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0 <-- 일백야수 토벌 -->
침전하는 것은 진작에 멈추었다.
그는 팔을 휘적거릴 수는 없었지만 점점 인연의 고리가 자신을 끌어당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을 닮지는 않았지만, 압도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었다.
꼬르륵!
그가 숨을 내뱉었다. 공기방울이 거세게 올라갔다. 하지만 아직 부족했다. 그러나 모든 것을 포기한 그의 마음에 작은 희망이 자리 잡게 하는 것에는 충분했다.
‘계속 업을 쌓고, 나아가라.’
피의 길을 걸어가고, 시체를 뒤적거리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서는 자신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신성한 땅(Holy Land)〉에 다시 되돌아갈 수 있을 날이 올지 안 올지 몰랐지만, 적어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악운과 뒤섞인 거대한 운명의 끈이 자신을 다시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려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의 오른손가락에만 혈색이 돌았다.
*
아크온 몽펠리에와 추적 용병단의 생존자들, 갈색늑대 도노를 비롯한 늑대 4마리는 마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마부 센이 나와서 아크온을 가장 먼저 살폈다. 그는 손을 휘휘 저으면서 그 따스한 눈길을 내치지는 않았다.
‘피곤하다.’
짐수레에서 자리를 바꾼 채 잠자고 있는 카이야를 깨워서 밥을 먹이고 불침번을 세울 준비를 하고 드낙은 밥 먹을 준비를 했다.
모두가 말없이 자신이 할 일을 찾아서 행했다. 아크온은 마차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스핀은 도렌이 깔아주는 모포에 누웠다. 앓는 소리를 냈다.
“달군 돌을 깔고 누워야 하는데.”
드낙의 말에 이스핀이 힘없이 대답했다.
“예···”
이스핀은 계속된 통증으로 진이 빠져있었다. 모두가 중요한 고민을 내일로 미루었다. 그것은 드낙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과일즙을 먹고 이내 잠에 빠져들었다. 중간에 깨워서 달군 돌이 있는 곳에 다시 눕혔다.
땀이 흥건해졌다가 말라가면서 체온을 빼앗았기에 이스핀은 몸을 떨기도 했다.
드낙은 꿈속으로 빠져들며 달콤한 휴식 뒤에 그에게 검은 연기가 휘감겨 차올라 잠을 깨웠다. 〈검은 꿈〉이었다.
‘이건···’
드낙은 바닥에 침전되어있는 오른손이 밖으로 튀어나온 것을 볼 수 있었다. 제법 많이 밖으로 나와있어서 악수 정도는 할 수 있었다. 바닥 밑에 보이는 혈색 없는 것과는 다르게 손에서는 혈색이 돌고 온기가 느껴졌다. 꺼림칙했다.
“흐, 흐흐···”
음울한 웃음소리에 드낙의 시선이 앞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자잘한 검은문이 좌우로 있었고, 바로 전방에는 제법 큰 검은 문이 모습을 드러내 있었다. 그리고 그 검은 문에는 두개골이 반쯤 변형되어 괴물로 변해있는 포낙서스가 일그러진 얼굴로 드낙을 바라보고 있었다.
“넌?!”
드낙이 제법 놀라자 〈변종 키메라 포낙서스〉가 히죽 웃었다. 피부조직이 괴사해서 피부가 찢기면서 피가 광대뼈에서 주륵 흘러내렸다. 성대가 있었기에 정신파동이 아니라 육성으로 포낙서스는 말을 이어나갔다.
“이렇게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니. 아이러니하군. 놀라운 일이야. 크크큭. 킥킥킥.”
사악한 웃음소리가 이어지자 어느새 나타난 세파리아스 불파겐이 발을 굴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젠 별 쓰레기 같은 잡것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군. 그딴식으로 할꺼면 왜 〈그것〉을 받아들인거지?]
세파리아스는 불쾌하게 웃음지으며 자조하는 포낙서스를 보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이 말했다. 〈그것〉을 받아들였다면 보다 합리적으로 나와야하는데 후회로 가득한 웃음을 짓는 것은 우스울 뿐이었다.
“영혼만 남은 해골기사가 생전에 지닌 자존심만 나불거리다니.”
[뭣?]
드낙이 말싸움을 중재했다. 애초에 검은 꿈에 왜 포낙서스가 나타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살해〉를 통한 힘의 획득은 언데드, 시체로 연관 지을 수는 있었지만 포낙서스는 그와는 별개였기 때문이다.
그 물음에 포낙서스는 혀를 날름거렸다.
“원한과 증오가 나를 이곳에 오게 만들었다.”
“그럼 너도 세파리아스와 마찬가지로 나에게 〈찌꺼기〉를 줄 수 있는 건가?”
포낙서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세파리아스 불파겐의 찌꺼기〉가 드낙에게 체급보다 강한 힘을 비롯해서 다양한 것을 주었듯이 포낙서스 또한 많은 것을 줄 수 있었다.
“단, 조건이 있다. 난 복수를 원한다. 나를 이렇게 만든 놈···으윽.”
포낙서스가 그 이름을 말하려 했지만 두통에 시달렸다. 검은 진액을 토했고, 검은 연기의 밑으로 후두둑 떨어져내렸다. 영혼으로 이루어진 몸이 뒤틀거렸다. 거대한 제약이 그의 모든 것을 순간적으로 흩트려뜨렸다.
존재가 무너지는 것을 느끼며 공포감과 절망감에 빠져들었다. 시간이 흘러서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
“빌어먹을. 영혼까지 새겨진 제약이라니. 나는, 어디까지 놈에게 이용당한 것인가!”
괴성을 지르며 발악하던 포낙서스를 보며 드낙은 한숨을 지었다.
“진정하고 빨리 말해! 어디까지 검은 꿈에서 있을 줄 알고!”
드낙의 고함에 포낙서스가 빠르게 태세전환을 했다. 흑마법사에게 비굴하게 살던 모습이 절로 행동으로 드러나 보였다.
“미안하다. 날 이렇게 만든 흑마법사! 그놈에게 복수하고 싶다. 그것을 이뤄주겠다고 약속해 달라. 그렇다면 넌 나의 찌꺼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드낙, 명심해라. 그보다 먼저 나와의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것을.]
세파리아스는 자신과의 약속을 드낙에게 상기시켰다. 이에 포낙서스가 발끈했다.
“해골기사가 무엇을 주었든, 난 보통 하수인이 아니다. 변종 키메라다.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작용 없는 신체 재생. 우월인자를 통한 신체능력과 정신능력의 상승. 내가 지녔던 마력과 흑마법을 전부 해주겠다.”
포낙서스는 세파리아스가 준 〈찌꺼기〉보다 자신의 것이 좋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실로 가소로운 소리였다. 하찮고, 부질없었으며 포낙서스라는 인물이 얼마나 덧없게 살아왔는지 스스로가 외치는 꼴이었다.
[스스로 쌓아올린 탑도 아니면서 자신의 것처럼 구는군. 너에게 그것을 내려준 자를 증오하면서 자신이 지닌 힘을 대단한 것이라 생각하다니. 너무 모순되었다고 생각되지 않나? 네가 쌓은 탑을 나에게 보여봐라!]
비록 영혼밖에 남지 않았지만, 세파리아스의 기세는 흉악했다. 평생을 단련하며 살아가는 기사 앞에서 포낙서스가 소리내어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가 자신있게 말한 힘은 그가 증오하고 있는 흑마법사가 내려준 것이었으니까.
“······”
할 말을 찾지 못한 포낙서스가 입을 다물자 침묵이 내려앉았다. 드낙은 효율성만 있으면 원자로도 뚝딱뚝딱 짓는 인간이었다. 낙수 효과 하나 믿고 달렸다가 대졸 첫 월급이 160만 원도 안 될 때.
인턴 생활하며 정규직에게 갑질 당하며 청소 아주머니가 계심에도 쓰레기를 비우러 가야 했던 시절을 겪었던 박호훈이었다.
‘생존 앞에서 선악이 어딨나?’
기사조차도 악마의 힘을 받아들이며 성장하라고 말을 하는데, 〈변종 키메라〉의 힘을 받아들이는데 무슨 고민이 있으랴. 그 전에는 흑마법사와 악마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면 지금은 또 달랐다.
그간 매일마다 꾸는 〈검은 꿈〉에서 세파리아스의 실용성, 오직 힘만을 추구하는 생각에 자주 노출되었기 때문이었다.
귀족쯤 되어야 효율성보다 자신의 자존심을 생각할 수 있었지만 죽어서 썩어 문드러져 백골밖에 남지 않는 세파리아스는 그런 것에서조차도 벗어나 있었다.
“메디오 지방에서 놈이 모습을 드러내서 추적할 수 있다고 판단되었을 때, 놈을 반드시 잡아주겠다.”
[드낙! 명심해라. 나와의 약속이 먼저라는 것을.]
세파리아스가 소리를 질렀지만 드낙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세파리아스. 잘 알고 있다. 여러번 말 하지 않아도 안다. 그리고 분명 말했을텐데? 자리를 잡고, 제국으로 사람을 보내어 찾는다고.”
단호한 드낙의 말을 들은 세파리아스는 검은 연기에 휩싸여서 사라졌다. 경고는 충분했고, 드낙은 알았다고 말하였다. 그것이면 족했다.
그 뒤로는 척척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포낙서스는 드낙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스승님〉에 대한 모든 지식은 송두리째 사라져버렸다. 그 이름은 기억하고 있었지만 말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기사와 먼저 약속을 한 상황에서 자신의 복수를 하기에는 눈치가 보일 것이다.
“그는 반드시 모습을 드러낸다. 몇 년 뒤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메디오 지방의 북부에 연락책을 놓는다고 약속해라.”
“좋다. 약속하지.”
드낙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좌우에 나열된 검은 문을 확인했다. 〈견습 흑마법사의 마력〉, 〈부작용 없는 신체 재생〉, 〈우월인자의 신체능력 상승〉 〈우월인자의 정신능력 상승〉, 〈신체의 키메라 변질〉 등등이 있었다.
“키메라의 능력을 내가 받으면 부작용이 왜 없는 거지?”
부작용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좋은 능력들이었다.
“흑마법사의 밑에서 어깨너머로 배운 마법 지식을 내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죽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고, 무엇보다도 〈찌꺼기〉이기 때문에 내가 조정이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포낙서스가 있는 큰 검은문의 환상을 경험한 드낙은 모든 것이 진실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찌꺼기〉를 받아들인다면 〈흑마법사에 대한 증오심〉을 가지게 됨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감정은 많이 희석되어서 스며들기 때문에 하자라고 할 수는 없었다.
혐오스러운 상대를 보더라도 칼부림을 바로 하지 않고 그저 무시하고 지나갈 정도였다. 드낙은 충분히 제어가 가능했다.
‘이렇게 매력적인 검은 문은 세파리아스 다음으로 오랜만이다.’
신체재생으로 드낙은 불구가 되어도 새살이 돋아나게 되었다. 또한 빈사상태의 상처를 입어도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기사가 잡은 〈변종 키메라 포낙서스〉는 강력한 괴물이었다. 신체재생의 찌꺼기를 받았기에 촉수를 거침없이 순풍순풍 출산하던 모습은 보여줄 수 없었다.
신체능력과 정신능력의 상승은 그리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드낙에게 큰 메리트였다. 〈우월인자〉라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그러려니 넘어갈 정도로 부작용이 없었다.
흑마법은 아쉽게도 〈밴쉬 에로우(Banshee Arrow, 악령 화살)〉을 체득하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포낙서스의 영혼에게서 계속 배울 수 있었기에 결코 나쁜 것은 아니었다.
‘악령 화살은 혼자일 때아니면 못 쓰지.’
척 봐도 흑마법이었기 때문이다. 드낙이 원하는 것은 〈일루전 운드(Illusion Wound, 환상 상처)〉같은 저주 마법이나 〈인비저블 쉴드(Invisible Shield, 보이지 않는 방어막)〉같은 방어 마법이었다.
“시간만 충분한다면 가르쳐주마.”
포낙서스의 촉수 하나가 앞으로 들이밀어졌다. 촉수에는 포낙서스의 검지와 중지 손가락이 있었다. 드낙은 그것을 잡았다. 악수를 나누자 검은 문이 열리며 검은 연기를 토해냈다.
드낙은 거침없이 그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도렌은 뒤적거리며 계속 잠에서 깨어났다. 이스핀이 끙끙 앓는 소리를 냈기 때문이었다.
조심스럽게 일어난 그는 이스핀의 이마에 손을 올리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온도가 굉장히 높았기 때문이었고, 곧바로 열을 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도렌이 자정이 넘은 시간에 물을 담아온 바가지에 천을 적셔서 쥐어짜고, 이스핀의 이마에 올려주었다. 감각이 좋은 이스핀이 눈을 떴다.
“도렌?”
“어··· 깨웠나?”
“아니. 아~ 시원하다. 젠장.”
이스핀은 덮던 모포를 멀쩡한 팔로 던지며 발로 걷어찼다.
“열이 너무 나는데.”
“끄떡도 없다. 내일 되면 금방 가라앉을걸?”
도렌은 그 뒤로도 자고, 깨고를 반복하며 이마에 물수건을 얹어주었다. 쉽게 잠들 수 없었는데, 자신 때문에 이스핀이 다쳤기 때문이었다. 많은 가족과 살을 맞대며 자라온 도렌은 마음의 짐을 쉽게 내려놓을 수 없었다.
“베리븐이 죽고, 젠은 도망쳤는데 너까지 죽으면 큰일이다.”
도렌의 농담에 이스핀이 킬킬 웃었다. 목이 말라서 콜록거렸다. 찬물을 한 잔 마시자 이스핀이 앞으로에 대해서 말했다. 도렌이 농담처럼 말했지만 그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 큰 변화를 용병단에 가져올 것이 분명했다.
또한 이번 일로 이스핀은 드낙이 하고 싶은 일을 명확하게 깨달았다. 지금이 아니면 그걸 도렌과 나눌 수 없었다. 저 눈치 없는 놈에게는 자신이 필요했다. 멍청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형제였다.
“단장은 용병들로 못해도 일백야수를 잡을 생각을 하고 있어. 전의 의뢰와는 완전히 달라.”
도렌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하다며 첫 의뢰 당시 단번에 몸을 돌렸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그렇기에 지금 이 일이 드낙이 하고 싶은 일임을 도렌조차도 깨닫고 있었다.
“어떡할래? 보통 위험한 일이 아니야. 애초에 네가 베리븐한테 시비 걸어서 끌어내릴 필요도 없었어. 중견 용병이 그렇게 허망하게 죽다니···”
“단장에게 배운 것을 조금만 잊었더라면 우리도 그 꼴이 났을거다. 가르쳐주던 모든 것이 쓸모가 있었어. 강력한 노하우도 있고.”
이스핀은 조곤조곤 말하더니 이내 숨을 깊게 내쉬었다.
“힘들면 자라.”
“아니, 지금 이야기해야 해. 단장의 행동력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단해. 보통 인물이 아니야. 많은 변화가 있을 거야. 용병에게 큰 실망을 했겠지. 단장이 홀로 여관을 잡았을 때 우리 둘이 이야기했던 걸 기억하냐?”
“무조건 버틴다는 거? 하지만···”
“용병들이 거지 같다는 걸 뼈저리게 알게 되었으니, 방침을 바꿀 거다. 상황은 전보다 더 좋아질 거야. 너도 성공하고 싶으면··· 계속 버텨야 할 거다. 그렇다고 무조건 여기에 있으라는 건 아니야. 지금 여길 떠나도 분명 성공한다.”
불과 3개월도 안 지났지만 도렌과 이스핀의 실력은 중견용병을 넘어서있었다. 드낙의 가르침은 현실적이면서도 기술과 이론에 충실한 면도 존재했다.
“너는? 계속 여기서 버틸 거냐?”
도렌의 말에 이스핀이 히죽 웃었다.
“존나게 버틸 거다. 병사들이 하는 말을 똑똑히 들었어. 단장은 〈자유기사〉다. 무조건 버티기만 하면 비전까지 배울 수 있고, 나중에 가면 가신이 될 수도 있어.”
“너무 멀리 보는 거 아니냐? 그전에 죽으면 어쩌려고.”
이스핀은 그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평생을 농가에서 일하던 부모님이 굶어죽은 뒤로 그는 뒷골목에서 〈들개〉로 살아갔다. 운 좋게 그를 받아주었던 사람들에게도 보답을 해주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출세가 절실했다.
이스핀이 눈을 감으며 각오를 곱씹을 때, 도렌은 복잡한 모습으로 다시 잠자리에 들어갔다. 모든 것이 그에게는 불확실하게 느껴졌고, 무엇 하나 선택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그저 지금 탄 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 결정을 다른 이에게 맡길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