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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49화 (250/295)

# 249화 #

249화

순식간에 달라붙은 혀에 노에라도 당황해서 얼떨결에 끌려들어 간 것이었다. 그 후에 정신을 차리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는데, 그동안 오글리는 사선을 넘나들고 있었다. 얼떨결에 실전 훈련을 한 셈이었다.

“에잇! 찝찝하게.”

툭!

토룡 안에서 아직도 퍼덕거리는 두꺼비의 혀를 걷어차며 노에라가 신경질을 부렸다. 이 것 때문에 온 몸이 침 범벅이었다. 오죽하면 오글리가 악취 때문에 은근슬쩍 떨어져 있을까? 다리도 부러진 놈이...

“그, 그놈은 어떻게 되었나요??”

“뭐야, 이리 안 와?? 기껏 구해줬더니.”

노에라가 멀리 떨어져서 묻는 녀석을 보며 인상을 썼다. 그냥 콱! 구해주지 말걸 그랬다. 배은망덕한 녀석...

“으...냄...헙! 아닙니다!”

“넌 오늘부터 지옥훈련이다.”

“!!!”

사람은 역시 눈치가 있어야 했다. 눈치 없는 오글리의 미래는 아마...

“근데 괜찮으세요?”

이제야 정신을 차린 듯 녀석이 노에라의 상태를 물었다. 그러나 침에 범벅이 된 것을 제외하면 노에라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오히려 오글리가 문제였다. 다리가 부러졌으니 앞으로의 훈련에도 꽤 차질이 있을 것이 분명해 보였다. 지금은 잠시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 했지만 아드레날린 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아마 엄청난 고통이 뒤따를 것이다. 물론 노에라는 그 고통을 감면해 줄 생각이 없었다.  먹을 것을 찾으면서 크로롱액이 있는 걸 알고 있었지만 바로 줄 생각이 없는 것이다. 기껏 구해줬더니 냄새난다고 인상이나 쓰고...

“흥! 멀쩡하거든??”

“으음... 윽!!?!”

예상대로 고통이 밀려오는 듯 오글리 녀석이 고통스런 표정을 지었다.

“다리 아파?”

“네?? ...아뇨? 다리보다는 배가...”

“배???”

녀석의 말에 노에라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배에는 어떤 상처도 없어 보였는데 배가 아프다니?

“네, 배가 너무 고파요... 갑자기 힘을 마구 썼더니...”

“뭐...? 이런 미친!... 너 다리 부러졌어! 알아??”

“아...네...뭐... 그래서 배가 고픈데요?”

“??어?!”

그러고 보니... 놈의 다리가 어째 멀쩡해 보였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덜렁덜렁거리는 것이 보였는데...

“뭐야! 너 뭐야!?!”

“네?? 오스 가문의...”

“아니 그딴 거 말고! 왜 니 다리가 멀쩡하냐고.”

“그야...당연히 다 나았으니까요.”

“?!?!!”

황당한 말이었다. 아무 능력도 없어 보였던 오글리 녀석이 급속회복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니! 아무 짝에도 쓸모없어 보였는데. 아니, 그걸 떠나서 이런 능력이 있는 곳이라니!

“설마 이런 능력을 가진 녀석들이 많아??”

“으음... 아뇨. 그건 아닌데요?”

“어쨌든 있긴 있다는 거지?? 이런 능력이??”

“네... 그런데...밥부터 주시면 안 될까요? 다리를 고쳤더니 배가 너무 고파요.”

이 어린 녀석이 혼자서 산속을 돌아다니며 살 수 있었던 이유가 이것이었던 모양이다. 하긴 생각해보니 아무 거나 뜯어 먹고 다녔는데 멀쩡하게 살아남은 것도 이상했었다. 뭔가 속은 기분이 든 노에라...

“이 자식! 그런 건 진즉에 말했어야지!”

“어... 안 묻기에...”

열불이 터진 노에라는 녀석을 다리를 다시 부러트릴까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래도 아무 짝에도 쓸모없을 거라고 생각 했던 녀석이 뭔가 하나라도 있어서 다행이긴 했다. 뭐, 딱히 쓸모 있는 능력은 아닌 것 같았지만 일단 이 놈이 허무하게 죽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꼬르르르...윽!

“...그래, 뭐 일단 살아 있으니 다행이다. 밥부터 먹자.”

“넵!”

노에라의 말에 오글리 녀석이 좋다고 대답했다. 자기 앞날에 이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 채...

.

.

.

-삐아~

“응? 왜? 또 줘?”

-뺘~

확실히 미요는 요물이었다. 삼이와 맹이도 반화에게 애교를 잘 부리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것도 저렇게 약 올리면서...

-아빠 나도! 나도 줘!!

“그래...”

손도 다 있는 것들이 병아리 마냥 입만 쩍쩍 벌리는 게 귀찮기도 하지만 또 이게 손맛은 있어 반화도 아직까진 녀석들의 응석을 다 받아 주고 있긴 했다.

-뺘!

퍽!

-이익! 저리가! 아빠는 내꺼야!

팍!!

“...둘 다 혼난다? 얌전히 있어야지?”

-...

-...

반화의 말에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입을 벌리는 녀석들, 그런 녀석의 입에 귤 한 조각씩 넣어준 반화가 옆으로 고개를 돌려 입을 벌렸다.

“쟤들은 까주고 왜 난 먹여줘야 되는 거야??”

“싫음 말아.”

“으...나쁜 자식.”

반화의 옆에는 령이가 귤을 까서 그의 입에 넣어 주고 있었다. 반화 하나면 그래도 이해는 할 것 같은데...

“넌 왜?! 귤도 원래 안 좋아 했잖아!”

-냐아~

“...이 냥아치...”

힘에 굴복한 령이는 순이의 입에까지 귤을 까서 넣어 주고 있었다. 마음 같아선 둘 다 주둥이를 까고 싶었다.

“아, 언제 줄 건데! 준다며! 어!?”

“으음... 하는 거 더 봐서? 입이 비었다.”

“!!...”

반화가 주기로 한 힘을 아직 령이는 받지 못했다. 지금 령이가 이러고 있는 것도 다 그것 때문이었다. 치사하게 준다고 해놓고 기간은 말해주지 않아서 언제 줄지 모르니 살짝 졸랐더니 이 모양이었다. 거기에 이 냥아치는 또 왜 이러는 건지...

-냐!

“으으...알았다고.”

쏙!...찹찹찹찹...

“근데 노에라를 벌써 잊은 건 아니지??”

옆에서 그 모습을 구경하던 셀라가 정말 궁금해서 물어 봤다. 어느새 담요 깔고 바닥을 뜨끈하게 지져 드러누운 것이 노에라에 대한 걱정은 1도 없는 모양새였다. 걱정은커녕 벌써 잊은 듯 했다.

“지가 계약하고 갔는데 뭘.”

“에이, 여기에서 게임도 하고 다 할 수 있는데 진짜 가출한 거겠어??”

하급 정령에게 계약에 대한 말을 들은 후 반화가 내린 결론이었다.

가출!...

노에라가 만약 이 얘기를 들었으면 정말 억울해 할 말이었지만 어쩐지 다들 그럴 듯하게 믿고 있었다. 셀라와 령이만 조금 의심을 가졌을 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노에라가 이 집을 떠날 이유가 없었다. 조금 과한(?) 노동과 구박이 있긴 했지만 사실 정말 조금일 뿐 노에라가 누리는 것들에 비하면 사소한 것이었기 때문에 령이는 의심이 되었고 셀라같은 경우에는 소환 계약의 모순을 알기 때문에 의심이 갔다. 물론 이미 반화에게 말을 해봤지만 가출이 아니면 알아서 오겠지라며 드러누워 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릉...그르릉...

귤먹고 기분 좋아진 삼이가 그릉그릉 소리를 내자 옆에 있던 미요는...

꼬로롱...꼬롱...

“...? 니가 고양이도 아니고 왜 그런 소릴 내는 거야... 삼이 자식...이상한 거 가르치지 말라고.”

배워도 왜 꼭 저런 걸 배운단 말인가. 물론 미요가 털이 뽀송뽀송난 새끼 수달처럼 생기긴 했지만 어쨌든 북요의 딸로 근원은 뱀요괴였다. 반화가 알 상태일 때 모종의 조치를 하는 바람에 이렇게 태어나긴 했지만...

-뺘?

“...모르겠다, 나도. 그냥 너 하고 싶은 거 다해.”

뭐라 하려다가 녀석의 순진한 얼굴에 그냥 포기한 반화.

“근데 북요는 어디 갔어??”

“걔?? 아주 살판났던데?? 크로롱액에 몸 담그고 지지고 있어. 네가 거기 뜨끈뜨끈하게 온탕으로 만든 뒤로 아예 거기서 살더라. 뱀이 아니라 미꾸라지였나 봐.”

반화가 일부러 산후조리 차원에서 크로롱액 호수 밑에 온돌처럼 항상 호수물을 따뜻하게 데워 줄 크라센의 정수를 조금 심어뒀는데 그게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애도 내팽겨 치고 거기서 살고 있는 걸 보니... 뭐 어차피 미요는 반화가 데리고 있을 거라서 걱정 없이 그런 것일 수도 있었다. 누구보다 안전하게 돌볼 사람이 반화였으니까.

“파스, 일은 어떻게 되고 있어?”

[음, 일단 민사장과 미료를 연결해 줬습니다. 둘이 알아서 조율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명하의 출산일이 가까워지는데 민사장이 바쁘게 일을 하고 있어도 될까요?? 조금 미루는 편이...]

“응?? 그래?? 벌써 그렇게 됐나?”

[예.]

미요가 나온 지도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명하의 출산일이라니. 결혼식의 잔상이 워낙 커서 신경 못 썼던 것 같았다. 하긴 어차피 속도위반이라 결혼식이 진짜 얼마 전이기도 했다.

“그럼 좀 미뤄. 육아는 같이 해야지 그래도. 내 조카인데.”

[추천하자면 아이의 정상적인 정서 발달을 위해 마스터는 빠지는 것도 괜찮...아닙니다!]

파스가 충동적으로 반화에게 팩트를 얘기하다가 정신을 번쩍 차리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이미 반화가 다 들은 뒤였다.

“파스, 요즘 많이 심심하지??”

[아닌데요. 전혀요.]

“심심한 것 같은데?? 노에라나 좀 찾아 봐.”

[!?! 아니, 다른 차원으로 간 것 같은 녀석을 어떻게!?]

“잘?”

괜히 말 한 번 잘못했다가 개고생하게 생긴 파스는 따지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이미 반화는 확고했다.

그래도 노에라에겐 희소식이었다. 이렇게라도 자신을 찾고는 있게 되었으니까.

.

.

.

“네?? 일단 황제부터 되라고요?”

[그래...젠장... 그냥 여기까지만 말할 걸...]

괜히 미료에게 투덜거리는 파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일단 다른 자잘한 일을 처리하고 본격적으로 노에라를 찾기로 한 파스는 미료의 일부터 해결했다. 민사장의 뉴월드와의 연결은 일단 미루고 미료의 일부터 해결해 주기로 했다. 거의 체계는 다 잡아 놨지만 아직 제국으로 선포하지는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조금은 어수선했다. 어차피 황제에 오르고 나서 민사장과 연결해주려고 하기도 했으니 순서가 바뀐 건 아니었다.

[일단 황제부터 되고 제국을 선포해라, 그리고 저쪽 세계와의 접촉은 조금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아, 괜찮아요. 어차피 제국이 된 후에 생기는 문제부터 해결해야하니까요. 물론 파스님께서 주신 매뉴얼이란 것과 법전 때문에 수월하긴 하겠지만 사람들이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하긴 할 테니까요.”

[그래, 그건 네가 알아서 하고.]

“예. 근데 저...”

[?? 뭐가 또 있나?]

“그게... 혹시 마스터께서는 뭘 하고 계시는지?”

[방안에서 뒹굴며 귤 까먹고 있다.]

“네? 아...그래요?”

어째서인지 잠시 서운한 감정이 스쳤지만 이내 지워버린 미료는 파스와의 대화를 끝내고 사람들에게 앞으로의 일 진행을 알려주기 위해 방에서 나갔다.

...

미료의 황제 즉위식은 화려하면서도 소소했다. 즉위식에 필요한 각종행사는 소소하게 치르면서 사람들을 위해 베푼 것은 화려했다는 뜻이었다. 새로운 장소로 이주하면서 적응하기 바빠 힘들었던 사람들 모두가 미소를 지으며 기뻐하는 그런 즉위식이 된 것이다.

“정말 내가...황제가 됐네...”

오르기 전까지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막상 황제의 자리에 올라 거대한 성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뭔가 느낌이 새로웠다. 책임감이 갑자기 확 밀려오는 느낌이었다.

“너무 그렇게 짊어 질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것이 폐하 탓은 아닐 테니까요. 그 분이 주신 것대로 이 나라는 저들의 것이고 미료님은 그저 저들이 더욱 많이 공평하게 살 수 있게 노력하시기만 하면 됩니다. 물론 그게 쉽진 않겠지만.”

“에이, 그게 뭐예요. 쉽다는 건지, 어렵다는 건지...”

“허허허, 쉬우면 쉽고 어려우면 어려운 것이죠.”

“검신님도 많이 부려 먹을 겁니다. 아직 창창 하시다고 주장하셨으니까.”

“!!!”

허를 찔린 듯 검신이 잠시 얼었다가 이내 표정을 풀며 너털웃음을 흘렸다.

“그랬죠...제가...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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