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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55화 (256/295)

# 255화 #

255화

노에라가 들었으면 매우, 아주 억울해할 오해를 한 반화와 령이.

“읏차! 배가 아주 남산 만하...응??...너 또 왜 그래?”

-뺘...

-헤헤! 삼이가 이겼오!

“...에휴...그래 니가 이겼다.”

반화가 신경쓰지 않는 사이 또 둘이 한판 붙은 모양이었다. 먹는 걸로... 삼이만큼 부푼 배를 끌어안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미요를 보며 한숨만 나오는 반화. 이 녀석들을 어떡하면 좋을까...

“읏차! 너도 이리와.”

한쪽엔 싱글벙글인 삼이와 다른 한쪽엔 울상인 미요를 끌어안고 방으로 들어가려는 반화의 눈에 또 하나가 들어왔다.

“맹이야. 괜찮아?”

-웅? 웅!!

하그하구하그...

승자는 아무래도 이 녀석인 것 같았다. 아무리 들어가도 티가 안 나는 맹이가 왜 그러냐는 듯 태연하게 반화의 목소리에 대답을 하더니 다시 입에 고기를 밀어 넣었다. 정말 끊임없이 집어넣어도 삼이와 미요처럼 미련하게 배가 나오지도 않았다. 그래서 눈에 안 보였는데 자세히 살피니 맹이 주변에 늘어져 있는 뼈들을 보니...

“너구나... 왜 이렇게 고기가 빨리 줄어드나 했더니.”

-웅? 아니야!가 아니라 아니에요! 맹이는 그렇게 많이 안 먹었어요.

반화의 말에 맹이는 아니라고 하며 뼈들을 숨기려 했지만 이미 숨길 수 없을 만큼 맹이 뒤로 뼈들이 쌓여 있어 감출 수가 없었다.

“그, 그래...더 먹어.”

그냥 민망해 하는 맹이를 위해 모른 척 해주는 반화..

-응!!

-나, 나도!!

“넌 그만 먹어 자식아!...”

맹이가 먹는 모습에 자기도 더 먹겠다고 버둥거리는 삼이를 꼭 안아들고 방으로 들어가는 반화의 모습에서 어쩐지 아기를 키우는 젊은 아빠의 모습이 보였다.

-고기이이이!!!

-뺘!

.

.

.

“하, 할아버지!”

“왜 또?? 택배 지연되었냐?”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또 왜?”

귀왕가의 조손은 여전히 한적한 곳에서 신내림을 받기 위해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중이었다. 또 손녀가 이상한 일로 부른다고 생각한 조부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자 답답해진 손녀가 자리를 박차고 조부에게 달려와 뭐라 뭐라 얘기를 시작했다.

“!!저, 정말이냐!?”

“네!! 분명 들었어요!”

“오오오... 뭐, 뭐라고 하더냐?”

“그것까진... 정확하게 뭐라고 하는지는 아직 들렸어요. 그냥 조금 소름 돋는 소리가 들렸어요. 근데 그게 그때 저를 지켜보던 눈빛과 잘 어울렸어요.”

“으으음... 아직 너의 몸이 그분이 강림할 정도 깨끗하지 못한 모양이구나. 역시 택배인가 뭔가를 계속 시키더니! 이 녀석! 이제 인터넷 쇼핑...”

쾅!!

“가주님!!”

그때, 손녀를 혼내려는 조부의 말을 끊고 갑자기 한 남자가 급하게 문을 부수고 나타났다. 자신의 말이 끊어져 기분이 나빠진 가주가 그런 남자에게 호통을 치려던 차에,

“큰일 났습니다! 놈들이!”

또 먼저 급하게 들어 온 남자가 가주의 말을 막고 소리치는 바람에 가주의 인상이 더 구겨졌다.

“이놈! 내가 여기 들어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는데! 이게 뭐하는 짓이냐!”

“가주님! 지금 이러고 계실 때가 아닙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이제 드디어 신을 만날 수 있게 되었는데!”

“놈들이 쳐들어 왔습니다! 서둘러 도망치셔야 합니다!! 신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뭐?? 자꾸 뭐가 쳐들어 왔다는 거냐?”

“그놈들이! 그놈들이 쳐들어 왔습니다!”

서로 자기 할 말만하다가 결국 가주가 남자에게 되물었다. 이렇게 경우가 없는 녀석이 아닌데 이정도로 흥분했다는 건 필시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거라는 걸 깨달은 것이다. 그런 가주의 되물음에도 제대로 된 답변보다는 잔뜩 흥분한 목소리만 토해내는 남자.

“아저씨! 귀호대 아저씨!! 정신 차리고 천천히 말 좀 해봐요! 그놈들이 누군데요??”

옆에서 있던 손녀가 오히려 답답해져서 그런 남자를 진정시키려 했다. 다행히 그런 손녀의 말에 자신이 너무 흥분했다는 걸 인지한 남자가 한번 크게 숨을 내쉬더니 말을 이었다.

“검신과 검왕가 놈들입니다. 어떻게 된 건지 요괴들까지 끌고 와 이 새로운 세계로 들어 왔습니다. 지금 귀호대와 무력대대들이 최선을 다해 이곳을 감추고 있긴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얼른 도망쳐야 합니다!”

말을 잘 이어가는 듯싶더니 결국 마지막엔 또다시 흥분한 남자.

“결국... 놈들이 이곳까지 쫓아 왔구나!... 그런데 다른 왕가들은? 그리고 요괴들??”

남자의 말을 이해한 가주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검왕가에서 쫓아오리라는 짐작하고 있었다. 물론 이렇게 빨리 찾아오리라는 건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요괴들과 함께 쫓아왔다는 사실이었다.

“요괴들이 사람들과 같이 있을 수 있어요??”

손녀도 자신의 짧은 지식을 뒤져봤지만 그런 경우는 본 적이 없었다. 신령이라는 인간과 아닌 존재들과 교감하는 자들이 간혹 있긴 했지만 요괴와는 차원이 달랐다. 일단 풍기는 기운자체가 요괴와 신령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

“그럴 순 없어... 요괴는 인간들이 만든 사기로 이루어진 존재다. 결코 인간과 함께할 수 없는 존재인데... 어떻게... 설마 이 사태도 모두 검왕가에서 꾸민 짓인가?? 요괴들을 조종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서??”

가주는 혼자만의 생각을 정리하며 하나하나 끼워 맞춰 봤는데 어쩐지 너무 딱딱 들어맞았다. 검왕가에서 황가를 배신하고 이런 짓을 꾸몄다면 이렇게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요괴들을 조종할 방법을 찾았다면 가능한 이야기이긴 했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서둘러 빠져나가야 합니다! 지금은 진으로 꽁꽁 감춰둔 곳이지만 금방 드러날 것입니다!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놈들은 의심도 없이 이곳을 향해 오고 있습니다!”

“이런!... 하필 지금...”

이제 막 신과의 대화가 될 수 있는 타이밍이었는데 참 좋지 않은 때였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할아버지!!”

“왜 그러느냐?”

“그, 그 분이 자신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오래요!”

“뭐!? 모, 목소리를 알아들은 것이냐??”

“네! 또렷하게 들렸어요! 지금 밖에 있는 자들을 상대하면 안 되니 서둘러 피하래요.”

“오오오...드디어!! 역시 하늘이 우리 가문을 버리지 않았구나!”

아까까지만 해도 타이밍이 안 좋다고 하던 양반이 태세전환을 무슨 손바닥 뒤집는 것보다 빠르게 했다. 어쨌든 살아날 희망이 생긴 것이니 흥분한 남자는 더이상 기다리지 않고 소녀를 재촉했다.

“아가씨, 어디입니까!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귀호대 아저씨, 표정에 지금 속마음이 너무 많이 티 나는 거 알아요?”

“큼... 아니, 지금 장난 칠 시간이 없!..”

쿵!!쿠쿠쿵!!!

“이런! 그들이 오는 모양이다! 어서 말하거라! 자리를 옮겨야 해!”

“저쪽이에요! 저쪽으로 가래요!”

“가자!”

조손과 남자가 손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뛰어가자마자 밖에서 굉음이 터지면서 진이 깨졌다. 그리고...

“응?? 분명 여기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 거예요??”

[뭐지? 방금까지 분명 여기 있었는데?...감지가 되지 않는다. 추적도... 이게 무슨?!]

미료의 말에 오히려 파스가 당황했다. 분명 방금까지 이 자리에 있던 걸 확인 다 했는데 갑자기 사라지다니! 이럴 순 없었다. 놈들 수준의 진은 이미 다 분석이 끝이 났는데...

“이상하네요. 분명 여기 있었던 것 같은데... 진이 깨질 때 분명 느껴졌거든요.”

미료도 파스처럼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도 이제는 귀왕가의 가주정도는 감각으로 알아볼 수 있는데, 분명 이곳에서 아주 잠시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홍아, 넌 어때?”

-크륵!

“너도 그렇지? 분명히 여기 있었어... 거기에 여기로 달려온 자의 흔적도 사라졌네? 어떻게 된 거지...”

황제로 즉위한 뒤 남은 두 왕가, 귀왕가와 독왕가를 찾기 위해 게이트를 넘어 온 미료는 시작부터 알쏭달쏭한 상태에 빠졌다. 독왕가는 소재가 아직도 파악되지 않고 있었고 귀왕가는 분명 찾았는데 핵심 인원 둘이 사라져버렸으니 결국 실패였다.

“일단, 귀왕가 인원들 모두 추적해서 본국으로 데려오세요. 자세한 사항은 폰으로 확인해 주시고요.”

“예!! 폐하!”

뒤에 있는 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명령을 내린 미료가 조금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며 먼저 자리를 떴다. 그리고 남은 자들은...

“후우... 아까 봤어? 이 큰 진을 한방에 깨부수는 거??”

“점점 강해지시는 건 알겠는데 그 속도가 어째 줄어들지 않으시네... 부럽다.”

미료의 무위에 잠시 감탄하던 자들은 혀를 내두르다가 폰으로 온 문자를 확인하며 자리를 뜰 준비를 했다.

“진짜 신통방통한 물건이란 말이야...”

손바닥만 한 쇳덩어리가 이런 놀라운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도 믿기 힘든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사람들.

“가자. 일이 많네. 이 자식들 넓게도 퍼져 있네...”

“그래...오랜만에 야근이네.”

미료와 민사장의 교류로 칸 대륙에 전파된 문명들이 점점 그들의 문화에도 스며들고 있었다...

.

.

.

“그래서 제물이 그거라고??”

“네. 그겁니다.”

“... 그건 어디서 구하는 건데??”

식사를 끝내고서야 다시 원래 목적으로 돌아 온 노에라. 소환에 필요한 제물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지만 도통 뭔지는 알 수 없었다.

“사실 우리 종족은 구하기 힘들지만 크로마족에서는 구하기 쉬울지도 몰라요.”

“오! 그래?? 그럼 놈들에게 당장 말해서 가져와. 하루라도 빨리 이 곳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노에라의 재촉에 떠밀리듯 방문으로 다가간 오글리가 밖을 잠시 살피더니 다시 들어 왔다.

“저, 혼자 가야 하나요...?”

“이런 쫄보 자식! 그냥 밖에다 소리를 쳐! 그럼 알아서 오겠지.”

“아! 그런 방법이.”

노에라의 말에 바로 방문 앞에서 소리를 지르는 오글리, 무슨 일인가 싶어 크로마족 한명이 부리나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쥐과 흡사한 얼굴을 가진 놈이었다.

“수아!?”

“...말이 안 통하는데요?”

“그럼 딴 놈 데려와야지! 멍청아!”

...

잠시의 소란이 지나가고 노에라가 원했던 제물이 결국 방 안에 가득 채워졌다.

“...이게 그 제물이라고? 재물이네...재물은... 너 혹시 한글 아니?”

“네?? 한글이 뭔데요?”

“아니다...”

번쩍번쩍 빛나는 금덩어리들을 보며 할 말을 잃은 노에라. 제물인 줄 알았더니 재물이었다. 요즘은 악마들도 돈으로 소환에 응하는 모양이다. 이런 자본주의의 무서움이란...

“어쨌든 다시 소환의식을 해보...”

“계십니까?”

“어?? 잠시 만요. 밖에서 누가 부르는 데요?”

“꺼지라고 해! 일단 소환부터 하라고.”

“어...저기! 크로마족씨! 잠시 만요!”

“??”

밖에 있던 크로마족이 오글리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안에 있는 존재들이 무시무시한 학살자들이라는 걸 떠올리곤 그냥 일단 기다려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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