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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79화 (280/295)

# 279화 #

279화

감히 자신의 머리를! 그것도 뒤통수를 갈긴 놈을 보기 위해 순이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정체를 확인했을 때 순이는 한껏 힘 준 눈이 당황으로 순식간에 바뀌는 신기를 보여주었다.

“뭐하냐 여기서?”

“...야!!! 왜 때려!!! 우씨!!!”

자신의 뒤통수를 후린 자는 당연히 반화였다. 반화가 아니고서야 사실 그럴 수 있는 존재가 있을 리 없었다.

맞은 통수 자리를 문지르며 순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감히 자신의 뒤통수를 치다니!!

“뭐 임마. 너 사고 치지 말랬지? 저번에 힘 뺏은 게 좀 약했나 봐?”

“...”

반화의 말에 기세를 줄이고 슬쩍 눈치를 보는 순이...

또 힘을 뺏길 순 없었다.

“어디 갔었어?”

“그게...있지...에잇!”

퐁!!!

-냐아아!!

앙칼진 고양이 순이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 순이가 재빨리 반화의 손을 피해 도망가려 했다. 순이의 모습이 변하면서 품에서 떨어져 버린 미요를 반화가 재빨리 받아내는 사이 도망가려는 수작이었지만...

덥석!!

-냐?!냐아!?

“어딜 가려고? 엉?”

목덜미를 잡힌 순이가 깜짝 놀라 버둥거렸지만 반화의 손에서 벗어나는 건 무리였다.

털 찐 고양이 순이가 목덜미가 잡혀 버둥거리는 모습은 남들이 봤을 때는 참 귀여운 모습이 아닐 수 없었지만 본인은 굉장히 굴욕이었다.

미요도 있고 인간들도 있는데...

-이, 이거 좀 놔 줘라냥..

조용히 반화만 들릴 수 있는 목소리로 속삭이는 순이였지만 반화는 못 들은 척했다.

한편,

순이를 소환해낸 인간들, 아마조네스들은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전혀 되지 않았다.

그들의 여신을 불러낸 것까지는 기쁘고 좋았는데 그 후에 갑자기 나타난 저 남자 인간이 자신들의 여신을 후려치고 나서, 여신은 고양이로 변하고 이제는 사고치고 주인에게 붙들린 고양이의 모습이라니... 믿을 수 없었다.

“아, 악신이 우리의 여신님을!!!”

“악신!!”

급기야 반화를 악신 취급하는 아마조네스들.

그러거나 말거나 반화는 전혀 신경도 안 쓰려고 했지만 왠지 기분이 더러웠다. 악신이라니... 사고를 친 순이는 여신인데 왜 자신은 악신이란 말인가?

순간 여기 있는 인간들의 뒤통수를 다 후려치고 싶었으나 그러면 머리통이 날아갈 것 같아서 일단은 참았다.

“쟤들은 뭐야? 여기 있었어? 아까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냐아?

“악신이 여신님을 괴롭히고 있다!!!”

“... 일단 자리부터 옮기자.”

저 인간들이 덤벼들 것 같아서 순이를 든 상태 그대로 별장으로 이동하는 반화.

-뺘아~

반화의 품에 다시 안기게 된 미요는 행복했다.

역시 반화의 품이 최고였다.

스르륵...

“???!!! 여, 여신님이 악신에게 붙잡혀갔다!”

“!!!!”

반화와 함께 사라져버린 순이, 최초로 순이를 소환했던 아마조네스의 국왕이 다시 순이를 소환하려 했지만 먹통이었다. 순이의 옆에는 반화가 있으니 순이에게 의지가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순이가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면 바로 응답했을 텐데.

.

.

.

-냐아...

“내가 여기 있어서 바로 찾았지, 딴 데 있었으면 또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있으려고 했지?”

뜨끔!

반화의 말이 정답이었다. 그냥 잠깐 놀다 왔다고 하려고 했었다. 무사히 집으로 반화에게 안 들키고 돌아 왔다면.

안타깝게도 오자마자 들켜버려 소용이 없었지만.

반화는 잠시 쉬기 위해서 집에 있다가 갑자기 느껴지는 순이의 기운에 바로 날아와 순이를 낚아챈 것이었다. 그럴 줄 알고.

-뺘뺘뺘!

“오구오구, 냥아치 따라가서 고생했지?”

-뺘아~

부빗부빗!

반화의 말에 응석을 부리는 미요, 그런 미요를 잠시 노려본 순이지만 이내 반화의 눈길에 모른 척 슥 돌렸다.

“그러고 있을 거야? 대화를 해야 덜 맞지 않을까?”

-...냐아...

스륵...

“뭐하고 왔어? 미요 기운이 왜 이렇게 약해?”

“아니, 그게... 내가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그냥 잠깐 심심해서 놀러 간 건데 말이지...”

반화의 말에 순이가 우물거리며 대답을 했다. 그래도 끝까지 상황을 설명은 했다.

반화가 듣기엔 황당한 설명이었지만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원래 순이는 그런 녀석이었으니까. 그래도 마지막에 설명한 함정에 대해서는 조금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못 빠져 나왔다고?”

“응.”

순이의 힘은 그냥 단순히 강하다는 수준이 아니었다. 어지간한 차원은 그냥 씹어 먹고도 남을 힘인데 그 힘으로도 뚫지 못했다는 건 그 함정이 적어도 반화가 살았던 괴물들의 세계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힘을 버틴다는 것이었다.

“재미있는 놈일세? 겨우 함정이나 파는 주제 말이야.”

“그렇지? 내가 그래서...”

“시끄러 임마.”

“밍...”

“큰일 날 뻔 했잖아 임마.”

“아니, 내가 그래도 미요는 꼭 지키려고 품에 꽁꽁 싸매고 다녔...”

“너 말이야 자식아, 너. 미요가 아니라.”

“...나? 진짜 나 걱정한 거야?”

순이가 믿기지 않는 듯 눈을 끔뻑거렸다. 당연히 미요를 데려 갔다고 혼나기만 할 줄 알았는데 반화가 걱정을 했었다니.

사실 반화도 꽤나 걱정했었다. 순이라면 3일을 넘기지 않고 지겹다고 다시 돌아왔어야 했는데 일주일째 오지 않고 있었으니까.

더 답답한 건 어디로 사라졌는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알면 찾아가서 머리끄덩이를 잡고 끌고 왔을 테지만 그러지 못하니 나름 초조해서 칸 대륙 일도 조금 미루고 집으로 돌아 왔던 것이다. 혹시나 순이가 왔을까 싶어서.

물론 주변에는 관심 없는 척했다. 수화가 물어도, 아이들이 물어도 일부러 관심이 없는 척을 했었다.

반화가 걱정을 하면 아이들도 걱정할 테니까.

“내가 못 찾았으면, 니가 다시 못 돌아왔으면 어쩔 뻔했어? 말은 해주고 갔어야지. 엉?”

“히잉...”

반화의 말에 감동을 먹은 순이가 울먹거리며 반화의 품을 파고들었다.

오랜만이었다.

이렇게 반화의 품에서 안정을 느낀 것은.

아주 어렸을 때, 자신이 차가운 더러운 뒷골목 아주 보잘 것 없는 작은 생명체에 불과했던 그때 우연히 마주쳤던 인간의 품에 안겼던 그때의 느낌을 정말 오랜만에 느껴 봤다.

비록 함정에 있을 때는 그 어렸을 때처럼 생을 포기할 정도로 힘들었던 그때와는 달랐지만 반화의 품 속 포근함만은 그때와 같았다.

그 품속에 안긴 순간부터 자신은 보잘 것 없는 작은 생명체에서 한 가족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반화에게 힘을 받고 기억나지 않았던 그 때의 아련한 기억에 순이는 살며시 안도의 숨을 내쉬며 조용히 잠에 빠져...

쭈와아아압!!!

“밍!?”

“이게 어디서 그냥 넘어가려고.”

“으오으어오오우아!(이 무드 없는 놈!)”

그냥 거기서 끝났으면 참 좋았을 테지만 반화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였으니까.

“너 진짜 또 사고 치면 그땐 진짜 아예 그 힘 다 뺏어 갈 줄 알아? 엉?”

“눼에에...”

“짧게.”

“넵.”

“쯧... 쉬어.”

반화가 순이의 볼을 놔주며 말하기 무섭게 순이는 고양이 모습으로 돌아가 반화의 품에 쏙 안겼다. 은근히 미요를 밀어 내면서.

그 모습을 보며 반화는 역시 순이는 순이다 싶었다.

혼난 것이 방금인데 팔자 좋게 고롱고롱 거리는 걸 보면.

-뺘! 뺘!

자리를 뺏긴 미요가 순이에게 볼을 부풀리며 투덜거렸지만 순이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코를 골았다. 순이와의 연결은 끊어졌지만 저 단순한 속은 굳이 연결 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분명 백지 일 것이다. 아니, 아예 투명할지도... 얼마 전까지 있었던 상황에 대해서.

.

.

“크하! 크하!”

여전히 제국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 감염체, 그러나 점점 가까이 갈수록 앞으로 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북요의 기운은 점점 더 강해지고 거기에 더불어 고대 괴물 레이브도 기세를 보탰기 때문에 이제는 한걸음 옮기는 것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꽤나 가까워지긴 했다. 서로 이제는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위치는 되었으니까.

-끼아아!!!!

쩌저저적!!!!

“크!...”

이번엔 정말 강하게 석화가 걸렸다.

순식간에 돌이 된 감염체, 그리고 ...

콰가가가가!!!!!

쿠우우웅!!!!!....

레이브의 브레스가 석화된 감염체를 산산조각으로 부숴버리며 또 다시 재생 할 수도 없게 만들어버렸다.

꾸물... 꾸물...

안쓰럽게 가까스로 살아남은 감염체의 팔 한쪽이 꾸물거렸지만 더 이상 움직임을 이어나갈 수 없을 듯했다.

-끼아!

-크륵!

그 모습을 보며 북요와 레이브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끈질기긴 했지만 생각보다 별 것 아닌 놈이었다.

상황은 그렇게 끝이 나는 것 같았다.

...꿈틀!...

“크!...하!!!!!”

퍼석!!

퍼석!!

퍼석!!!

석화가 되어버려 끝이 난 줄 알았던 인간의 머리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석화를 털어내며 부활을 알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주변에 널린 석화 조각들을 흡수하기 시작하는 감염체, 이제는 순수한(?) 감염체가 아니라 듬성듬성 석화가 박혀 있는 더욱 기괴해진 감염체가 되어버리며 포효를 질렀다.

“크하하하하!!!! 신께서 나를 지켜보신다!!!”

-???

갑자기 부활한 놈을 보며 북요와 레이브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 놈의 불순한 기운이 소멸되는 것을 느꼈는데 갑자기 부활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건 현실이었다.

감염체는 부활했고 더 강해진 모습으로 그들을 향해 다시 전진을 시작했다.

북요와 레이브는 놈을 막아야 했다. 그렇지 못하면 반화라는 괴물이 그들을 갈굴 테니까.

-끼아아아!!!!!!

“크하! 크하!!!”

그러나 이제 감염체도 그냥 당하면서 전진하는 게 아니었다. 북요의 피어를 상쇄하는 자신만의 피어를 지르며 성큼성큼 돌진 하는 녀석, 레이브가 놈을 저지하기 위해서 다시 브레스도 쏘았다.

콰가각!!!

“크아아아!!!!”

브레스는 막을 수 없었던지 머리통 반쪽이 날아가 버린 놈이 고통스런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다시 한 번 남은 머리통을 향해 브레스를 쏘려고 하던 레이브,

쿠가가가가!!!!!

-크륵?!

반쪽 남은 머리통에 붙은 인간의 머리 둘에서 입이 벌어지며 레이브가 미처 두 번째 브레스를 쏘기 전에 도리어 놈이 먼저 마치 브레스처럼 검은 빛을 쏘았다.

얼떨결에 빛에 적중당한 레이브.

-?!!!

빛에 적중당한 곳이 검게 물들며 마치 감염이 된 것처럼 변하기 시작하자 당황한 레이브가 이리저리 날뛰었다.

쿠웅!!!

쿵!!!!-크롸롸라라!!!!

잠시 당황한 것도 잠시 감히 자신에게 이런 짓을 한 놈을 향해 분노를 터트리는 레이브, 그러나 여전히 검은 빛은 그의 몸에 남아 있었다.

또 놈은 어느새 브레스 맞은 자리를 회복시켜 다시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크하! 크하!”

.

.

.

[마스터? 칸 대륙 쪽 상황이 좀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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