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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27화 (228/295)

# 227화 #

227화

“그 전투기라는 것의 활용도는 알겠지만 그걸 조종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거야 저쪽 세계 인간을 납치하면 되지요. 조종할 수 있는 자로.”

“그것도 이젠 쉽지 않지요. 그들이 눈치를 챘지 않습니까? 지상 무기도 이제 공급 받기 힘들고...”

“...”

상황을 좀 밝게 바꾸려했지만 전혀 밝아지지 않았다. 이미 뭔가 뒤틀렸다는 걸 모두 인지했다. 되돌릴 수 없는 비틀림... 그것이 그들을 주춤하게 만들었다.

“분명 잘 되어가고 있었는데 어디서부터 이리 된 건지...”

“검신이 움직이고 나서죠.”

“...또 검왕가인가.”

황가의 수호가문으로 불리는 검왕가는 오랜 시간 다른 왕가들을 눌러왔다. 검신 이전에도 검왕가는 최고 왕가였으며 지금도 최고 왕가였기에 다른 왕가는 항상 갈망했다. 검왕가를 넘어서 황가를 짓밟을 날을... 그러나 역시나 쉽지 않은 길이었다.

“차라리 이곳을 버리는 게 어떨까요?”

“??”

“그냥 우리 왕가들만 저 세계로 넘어가는 겁니다.”

“그런다고 달라질 것이 있겠소?”

“우리 왕가들의 힘이면 그쪽 세계를 지배할 수 있지 않겠소?”

“...바보 같은 말이군. 그게 가능했다면 굳이 몰래 무기들을 가져 올 필요도 없었겠지.”

귀왕가의 대표가 지구를 지배하자고 말하는 자를 비꼬았다. 이 세계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문명을 가진 곳이었다. 몰래 무기를 가져오는 것도 힘들었는데 지배라니, 가당치도 않았다. 물론 이쪽의 힘이 약하다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지구에도 강자가 있었고 무엇보다 능력들이 너무 다양해 대응하기도 힘들었다. 현대 무기는 말할 것도 없었고.

“자자, 그만 시비 걸고. 일단 자리부터 옮기자고.”

귀왕가의 대표 때문에 또 험악한 분위기가 되는 것을 느낀 자가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자기들끼리 지금 이렇게 감정 싸움할 때가 아님을 알기 때문에 다들 일단은 그 분위기에 맞춰서 넘어갔다. 물론 속으로는 앙금이 남아있었지만.

.

.

.

해골씨와 원숭이를 향한 끔찍한 비명과 기운이 한참 싸우고 있던 둘의 움직임을 꽁꽁 묶어버렸다. 자신들의 의지라기보다 뱀 앞의 쥐처럼 얼어버린 것이다.

“이건 또 무슨...”

-크륵...!

비명에 섞인 기운을 이겨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둘.

쩌저저...쩍!!!

“오늘 정말 일진 사납구먼.”

냥아치는 사고치고 튀지를 않나, 갑자기 원숭이가 달려들지를 않나, 이번에 괴물 같은 놈의 기운에 몸이 묶이기까지 했다. 정말 이 세계에서 와서 짧은 시간 동안 별짓을 다 당한 느낌인 해골씨는 붉은 원숭이와의 자존심 싸움도 미루고 서둘러 지구로 돌아가려 했다. 지금 비명을 지른 놈은 해골씨 자신이 상대하기 힘든 녀석이었다. 이런 세계에 그런 괴물이 있다는 건 놀랍고 연구하고 싶었지만 냥아치를 데려 오던지 마스터와 함께 오던지 해야 했다.

-크르...르... 어떤 놈이지...

원숭이도 꽤나 당황해 하며 자신의 몸을 속박한 기운을 찢었다. 그리고 해골씨와 마찬가지로 바로 도망가려고 했다. 자신이 봉인되어 있는 사이 새로운 지배자가 이곳에 자리 잡은 것 같았다. 그것도 자신보다 강한...

어쨌든 둘 다 싸움은 멈추고 달아나려고 했다. 그러나 둘의 목적은 달성될 수 없었다.

이미 코앞까지 다가온 비명의 주인공이 육안으로 보이기 시작했으니까. 해골씨한테 눈이 있는 건 아니지만 볼 수는 있었다. 어마어마한 속도로 다가오는 거대한 육체를 가진 괴물을...

“정말 일진이 사나워...”

정말 처음으로 순이가 그리워졌다. 사고 쳤을 때 그냥 잘 달래서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건데... 물론 순식간에 가버려서 그럴 수 있는 시간은 없었지만.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었다. 현재 저 괴물이 이 일대를 지배하고 있어 제대로 도망도 못 치는 상황이었다. 공간이동은 물론이요 차원이동도 하는 순간에 순식간에 가루로 분해될 판이니...

“원숭이.”

-크륵?

“살고 싶으면 합치자고.”

-크르르... 자존심 상하지만 어쩔 수 없군.

방금 말이 통한 것 같지만 아직 둘은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냥 감으로 서로의 심정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것뿐이다. 해골씨는 물론 과거 요괴왕이었던 붉은 원숭이는 굴욕적이었지만 살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끼아아아!!!!!!!!

쩌저저적!!!!!!!!!!

“미친!!!”

-크아아아!!!!!

쿠우우웅!!!....

...

까드득...파스스스ㅡ.....

“쿨럭!...”

순식간에 둘을 덮친 괴물 요괴의 피어에 타격을 입은 둘이 몸을 비틀거리며 석화되어가는 몸을 이리저리 돌리며 석화를 떨쳐내었다. 둘은 그나마 이렇게 막기라도 했지만 놈이 지배하는 이 일대는 말 그대로 돌이 되어버렸다. 땅, 산, 물, 그리고 움직이는 생명체, 뭐하나 가리는 것 없이 모조리 돌이 되어버린 지상...이 정도면 마스터가 데리고 다니는 아이들과 비슷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위력이었다.

-감히 내 영역에서!!!

“말도 하는 놈이었군. 최악이야... 이거, 진짜 잘못하면 여기에 뼈를 묻겠는데...”

비명만 질러서 그래도 지능은 모자란 놈인가 했는데 언어를 쓰는 놈이라면 최소한의 지능은 가지고 있다는 말이니 정말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같았다.

-크르르르...

상처 입은 요괴왕이 눈을 번뜩이며 괴물을 노려보았다. 봉인에서 벗어 난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두 번째 굴욕이었다.

우드드득!.. 뿌득!!!

“음??”

붉은 원숭이의 몸이 갑자기 꿀렁꿀렁 거리기 시작하며 기괴한 소리를 뱉었다. 옆에 있던 해골씨는 그런 원숭이 주위로 같이 꿀렁이는 어마어마한 기운에 지금 상황도 잊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힘을 숨기고 있을 줄이야...물론 신기한 건 신기한 것이고 해골씨, 자신도 질 수 없었다. 자신도 아끼고 있던 힘을 방출해야 시간임을 깨닫고 해골씨도 숨겼던 힘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빠득!

“?!??”

“뭐하냐, 여기서?”

“마, 마스터!?”

“이 새끼, 요즘 한가한가 보다? 여기서 노닥거리고 있는 거 보니?”

-...크륵?

갑자기 나타난 반화가 해골씨의 뒤통수를 갈기며 말했다. 물론 방금 반화를 부르려고 했다. 젖 먹던 힘까지 부풀려 외치면 이 세계에 마스터가 있다면 분명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런데 외치기도 전에 와 버린 마스터를 황당한 표정으로 봤다가, 이내 살았다는 표정을 짓는 해골씨. 아, 물론 해골에 딱히 표정이 있진 않았지만 그런 느낌이라고 반화가 느꼈을 뿐이다. 그런 해골씨의 모습을 보며 한심한 표정을 짓는 반화. 그래도 해골씨는 좋았다. 이번엔 정말 위험했으니까.

“쯧쯧쯧, 넌 또 뭐야?”

-크륵?

옆에서 있다가 봉변당할 위기에 처한 원숭이는 반화의 머리 위를 봤다가 깜짝 놀라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저 괴물이 왜 여기에 있단 말인가!

-응? 아빠!! 쟤야!!

“어? 뭐가 쟤야?”

-그때 도망간 원숭이!! 숭이숭이!

“아아... 그래?? 쟤였어?”

반화가 삼이의 말에 원숭이를 한번 훑어보았다. 확실히 약삭빠르게 생기긴 했다.

.

.

.

몇 시간 전으로 돌아가 보면 북쪽에서 올라오고 있던 반화 일행들.

“진짜 괜찮은 거야??”

“뭐가?”

“미료!”

“뭐, 괜찮겠지.”

“...”

정말 대책 없는 반화의 말에 령이가 한숨을 쉬었다. 까망이로는 분명 감당 안 될 요괴들이 많을 텐데... 그러나 아무 생각 없는 것 같아 보이는 반화도 다 생각하고 있었다. 까망이가 감당 할 수 없는 놈들은 애초에 접근하지 못하게 까망이에게 검은 바다의 기운을 심어 둔 것이다. 무책임한 듯 보이지만 다 생각이 있는 반화였다. 남들은 그걸 모르지만?...

“그나저나 이 진 만든 인간이 무휼도사라고?”

“예! 무휼도사가 북쪽으로 요괴들을 몰아내고 넘어 오지 못하게 만든 진입니다.”

혹시나 자신도 던져질까 두려워 반화의 말에 얼른 대답하는 검귀.

“흐음... 무휼도사라... 꽤 힘 좀 쓰는 양반이었네.”

꽤나 넓은 산맥에 걸쳐서 진을 설치해 뒀다. 물론 군데군데 구멍이 있긴 했지만 약한 놈들만 빠져나갈 수 있게 만든 것으로 보아 일부러 그러지 않았나 싶었다. 자잘한 구멍이 있어야 포화가 되지 않을 테니까.

“뭐... 이게 다 인 것 같지만.”

툭!

파스스...퍽!!!

“!?! 그 진을 깨트리면...아니! 그게 왜 깨지는?!”

깨서도 안 되고 깨지지도 않는 진을 가볍게 툭 치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구멍을 낸 반화를 보며 검귀가 깜짝 놀랐다. 저 진이 있어서 그래도 사태가 아직까지 심각해지지 않았는데... 안 그래도 북쪽 성이 뚫리는 바람에 곤란한 지경인데 여기까지 이렇게 되어버리면 더 이상 막을 수도 없을지 몰랐다.

“내부를 관리도 못할 거면서 이런 걸 설치해버리면 어차피 언젠가는 터져.”

이 진을 하나의 우리로 생각하면 된다. 우리 내부를 관리 할 수 있다면 이 방법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내부를 관리 할 수 없는 상태라면 이건 언제든 터질 수밖에 없는 폭탄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그래서 일부러 작은 구멍들을 뚫어 놓은 것 까진 좋았다. 아마 초창기에 이걸 만들었을 때 만든 자는 분명 내부를 관리하라고 전했을 것이다. 후대로 내려오면서 아마 그걸 하지 않았을 테고.

한정된 공간에서 배출은 못하고 계속해서 늘어만 가니 포화상태가 되었을 테고 당연히 돌연변이가 생겼을 것이다. 외부유입에 의해 생기는 돌연변이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거나 생존에는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내부에 의한 돌연변이는 생존에 유리한 쪽으로 되는 것 보다는 불리한 쪽으로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돌연변이가 왜 돌연변이겠는가? 알 수 없는 변수가 발생해서 돌연변이다. 오랜 시간 축적된 돌연변이는 가끔 이렇게...

-끼아아아!!!!!!!!!

“헉!!”

괴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반화가 뚫은 작은 틈으로 새어나온 끔찍한 비명에 검귀가 화들짝 놀라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나마 반화가 흘러나오는 기운을 없애서 다행이지 그러지 않았으면 단번이 돌이 되었으리라. 그리고 이 소리는 여기서 떨어져 있는 미료도 물론 들었다. 반화가 심어 둔 기운으로 다행히 멀쩡할 순 있었지만.

“이게 뭔 소리야...?”

“뭐긴 뭐야? 돌연변이지.”

“미료는 괜찮아???”

“괜찮으니까 좀 호들갑 그만 떨어.”

아무래도 령이는 계속 미료가 걸리는 모양이다. 유일한 술친구라서 그런 것일까?

-아빠~~! 가자요!!

그리고 기운의 힘을 느낀 삼이가 반화의 머리를 앞발로 톡톡 두드리며 보채기 시작했다. 뭔가 재미있는 장난감이라도 발견한 듯이 어쩐지 신나 보이는 삼이.

“아빠 머리 발로 그렇게 두드리는 거 아니랬지?”

팡! 팡!

...발로 하지 말라니까 꼬리로 두들기는 삼이. 그나마 풍성한 꼬리라서 기분은 덜 나쁘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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