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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09화 (210/295)

# 209화- #

209화

“검왕가 녀석들이 지금쯤 눈치 챘을 건데... 흔들려고 나갔던 녀석들은 어떻게 되었지?”

“곧 연락이 올 거야.”

“황제가 움직이기 전에 끝내야 하는 거 알지? 검왕가 녀석들이 황제에게 붙는 순간 나머지 녀석들도 움직일 거야. 그럼 쉬운 길은 끝인 거다.”

“너나 잘해. 그 무기는 어떻게 됐어?”

“...노력하고 있다.”

“쯧, 그냥 그거 포기 하고 다른 것부터 하는 게 어때? 철로 된 인간이라니.. 그냥 그 인간들이 속이는 거 아냐?”

“아니다. 내가 직접 봤으니까. 그것만 얻으면 이 전쟁, 쉽게 우리가 가져 올 수 있어.”

끼이익...

“뭐야? 누가 들어오래?”

“급한 일이라...죄송합니다.”

회의 중에 갑자기 들어온 자에게 타박하던 남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한 자가 조용히 남자의 귓속에 뭔가 말했다.

“뭐?? 연락이 없어?”

“예...”

“이 자식이... 기껏 기회를 줬더니 또 어디 가서 처마시고 있는 거 아냐??”

“그것까진 모르겠습니다. 다만 도살대에서 맡기로 한 지역이 너무 조용합니다.”

“...알았어, 가봐.”

“예..”

급하게 들어 왔던 자가 나가고 회의실이 침묵에 잠겼다. 나머지 두 사람이 아까 귓속말을 들은 남자만 보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입을 떼는 남자.

“계획이 조금 어긋난 것 같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 와서 계획이 어긋났다니?”

“검왕가 영역 내부에서 흔들려던 것이 조금 어긋났을 뿐이야. 대계에는 지장이 없을 거다.”

“...잘못되면 책임을 물을 거다.”

“...”

남자는 말없이 이를 갈았다. 이 중요한 시점에 이런 일을 하다니.. 동생이라서 그래도 믿고 맡겼는데 결국 녀석이 이런 식으로 자신의 뒤통수를 쳤다고 생각한 남자. 반화를 만나지 않았다면 계획대로 되었을 것임은 아직 모르는 상태였다.

.

.

.

“이쪽으로 가면 도시가 나온다고?”

“예, 세가가 있던 도시보다 조금 더 큰 도시예요.”

“아, 맞다. 거기도 가야되는데.”

원래 애들을 데리고 그 곳에 가려다가 엉뚱한 곳으로 와버렸다. 근데 막상 가려니 애들을 보여 줄 것이 있는 게 아니니 굳이 갈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자신이 이미 다 터트려놨으니...

“나중에 집에 가기 전에 가야겠네.”

그래도 검이 잘 꽂혀 있는지 돌아가기 전에 한번 가보기는 할 생각이었다.

-도시가면 맛있는 거 있어??

“...누가 보면 굶기는 줄 알겠네. 너 임마, 배가 뽈록 나온 거 알지?”

말랑~말랑~

-하지 망!

삼이의 배를 잡고 주물거리는 반화. 키가 크는 게 아니고 어째 점점 옆으로만 크는 느낌이었다.

반화의 손길을 거부하며 꼬리를 탁탁 치더니 령이에게 날아 가버리는 삼이.

“그러고 보니 제대로 도시도 구경 못했네. 가자.”

령이가 왜 반화를 보며 파괴왕이라고 한 건지 여기서 밝혀졌다. 반화는 주변에 어떤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지가 원하는 것만 보기 때문에 부서지든, 폭발하든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문제는 그게 지가 그래 놓고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도시를 용머리에서 내려다보고도 기억을 못하는 것이다. 지가 보고 싶은 것만 봤으니까.

어쨌든 맹이의 손을 잡고 미료의 뒤를 따라 걸어가기 시작하던 반화. 문득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아, 차가 있었네.”

“응? 차 타려고??”

“있는데 타지 뭐.”

림자가 없어서 직접 운전해야 하지만 걸어가는 것 보단 나을 것이니 바로 차를 꺼낸 반화, 당연히 미료는 깜짝 놀랐다. 컨테이너를 꺼내는 걸 봤었지만 여전히 적응이 안 되는 모습이었다.

“이..이게 신계의 마차인가요?”

“그놈의 ‘신’ 소리 좀 그만해. 신 아니니까.”

“예...”

대답은 했지만 전혀 인정하는 것 같지 않았다. 반화는 한숨을 쉬며 차에 타라고 한 뒤 출발했다. 숲 속이었지만 달리는데 거침없었다. 나무든 돌이면 그냥 박살내며 달렸으니까. 이게 드래곤도 박고 기절시킬 정도의 튼튼함을 자랑하는 그런 차였다. 물론 안에 있던 미료는 뭔가 부딪힐 때마다 기겁했지만.

이번엔 제대로 도시를 볼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달린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차 앞에 보였다. 미료가 설마 사람도 그냥 치고 지나가려는 건가 싶어 반화를 쳐다보니...

“뭐? 왜?”

“예..? 저기... 사람..”

“사람? 아아, 알아.”

“근데... 속도가?...!!”

쿵!!!

“헉!?”

그대로 밀고 지나가버리는 반화... 경악한 미료의 눈이 동그래졌다가 질끈 감겼다.

...

“산적이야. 신경 쓰지 마.”

“사...산적인 건 어떻게...아!! 역시!”

반화의 말에 조금 오해를 하는 것 같았지만 이번엔 반화도 그냥 내버려뒀다. 설명하기도 귀찮을뿐더러 그냥 그렇게 믿는 편이 편했다. 생각해보니 굳이 부정할 필요도 없었다. 오글거리는 것과 령이의 저 의미심장한 미소만 넘겨버리면.

한편 반화가 밀고 지나간 산적으로 추정되는 무리는...

“!!!!!”

“내..내다리...!”

“커억!...”

즉사한 놈, 다리가 깔린 놈, 그리고 튕겨 나온 산적에게 부딪쳐 충격 받은 놈까지... 순식간에 무리가 초토화 되었다.

“철 마차..?”

“그게 뭔데!? 제길!! 그러니까 그냥 놔두자니까...”

한 사람이 차에 대해 아는 척을 했지만 다른 동료들은 지금 그런 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영업(?)에 필요한 인원이 절반으로 순식간에 줄어드는 바람에 한동안 산적 질을 하지 못하게 생겼다. 산적이 저장 따위를 할 턱이 없으니 마냥 굶게 생긴 것이다. 동료들에 대한 걱정은 없었지만 당장 먹고 살 걱정이 생겨버린 생존자들은 저마다 이 일을 계획한 놈을 욕하며 소리를 질렀다. 부상당해 살려달라고 외치는 놈들의 비명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어쩐지 불길하다 싶었어. 제길... 가자!”

“사...살려 줘!”

퍽!!

“이런 병신이! 누구한테 빌붙으려고? 꺼져!”

“컥!...”

바짓가랑이를 붙잡는 동료를 무참히 짓밟은 그들이 자리를 떠나고...

-츗!

-츄츗!

“!!으....어.. 아귀목...?!”

-츗!!!

푹!!....

...

“근데 걔들이 산적이라도 그렇게 죽일 필요는 없던 것 아냐?”

령이가 한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반화가 아무리 막무가내라도 그렇게 사람을 막 죽이지는 않는 다는 걸 아는 령이로써는 조금 이상한 모습이었다.

“놈들한테 혼들이 바글바글 했어. 그렇지 삼이야?”

-응! 응! 막막 달라붙어서 뜯어먹으려고 했어! 맛도 없을 텐데...

조금 기억하는 스타일이 다르긴 했지만 한 가지는 같았다. 놈들의 곁에는 그들로 인해 죽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혼들이 아주 많았다는 것.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미료는 이제 정말 반화를 신으로 추앙할 것 같은 눈으로 아주 부담스럽게 쳐다보고 있었지만 반화는 애써 무시하려 했다.

“아아, 그래? 그건 못 봤네.”

령이가 못 볼만 했다. 반화와 삼이도 정확하게 그걸 눈으로 본 것이라기보다 느꼈다고 보는 것이 맞으니까. 놈들이 눈앞에 보였을 땐 이미 거의 치기 직전이었으니 령이는 아마 놓쳤으리라.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특히 너. 그런 눈으로 보지 말라고.”

“네...”

결국 한 소리 들은 미료가 고개를 돌렸다.

“세차나 좀 해야겠네.”

산적과 부딪치며 생긴 얼룩도 그렇고 바위, 나무들을 부수며 지나가서 차에 이것저것 뭐가 많이 묻긴 했다. 원래라면 그냥 나중에 파스를 시켜 세차하겠지만 여긴 아직 파스가 넘어 오지 못했으니 간단하게라도 씻을 생각인 반화가 물이 있을 곳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부우우우웅!!!

“어!!!?”

또 다시 놀라는 미료. 이번엔 호수로 보이는 곳으로 달려가는 모습에 동공이 지진 나며 반화와 령이, 그리고 삼이 등을 봤지만 그들은 너무도 태연했다. 그 모습에 갑자기 신들 사이에 인간이 자신이 너무 작아 보였다. 자신이 과연 이 무리에 있어도 되는 것 일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힐긋 그런 미료의 모습을 본 반화는 피식 웃으며 더욱 속도를 높여 호수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미료가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할 순간도 주지 않기 위해서.

풍덩!!!

꼬로로로....

“와...!!”

처음으로 보는 호수 속 풍경에 미료는 아까까지의 생각을 멈추고 순수하게 감탄을 했다. 차의 전방에 쏘아지고 있는 라이트 때문에 깊은 호수 내부가 환하게 보일 정도였다. 어떤 물고기들이 호기심에 라이트 근처에 왔다가 화들짝 놀라며 멀어졌고, 호수 바닥에 자라고 있는 식물들 사이에서 머리만 내밀고 차를 쳐다보는 녀석들도 있었다. 그야말로 미료에게는 신의 세계처럼 보이는 그런 모습이었다. 반화의 별장과 집도 물론 신기했지만 그건 그녀가 이해하기엔 조금 난해한 모습이었기에 이 정도의 감탄을 불러오진 못했었다.

-아빠~ 나, 나 밖에 나갈래!

“응? 수영하게?”

-응! 응! 맹이 이모도!

-?? 나도?

얼떨결에 수영하고 싶어 하게 된 맹이가 영문 모를 표정으로 삼이를 쳐다봤다. 반화는 녀석의 영악함에 혀를 찼다.. 혼자하고 싶어 하면 안 된다고 할까봐 맹이를 끌어들이는 잔꾀..녀석의 앞날이 걱정되었다. 아니, 녀석에게 들들 볶일 맹이와 자신의 앞날이 걱정되었다는 것이 맞았다.

어쨌든 맹이도 거부하지 않았으니 결국 동의한 셈이었다. 반화는 녀석들이 나갈 수 있게 차 주변의 물을 밀어내 공간을 만들어 냈다.

“조금만 놀다가 와야 된다?”

-응!응!

퐁! 퐁!

두 녀석이 호수 속으로 사라지고 미료가 의아한 듯 물었다.

“저 신령님은 고양이와 닮았는데 물을 좋아하시는 건가요? 아! 신령님을 무시하는 건 아니고요...”

“그게 뭐가 무시야. 쯧... 그냥 쟤는 물 좋아하는 것뿐이야. 불의 정령왕이 될 녀석인데.”

“...?”

정령왕이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 미료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냥 불의 정령 중에 왕이 될 녀석이라고. 근데 물에서 노는 걸 좋아해. 쟤 엄마는 극혐하고.”

“예..?”

점점 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과 불은 상극인데 왜 물을 좋아하는 걸까...

“그냥 그렇다고 생각해. 취향 존중해주라고.”

“예..”

재잘거리는 아이들이 없어지니 차 안이 조용해졌다. 그 덕분에 미료는 아주 조용히 호수를 구경할 수 있었다.

부글부글...

“와아... 물 속 에서도 연기가 나는 군요?”

“응?? 연기??”

물속에 연기가 나면 이상하다는 건 반화도 아는 상식인데 호수 안을 처음 본 미료가 보기엔 마냥 신기한 일이었다.

“반화... 저거 좀 이상한데? 왜 연기가 나지?”

“호수에서 연기가 나려면...”

이건 100%로 확신하건대 애들이 또 뭔가 사고를 친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호수가 이렇게 출렁이지는 않을 테니... 물고기들이 죄다 차가 진행하는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기 시작하는 것을 봐선 앞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이 틀림없었다.

“끙...”

그새를 못 참고 무슨 짓을 하는 건지... 참 애들이랑 같이 돌아다니면 재미있는 일이 참 많이도 생겼다. 지루한 여행에 그것도 나쁘진 않지만... 너무 자주 그러니...

부글부글...

치이이이익!!!!

“와아~”

아무 것도 모르는 미료는 신이 났지만 반화와 령이는 한숨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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