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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26화 (227/295)

# 226화 #

226화

한편 반화와 삼이에 의해 날아간 미료는 사뿐히 땅에 도착했다. 아니, 미료만 사뿐히 내려앉고 까망이는...

쿵!!!

-꾸억!

“헉...헉... 이게 무슨?!”

나무에 처박힌 까망이와 아직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 미료. 그러나 지금 제일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건 미료보다는 까망이였다. 순식간에 삼이의 손에 잡혀 날아갔으니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거기에 미료처럼 안전하게 착륙한 것도 아니고 내동댕이쳐졌으니... 말이 안 나올 지경이었다. 뭐라 말이라도 해주고 던지던가 해야 대비라도 할 것 아닌가?

-끙...이게 뭐야? 여기 어디?

“응?? 아! 혼자가 아니군요!”

미료는 옆에서 신음하는 까망이의 목소리에 그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반색했다. 그래도 혼자는 아니라는 생각에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

쇄액!!

깡!!!

“헉!”

순식간에 달려든 뭔가를 까망이가 눈치 채고 앞발을 휘둘러 가볍게 쳐냈다. 상황이 진행되고 나서야 알아챈 미료가 깜짝 놀라 신음을 흘렸지만 이건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그들이 던져진 곳은 요괴가 득실거리는 북쪽대륙 한복판이었으니까.

-으... 찝찝해.

웬 구더기 같은 놈이 미료를 향해 달려들기에 쳐대긴 했는데 손에 닿은 감촉이 정말 더러웠다. 까망이는 손을 털며 터덜터덜 미료의 옆으로 다가가며 투덜거렸다. 앞으로가 정말 걱정이었다.

-이제 어쩔 거냐?

“네?? 아... 저도 잘...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르는데...”

이건 반화의 실수였다. 어디로 가야되는지는 알려 줬어야 했는데 그것도 없이 그냥 냅다 던져버렸으니... 물론 그런 실수와는 상관없이 반화가 미료와 까망이를 못 찾을 일은 없었다. 이미 표식을 다 해뒀으니까. 단지 미료와 까망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할 뿐이었다.

-끙... 왜 하필 나를...

집에서 편히 쉬고 있는 강한 녀석들이 많은데 하필이면 왜 자기를 붙였을까... 그렇다고 인간 여자를 버리고 가면 분명 가만히 있을 반화가 아니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했다. 분명 인간을 지키는 것도 한계가 있을 터였다.

“일단, 그럼 우리가 날아 온 방향으로 갈까요?”

-응? 그걸 어떻게 아나?

“여기, 자국이 있잖아요. 이렇게 미끄러졌으니 아마 저기서 날아왔겠죠?”

삼이 때문에 이런 이점이 생기다니! 설마 계산한 것일까? 라고 잠시 생각해본 까망이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이건 순전히 운과 미료의 판단력 때문에 얻은 것 뿐이다.

“자! 가요.”

-알았다. 인간 똑똑하다.

“이정도로 뭘요...”

까망이의 순수한 칭찬에 미료는 쑥스러운 듯 웃었다. 저런 귀여운 얼굴로 말하니 너무 진심 같아 더욱 그랬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훈훈하게 출발은 했지만 그들의 앞은 결코 훈훈하지 못했다...

.

.

.

“뭐냐, 이 원숭이는?”

-크륵?

“뭐, 임마?”

어쩐지 모든 것에 삐딱선을 타게 된 해골씨는 갑자기 튀어나온 붉은 원숭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퉁명하게 말을 걸었다.

-크르륵!

그건 원숭이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해골이 걸어다는 게 못마땅한 듯, 아니면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은 듯 인상을 쓰며 낮게 울었다.

“원숭이 자식이 지금 누구한테 이를 드러내는 거냐?”

스윽... 스아아아악!!!

카아아앙!!!!!!!

“!”

-!

가볍게 휘두른 해골씨의 주먹을 막아낸 붉은 원숭이. 둘 다 서로의 힘에 깜짝 놀랐다.

-크륵! 뭐지 넌? 사기가 흐르지 않는 걸 보면 요괴는 아닌 것 같은데? 너 같은 놈은 처음 본다.

말을 할 줄 아는 원숭이였다. 물론 해골씨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는 아니었다. 요괴의 말이었으니까. 어쨌든 서로의 힘에 놀란 둘은 거리를 벌리며 서로를 경계했다.

“제길... 원숭이 따위에게 긴장하게 되다니.”

이럴 줄 알았으면 연구보다 힘을 키울 걸 하는 후회가 드는 해골씨. 그러나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저 원숭이 놈이 바로 공격을 할 것이었다.

-아까부터 뭐라고 하는 거냐!

“몰라 원숭아! 뭐라고 하는 건지!”

말이 통하지 않는 듯 통하는 둘이었다.

“끄응... 하필 이럴 땐 옆에 없다니.”

냥아치가 있었다면 저런 원숭이 따위 한방에 끝났을 텐데, 꼭 이럴 땐 없었다. 지금쯤 아마 집에서 편하게 낮잠이나 고롱고롱 거리면서 자고 있을 순이를 씹어대는 해골씨.

“원숭이한테 질 순 없지.”

-크륵! 괴상한 뼈다귀! 씹어 먹어주마! 안 그래도 웬 괴물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이 붉은 원숭이는 다름 아닌 삼이와 맹이가 호수 속에서 놀다가 봉인 해제한 그 원숭이였다. 봉인에 해제 되자마자 꽁지가 빠져라 도망쳐서 일단 살긴 했는데 한때 요괴왕 소리를 듣던 녀석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일단 상대가 안 되는 존재라는 건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으니 차마 덤벼들지는 못했다. 그래서 일단 요괴들을 모으려고 찾아다니고 있었는데 어쩐 일인지 자잘한 놈들 밖에 보이지 않아 결국 북쪽까지 오게 된 것이다.

북쪽으로 오면서 자신을 봉인 시켰던 인간의 힘을 느낀 원숭이는 그새 삼이와 맹이는 잊고 인간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올랐다. 얼마나 잠들어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오랜 시간을 잠들었던 놈은 인간에게 복수하고자 병력을 모으려고 했다. 지난번엔 자신의 힘을 너무 믿고 혼자 다니는 바람에 인간들에게 당했다고 생각한 녀석은 이 곳에서 요괴들을 모아 인간들을 칠 생각이었다. 인간들 중에서 그때처럼 또 자신의 앞길을 막을 존재가 있는지 확인도 하고 자신의 힘은 아끼고 일석이조라 생각하며 왔는데 또 이상한 놈이 앞을 가로 막았으니 어찌 열 받지 않을 수가 없으랴.

거기에 이번에 그 괴물들에 비하면 만만한 놈이었다. 이 기회에 예전 실력도 찾을 겸 해서 먼저 움직여 보는 원숭이

“흡!”

후우웅!!

순식간에 자신을 덮치는 원숭이의 몸놀림을 피한 해골씨. 그래도 하도 맞고 다니니 피하는 건  기가 막히게 피했다. 삐걱거리는 관절을 움직이며 이리저리 피하는 해골씨. 어차피 육탄전은 해골씨의 주특기가 아니었다.

우드드득!!!

-캬아아아!!!!

“조져!!”

-캬아!!!!!

어설픈 스켈레톤들이 아니었다. 완전한 무장과 탈 것까지 완벽하게 갖춘 스켈레톤 기사단이 땅에서 솟아나 원숭이에게 달려들었다.

캉!!!

캉!!!

-크륵!!! 귀찮구나!!!

크아아아!!!!!!!!!

원숭이의 포효에 밀려나는 스켈레톤 기사단, 그러나 잠시 밀렸을 뿐 다시 멀쩡한 모습으로 달려들었다. 성가시게 달라붙는 스켈레톤 기사단에 원숭이가 성을 냈지만 아무 감정의 동요 없이 해골씨의 명령을 착실하게 수행하는 녀석들.

그들이 이렇게 싸우기 시작한 후, 그들 주위로 어마어마한 마나폭풍이 일어나 주변은 점점 초토화가 되어가고 있었다. 둘은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있지만 주변에 있던 요괴들은 그 힘에 두려움을 떨며 또 다시 도망가기 시작했다. 정말 총체적인 난장판이었다. 남쪽으로 내려가려고 했더니 웬 괴물이 다 지워버리면서 올라오고 있고 애초에 북쪽 끝에는 그들이 이렇게 도망가게 하는 존재가 있었다. 그리고 이젠 대륙 중앙에서 괴물들끼리 전투를 하니, 더 이상 갈 곳도 없어진 요괴들은 살기 위해서 어쩐지 미료가 있는 방향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나마 그쪽이 안전하다는 판단에 미료는 난이도 상에서 갑자기 난이도가 헬로 승급한 퀘스트를 깨야만 했다. 물론 까망이도...

어쨌든 전투를 시작한 해골씨와 원숭이의 싸움은 쉽게 끝날 기미가 안 보였다.

“망할 똥고양이!!! 왜 하필 이럴 때만 없는 것이냐!!!”

순이를 떠올렸다는 것 자체가 기분 나쁜 해골씨는 평소와 다르게 굉장히 폭발적으로 원숭이를 상대했다. 평소라면 육탄전은 하지도 않았을 텐데 직접 움직이며 원숭이의 주먹과 본인의 해골 스태프를 부딪치기까지 했다.

카아앙!!!

콰가가가가가!!!!!!!

또 한 번 둘이 부딪치며 땅에 상처를 입혔다. 그런데 둘의 이런 전투 파동에 심기가 불편한 존재가 있었으니...

-끼아아아아!!!!!!!!!!!

흠칫!

-!!?

갑작스럽게 울리는 비명에 해골씨와 원숭이 둘 다 움직임을 멈춰버렸다. 그만큼 지금의 비명에 담긴 힘은 둘을 긴장시킬 정도로 강했다. 해골씨는 애초에 이 힘을 순이 때문에 찾아 왔다는 걸을 깨닫고 이를 갈았다. 모든 게 다 그 냥아치 때문이었다.

.

.

.

-냐아아아암~!

실컷 낮잠을 자고 일어난 순이가 상큼하게 저녁을 맞이했다. 어차피 또 잘 것이지만 일단 일어났으니 뭐라도 하기로 한다.

-냐앙?

“응? 순이? 웬일이야? 네가 이 시간에도 일어나고?”

반화의 집에 또 놀러 온 명하가 순이를 보고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참 자고 있을 시간인데...

“잘됐다! 나랑 어디 좀 가자 순이야~”

-냐앙???

“응?~응? 가자~”

-냐하암... 냐!

명하의 치덕거림에 결국 승낙한 순이는 명하의 품에 안기려다가 부풀어 오른 명하의 배를 보곤 그냥 걸어가기로 한다.

“오오... 나 배려해주는 거야?”

-냐아.

“츤츤하기는.”

명하는 그런 순이의 태도에 피식 웃으며 반화의 집에 설치된 포탈로 향했다. 그 포탈은 아틀란티스에 지은 뉴월드의 신도시로 향하는 포탈이었다.

.

.

.

“...이게 무슨...”

“당했소.”

“누구에게?”

“그건... 아마 검신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그때 검신을 쫓아간 그들이 죄다 당한 걸로 봐선 그쪽으로 유추가 되는 군요.”

“말도 안 되는 일이오. 검신이 이정도로 강하다는 말은 우리의 거사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이나 다름없소!”

“어디까지나 유추가 될 뿐이오. 거기에 비록 여기에 흔적으로 보면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곳에 있는 무기들은 우리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것 아니겠소?”

“과연 그럴까?? 이 흔적이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소만?”

연락이 끊어진 무기 창고로 와본 황제를 배신한 왕가들이 초토화된 무기 창고를 보며 할 말을 잃었다. 기껏 모아둔 이계의 무기가 죄다 박살이나 흔적만 남아 있으니...

“이제 어쩔 셈이오? 검왕가에서 알아차렸다고 봐야 좋지 않겠소?”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

조용히 있던 귀왕가의 대표가 음침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흔적을 보면서 소름이 끼치는 걸 느꼈다. 이런 기운을 가진 존재에게 절대 덤벼서는 안 되었다. 그건 그냥 자살이나 다름없었다. 이 기운이 검신을 가진 것이든 아니면 다른 존재가 가진 것이든 일단 그들에게 호의는 없다는 건 분명했다. 지금까지의 계획에서 서둘러 발을 빼야했다.

그러나 다른 왕가들은 귀왕가와 생각이 달랐다.

“해야지요. 여기까지 왔는데. 설마 귀왕가에서 포기하시려는 겁니까? 지금 이 세계와 연결된 곳을 가진 귀왕가에서 그렇게 나오면 곤란한데...”

“...지금 우리를 겁박하는 건가요?”

“하하하, 왜들 이러세요? 겨우 무기창고 하나 날아간 것뿐입니다. 물론 긴장해야겠지만 아직 우리에겐 두 개의 무기 창고가 더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핵이라는 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습니까?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도 가져오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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