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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31화 (232/295)

# 231화 #

231화

뭔가 발견하고 미친 듯 날아가는 북요.

“거기 뭐 있어?”

반화가 의아한 듯 북요를 따라가며 물었지만 북요는 대답할 정신이 없는 듯 했다. 반화는 녀석의 심정을 이해하며 그냥 조용히 따라 붙었다.

-끼아아!!!

그때 한 곳에 멈춘 북요가 고개를 돌리며 반화를 쳐다보고 소리를 질렀다.

“응? 여기?? 아무 것도 없...아아...”

미세하게 균열이 열렸다가 닫힌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었다. 물론 그런 것이 여기에 수없이 많았기에 반화는 안쓰러운 눈으로 북요를 바라봤다. 아마 여길 찢고 들어가서 찾아 봐도 없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희망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는 북요에게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긴 좀 그랬다.

어쩔 수 없이 반화는 북요의 앞으로 다가가 균열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찌지직!

가볍게 찢어져 속살을 드러내는 균열...

-끼아!

그 곳이 찢어져 공간이 생기자마자 머리를 들이대는 녀석을 반화가 일단 만류했다. 안에 뭐가 있을 지도 모르는데 녀석을 그대로 통과하게 되었다간 순식간에 머리가 날아 갈 수도 있었다. 열린 차원에 어떤 괴물이 있을 지도 모르고 어떤 환경일 지도 몰랐다. 반화라면 상관없지만 이 녀석은 달랐다. 괜히 찝찝하게 송장 치우느니 정말 오랜만에 친절을 보이는 반화.

“기다려 봐. 금방 확인할 게.”

-끼아앙!

“알았어. 알았다고.”

재촉하는 녀석 때문에 서둘러 균열 속으로 머리를 집어넣은 반화.

스륵...

“응??”

어쩐지 익숙한 풍경이 보였다. 그런데...

-냐아아아!!!!!

퍽!!!

“우억!...”

난데없이 냥이렌과 함께 한 대 맞은 반화...

“뭐, 뭐냐?! 응??...!”

어딘가 익숙한 풍경에 익숙한 냥이렌 소리에 반화는 맞아서 돌아간 고개를 돌리며 다시 확인을 했다. 분명 익숙한 손맛과 소리였는데...

-냐아...?

반화를 쳤던 녀석도 자기가 뭘 쳤는지 이제야 확인했다.

그리고 잠시 후...

-냐냥냐냐냐야냐야!!? (네가 왜 여기 있어!?)

“이놈의 시키! 잡았다!”

도망가는 순이의 뒷목을 잡아 든 반화는 버둥거리는 녀석을 짤짤짤 흔들며 그동안의 행적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이 녀석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그 사이 반화가 돌아오지 않자 초조해진 북요가 참지 못하고 균열에 머리를 집어넣고 비집고 나오고 있었다. 반화만 통과할 정도의 크기라 녀석의 몸은 나가지도 못하는데 몸이 상하는 것도 모르고 나오려는 녀석의 모습을 뒤에서 보던 맹이.

-우움... 아빠가 함부로 힘쓰지 말라고 했는데...

아빠 바라기 맹이는 반화의 말을 듣고 싶었지만 북요의 처절한 모습에 결국 검을 뽑아 들고 녀석의 옆으로 다가가 검을 찔러 넣고 가로로 길게 베었다.

쩌저저적!!

-끼아!?

쑤우욱!!

갑자기 넓어진 공간에 북요의 몸이 앞으로 확 쏠려 버렸다. 당황한 녀석이 버둥버둥 거려봤지만 이미 몸의 절반은 밖으로 나가있는 상태였다. 쏠린 무게로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밑으로 떨어져 버린 북요.

-끼아아아!!!!

“응?? 쟤는 또 왜 저래... 기다리라니까 좀.”

허공에서 거대한 몸을 버둥거리며 떨어지는 북요를 보며 반화가 한숨을 쉬었다. 떨어지는 녀석의 밑으로 손을 뻗은 반화, 가볍게 사뿐히 들린 북요를 살짝 바닥에 내려 두고 허공을 바라봤다. 분명 저 녀석은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균열을 작게 만들었는데 어떻게 떨어진 건지 궁금한 것이다. 자세히 보니 맹이가 검을 들고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이 보였다.

“에휴...”

표정으로 봐서는 분명 뭔가 이유가 있는 것 같아 그냥 넘어가주는 반화. 그러나 손에 잡힌 이 녀석은 넘어가줄 생각이 없었다.

“냥아치, 니가 뭔 짓을 한 줄은 알아? 엉?”

-냐아!?

“네 새끼만 중요하냐? 엉??”

-????

영문도 모르고 순이는 반화의 손에 잡혀 짤짤이를 당했다. 자신한 잘못이라면 그냥 차원 좀 긁은 것뿐이라고 생각하는 순이는 괜히 엉뚱한 걸로 트집 잡는 반화가 이해되지 않았다.

“쟤 알아??”

-냐아???

당연히 알 리가 없었다. 북요도 순이의 존재는 몰랐으니까. 녀석은 그냥 갑작스럽게 생긴 균열로 자신의 아이가 떨어진 것 밖에 몰랐다. 그땐 워낙 출산의 고통이 심해 순이의 포효를 제대로 듣지도 못했으니까.

“잘 봐봐. 모르겠어?? 어?”

-...냐...

반화의 강요에 순이가 북요를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자기가 고함을 친 대상과 기운이 비슷하다는 것을.

“이제 뭐 좀 기억나나 보네? 응? 너 때문에 쟤가 무슨 꼴 됐는지 알아?”

북요가 너덜너덜할 때까지 맞은 건 순전히 반화와 아이들 탓이지만 한순간에 순이의 탓이 되어버렸다. 이 진지한 상황에도 반화의 책임전가는 빛을 발했다.

“애를 잃었어, 애를. 니가 만든 균열에 애가 빠져 버렸다고. 알아? 엉?”

-냥!?!

반화의 말에 순이가 깜짝 놀랐다. 그냥 조금 다쳤다고만(?) 생각했는데 아이를 잃었다니! 애초에 순이도 모정이 강한 녀석 중 하나였다. 당연히 반화의 말이 사실이라면 자신이 한 짓이 얼마나 심각하고 악마 같은 짓인지 알고 있는 녀석이니 놀라는 건 당연했다. 물론 반화의 말을 100% 완전 믿을 순 없지만 진짜 조금 화가 나있는 반화를 보니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끼아아아!!!

[마스터!!! 괴물이!!]

“응? 파스?”

바닥에 내려선 후 아이를 찾아 헤매는 북요 때문에 애써 만든 신도시가 망가질 위험에 처하자 파스가 급하게 반화를 찾았다. 이제야 이 익숙한 곳이 어딘지 알아차린 반화, 저기 멀리서 익숙한 인영이 보였다.

“오빠!?”

“응? 넌 또 왜 여기 있어? 집에 있지.”

“여기 완공 됐다고 구경 왔지....근데 오빠가 왜 거기서 나와?”

“일이 복잡하다. 일단... 순이 넌 좀 기다려 봐.”

-냐아아...

“순이는 또 왜 쥐 잡듯 잡아? 냥이를.”

명하가 반화와 순이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요새 좀 사이 좋아 보이더니 역시나였다.

-끼아! 끼아!!

“저 괴물은 또 뭐야... 아깐 이상한 알 같은 게 떨어져서 성을 부수질 않나, 이젠 웬 뱀도 사람도 아닌 것이 집을 부수겠네...”

명하는 북요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여긴 마가 낀 것 같았다. 뭐가 자꾸 떨어지는 건지... 이러다 또 뭐가 떨어질지도 모르는 곳에 과연 살아도 되는 건지 불안하기만 했다.

“응?? 뭐가 떨어졌다고???”

명하의 말에 이상함을 깨달은 반화가 다시 물었다.

“알 같은 게 떨어졌다고. 이제 막 옮겨 놓은 참인데.”

“알...? 설마...”

“?? 왜?? 뭐 알 잃어 버렸어? 그러고 보니 떨어진 위치가 같네? 오빠가 범인이구나!!!”

“아니거든?”

“맞네, 맞아. 물어 내!”

“시끄러 임마.”

들러붙는 명하를 떼어내고 반화는 파스에게 알의 위치를 물었다. 다행히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다는 말에 안심을 하고 일단 이리저리 날뛰기 일보직전인 북요에게 다가갔다.

“자자, 진정해. 알은 무사한 것 같으니까.”

-끼아!!?!

반화의 말에 더욱 흥분한 녀석.

당장이라도 달려갈 듯 반화에게 눈을 부라렸다. 그 기세는 반화의 손에 잡혀 있는 순이가 움찔할 정도였다.

-끼아아악!!!

“알았어, 알았어. 파스! 알 좀 이리로 전송해줘.”

[옙.]

스르르륵...

툭!

-끼아아아!!!!!!!!!

덥석!!

북요의 앞에 나타난 거대한 알, 다행히 알껍데기가 엄청나게 단단한 듯 성채를 부숴먹고도 흠집 없이 멀쩡했다. 파스가 그렇게 자랑했는데 흠집도 못 주고 무너진 성채의 잔해가 어쩐지 불쌍해 보일 정도로 멀쩡했다.

처음으로 제대로 마주한 자신의 알에 북요는 온 몸으로 감싸며 정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녀석의 얼굴을 타고 흐른 반짝이는 붉은 눈빛이 순식간에 바닥에 모여 빛을 발했지만 아무도 거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걸 신경 쓰기에는 북요의 모습이 너무 절절했기에 명하마저 아무 말 없이 북요의 얼굴만 바라봤다.

모성이라는 것이 이토록 위대한 것이었다니... 차원의 균열로도 그 모성은 막을 수 없던 모양이다. 반화가 아무리 찾아도 모르던 것을 찾아낸 북요의 모성애...대단하고 위대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아직도 균열 틈에 있는 령이들을 데려 온 반화는 일단 북요와 녀석들을 별장으로 옮겼다. 알에 정신이 팔려 자신이 어디로 이동되었는지도 모르는 북요... 녀석이 떠난 자리에는 영롱한 붉은 빛으로 녀석의 흘린 눈물이 빛나는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응?? 이게 뭐지...?”

그리고 그걸 발견한 명하와 민사장.

“글쎄요...?”

인어의 눈물이라는 보석처럼 이것도 보석인 걸까?? 잠시 고민하는 민사장.

“일단... 돈은 되어 보이니까 챙겨 둘까요?”

“나, 이거로 반지 만들래요.”

“예?? 이걸로요? 뭔지도 모르는데요?”

“아까 그 메두사처럼 생긴 녀석이 흘린 눈물이 굳은 것 같아요. 뭐 어쨌든 하체는 인어나 얘나 꿈틀거렸으니 인어의 눈물 같은 거겠죠.”

“그거 그냥 보석 팔아먹으려고 스토리 짠... 아, 알았어요!”

굳이 진실을 알고 싶지 않은 명하의 어택에 민사장은 재빨리 항복을 했다. 이래서 공대 출신이 문제였다. 누가 진실을 알고 싶다는 건가?

.

.

.

“순이, 이 녀석!”

찰싹!

-냐앙!

찰싹!!

-냥!

“이 냥아치 녀석! 오늘 진짜 혼 한번 나자!”

보통의 사고처럼 그냥 다 때려 부수는 사고였으면 잠깐 훈계하고 끝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반화도 정말 화가 났다. 순이의 궁둥이를 찰싹찰싹 때리며 볼기형에 처하는 반화. 아이들은 일단 별장에 두고 순이만 데려와 혼을 내는 중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아이들 보는 앞에서 볼기를 때릴 순 없으니...

-냐아아아....

서글픈 순이의 울음에도 반화는 쉽게 녀석을 용서해 주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사랑의 맴매로 다스리던 반화는 마지막으로 순이의 힘을 빼앗았다.

-!?

“당분간 힘 못 쓸 줄 알아.”

-냐우우우웅!!!

“안 돼. 끝났어. 돌아가.”

순이가 애절하게 반화를 붙잡았지만 그는 번복할 생각이 없었다. 순이도 이번엔 정말 제대로 혼나야 했다. 물론 아예 완전 힘을 뺏은 건 아니다. 일반 고양이라면 이미 노묘에 해당하는 순이의 힘을 몽땅 뺏을 순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외부로 방출되는 힘을 막은 것이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아주 튼튼한 샌드백이 된 것이다. 정말 이젠 솜방망이가 솜방망이로 되어버린 순이... 지금 녀석에게 벼르고 있는 녀석들이 많았는데 과연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그 또한 벌이었다.

-냐아아아아아~!!!!!!!!

절규하는 순이를 뒤로하고 별장으로 돌아간 반화.

“쟤는 좀 상태 어때?”

“일단 크로롱액 호수에 들어가서 안정을 취하고 있어.”

“그래? 다행이네.”

북요는 어느새 격앙된 마음을 다스리고 조용히 크로롱액 호수에 들어가 알을 품고 있었다. 아무래도 거기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 하긴 요괴이긴 해도 정순한 기운을 품은 녀석이니 당연히 좋을 수밖에. 아마 알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 냥아치는??”

“집에.”

“어떻게 했어??”

“몰라. 알아서 뭐하게.”

령이가 궁금한 듯 물었지만 반화는 굳이 말해 주지 않았다. 이미 벌은 받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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