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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37화 (238/295)

# 237화 #

237화

북쪽을 지키던 왕가답게 북쪽에 가깝게 있었으니 정말 곧 자리 잡을 땅이 나올 터였다.

“전부터 생각 한 것이지만 누구랑 대화는 나누는 것이냐?”

혼잣말하는 미료를 보며 검신이 조심스럽게 검귀에게 물었다.

“신과 대화하는 중입니다.”

“...??? 신??”

“아, 검신님도 보셨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 ...”

“신이라면 신이긴 했지... 괴물에 가까웠지만.”

생긴 걸 말하는 게 아니었다. 순이와 해골씨의 조합은 그럭저럭 순이의 빛나는 외목 덕분에 해골씨의 해골이 커버가 가능했으니까. 가지고 있는 힘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신보다는 괴물의 힘에 가까운 그들이었으니. 그런데 들어보니 그런 자들보다도 더 강한 자들이 저 미료라는 여자를 지원한다고 했다.

“아래무래 그냥 보기엔 조금 그렇죠?”

검귀는 혼자 중얼거리는 미료를 보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사정을 아는 자신이 보기에도 좀 그런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얼마나 이상할까? 아마 미친*으로 볼 수도 있었다. 안 그래도 전투 때마다 나날이 소름끼치는데...

“그런 감이 없잖아 있지만... 다행이군, 일반 백성들은 보지 못해서.”

백성들은 전투 때 철저히 뒤에서 보호 받기에 모르겠지만 미료를 볼 수 있는 자들에게 미료는 점점 이미지가 영 좋지 못한 쪽으로 쌓이고 있었다. 그래도 확실한 건 점점 지배자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폼도 그렇고 자기 사람을 챙기는 것도 그렇고 힘만 강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저벅저벅...

“무슨 말 하고 있어요?”

흠칫!

“아닙니다!”

“...? 뭐야, 내 뒷담화라도 했어요?”

“아닙니다.”

검귀의 반응에 조금 찝찝하긴 했지만 일단 심증뿐이라 넘어가는 미료.

“이틀만 더 가면 정착 할 곳이 나온대요.”

“신이 그런 것도 알려 줍니까?”

“그럼요. 방금까지 저 뒷담화 한 것도 알려주네요.”

퍽!

“악!...”

상사가 부하에게 쪼인트 까는 건 차원을 넘어서도 같았다. 파스가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미료에게 살짝궁 알려주는 바람에 한 대 맞은 검귀가 억울하게 미료를 쳐다봤다. 분명 뒷담화는 같이 했는데...

“할배를 걷어 찰 순 없잖아요. 관절도 안 좋으실 텐데.”

“...”

할배는 맞았다. 100살은 족히 넘었으니까. 그래도 관절은 멀쩡한데 라고 생각하는 검신, 안 맞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건강하다고 때리라고 해야 되는 건지 정말 어이없는 고민을 하던 검신은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웃기다고 생각했다.

“안 맞은 게 그렇게 좋습니까...?”

미료가 홍아, 까망이, 동이가 있는 곳으로 가고 남은 둘, 검귀가 피식 웃는 검신을 보며 물었다. 원래 웃는 상이긴 해도 이렇게 실없는 웃는 모습은 처음 봤다.

“그냥 귀여운 손녀 보는 것 같아 그런다, 이놈아.”

“제가 애도 아니고... 이놈아는 좀.”

“나한테 아직 어려! 할배라잖냐?”

“끄응...”

능글맞은 검신의 말에 검귀는 머리가 아파왔다. 영감탱이, 그때 미료를 말리지 말고 한바탕 하게 말들 걸 그랬다. 그럼 옆에서 깐족거리는 이 할배를 보지 않았을 텐데...

“뭐해요! 이동 할 준비 안 해요??”

“예이, 해야죠. 끙...”

미료의 말에 검귀는 그를 보며 웃는 검신을 뒤로하고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검귀의 귀는 분명 귀신이었다. 지금이야 검을 귀신처럼 다룬다는 별명이긴 했지만 사실 검 들고 다니는 귀신같은 놈이라는 뜻이었을 정도로 음침했던 남자가 딸 뻘 되는 여자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는 걸 보며 검신은 기특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할아버지도 일해요!!”

“헛!...”

안타깝게도 검신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구경만 할 수 없는 처지였다. 관절 튼튼한 할아버지는 아직까지 일을 해야 했다. 미료의 부름에 검신과 같은 신세로 돌아갔다.

.

.

.

-삐아!

-끼이!

다시 어미의 품으로 돌아간 녀석이 자기 맞은 자리를 보여주며 칭얼거렸다. 역시 엄마는 엄마였다. 반화에게 칭얼거리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미에게 하는 칭얼거림과는 조금 달랐었다. 저렇게 보니 또 요물의 모습보다는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물론 이제 막 태어난 아이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얘들은 잘하고 있나?”

[곧 북쪽 정착지에 도착합니다.]

“그래? 잘하고 있나보네?”

[미료의 성장 속도가 비정상적입니다. 그에 따른 부작용도 상당하고요. 점점 성격이 마스터를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심각한 부작용...]

“뒤질라고, 그게 왜?”

[... 저는 원래 인간의 정의에 의하면 살아 있는 게 아닌데욥...]

“리셋 한번 시켜야 하나?”

[아닙니다! 사실 부작용은 그게 아니라 자아를 잃는 게 부작용입니다. 아무래도 너무 과도한 성장으로 힘을 쓸 때 의식이 뒤바뀌어 버립니다. 지금은 전투시에 그러지만 계속 반복이 되면 일상생활에서도 그럴 수 있습니다.]

반화의 협박에 굴복한 파스가 깐족을 멈추고 진지하게 미료의 현재 상태를 보고했다. 아무래도 반화가 심은 기운이 조금 미료에게 과부하를 준 모양이었다. 역시 그릇이 아이들과는 달라 정말 티끌만큼 남은 반화의 힘을 감당하지 못했다.

이대로 미료를 그냥 두면 폭주할 가능성이 높았다.

“흐음...”

[그래도 두시면 좀 위험하겠는데요? 아마 전투 몇 번만 더하면 폭주 할 겁니다.]

“어쩔 수 없지. 좀 아프긴 하겠지만 그게 제일 편하니까. 지금 어디 있어?”

[게이트 열어 드릴까요?]

“어.”

이제 게이트까지 열 수 있는 파스는 간단하게 좌표를 계산에 반화의 앞에 미료가 있는 곳으로 통하는 게이트를 만들어 주었다.

스윽...

“어?!”

“뭘 그렇게 놀라?”

“언제 오셨어요?”

“방금. 흐음... 잘하고 있나?”

“일단 하는 데로 하고 있긴 한데요. 잘하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다 알면서 모른 척하는 반화는 주변을 한번 살폈다. 데리고 있는 사람들도 표정이 편해보였고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역시 사람을 잘 선택했었다.

“잘하고 있는 것 같네.”

“휴우... 다행이네요. 사실 많이 부담스러웠거든요.”

속으로는 아마 매일 끙끙 앓았을 것이다. 그냥 상단에서 잡일을 하다가 갑자기 거대 세력의 주인이 되었으니 그 불안감이 엄청 날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녀가 폭주의 위협을 받고 있는 건도 그녀 마음속의 이런 불안감 때문에 그럴 수도 있었다. 그래서 친히 반화가 그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왔다.

“오랜만에 실력 좀 한 번 볼까?”

“네?”

“얼마나 강해졌는지 좀 보자고.”

뜬금없는 반화의 말에 미료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친절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나타나서 잘 되고 있냐고 묻질 않나 이번엔 실력이나 좀 보자고 하다니.

-꾸웅... 분명 뭔가 있을 거다. 피하자.

-삐이~~!

뭔지는 모르지만 여러 번의 경험으로 반화가 저렇게 나오면 뭔가 분명히 문제가 생겼다는 건 알고 있는 까망이가 슬금슬금 거리를 벌렸다. 다행히 미료가 있는 곳에는 사람은 없었다.

-크륵?

홍아가 둘의 모습을 보더니 자기도 눈치껏 자리를 피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미료.

“안 하면...안 되겠죠?”

“응, 해야 돼.”

“...”

결국 간단하게 실력을 알아보기로 한 반화와 미료는 적당한 거리를 벌리고 섰다.

“봐 주시는 거죠??”

반화가 전투를 벌이는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그가 어마어마하게 강하다는 건 알고 있는 미료는 조금 걱정이 되어 물었다. 설마 죽이진 않겠지만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양민을 상대로 실력 좀 보자는 건데 설마 심하게 할까 싶었지만 아까 까망이들이 자리를 슬금슬금 피한 것이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아, 당연하지. 금방 끝나.”

“그럼...”

인생이 끝나진 않겠지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한 미료가 힘을 끌어 올렸다.

불끈! 불끈!!

“음... 더 커졌네.”

강화된 미료의 근육을 보며 반화가 중얼거렸다. 크고 우람한 것이 튼실해 보였다. 물론 근육이.

“갑니다!!”

꽈아악!!!

팟!!!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며 달려든 미료. 그래도 적당히 상대해 주는 줄 알았는데... 반화는 그런 친절한 생각이 1도 없었다.

[송장 하나 치우겠네.]

파스의 중얼거림, 그리고 반화와 미료의 접촉...

퍼어억!!!!

“꾸엑!”

돼지 멱따는 소리를 내며 달려든 속도보다 빠르게 튕겨져 나가는 미료...반화에게 차별은 없었다.

“어? 음... 나도 모르게 쳐버렸다. 큼...”

의도와 조금 달라 머쓱한 반화. 살살할 생각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이럴 생각도 없었는데... 그냥 간단히 기절시켜 버리려고 했는데 어쩐지 괴롭히게 되었다. 이래서 습관이 무서운 것이었다.

“켁...살살, 하신다고...”

“아아, 미안. 깨끗하게 끝내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

깨끗하게 끝낸다는 건 죽이겠다는 말이 아닌가! 반화의 말에 깜짝 놀란 미료가 눈을 부릅떴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저 다가오는 반화의 주먹을 쳐다보는 수밖에...

퍽!!

“아, 깔끔하게 됐네.”

[일부러 그런 맞죠?]

“아니야.”

[근데 굳이 이렇게 할 필요 없지 않습니까? 어차피 기절시키고 할 거면.]

“어떤 식으로 발현되는지는 봐야지. 쯧... 넌 그래서 안 되는 거야, 돌팔이야. 환자에 따라 진료는 달라져야 된다고.”

[...]

돌팔이는 모르겠고 돌팔매질만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파스, 뻑하면 돌팔매질로 협박하면서 자신보고 돌팔이라니...자신의 의사도 아닌데.

“어디 보자... 머리 쪽이 역시 문제였네.”

미료는 분명 힘은 충분히 넘쳐흘렀다. 그걸 제어하면 이렇게 그뉵그뉵한 몸이 되지 않아도 되는데 머리 쪽이 받쳐주질 못하니 계속 몸이 부풀어 오른 것이다. 그런 특성의 능력이긴 해도 심해진 이유가 그것이었다.

미료의 머리에 이리저리 기운으로 청소해준 반화. 막힌 곳은 뚫어 주고 넓혀주었다. 그러자 바로 기운이 순환되며 부풀어 있는 근육이 바람 빠지듯 바로 빠지며 원래의 미료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아니, 오히려 더 생기 넘치는 모습이 되었다. 이제 그뉵그뉵한 몸이 될 일은 없을 것이다.

“됐다. 까망아!”

텁! 쑤우욱!!!

-으어어어!!! 나 잘못 안했다! 진짜다!!

“누가 뭐래?”

도망가다가 잡혀서 순식간에 끌려 온 까망이 허공에서 버둥거리며 반화에게 변명했다.

“얘 좀 지키고 있어. 일어 날 때까지.”

-... 꼭 이렇게 데려 오지 않아도...

“쓰읍.”

-알았다!!

정신을 잃은 미료... 사실 치료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냥 반화가 때려서 기절한 상태나 다름없었다. 어쨌든 미료 일을 해결한 반화는 가뿐한 마음으로 다시 별장으로 돌아가 버렸다.

그가 떠나고 남은 미료와 까망이...

-쯧쯧, 무식한 괴물... 좋은 소릴 듣긴 글렀다.

뭔가 불길했던 미료의 기운이 깨끗하게 변한 것을 느낀 까망이는 한동안 미료가 반화를 욕할 것을 장담했다. 까망이가 인간들의 미적 감각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한쪽 눈두덩이만 퍼렇게 변한 것이 웃긴 모습이라는 건 알았다. 그리고... 미료의 눈두덩이가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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