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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25화 (226/295)

# 225화 #

225화

콰릉!!

콰르릉!!!

쉴 새 없이 울리는 벼락 소리에 검귀도 쉴 새 없이 흠칫했다. 아무리 들어도 적응이 되지 않는 굉음이었다. 이런 굉음을 반화들은 어떻게 참고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소리는 검귀만 듣고 있는 것이었다. 반화가 직접 삼이의 총에서 나는 소리를 다른 녀석들의 귀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으니까 다들 모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까망이조차도 막아 주었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다정했고 어떤 의미에서는 참 쪼잔하고 매정했다.

“진짜 더럽게 많네.”

삼이가 열심히 쏘고 있지만 이래서야 끝이 날 기미가 안 보였다. 물론 삼이는 아직도 한 발 한발 쏘면 재미있어했지만 슬슬 반화는 지겨워지고 있었다.

“언제까지 이럴 거야? 삼이만 신났는데?”

“으음...맹이야. 가서 저기 앞까지 정리 좀 해 줄래?”

-응!!

스릉!

반화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맹이가 검을 꺼내들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아! 안대!!

삼이가 급하게 달려가는 맹이를 말리려 했지만 아직 삼이가 맹이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삼이가 성장하는 만큼 맹이도 성장하는 중이였으니까. 순식간에 거리를 벌리며 뛰어간 맹이, 그리고 잠시 후...

쿠아아앙!!!!!!!!!!!

쿠구구구구.....쿵!!!

“...? 야, 뭐 어떻게 하라고 시켰으면 저렇게 되는 거야?”

“그냥 정리 좀 하라고...”

“그래...아주 깔끔하게 정리했네...”

확실히 정리가 되긴 했다. 아주 깨끗하게 그들이 보고 있는 곳을 평지로 만들어 버렸으니까. 땅이 지글지글 끓어오른다는 사소한(?) 문제는 있었지만 어쨌든 깔끔하긴 했다. 끝없이 몰려오던 요괴들도 뚝 끊어졌다. 아마 맹이의 힘을 보고 달아 난 것이리라.

“성이...아니, 산이...”

성이고 산이고 남아나지 않은 모습에 검귀는 넋을 잃고 말았다. 정말 이들은 신이었단 말인가? 그저 신비한 능력을 가진 뛰어난 자들은 아닌 듯했다. 저런 짓을 신이 아니면 누가 할 수 있을까?

“오오...정말 신이셨군요!... 그럼 저 분은 신들을 모시는 검의 신령?”

급기야 맹이를 보며 검의 신령이라고 하는 검귀를 이상한 표정으로 바라본 일행은 익숙한 듯 다시 북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원인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

.

.

순이와 해골씨와 헤어진 검신은 곧바로 왕가로 돌아왔다. 다른 왕가들의 배반 사실을 알리고 대책을 강구해야 했으니까.

“뭐?? 북쪽이 뚫렸어?? 성주는 뭘 하고 있었다는 건가!”

“그게, 일반적인 요괴들의 습격과는 거리가 멀었답니다. 정말 앞에 보이는 것 전부가 요괴였을 정도로 엄청난 요괴들이 몰려오는 바람에 백성들을 위해 일단 뒤로 후퇴했다고...”

“그럼 그 후에는! 이런 멍청한... 거기가 뚫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면서 죽을 각오로 막지는 못하고...”

답답한 일이었다. 안 그래도 복잡한 상황에 요괴들까지 말썽이라니. 아직 북쪽의 상황이 정확히 어떤지 모르는 검신으로서는 멍청한 성주를 비난했지만 성주의 판단이 정말 비난 받아야 할 것은 아니었다. 지원이 오는 속도보다 요괴들에게 뚫릴 속도가 더 빨랐으니 오히려 개죽음을 막은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다른 왕가들의 배신으로 복잡한 검신은 그저 성주만 욕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검귀와 귀검대에서 지원가기로 했습니다.”

“쯧...”

“아, 그리고 검귀가 무적검가가 왕가를 배신했다고 즉결 처분했다고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뭐?? ...개판이로군. 개판이야.”

다른 왕가뿐 아니라 검왕가의 내부도 썩고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자신이 손을 놓은 사이 정말 개판이 된 것 같았다.

“왕은 뭣하고 있느냐?”

“그게...”

“또 정치질이나 하고 있는 거냐? 못난 놈.”

평화로운 시기에서 정치질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그래서 왕의 자리를 넘겨 준 것이기도 했고. 속이 좁고 자기 사람만 챙기는 성격임에도 왕의 자리를 넘겨주어도 될 정도로 검신이 왕으로 있을 시기는 평화로웠다. 그런데 자신이 손을 놓은 사이 정말...

“가서 전해라. 전쟁을 준비한다고.”

“예!???”

“뭐하는가?? 얼른 안 가고!”

“헙!..”

오랜만에 보는 검신의 호통에 깜짝 놀란 자가 후다닥 밖으로 나갔다.

“후우... 왕가들 중에서도 누가 배신했는지 구분해야 하는데...”

상황이 정말 안 좋았다. 내부도, 외부도.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순이와 해골씨... 그런 존재들을 이 곳으로 끌어들였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처음에는 그 정도 일 줄 몰랐다. 아니,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다. 만나자 마자 순이에게 쳐 맞았으니까. 그냥 간단한 조사 차원에서 건너간 곳에서 그런 괴물들을 만날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검신도 이 세계에서는 최강자의 위치에 있으니 이럴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검신이 돌아오고 검왕가의 움직임이 변했다는 사실은 첩자들에 의해서 각 왕가들의 귀에 들어가고 북쪽 상황과는 별개로 대륙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미 도왕가와 화왕가에는 각각 도왕과 화신을 잃은 상태였기에 이 전쟁은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 평화로운 시기에 전쟁이라뇨! 안됩니다!”

“평화는 힘이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넌 그 힘을 키우는 것에 소홀히 했어. 그저 말로 떠들면 되는 줄 알았더냐? 인간은 순식간에 말로 흥하기도 하지만 말로 망하는 것도 순식간이야! 정말 평화를 원한다면 힘을 키우고 말을 했어야지! 입만 노력하고 몸과 머리는 노력하지 않으니 다른 왕가에서 딴 마음을 먹는 것 아니냐!”

검신의 호통에 바로 기가 죽은 검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검신은 온화한 인물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만만하게 생각하고 기어오를 상대도 아니었다. 찍 소리도 못하고 검신의 호통을  듣는 검왕과 그의 부하들.

“다른 왕가에서 이 세계의 무기를 가져와 준비하고 있는 건 알고 있느냐?”

“그게, 뭔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긴 했는데...그거까진...”

“받아라.”

툭...

“??이게 무엇입니까?”

“이 세계의 무기라는 것이다. 수련을 한 무사들은 이 무기에 당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일반 백성들에겐 아주 위험한 물건이다. 누구나 사용하기 편하고 잘못하면 수련한 무사도 쉽게 당할 수 있는 무기지. 독왕가나 귀왕가의 암기술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이런 것이...”

처음 본 물건에 눈을 떼지 못하는 검왕. 검신의 설명을 들으니 이게 얼마나 무서운 무기인지 깨달은 것이다. 오랜 시간 수련을 해야 힘을 얻을 수 있는 무사들과 달리 이 무기를 들기만 하면 수련한 무사도 죽일 수 있는 무기라니... 이 무기로 무장한 수만 수십만의 병사들이라면 이 대륙의 패권을 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검신과 같은 초인이 있다면 그것도 불가능 할 수 있겠지만 각 왕가에 검신과 비견되는 강자들이 하나씩은 있으니...

“이제 알겠느냐?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가서 황제께 일러라.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손을 잡은 왕가들이 황제를 노릴 것이다.”

“예!”

그래도 말귀하난 잘 알아듣는 검왕의 모습에 검신은 일단 그동안의 일은 넘어가기로 했다. 어차피 자신의 선택으로 왕이 된 아이다. 자신이 원했던 모습의 왕이었지만 상황이 그 모습과 어울리지 않았던 것뿐이라 생각하며 다시 고심에 빠지는 검신.

“북쪽 요괴들이라... 어쩌면 오히려 좋은 상황이겠군. 백성들이 아닌 우리에게.”

백성들은 분명 죽어 나갈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패권을 잡는데 오히려 현재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대륙이 혼란에 빠질 테니까.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못나서 착잡한 심정인 검신은 깊은 고심에 빠졌다.

.

.

.

검신의 그런 고심과 상관없이 북쪽 상황은 의외로 평화로웠다. 반화가 있는 곳만.

“진짜 괴상하게 생긴 놈들이 많네. 입이 왜 배에 달려 있지? 멀쩡한 머리 놔두고.”

“사기가 만들어낸 거지.”

“사기라는 건 상식도 없나봐? 저건 머리랑 엉덩이랑 붙어 있네, 으엑...”

쩌저저적!!!

쩍!

토 나오는 생김새를 가진 요괴에 령이가 인상을 찌푸리며 손을 휘저었다. 령이의 손길에 따라 순식간에 얼어버린 놈들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져 버리는 모습을 보며 미료가 동경의 눈빛으로 초롱초롱 쳐다본다.

“아! 잘됐네.”

“뭐가???”

뜬금없는 반화의 말에 령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쟤 훈련 좀 시키려고. 여기 딱이네.”

“?????예??”

미료가 깜짝 놀라 반화를 쳐다봤지만 이미 결정은 났다. 반화가 한다고 하면 그걸로 끝이었다.

덥석!

“우리가 갈 때까지 살아남아.”

“!?!!!”

후우우우웅!!!!!!

“으아아아!!!!....”

“와...대박... 응? 까망이는 언제 또?”

령이가 반화의 이런 돌+아이 같은 모습에 감탄했다가 미료의 뒤를 따라 날아가는 까망이를 보며 깜짝 놀랐다. 분명 반화가 날린 건 아니었는데...

-웅?? 삼이가 날렸어!

“...”

“잘했어. 똑똑하네. 아빠가 그럴 건 어떻게 알았어?”

-우움... 그냥 따라했는데?

“...어? 그래? 음... 그래... 어쨌든 잘했어.”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저 순진한 얼굴을 보니 정말인 것이 틀림없었다. 어차피 날려버리려고 했으니 상관없기도 했고.

“근데 왜 그러는 거야?? 굳이?”

“말했잖아, 여기 시끄러운 것들 치우고 쟤한테 넘길 거라니까?”

“응?? 여기가 왜 시끄러워? 아틀란티스는 그냥 놔뒀잖아?”

령이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지구는 고향이라 그렇다 치고 아틀란티스도 굳이 지배하려하지 않았으면서 왜 여기만 굳이 미료를 괴롭히(?)면서까지 이러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여긴 인간이 있잖아. 다 죽일 수도 없고.”

“!!!”

한 가지 큰 차이점이 있다는 걸 간과했던 령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확실히 아틀란티스에는 인간이 없었다. 인간이 남긴 흔적만 있을 뿐, 물론 지성이 있는 엘프도 있고 유사인종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아예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인간과는 달랐다. 그리고 밤의 일족 사건을 생각해보면 그들은 인간과 너무 유사한 성격을 가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마 그 때문에 굳이 놈들을 몰살 시켰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령이. 밤의 일족은 그냥 반화의 가족을 건드리려 해서 그런 것뿐이었다... 물론 마무리는 갑자기 이상한 놈이 끼어들어서 이상해졌지만. 어쨌든 알아서 오해한 령이는 반화를 보며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 인간이 그런 생각도 할 줄 알다니...’

오해와 진실이 섞여서 령이의 입을 다물게 만든 반화였지만 검귀의 입은 다물 수 없었다. 저들이 쉽게 내뱉는 말 하나하나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에. 인류의 멸망... 그리고 지배...

꿀꺽...

마른 침을 삼키며 눈치를 보는 검귀.

“어쨌든 인간이 있으면 분명 시끄러운 일이 생길 테니까 다 죽일 거 아니면 제대로 된 지배자가 하나 있어야 돼. 그래서 쟤를 그렇게 만들 거야.”

“아아... 쯧...”

미료에게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령이는 판단이 서지 않았다. 분명 신분의 상승으로 보면 좋은 것 같긴 한데 반화와 엮여서 좀...

“자자, 가자고. 죽기 전에.”

-고고!!

“아빠 머리 잡아당기지 말랬지?”

-힝...

여전히 평소와 같은 반화들을 보며 검귀는 식은땀을 흘리며 뒤를 쫓았다. 제발 이 세계가 안녕하기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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