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0화 #
230화
...
“북쪽에서 계속 요괴가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무기는? 무기의 효과는?”
“요괴들에게 상당히 잘 먹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조금 역부족이 아닐까 싶습니다. 1 무기창고에 있던 무기들만 있었어도...”
순이와 해골씨에게 날아간 1 무기창고의 무기들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도왕가는 안 그래도 천살대를 잃어 손해가 막심한 상황인데 요괴들까지 극성이니... 정말 더 이상 버티기도 힘든 상황까지 치닫고 있었다. 심지어 도왕까지 잃었다. 물론 화왕가도 만만치 않기는 했다. 아니 오히려 더 안 좋은 상황일 것이다. 화신을 잃었으니까. 아예 중심이 사라진 왕가였으니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다.
“황가와 검왕가의 반응은??”
“일단 자기들 영역만 보호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준비했는지 큰 피해는 없다고 합니다.”
“제길... 오히려 우리가 문제군.”
남 걱정, 아니 남의 사정을 알 필요도 없었다. 자기 앞가림도 못하고 있으니까. 야심차게 반역위해 이계의 무기도 준비했는데 써먹지도 못하고 망하게 생겼다.
“귀왕가는 어쩌고 있지?”
“모르겠습니다. 워낙 음침한 놈들이라...”
“끙...다른 왕가는?”
“창왕가는 검왕가와 같이 행동하는 것 같습니다. 곧 황가에 합류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독왕가는 원래 자기들끼리 사는 놈들이라 그 정보를 얻기 까다롭습니다. 겨우 알아낸 바로는 검왕가에서 접촉했다는 사실만 알 수 있었습니다. 독왕가에서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는 정확하게 알아내기 힘들었습니다...”
“쯧... 마왕가는 뭐, 굳이 알아 볼 필요도 없겠지.”
“예. 원래 우리와는 어울리지 않던 자들 아닙니까?”
마왕가나 독왕가 같은 경우는 워낙 독립적인 성격이 강한 곳이어서 다른 왕가들과 교류가 별로 없었다. 사실 실질적으로 황가의 명령도 잘 듣지 않는 곳이 그들이었다. 그만큼 강한 무력을 가지기도 했고 또 위치적으로도 황가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곳에 있었기에 더욱 자기들만의 세상을 구축하고 있었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길은...”
요괴들을 막아도 황가와 검왕가에게 숙청당할 것이고 못 막으면 그대로 끝이었다. 도왕가의 도신은 왜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한 가지는 알 수 있었다. 하늘은 자신들의 편이 아니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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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의 잘못을 만회하기 위해 열심히 균열을 벌린 반화.
“뭐하냐니까??”
“조용히 해봐. 지금 바쁘니까.”
찢은 공간에 손을 넣고 휘젓는 모습에 령이가 황당해서 물어 봤건만 돌아오는 건 타박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심각한 표정으로 뭔가를 하는 모습에 령이는 입을 꼭 다물었다. 이럴 때 괜히 나대면 별로 좋지 않을 게 분명했다. 그렇게 한참을 뒤적거리는 반화.
“으으으음....”
저런 진지한 모습 정말 너무 오랜만이라 해골씨도 뭐하는 건가 싶었다. 이런 일행들의 생각에도 반화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건 순이가 친 사고를 어떻게 수습하냐였다. 결국 손뿐만 아니라 아예 상체를 집어넣고 휘적거리는 반화.
“...순이 이 자식, 걸리기만 해봐.”
한참을 뒤적 거려보지만 이미 멀리 흘러가버린 듯 알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아마 균열 속으로 빠진 후 또 어딘가로 빠진 듯했다. 아무리 뒤져 봐도 알은 보이지 않았다. 지금 뒤에서는 혹시나 하는 희망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자식 잃은 어미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보고 있는데... 차마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반화. 결국 아예 몸을 다 집어넣고 찾기 시작했다.
-끼아아...
“알았다고... 꼭 찾아 주면 되잖아.”
균열을 두고 오가는 대화...
“어디로 빠진 것 같은데.”
참... 난감한 상황이었다. 흔적이도 좀 남아 있으면 좋을 텐데...
“멀리 가진 못 했을 텐데.”
균열 속을 보니 시간의 흐름이 다른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차원 속에서 흘러간 시간도 그리 길지 않았을 터, 꽤 먼 곳까지 뒤졌는데도 없다면 바로 근처 어딘가로 빠져나갔다는 말이었다. 그럼 알을 찾기는...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되는데, 아직도 그를 초롱초롱하게 보고 있는 균열 너머의 북요...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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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고의 원흉 순이는 명하를 따라 뉴월드 신도시 완공 현장에 도착했다. 파스가 직접 짓기 시작한 후로 많이 변한 모습이었다. 일단 디자인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서양의 중세와 동양의 옛 건축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디자인들을 기본으로 현대적 미적 감각이 가미된 건물들은 일단 보면 와! 하고 탄성이 나는 것들이 기본적이었다. 일반 건물들이 그렇다는 말이고 고층 건물, 그리고 중요 건물들로 갈수록 과거 아틀란티스의 건축의 디자인과 효용성이 가미가 되어 정말 다른 세계의 건축물이었다.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뉴월드의 길드 본부, 그리고 그 옆에 붙어 있는 거대한 성채.
“응?? 저건 뭐지...?”
명하가 그 본부 옆에 있는 거대한 성채를 발견 하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 저건 계획에 없던 건물이었다.
-냐아?
당연히 순이는 전혀 관심 밖이었지만 일단 새로운 환경에 호기심이 생기는 듯 여기저기 두리번거렸다.
“어? 명하씨 오셨어요?”
“네, 근데 저건 뭐예요??”
“아, 저거요?? 그 파스라는 존재가 우리 숙소로 쓰라고 지은 거랍니다. 엄청 튼튼하게 만들어서 지배자급 몬스터가 날뛰어도 멀쩡할 거라네요. 거기에 모든 시스템을 자기가 다 관리 할 수 있답니다.”
“헐... 대박.”
정말 대박이었다. 내 집 마련이 이렇게 쉽게 되다니...아니, 별장이라고 해야 하나? 이렇게 크고 근사한 별장이 하나 뚝딱 생기다니... 반화가 옆에 있었으면 아마 껴안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생각만...
“이리 오세요. 일단 본부부터 구경 시켜 드릴게요.”
“응?? 이건 뭐에요??”
“이거 타고 이동하면 되요. 걸어서 구경하면 하루 종일 걸려요.”
일단 스케일이 달랐다. 본부를 시작해서 뉴월드 신도시의 일부까지 구경하려면 민사장이 가져온 탈 것으로도 하루만에는 턱도 없었다.
-냐아아~
“어??!?!”
이제야 순이를 발견한 민사장이 화들짝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양아치 짓을 하던 모습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여긴 어떻게?? 다른 세계 간 거 아니었습니까?”
-...냐?
민사장의 말에 모른 척하는 순이.
“왜 순이한테 존댓말을 하고 그래요? 아무리 냥이가 주인이라고 하지만 그럴 필요까진 없는데.”
자세한 상황을 모르는 명하는 민사장을 이상하다는 듯 나무랐다. 상식적으로 고양이에게 존댓말을 저렇게 진지하게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아무리 순이가 냥아치라고 해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그러는 겁니다... 명하씨도 (작게) 조심해요.”
민사장은 명하의 말에 그런 소름치지는 말 하지마라고 말렸다. 순이의 실상을 알면 절대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명하와 순이는 나름 10여년을 친 자매처럼 티격 거리던 녀석이라 민사장이 걱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명하가 어렸을 땐 정말 치고 박고하면서 컸던 둘이다.
째려보는 순이의 모습에 민사장은 기겁하며 명하에게 하려던 말을 속을 삼키고 그냥 얌전히 안내 하기로 했다. 그러나 마가 낀 것일까...
쩌저저저적...
“응?? 이게 무슨 소리지?”
어디선가 들려오는 괴상한 소리. 아직 외부에 공개하지도 않은 도시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일까, 민사장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뭐 찢어지는 소리 나지 않았어요??”
“어...잠시 만요. 어디서 난 건지 좀 알아볼게요. 순이 옆에 꼭 있어요.”
민사장은 빠르게 원인을 찾기 위해 제어실로 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가 굳이 갈 필요는 없었다.
[피해!!]
“?!”
파스가 갑자기 셋을 향해 소리쳤다. 물론 그전에 이미 순이는 한쪽을 보며 일행을 뒤로 두고 있었다.
파스의 외침이 들린 직후....
쩌저저저적!!!!!!!
쿠우웅!!!!
-냐앙!
“응? 왜 그래, 순이야?”
순이 냥이렌 때문에 하늘이 찢어지는 굉음을 듣지 못한 명하가 의아한 듯 순이를 쳐다봤다. 차원의 균열이 생기며 거대한 성채에 뭐가 떨어졌다. 파스가 만들고 장담했던 그 안전하다던 성채가...
콰가가가강!!!!!!
....쿠르르르....쿵!!!
“...이게 무슨...?”
순이 때문에 다들 성이 무너지며 생긴 여파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똑바로 볼 수 있었다. 멀쩡하던 성이 한방에 그야 말로 산산조각이 나는 것을...
[미친! 이게 뭐야!!!]
지배자급이 싸워도 멀쩡할 거라고 장담했던 파스가 어이없다는 듯 소리쳤다. 다 만든 지 얼마나 지났다고...
.
.
.
“없다...”
“아니, 뭐가 없는 건데?? 말 좀 해줘.”
힘없이 균열을 빠져나온 반화의 말에 령이가 답답하다는 듯 물었다. 아까부터 정말 묻고 싶었다.
“쟤 아기.”
“...? 아기?? 애기? 베이비? 설마 쟤 자식을 말하는 거야?”
“어.”
“그걸 왜 거기서 찾아?”
“균열에 빠졌대.”
“!!!”
반화의 설명을 들은 일행은 모두 놀랐다. 설마 북요의 자식이 균열에 빠지다니... 어떻게 그런 일이...
해골씨와 령이, 그리고 까망이는 바로 짐작했다. 순이 때문이라고. 나머지는 영문도 모르고 놀랐다. 균열이 뭔지도 몰랐고 지금 반화가 갑자기 검은 공간에 잡아먹히는 듯한 모습도 뭐가 뭔지 몰랐다. 단지 북요가 아이를 잃었다는 사실만 알 수 있었다.
“설마 그래서 북요가...?”
“아아아...”
다들 이제야 북요가 그토록 서글픈 울음을 터트린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자식을 잃었으니 어찌 슬프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떡해요...”
미료는 벌써 눈에 물이 그렁그렁했다.
“못 찾았어?”
“균열 속 균열로 빠진 것 같아.”
“...”
-끼아아아아!!!!!!
반화읠 말을 들은 북요는 절망했다. 마지막 희망이 무너져 버렸다. 그런 녀석의 비명을 들으며 반화는 착잡한 기분을 느꼈다. 반화가 제일 싫어하는 게 가족과의 이별이었다. 그와는 좀 안 어울리는 것 같지만...
“일단... 너도 한번 들어 가보자. 그래도 니가 엄만데 뭐 촉이라도 올 수 있으니까.”
-끼아...
반화의 말에 울음을 잠시 멈춘 녀석이 반화가 열어 둔 균열로 들어갔다. 그 뒤를 따라 들어가는 반화의 뒷모습이 어쩐지 조금 작아 보이는 령이...
-아빠아...
삼이와 맹이가 그 모습에 걱정되는 듯 반화를 부르며 쫓아 들어갔다. 나머지도 해골씨의 도움을 받아 일단 다 같이 따라 들어갔다.
균열 안으로 들어 온 북요와 반화, 그리고 나머지 일행들.
끼아아!
끼아아아아아!!!
애타게 자식을 부르는 북요...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대답은 없었다. 아니, 애초에 대답이 들리는 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이제 막 낳은 알에서 대답이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
“끄응... 말렸어야 했는데.”
해골씨는 왜 적극적으로 순이를 말리지 않았을까하는 마음이 들었다. 물론 그때로 돌아간다고 말릴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그때!
-끼아아아!?!!!!!!
뭔가 발견한 듯 한 북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