면 내가 바로 넘어뜨린다! 그러면 단번에 달려들어서 패 죽이면 돼!!”

〈흙송곳 짜라〉가 금속으로 된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 녹색과 갈색이 지팡이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주술을 부리기에는 충분한 거리였다.

“올테면 와 봐라!”

대장전의 분위기를 풍기자 고블린 전사들이 너도나도 드낙에게서 멀어졌다. 아예 판을 깔아주었다. 순식간에 우흘라의 앞에 도착한 드낙이 단번에 뛰어들어갔다.

우흘라는 드낙을 정면으로 맞이했다. 그는 자신의 혈통을 믿었다.

“구아아아아아악!!!!!”

거칠게 포효하면서 무식하게 큰 도끼를 횡으로 휘둘렀다. 드낙의 눈이 반짝였다.

특정한 상황에서 적을 죽일 필살의 길을 만드는 것이 기사의 비전.

〈게쯔붕엔 페네트라찌온(Gezwungen Penetration, 강제적인 침투)〉. 드낙의 상상력과 세파리아스 불파겐의 경험이 녹아진 〈검은 꿈〉에서 만든 비전이 드낙의 손에서 뿜어져 나왔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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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항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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