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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72화 (273/295)

# 272화 #

272화

“누군지 안다고??”

-응! 쥐도 같이 봤어!

“쥐? 아, 노에라?? 파스, 노에라 좀 데려 와.”

[옙]

삼이의 말은 너무 추상적이라 가끔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으니 일단 노에라도 불렀다.

-토끼도 ...봤나? 움...

오글리를 말하는 듯 했다. 그럼 아마도 아르지너트 인가 뭔가 하는 대륙에 있던 놈들이라는 말인데...

“이놈들이 어떻게 여기에 왔지?”

삼이의 말이 진짜 맞다면 이상한 일이었다. 아무 연관성도 없는 곳에 놈들이 나타나다니.

...

“음? 이 녀석들은...”

“맞아? 삼이 말이?”

-맞다니까! 아빠는 왜 내 말 안 믿어!

“믿어, 확인하는 것뿐이야. 삼이는 보기만 했고 어떤 놈들인지는 모르잖아?”

-힝...

칭얼거리는 삼이를 달래주고 다시 노에라를 바라보는 반화.

“확실한데? 생긴 게 너무 독창적이라 잊을 수가 없지.”

“확실하다라...”

“근데 얘들은 갑자기 왜?? 이건 어디서 났어?”

“칸 대륙.”

“칸 대륙?? 거기가 어디...아! 그 요괴들이 있던 곳?? 근데 거기에서 왜 갑자기?? 어떻게?”

“나도 모르지. 파스가 알려 준 거다.”

노에라도 반화의 말에 영문을 몰랐다. 전혀 연관성 없는 곳에서 왜 저 놈들이 나타난 것인가?

“파스, 그놈들 계속 분석해. 그리고 어디서 나왔는지 파악해.”

[알겠습니다.]

“게이트를 분명히 닫아 뒀는데 말이지...”

-아빠~ 갈 거지?

“응?”

삼이가 반화의 눈치를 보더니 착 달라붙었다. 냄새를 맡은 것이다. 재미라는 냄새를. 이럴 때만 눈치가 빨라지는 삼이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반화.

-웅? 아빠 어디 가요??

옆에 누워 있다가 맹이도 삼이의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났다. 하여튼 뭔가 크게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면 맹이도 삼이처럼 변해버린다.

-뺘...

다행히 미요는 별로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두 녀석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하더니 순이의 품에 쏙 안겨버리는 걸 보면. 근데... 설마 저 녀석도 순이를 엄마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반화의 뇌리에 잠시 스쳤다.

설마...

“자꾸 애들 뺐지 마라? 습관 된다 그거.”

“뭐? 내가 뭐 임마. 아무 것도 안 했는데.”

반화의 말에 순이가 버럭 했다. 아무래도 조금 찔려하는 모습에 반화의 의심에 더욱 불을 지폈다. 미요한테서 순이를 떼어 놓아야 할 것 같은데...

-아빠아~ 삼이도 데려 갈 거지?? 웅?

초롱초롱!!

반화를 보채는 삼이와 옆에서 눈빛으로 압박하는 맹이 때문에 일단 지금은 순이를 믿어 보는 수밖에 없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아니 고양이에게 요괴를 맡기는 꼴이었지만. 일단 이 호기심 넘치는 아이들 때문에 가보긴 해야 될 것 같았다.

“미요한테 또 뭐 이상한 짓 하지마라?”

“내가 넌 줄 알아?”

“...”

순이는 팩트 폭격기였나 보다... 이래서 반화가 고양이일 때의 순이를 좋아하는 것일 수도.

-아싸아아~ 놀러 간다!

“놀러 가는 거 아냐, 자식아.”

-헤헤헤.

마냥 신난 삼이를 옆구리에 끼고 맹이의 손을 잡은 뒤 노에라까지 머리에 올리고 출발 준비를 마친 반화.

“근데 그 토끼는 지금 뭐하고 있어?”

“하하하... 해골씨랑 같이 있다.”

“뭐 또 이상한 거 하고 있는 거 아냐? 적당히 해라?”

반화의 말에 노에라가 어설픈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반화의 머리 위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가 표정을 볼 순 없지만 뻔했다. 또 해골 녀석이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는 걸.

.

.

반화와 아이들이 사라지고 나서야 조용해진 집안.

“야.”

-뺘?

“그거 줘 봐.”

-..뺘!

반화가 가자마자 본색을 드러내는 순이, 바로 미요의 삥을 뜯...이 아니라 미요를 살살 달래며 뭔가를 달라고 한다. 미요가 찝찝한 얼굴로 순이를 바라보자 세상 착한 표정으로 미요를 마주하는 순이... 진짜 요물은 역시 순이었다. 순이의 얼굴에 넘어 간 미요가 조심스럽게 반화가 삼이에게 뺏어 준 뭔가를 건네주었다.

“흐응~ 이게 뭘까...”

-뺘??

“너도 모르겠지? 이거 어디서 주웠더라?”

-뺘뺘뺘~

“응? 거기서?? 삼이 이 녀석... 엄마한테 말도 안하고 자기가 쏙 챙겼다는 거네? 너지? 니가 삼이한테 말해줬지?”

-뺘아아아암앙

요물은 요물이라며 언니를 부려먹은 미요의 볼을 쭉쭉 늘리며 혼내 준 순이가 은근슬쩍 돌덩이 같은 그 물건을 챙기려고 했다. 그러나 미요도 만만치 않았다.

-뺘!

“쯧... 눈치는 빨라가지고.”

순이가 조용히 챙기려던 돌멩이를 다시 꺼내 미요에게 건넸다. 삼이였으면 챙겼을 텐데.

“그러지 말고 나랑 같이 거기 안 가 볼래?”

-뺘??

“그거 주인, 보고 싶지 않아?”

-???

순이의 말에 미요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이 물건의 진짜 주인이라면 반화가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는 녀석인데 어떻게 찾는 다는 말일까? 반화도 못하고 있는데.

.

.

.

-윽! 냄새!

-앙빠..냉생...낭용(아빠...냄새...나요).

삼이가 머릿속을 뒤집어 버릴 정도의 악취에 소리를 질렀다. 이미 코를 막은 맹이는 코 막힌 소리를 내며 반화를 쳐다봤다.

“킁! 킁!...무슨 냄새가 난다는 거야??”

반화의 머리 위에 있던 노에라가 코를 벌름벌름 거리며 냄새를 맡아 봤지만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아 둘을 이상하게 쳐다봤다. 상큼한 숲 냄새만 나는데 무슨 냄새가 난다는 걸까?

“그 냄새가 아니고 이 세계의 마나를 말하는 거야. 쯧... 신수라는 녀석이 그것도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는 노에라에게 반화가 한 소리했다. 세계의 마나가 썩어가고 있는데 그것도 모르는 신수라니... 누구보다 마나에 민감해야 할 녀석이 제일 둔했다.

“킁...아... 그러네. 윽!...”

반화의 말을 듣고 나서야 냄새를 인지한 노에라가 코를 부여잡았다. 정말 썩은 내가 진동하고 있었다.

“여기가 왜 이러지?? 원래는 안 이랬는데??”

“원래 안 이랬다고?”

“원래 좀 탁하긴 했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

아무리 시간이 차이 나는 곳이라고 하지만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로 오염되었다는 건 분명 인위적인 영향이 가해져야만했다.

반화가 아이들을 데리고 온 곳은 삼이가 납치(?) 되었던 아르지너트 대륙이었다. 그 놈들과 연관되어 있는 건 반화가 삼이를 데리러 갔던 균열뿐이라 바로 그쪽으로 넘어 온 것인데 그때와는 너무 달라진 공기였다.

“여기로 들어간 건 맞나 보네.”

반화가 만들어 놓은 균열 주변으로 지저분한 흔적들이 널려 있었다. 반화는 이 균열을 통해서 바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때 집으로 돌아가면서 집으로 통하는 길은 막아 뒀기 때문에 이 균열을 아르지너트 대륙에서 통과하게 되면 차원 미아가 되는 게 정상인데...

“이상한 곳으로 구멍이 뚫렸네?”

그 구멍이 하필이면 칸 대륙으로 향한 것도 우연일까? 그리고 남겨진 흔적들로 보아 굉장히 촉박한 상태에서 급하게 균열을 통과한 모양새였다. 그리고 무리가 둘로 나뉘어 있었다. 첫 번째는 급하게 도망간 놈들, 두 번째는 쫓아가는 놈들의 흔적이었다.

-아빠, 아빵!

“왜?”

주변에 고여 있는 썩은 냄새를 풍기는 마나를 차단해뒀기에 더 이상 코를 막지 않아도 되는 삼이가 아직도 코를 막고 반화를 불렀다. 애초에 코를 막는다고 썩은 내를 못 맡는 것도 아니었다. 정확히 코를 통해서 화학분자들을 감지해 신경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고 마나가 풍기고 있는 냄새를 인지하는 것이니까. 주변의 마나를 밀어내면 그만인데 여전히 코를 잡고 말하는 녀석...

-쩌기에서 뭐가 보영! 또끼야 또끼!

“?? 토끼?”

스윽...

“어?? 저건!”

삼이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뭔가 오고 있긴 했다. 반화는 모르지만 노에라는 아는 눈치였다.

“뭔데?”

“그 녀석이랑 같은 종족 같은데??”

“그 녀석? 아~ 그 토끼?”

“맞아. 오글리 녀석이랑 같은 종족 같아. 상태는 ...음, 마이구로라는 것에 감염 된 것 같네.”

“마이구로? 그건 또 뭐야. 저거 썩은 내 풍기는데?”

슥!

퍼석!!!

검게 물들인 눈동자를 하고 그들을 향해 다가오는 놈이 풍기는 냄새에 인상을 쓰며 손을 휘적 저었다.

달려오던 상태 그대로 공중에서 분해 되어버리는 놈.

“자연적으로 오염이 되는 게 아니었네. 노에라, 마이구로가 뭐야?”

“음... 그러니까 조금 복잡한데, 크로마족이라는 녀석들이 그 마이구로 라는 걸 먹어. 정확히 나도 본적은 없어. 근데 그걸 먹은 크로마족들이 아까 봤던 그런 상태 비슷하게 변해버리지. 이성이 사라지는 거야. 그걸 그 녀석들은 중독이라고 불러.”

“아까는 감염이라며?”

“크로마족들끼리는 먹은 놈 옆에 있다고 해서 전염이 되진 않아. 그런데 놈들의 사체에서 나오는 마나, 혹은 다른 어떤 물질을 다른 종족들이 흡수하면 마치 마이구로에 중독된 크로마족들처럼 변해버려서 감염이라는 말을 써.”

“흐음...”

-아빠~ 내가 여기 태워 버릴까?

고민하고 있는 반화에게 삼이가 해맑게 물었다. 당연히 안 된다는 말이 나올 줄 알았는데...

“맹이, 삼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봐. 지지고 볶고.”

-웅?? 진쨔!?

-헤헤...

삼이가 반화를 향해 반문하는 사이 맹이는 벌써 검을 꺼내 달려갈 것처럼 움찔거리고 있었다.

“진짜. 마음대로 해.”

-우아아앙!!!!

쩌저저적!!!!!!

“으아악!!! 이 망할 고양이가!! 나한테까지 쏘지 말라고!!”

반화의 말이 끝나자마자 움직이는 두 비글, 괜히 옆에 있다가 봉변당할 뻔 한 노에라가 살짝 그을린 털을 감싸며 반화의 곁으로 대피했다. 이 재앙 같은 놈들에 의해서 벌써부터 평평한 대지가 만들어 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쿠구구구구구....

“마, 마스터! 쟤들 좀 말려야 되는 거 아닌가?! 대륙이 날아갈 것 같다!”

노에라의 걱정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산이 날아가는 건 정말 순식간이었다. 맹이가 휘두르는 검에 백화(白火)가 산과 호수를 통째로 녹여 버리고 있었고 삼이의 푸른 뇌력이 마치 비처럼 쏟아지며 지상을 날려 버리고 있었다.

“이제 좀 정화가 되네.”

“응???”

엉뚱한 소리를 하는 반화를 보며 황당한 표정을 짓는 노에라. 정화는 무슨 정화... 다 때려 부수고 있는데.

“너 진짜 신수 맞냐?? 그냥 쥐 아냐??”

“나는 땅과 바람의 신수다!!”

“그 바람은 빼지?? 손 선풍기 힘밖에 못 쓰는 날개 하나 달아 놓고 뭔 바람의 신수야?”

“쳇...”

“잘 느껴 보라고. 마나를 좀.”

반화의 말에 자존심이 구겨진 노에라가 흥흥 거리며 마나를 다시 느껴보았다. 보나마나 썩은 내를 풍길 것임이 틀림없지만 반화의 말을 또 듣지 않았다가 낭패를 당할 수 있으니.

킁! 킁!...

“오오오오?!”

“다르지?”

그냥 성질을 부리려는 건 줄 알았는데 확실히 달랐다. 물론 삼이와 맹이는 아무생각 없이 때려 부수고 있지만 둘은 근본적으로 정령과 신수의 극에 가까운 존재들... 당연히 둘의 힘은 아무 깨끗한 마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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