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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35화 (236/295)

# 235화 #

235화

어미를 내버려두고 반화만 빤히 보는 아이.

“이리 와봐. 우쭈쭈.”

-삐아~

쏘옥!

반화의 품안에 쏙 들어간 녀석이 그의 품이 마음에 든 건지 머리를 비볐다. 그 귀여운 모습에 북요는 안달이 났다. 저 아이가 바로 자신의 아이인데! 어떻게 지켜낸 아이인데 저 깡패 같은 놈의 품에 저리 안기다니.

“와, 진짜 귀엽다.”

“그러게요. 역시 아이는 다 귀여운가 봐요.”

“그렇긴 하지? 삼이도 그냥 보기만하면 엄청 귀엽다고. 우리 쁘니도 그렇고.”

“으음...”

삼이가 귀엽긴 했다. 물론 생긴 것만... 설마 저 아이도 삼이와 같은 노선을 타는 걸까? 에나스는 반화의 품에서 순진한 표정으로 기대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어째 악마의 손에 들어간 어린 양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반화가 악마라는 건 아니었지만 아이를 키우는 방식은 그렇게 현명하지 못했다. 자기 눈에는 귀엽겠지만 주변에는 좀...

맹이처럼 반듯하게 클 수도 있지만(사실 삼이랑 다녀서 그렇게 보이는 거지 맹이도 그렇게 반듯한 아이는 아니었다.) 어째 느낌이 삼이처럼 될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왔다.

북요가 그걸 아는 건 아니지만 뭔가 불안해하며 계속 반화를 애처롭게 쳐다보는 걸 발견한 령이.

“반화, 그만하고 엄마한테 안겨줘.”

“응? 아아, 미안.”

반화가 령이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북요에게 아이를 건넸다. 벌써부터 사람을 홀리는 녀석이라니... 그것도 자신을. 만만치 않은 녀석이었다.

-끼이!

-삐아아~

반화의 품에서 떨어지기 싫은 모양이었지만 본능적으로 엄마를 알아 본 녀석이 북요의 품에 드디어 안겼다. 일부러 안기 편하게 크기를 줄인 상태라 안정감 있게 아이를 안아 든 북요. 녀석의 눈에서 형언 할 수 없는 감정이 깃들었다.

-끼이...

“나도 쁘니 처음 안을 때 저랬는데...”

“저는 아이 가지고 싶네요.”

“반화는 꿈 깨.”

“쳇...”

북요와 아이의 모습을 보며 나누는 에나스와 령이의 대화. 아직까지 반화의 친자식은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반화의 아이가 아닌 건 아니지만 정확히 피 섞인 자식은 없으니 만약 반화의 자식을 가진다는 건 곧 반화의 연인이 된다는 것이었다. 반화의 성격상 아무 곳에 씨를 뿌리는 성격은 아니니 분명 이 아비규환의 집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가질 수 있음이 분명했다.

그걸 떠나 반화의 마음을 얻고 싶은 마음이 더 크겠지만.

-삐아~

-끼이...?

한참 북요의 품에 안겨 있던 녀석이 다시 반화를 돌아보며 팔을 뻗었다. 아무래도 반화의 품이 더 좋은 모양이었다.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반화는 참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이상하게...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없는 건 또 아니었다. 뭐랄까, 반화가 알아서 자신을 좋아해주는 자들하고만 같이 있다고나 할까? 반화가 데려왔지만 반화에게 큰 호감이 없는 녀석들은 죄다 밖으로 나돌고 있으니 그런 것 같기도 했다. 보이는 게 반화를 좋아하는 녀석들뿐이니.

“이리 와.”

-삐앙~

“...쟤 지금 반화한테 애교 부린 거 아냐?”

“그런 것 같죠? 나만 느낀 거 아니죠?”

왠지 삼이보다 더한 녀석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착각일까? 태어나자마자 누가 권력을 가지고 있는지 아주 똑 부러지게 알아차리다니.

“얘는 이름 뭐로 짓지.”

“그걸 왜 니가 지어...?”

“내 새끼니까.”

“응...?”

반화의 말에 령이가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지가 모든 아이들의 아버지도 아니고 왜 쟤가 자기 아이라는 걸까.

“뭔 소리야, 그게??”

“어...”

분명 뭔 짓을 한 것이 틀림없었다. 방금 분명 반화가 움찔하는 것을 본 령이는 알 수 있었다. 이 느낌 언젠가 한 번 느낀 적 있었다. 분명히...

-삐아~

순진한 표정으로 반화를 바라보는 아이...였지만 고개를 돌리면 전혀 다른 얼굴을 하는 아이.

-끼이...

.

.

.

경사가 난 반화의 집, 그리고 또 다른 경사가 일어났다. 신도시가 드디어 세상에 공개가 된 것이다. 만삭인 명하는 그 행사에 참가 하지 않았지만 반화의 식구들은 모두 참석했다. 물론 반화는 북요의 아이 때문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용군주가 데려 온 덩치와 용용이, 그리고 반화네 별장에서 뒹굴 거리는 몬스터들이 몽땅 투입이 되어 정말 이계적인 풍경을 만들어 주었다. 도시 자체가 다른 세상 같은데 그런 녀석들까지 있으니 초대된 사람들 모두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몰랐다.

-크르르...

“오오...진짜 용...”

미료가 사는 세상에서 잡아온, 명하의 결혼식에 쓰였던 용도 그 배경에 한몫해 주었다. 사람들이 처음에는 장식인 줄 알고 다가갔다가 용의 낮은 울음에 깜짝 놀라는 해프닝이 있긴 했지만 그 정도는 신도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하늘에 떠 있는 흙덩어리는 옛 일본땅 상공에 있었던 녀석이었고 신도시에서 가장 큰 건물인 뉴월드 본사를 안내해주는 자는 모기왕이었다.

“뉴월드 민회장이 몬스터군주의 동생과 결혼 하더니 정말 제대로 지원을 받은 모양인데?”

“그러게... 이정도면 세계 정복도 가능할 것 같은데? 죄다 등급외야.”

“여기 있는 몬스터들이 지구를 덮치면...끔찍하네.”

“저기 있는 저 외눈 거인 하나만 있어도 끝날 걸?”

오랜만에 본래 모습으로 돌아간 롭스가 한쪽에 앉아 거대 거북과 놀고 있었다. 정확히는 거북이를 괴롭히고 있었다... 착한 녀석이었는데 어느새 아이들에게 물이 들어 버린 롭스, 거대 거북도 원래는 남쪽의 고대 괴수로 나름 대륙 하나를 지배 했던 녀석인데 어느새 롭스가 그런 녀석을 요리할 정도로 강해져 버렸다.

“근데 더 대박인건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아틀란티스 전역을 개발한다는 계획이지. 진짜 뉴월드, 신세계를 만든다는 거 아냐?”

“그렇지... 거점 마다 이동 마법진 설치한다지?”

아틀란티스는 항공으로 이동해도 한참 걸리기 때문에 이동진이 정말 큰 역할을 해줄 것이었다. 그런 기술이 뉴월드에 있다는 말에 다들 정말 이제는 뉴월드의 세상이 될 것임을 예상 할 수 있었다.

기자들은 연신 사진을 찍기 바빴고 기업에서 온 자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여기서 이익을 취할 수 있을지 계산하기 바빴다. 이상한 것은 정치쪽 사람들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초대된 사람들의 수에 비해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초대를 안 한 것도 아니었다. 다 초대 했건만 다들 뭔가 일이 있다면서 거부한 것이다.

당연히 뭔가 일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냥 이곳에 오는 것이 두려웠던 것뿐이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이 곳에 와서 잘못하나라도 하면 자신들의 정치 인생은 물론 그냥 인생이 날아갈 수도 있음을.

기업에서도 사실 무섭기는 했지만 그쪽은 이득이 있는 곳을 포기 할 수 없는 마음이 더 컸으니 온 것이다.

“여기로 전 세계가 몰리겠네. 근데 한국에서만 들어올 수 있는 건가?”

“한국의 게이트와는 이동진을 설치했다는데 아마 아틀란티스 개발하면서 다른 나라하고 연결하지 않을까?”

“그럼... 무조건 먼저 연결되어야 하겠네.”

“그렇지. 그럼 이제 여기가 세계의 중심이 되겠네.”

새삼 깨닫는 사실에 사람들은 이곳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들은 아마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처음으로 본 사람이 되었다는 자부심에 당분간 잠을 설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

.

“응? 오빠 품 안에 있는 건 뭐야??”

“얘? 아직 이름 안 지어줬어.”

“그 메두사가 낳은 애기야?? 나도 좀 보자.”

“안 돼.”

“왜???”

“좋은 것만 보고 커야지.”

“...아, 진짜!”

북요의 아기를 안고 집으로 돌아온 반화를 그의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는 명하가 반겨주었다. 반화의 품에 뭔가 있는 것을 보고 구경하려고 했다가 딜을 당한 명하가 씩씩거리자 어쩔 수 없이 반화가 조심스럽게 품안의 아이를 보여 주었다. 명하에게는 보여주고 싶지 않지만 저렇게 씩씩 거리다가 명하 뱃속의 조카에게 안 좋은 영향이 갈 수 있으니.

쏘옥!

“와... 대박... 뭐가 이렇게 예뻐??”

명하도 역시 아이의 모습의 보고 감탄을 질렀다. 이집에 귀엽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냐만은 이 녀석은 정말 예뻤다. 분명 아기인데 어딘가 성숙한 외모에서나 볼 수 있는 미모가 존재했다. 가히 외모깡패 삼이와 비견될 정도였다. 흑진주 같은 눈망울, 솜털 같은 전신의 하얀 털, 그리고 앙증맞은 꼬리, 그리고 아기 같은 손이 반화의 품을 꼬옥 잡고 있는 것이 정말 예뻤다.

전체적인 윤곽은 메두사와 같은 사람 같은 상체, 뱀 같은 하체였지만 털이 복슬복슬하게 나있어 파충류를 싫어하는 사람이 느끼는 징그러움이 없었다. 비교하자면 수달의 새끼 같은 모습이랄까? 물론 얼굴은 달랐다.

입술은 앵두같이 자연스럽게 빨갛게 물들어 있어 새하얀 털에 너무 잘 어울렸다. 거기에 분홍코까지... 삼이가 아직 귀여운 면이 강하다면 이 녀석은 정말 예뻤다. 그 말밖에 안 나오는 아이였다. 그런데... 어째 미묘한 표정의 명하.

“근데... 왜 이렇게 요물 같지?”

여자만 느낄 수 있는 묘한 감각. 저 녀석은 분명 요물이라는 감이 아주 강하게 명하의 감각을 건드렸다.

“애한테 뭔 소리야? 쯧.”

귀도 없는데 명하의 말을 들었을 까봐 반화가 아이의 머리를 감싸며 혀를 찼다.

-아빠아~ 뭐야??

“삼이 동생이야.”

-동생??

-동생?

혼자 루네스가 준 간식을 먹고 있던 삼이가 반화를 보고 달려왔다. 물론 삼이가 있었던 자리에는 빈껍데기만 남아있었다. 삼이의 말을 듣고 맹이까지 아기를 보기 위해 달려왔다.

“자, 인사해.”

스윽..

-삐아?

-으웅?

삼이와 아기의 첫 만남.

둘은 느꼈다. 이 녀석, 쉽지 않은 녀석이라는 걸.

“예쁘지?”

-으으음... 아냐, 삼이가 더 예뻐!

“응??”

설마 삼이가 질투를 하는 건가하고 반화가 녀석을 바라봤다. 그런데 질투보다는 정말 순수하게 지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물론 둘이 막상막하이긴 한데 뻔뻔한 녀석...

“그래, 뭐 삼이도 예뻐.”

-삐아!

“넌 또 왜...”

반화가 삼이에게 예쁘다고 하자 이번엔 그의 품 안에 있던 녀석이 소리 질렀다. 지가 더 예쁘다고.

-헤헤, 둘 다 예뻐.

순둥순둥 맹이는 그런 둘이 예쁘다는 듯 초롱초롱한 눈으로 둘을 번갈아 바라봤다.

스윽... 찰싹!

-앗!

-삐아!

-이익!

반화가 맹이를 보는 사이 아기가 꼬리로 삼이를 반화 몰래 쳤다. 그러고 모르는 척 하는 걸 본 명하는 어이가 없어졌다. 당연히 삼이도 어이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어린놈의(?) 자식이 벌써부터 뒷공작이라니.

“오빠, 고생 하겠다.”

“...”

보지 않는다고 모를 반화가 아니었다. 명하의 말에 반화도 이 두 녀석 때문에 골치를 아픈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건 반화에게도 통하는 진리였다. 다 자기가 초래한 결과였을 뿐이다.

어이없게 한방 당한 삼이의 표정을 보며 반화가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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