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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80화 (281/295)

# 280화 #

280화

“응? 칸 대륙? 거긴 왜?”

순이와 미요도 돌아왔겠다, 조금 집에서 쉬려고 했던 반화가 파스의 말에 인상을 썼다.

[감염체가 합체를 하더니 제국을 향해 달려들고 있습니다.]

“감염체? 그거 북요랑 거북이가 충분히 막을 수 있잖아. 귀찮으니까 알아서 처리하라 그래.”

[그게... 상황이 좀 좋지 않습니다. 물론 북요랑 레이브가 못 막고 있는 건 아닌데 조금씩 밀리고 있습니다. 감염체는 점점 강해지고 있고요.]

“그래??”

그때 반화가 봤을 땐 전혀 그런 기미는 안 보였는데 뭔가 변화가 생긴 모양이었다. 북요와 레이브가 밀리다니. 합체했다는 것부터 조금 이상하긴 했다.

“아, 귀찮은데. 령이는?”

[아직 헤롱헤롱합니다.]

령이는 아직도 과하게 힘을 사용한 대가로 넋이 나간 상태였다.

움직이기 귀찮은 반화, 그냥 애들을 시킬까 싶었지만 그러다 다 때려 부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몸을 일으켜야 했다.

이런 귀찮음을 감수하게 만드는 그놈!

걸리기만 하면 정말 아작을 내줄 생각이었다. 아주 뼈까지 갈아서 밟아 줄 생각이었다. 걸리기만 하면...

.

.

.

“크하! 크하!!!”

쿵!!!!

-...

정말 무식하게도 달려드는 놈을 보며 북요와 레이브는 할 말을 잃었다. 어떻게 된 놈인지 분명 피해가 누적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돌아보면 회복이 되어 계속해서 다가오고 있었다.

더 이상 회복할 힘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어느새 다시 힘이 차오른 녀석이 앞에 있는 것이다. 그 무식함에 점점 뒤로 밀리고 있어 북요와 레이브는 참 난감했다. 정말 별 것 아닌 놈이 곤란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더 밀리면 이제 인간들이 사는 제국이 보이게 된다. 거기까지 가기 전에 막아야하는데 저 놈이 계속 회복되는 것을 막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절대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크르르...

자존심이 상한 레이브가 낮게 울음을 터트리며 본격적으로 힘을 쓰려고 했다.

처음에는 쉽게 끝이 날 줄 알았다. 놈도 결국에는 힘이 떨어져 도망을 가든지 아니면 소멸이 되던지 할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놈은 도망가지도 힘이 떨어지지도 않았다.

대륙에 영향이 갈까봐 일부러 제대로 된 전력으로 상대하고 있지 않았는데 놈이 그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비록 반화에게 잡혀 문지기가 되었지만 그건 규격외의 상대였기에 그냥 무시할 수 있었다. 자연재해에 영향을 받지 않는 수준이었지만 반화는 그 이상의 존재였다.

그러나 저 놈은 그냥 역겨운 냄새를 풍기는 세계의 쓰레기나 다름없었다. 그런 녀석이 감히 자신의 힘을 무시하고 덤벼드는 꼴을 언제까지나 두고 볼 순 없었다.

사실 북요도 레이브와 비슷한 생각이었다. 아니, 오히려 북요가 열 받기는 더 열 받았다. 여기는 자신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곳이었으니까. 레이브는 강제 이주를 당했지만 자신은 원래 이곳이 고향이었다.

그럼에도 북요가 망설이는 이유는 반화가 절대 날뛰지 말라고 경고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석화 외에는 다른 힘을 쓰지 않고 있는 건데...

-크롸롸롸!!!!

레이브는 인내심이 이미 한계인 모양이었다. 북요는 자신도 거기에 동참해야 되는 건지 아직도 고민 중이었다.

찜찜한 것이다.

반화가.

쿠구구구구!!!!!!

북요가 망설이는 사이 레이브는 자신의 진짜 힘을 끌어 올리며 제대로 된 전투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퍽!!!!!

....?

“내가 문제 일으키지 말랬지?”

-크륵???

레이브는 억울했다. 지(?)가 여길 지키라고 했으면서!!!

“뭐 임마, 내가 여기 지키랬지 부수랬어? 그 힘으로 여기서 난리치면 저기가 멀쩡할 것 같아? 앙?”

-...

북요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정말 한 끗 차이였다. 자신도 힘을 끌어 올리려고 했으니까. 다행히 반화가 눈치 채지 못하게 재빨리 풀어버렸지만.

“너도 미요 아니었으면 한 대 맞았어. 임마.”

아니었다. 반화는 이미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두 녀석을 혼낸 반화는 이번 일의 원흉, 감염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사실 두 녀석에게는 짜증을 낸 것은 그냥 화풀이에 불과했다. 귀찮게 움직이게 만든.

진짜 원인은 저 놈이었다.

딱 봐도 구역질이 날 것 같은 냄새를 풍기며 다가오고 있는 감염체. 마치 쓰레기가 굴러오는 느낌이었다. 그것도 여름철 음식물 쓰레기.

“에이씨, 밥맛 떨어지게.”

빨리 처리하고 밥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입맛이 뚝 떨어져 버렸다.

반화의 기분을 몹시 상하게 했다는 것도 모르고 여전히 제국을 향해, 맛있는 냄새가 나는 곳을 향해 다가오려는 놈, 그러나 어떤 일인지 앞으로 더 이상 나아가지지 않았다.

“크하! 크하??”

“머리통에 뭘 달고 있는 거야?”

[인간의 머리 같습니다.]

“저게 왜 저기 붙어 있어? 감염체는 아닌 것 같은데?”

반화의 힘에 더 이상 다가오지 못하고 점점 멀어지는 놈이 당황해서 소리를 내뱉는 소리에 인간의 머리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그는 인상을 썼다. 안 그래도 미운 놈이 더 미운 짓을 한다고, 생긴 것도 마음에 안 드는 놈이었다.

생각 같아선 만지기도 싫었지만 쓰레기를 치우려면 손을 써야 했다.

우드득!!

“크, 크하!?!”

이상했다.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몸의 일부가 날아갔는데도 다시 힘이 솟아나지 않았다.

“이 놈도 꽝이네. 손 털었어. 쯧...”

반화가 손을 대자마자 바로 연결이 끊어졌다. 더 이상 저 쓰레기는 쓸모가 없었다.

“크, 크하....아, 안!!!”

불길함을 느낀 감염체가 인간 머리에서 제대로 된 말을 내뱉으려 했지만 이미 반화의 검은 힘에 둘러싸여 자신이 소멸되고 있었다. 그리고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그대로 검은 기운에 분해가 되며 그렇게 사라졌다.

-...

이렇게 간단하게 끝날 거라면 진즉에 와서 처리해줬으면 좋았을 거라고 레이브와 북요는 속으로만 생각했다.

“에라이, 더럽게...”

손을 탁탁 턴 반화가 침을 ‘카악, 퉷!’ 뱉고 뒤로 돌아서자 아무 생각도 안 한척 하는 녀석들.

“뭐해? 원래 있던 데로 안 가?”

-크륵!

후다다닥!

자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움직이는 녀석들을 보며 반화는 고개를 저었다.

“쟤들도 좀 굴려야 하나...”

이미 멀어져 있는 녀석들이 알 수 없는 냉기에 부르르 떨거나 말거나 반화는 저 허약한(?) 녀석들을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그냥 관뒀다.

지금 데리고 있는 녀석들만 해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거기에 요즘 새로 계발하고 있는 힘이 따로 있었다.

바로 의지.

반화, 자신의 힘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유일한 힘.

그 힘에 대해서 나름 연구 중이었다. 의지로서 모든 것을 행할 수 있으면 굳이 몸을 움직여서 이렇게 차원을 왔다갔다 할 필요도 없었다. 의지는 차원을 관통할 수 있는 힘이니까. 그냥 생각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게 아직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소환을 통해서 어느 정도 감은 잡은 상태니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바로 옆에 게이트로 연결된 차원정도는 조만간 가능할 것도 같았다.

일단은 무작위로 소환을 한 번 해보기만 하면 될 것 같은데 이게 낚시처럼 쉽지가 않아서 문제였지만...

“저 쓰레기를 자꾸 보내는 놈부터 잡아야 되는데, 쯧... 파스.”[예?]

“지구 쪽에는 별 문제 없어?”

[아, 감염체 원점으로 몇 놈을 잡아서 소멸시켰습니다. 그 뒤로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또 보냈어?”

[예, 그래도 조기에 발견해서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거기에 이미 아틀란티스로 많이 이주한 터라 확산 속도도 많이 느렸고요.]

“속빈 강정이지?”

[예... 계속 그런 식으로 간을 볼 생각인 것 같습니다. 지칠 때까지.]

“꼬랑지 조금만 잡으면 되는데, 쯧...”

파스와 얘기를 하며 다시 집으로 돌아온 반화는 얌전히 침대에서 자고 있는 순이와 아이들을 보며 조용히 식사 준비를 했다.

아마 냄새가 나면 바로 벌떡 일어날 테니 일단은 더 잘 수 있게 냄새마저 막은 채로 요리를 시작한 반화.

치이이익...

뽀오....?

흠칫!

“뭐, 뭐야. 언제 일어났어?”

고기를 불에 굽기 시작하자마자 ‘뽀’하고 반화를 쳐다보는 삼이가 나타났다. 하여튼 이런 건 귀신같이 알아차리는 녀석이었다.

-히히... 소리났쪄.

“아...”

냄새만 막고 소리는 없애지 않은 탓인 모양이다. 잠귀도 밝지... 아니, 고기 굽는 소리에만 밝은 것이겠지만 어쨌든 먹는 것에 대한 집착은 정말 대단한 녀석이었다.

“아, 해봐. 맛만 봐.”

-웅!

챱!

구운 고기를 한 조각 잘라 삼이의 입에 넣어 준 반화가 삼이의 반응을 살폈다. 어차피 맛있다고 할 게 뻔했지만.

-최고! 한우!

“한우인 것도 아냐?...”

-응!

무슨 소고기인지 맞출 줄은 몰랐지만. 그냥 양만 많이 먹는 게 아니라 나름 맛도 구분하면서 먹긴 먹는 모양이다. 그냥 먹는 모습만 보고 맛이고 뭐고 흡입하는 줄 알았는데.

“가서 엄마도 깨우고, 다 깨워. 저녁 먹자.”

-응!!!

토도도도도!!

반화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침대로 달려가서 방방 뛰는 녀석.

그러다 결국 순이한테 꿀밤 한 대를 맞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졸려하는 순이를 질질 끌고 나왔다.

-냐아...

한숨 섞인 순이의 하품을 보며 반화도 고개를 저었다. 배고픈 삼이는 순이도 못이기는 모양이었다.

“응? 순이 너 손에 그거 뭐야?”

-냐?

스윽.

어딘가 물컹물컹하고 기분 나빠 보이는 게 순이의 오른쪽 앞발에 아주 작게, 티도 안 날만큼 묻어 있었지만 밥을 먹기 위해서 청결을 우선시 하는 반화가 귀신같이 발견했다.

어디서 또 뭘 주워 왔나 싶어서 반화가 순이의 발을 잡고 닦아주려는 순간...

“응?...이거 어디서 묻혀 온 거야?”

-냐? 냐아~

“설마 갇혔던 곳에서 묻혀 왔어?”

끄덕끄덕

-냥~

이런 식으로 덜미를 잡게 되다니... 황당했지만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재빨리 반화가 순이의 앞발에 묻은 거의 새끼 손톱만한 덩어리를 채취했다.

아주 냄새가 났다.

고약한 냄새가...

“똑같네.”

집에 오기 전에 처리했던 쓰레기와 아주 비슷한 냄새가 났다. 그것도 그 쓰레기를 한껏 숙성시킨 듯한 냄새였다.

드디어 놈의 꼬리를 잡은 것이다.

순이가 마지막에 자신을 붙잡으려고 발악하던 놈의 촉수를 잘라낼 때 달라붙은 것이 아직도 남아 있을 줄은 놈도, 순이도 몰랐을 것이다.

“해골!”

후다다닥!!!

“예!?”

“나랑 어디 좀 같이 가야겠다.”

“???”

“너 연구하는데 필요할 거다. 아주 재미있는 곳이니까.”

“오오오!!!그게 정말입니까?”

반화의 부름에 달려오긴 했지만 또 잔심부름을 시키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연구에 도움 되는 것을 구하러 간다니 해골씨가 단번에 적극적으로 나왔다.

“근데, 그거 뭐냐? 손가락?”

“하하하하...그, 그게...”

“이상한 실험 하면 죽는다? 괜히 그딴 실험해서 주변 기운 오염시키기만 해봐?”

해골씨는 반화의 말에 땀이 삐질삐질 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땀샘도 없는 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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