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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17화 (218/295)

# 217화 #

217화

푹!!

“크아아악!! 사, 살려 주세요!! 진짜, 진짜 모르는 사이입니다! 아니, 한명 한명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대로 꽤 큰 가문의 소가주였다라고는 볼 수 없는 추한 모습이었다. 물론 고문에 소가주가 다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역시 거짓말을 했군. 뭐해?”

“예!”

“!?!크악!!!”

푹!!

...푹!!!

차가운 쇠꼬챙이가 살을 기어가는 느낌에 결국 기절한 소가주.

촤아악!!

“크허어억!!...헉...헉...”

“자, 이제 다시 시작해 볼까? 어떤 사이냐? 그리고 그놈들은 누구지??”

“다 말하겠습니다..살려 주세요...”

정신을 잃었다가 돌아온 소가주의 눈빛은 조금 탁해져 있었다.

.

.

.

쩌정!!!

“노인네 아직도 기력이 좋구나!!”

“네놈쯤은 언제든지 상대 할 수 있다!”

카가가가각!!!

도왕이라는 자의 기세에 전혀 밀리지 않는 검신의 힘.

“오... 저 인간 노인네 말짱한데? 그 치료 마법 꽤 좋네?”

“아직 멀쩡한 건 아니다. 네가...큼...어쨌든 속까지 아주 잘근잘근 다져놓는 바람에 겨우 붙여두기만 한 상태라서 오래 가지 못할 거다. 저 인간도 그걸 알고 힘을 최대로 쓰지 못하고 있고.”

“으음~ 그래?? 근데... 왜 반화는 ‘마스터’고 난 ‘너’ 야?”

“...??”

“나도 마스터 할래.”

“네가 왜 내 마스터....”

뽁!

“!?... 마스터!라고 부르겠다!”

“그래그래. 음? 아냐, 반화가 마스터니까 난 그랜드 마스터 할래. 부르기 불편하니까 ‘그마’님이라고 불러.”

“...알겠다. ‘그마’님.”

휙!

어느 샌가 뽑아 들고 있는 해골씨의 갈비뼈를 공중에 휙 던져버리고 다시 인간들의 싸움을 구경하는 순이.

“끄응...”

소중한 갈비뼈를 잡아채 다시 끼워 넣은 해골씨는 제발 빨리 반화가 돌아오기를 빌었다. 돌아와서 빨리 저 냥아치를 괴롭혀 줬으면 좋을 것 같았다. 아주 삼일 밤낮 없이..

“뭘 그렇게 멍 때려? 이거 그냥 나두면 무너지는 거 아냐?”

“아... 그렇군.”

인간들의 전투가 점점 과열의 양상을 보이며 지하 던전에 금이 가지 시작했다. 외부의 공격은 물론 내부에 핵이 터져도 버틸 수 있게 개조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초인들의 힘은 버티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응축된 도강과 검강이 벽을 긁을 때마다 쩍쩍 벌어지는 벽, 거기에 아마조네스의 여왕과 그 휘하 부하들이 도왕의 부하와 싸우면서 생기는 자잘한 상처들이 그런 벽을 더 벌어지게 만들었다.

“상관은 없나?”

어차피 순이의 목적은 게이트로 들어가 자꾸 이쪽 세상으로 넘어와 귀찮게 구는 놈들을 혼내주려는 것뿐이었으니 굳이 여기 녀석들을 도와 줄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마음에 들었으니까 특별히 도와줘야지. 뭐해 해골? 쟤들부터 일단 처리해봐.”

“...알았다.”

몇 초도 걸리지 않는 변덕에 해골씨는 짜증이 났지만 어쩌겠는가... 힘이 없으면 시키는 대로 해야지. 어느 정도 차이가 나야지 반항을 하지, 여기서 반항 했다간 죽지도 못하고 괴롭힘을 당할 것이다.

스윽...피슈슈슈슉!!

“컥!!”

“컥!?!”

“암기다!! 조심! 컥!...”

안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해골씨의 손가락뼈에서 나온 검은 빛 덩어리는 빠르게 그림자를 타고 움직이면 도왕의 부하들을 순식간에 처리해 버렸다. 거의 300명에 가까운 절정의 도객들이 반항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두 눈 부릅뜨고 생을 마감했다.

“음?!”

순식간에 달라진 주변의 기운에 도왕이 이상함을 눈치 채고 검신과의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재빠르게 주위를 살펴보는데...

“어떻게...?”

“죽음의 신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 그리고 지혜와 심판의 신께서 저 사탄을 물리칠 것이다!! ”

“와아아아!!!”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임에도 저 광신도들은 태연하게 받아 들였다. 특히 선두에서 순이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보는 아마조네스의 여왕의 눈빛은 이제 순이마저 난감할 정도였다.

“재 왜 저래...? 나 아닌데.”

“그러게, 내가 했는데...”

해골씨는 의문의 패배를 당했다. 이놈의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다면 외모지상주의일 것이다.

“이게 뭐야...? 무슨 짓을 한 거냐!?”

도왕은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당황했다. 30명에 가까운 도객이었다. 왕가의 정예 중 정예를 끌고 왔는데 한순간에 당해버리다니... 거기에 눈앞에 검신도 아직까지 쌩쌩해 보였다. 조금 소극적이긴 했지만 아직 자신이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300의 천살대들이 주변을 정리 한 뒤 협공을 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이쪽이 협공을 당할 처지에 처했다.

지익...지익...

조금씩 뒷걸음질 치며 게이트와의 거리를 가늠하는 도왕.

“이놈! 어딜!!”

검신은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애초에 이곳에 넘어 올 때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 상황이지만 이것도 나름 나쁘지 않았다. 저 괴물 같은 존재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 불안하지만 어쨌든 일단 당장은 도움이 되고 있었으니까. 거기에 도와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기회였다.

쇄애애애액!!!

“흡!”

카가가!!!

콰아앙!!!

검신의 손을 떠난 검이 뒤로 물러서던 도왕의 뒷길을 막아섰다. 그리고 도왕의 정면으로 맨손으로 달려든 검신, 그의 손에는 강기로 만들어진 검이 한 자루 쥐어져 있었다. 한차례 충돌로 검신이 여태 제대로 힘을 아꼈다는 생각이 든 도왕은 좌절했다. 이 정도까지 차이가 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같은 신으로 추앙받는 자신의 아버지인 도신의 경우에는 분명 자신과 그리 차이 나지 않았는데...

이기어검을 쓰면서도 자신을 직접 상대하는 검신의 힘은 자신을 압도했다.

“...제길...”

검왕가에 괴물이 왜 대륙 최고 중 하나로 인정받는 건지 이제야 뼈저리게 느낀 도왕이 낮게 욕설을 내뱉었지만 이미 상황은 그에게 희망이 없어보였다.

“흐아아압!!!”

캉!!!

“?!”

서걱!!!

“컥!!!”

사르륵!

“이런!”

“응?? 뭐야? 놓쳤어?”

잠깐 한 눈 판 사이 사라져 버린 도왕과 그리고 당황한 검신의 모습에 순이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바닥에 놓인 도를 쥔 손으로 봐서는 아마 도왕이라는 인간이 도마뱀 꼬리 자르듯 손을 버리고 게이트로 도주 한 것 같았다.

“바보 아냐...? 설마 못 쫓아 갈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순이는 놈이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면 정말 바보라고 생각하지만 목숨에 걸린 일에 뭘 할 수 없겠는가? 얼마의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는 쪽을 선택한 도왕을 욕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거기에 도객의 생명인 오른손을 포기하며 필사적으로 도주 한 것인데... 물론 안타깝게도 살아남아 도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겼다!!!”

“와아아아!!!”

“쟤들 좀 어떻게 해봐. 왜 저래?”

“그냥 무시하지? 인간들이야 원래 좀 이상하지 않나? 마스터를 보면 알 수 있지.”

“그건 그래. 명하도 그렇고 말이야.”

“흐음... 생각해보니 그쪽도 그렇군. 역시 인간은...”

인간이 아닌 둘의 인간비하에도 여왕은 신경 쓰지 않았다. 보기만 해도 정화가 되는 여신이 말하시는데 뭔들...

“가자, 거기 인간? 앞장 서. 걸을 수 있지? 아까 무리하는 것 같던데.”

“괜찮습니다. 가시죠!”

검신은 조금 지친 기색이었지만 생각보다 괜찮아 보였다. 서둘러 도왕을 쫓아가기 위해 오히려 검신이 재촉했다. 이상한 눈빛을 보내는 인간들을 피해서 서둘러 게이트로 들어간 순이일행... 그리고 남겨진 아마조네스의 여왕과 그 부하들.

“아아...가셨어...”

아직도 여운이 남은 여왕은 멍한 표정으로 순이가 사라진 곳을 보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

“오늘의 성전을 기록해야 돼... 이계 존재의 침략을 막은 아주 성스러운 전투다! 다들 뭐해!? 정리해! 하나하나 모두 기록으로 남겨라!”

“예!!!”

넋 놓고 있는 부하들을 다그치며 여왕은 아직도 눈에 아른 거리는 순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동상, 동상을 만들어야겠어...”

한편, 게이트를 넘어간 푸른네코신에 이어서 새로운 신이 되어 동상으로 만들어지게 될 순이는 어쩐지 오한이 들었다.

“뭐, 뭐지..?”

“또 왜 그러는가?”

“아냐, 큼...기분 탓인가? 반화가 어디서 보고 있는 건 아니겠지??”

“마스터가 봤으면 벌써 귀때기를 잡혀서...큼...”

“뭐...?”

“아니다.”

말실수를 할 뻔한 해골씨가 재빨리 말을 돌렸다.

.

.

.

“뭐가 이렇게 어수선하지?”

“흐음... 이상하네, 얼굴은 다 지웠는데.”

“확실해??”

“당연하지.”

반화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그 소가주라는 놈과 아이 하나를 빼면 그들을 알아볼 자가 없으니 지금 그들이 묵고 있는 숙소 주변으로 이렇게 어수선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명확히 반화들을 노리고 소란을 피우는 놈들을 보면 분명 뭔가 있긴 있는 모양이었다. 지들은 나름 조용히 온다고 왔지만 세상모르고 자던 삼이가 일어나 잠꼬대로 칭얼거리는 걸 보면... 원래 한번 자면 정말 누가 업어 가도 모르게 자는 녀석인데.

저벅...저벅...

그때 그들을 향해 다가오는 하나의 기척. 이건 딱히 숨기려는 의도가 없이 바로 그들이 묶고 있는 별채로 다가오고 있었다.

똑똑

“실례합니다. 잠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뭐야??”

“글쎄...?”

반화도 잘 모른다는 눈으로 령이를 쳐다봤다가 이내 미료를 봤다. 조금 초췌하긴 했지만 그래도 하루자고 나니 멀쩡한 상태였다.

“가 봐.”

“예?? 제가요??”

“어.”

“...”

의도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시키니 하는 미료.

“누구시죠??”

“왕가에서 나왔습니다. 잠깐 시간 좀 내주십시오.”

“와, 왕가에서요..? 무적검가일 때문에 오신 건가요...?”

“아, 뭐 그것도 있습니다만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무적검가에서 복수를 위해 찾아 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왕가에서 직접 이렇게 나오다니... 이곳은 왕가에서 거기가 꽤 떨어진 곳이었는데 어떻게 찾아 온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미료가 반화를 돌아봤다.

“네 마음대로 하라니까?”

“...그럼 일단 안으로 들어오게 하겠습니다.”

찰칵!

끼이이익...

“들어오세요.”

“실례하겠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온 깔끔한 차림의 중년 남성이 정중하게 미료에게 인사했다. 왕가라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이런 대접은 처음이라 미료는 살짝 당황했다.

-자신감 있게 행동 해봐. 너 매번 우리보고 신이라고 하잖아. 그럼 넌 신을 모시는 종 아니야? 신을 모시는 종이 한낱 인간한테 그렇게 쫄 필요가 뭐 있어?

흠칫!

갑작스럽게 머릿속을 울리는 반화의 목소리에 미료가 깜짝 놀라 그를 바라봤지만 그런 말을 한 것이 거짓말인 듯 반화는 이쪽으로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무적검가와 갈등이 있었다고.”

“아예... 그쪽에서 다짜고짜 시비를 거는 바람에 좀 일이 있었죠.”

“...”

그래도 반화의 말 때문인지 미료는 당당하게 중년 남성의 말에 대답했다. 그런 미료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보는 남자.

“그런데 어떻게 찾아 오셨죠?? 분명 우리의 모습을 지웠는데요?”

“아!...역시...”

“??”

아까 반화에게 들은 내용을 마치 원래 알고 있었다는 듯 말하는 미료의 말에 뭔가 미묘한 반응을 보이는 남자.

“정말... 신령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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