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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02화 (203/295)

# 202화-결혼식 #

202화

“왜 이제 와!!”

“소리 좀 그만 질러.”

“으으으...”

반화의 태연한 모습에 열이 바짝 오른 명하가 부들부들 떨자 수화가 진정시켰다. 그리고 반화에게 일단 옷부터 갈아입으라고 했다.

“저녁에 민사장님 가족들하고 상견례 있으니까 일단 씻고 옷부터 갈아입어. 뭐하다고 온 건지는 일단 다음에 묻자. 응? 근데 반화 너 소매에 꿈틀거리는 건 또 뭐야??”

“응?? 이거?”

“어...으아악!!! 배...뱀!?”

수화의 말에 소매를 들어 보여준 반화. 그 속에서 꿈틀거리는 건 다름 아닌 뱀...이 아니라 용 한 마리였다. 올 때 빈손으로 오면 섭섭할 것 같아서는 아니고 그냥 깜빡하고 바로 넘어 오는 바람에 딸려 온 것이다. 돌려보내기 귀찮아 일단 작게 만들어 놓고 깜빡하고 있었던 것 뿐..

“뱀은 아니고, 용이야.”

“뭐..? 용이라고?”

“왜 너 줄까?”

“됐거든?!!”

그의 말에 미심쩍은 표정을 짓던 명하는 뱀의 머리에 난 두 개의 뿔과 주둥이의 뿔, 그리고 길쭉한 몸통에 붙어 있는 네 개의 발을 보니 뱀 같진 않았다. 그렇다고 용 같은 건 또 아니었지만... 무슨 먹을 것 주듯 건네주려는 반화의 모습에 기겁한 명하가 손 사레를 치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뭘 또 주워 온 거니 넌... 에휴.. 빨리 준비하고 나와.”

“알았어, 알았어.”

등 떠미는 수화 덕분에 집으로 쫓겨난 반화는 자신을 멀뚱멀뚱 보고 있는 여자의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순아, 저 여자는 누구야?”

-냐아아?

자기도 모르겠다는 표정의 순이. 반화와 같이 돌아와서 반화는 본가에, 순이는 집에 먼저 갔을 뿐이니 순이도 영문을 몰랐다.

“야, 쟤 뭐야?”

“뭐긴 뭐야, 네 사랑스러운 딸들이 데려온 인간이지.”

“응? 아, 맞다. 애들 어디 있어?”

애들을 찾으러 갔다가 재미있는 상황이 생겨서 까먹고 있었다. 반화의 물음에 령이가 밖을 가리켰다. 호수에서 뛰어 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참... 해맑았다. 누구 애들인지 참...

“애들이 데려왔다고?”

“응.”

“흐음...”

반화의 령이 사이에서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여자. 여신으로 생각하는 령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갑자기 허공에 나타난 것으로 보아 여자는 반화가 신 중에 하나인 줄 알았다. 그래서 더욱 안절부절못한 모습으로 눈치만 살폈는데..

“뭐, 애들도 보는 눈이 있는데 쓰레기를 주워 오진 않았겠지. 일단 니가 잘 챙겨 줘. 순이 이 녀석! 괴롭히지 말고.”

-냐낭!

“나 일이 있어서 가야되니까 사고 치지마라?”

휙!

반화의 말에 고개를 휙 돌린 순이가 여자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잠시 보다가 반화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갈아입기 무섭게 들이닥친 자매의 득달에 운전대를 잡은 반화.

“림자, 뭐해? 운전 해.”

-알았다. 그런데 요즘 재미있는 게 있던데? 그 롭스 2호기인가..?

“하나 줄 테니까 운전이나 해. 일단.”

노동의 대가를 요구하는 림자의 모습에 반화는 혀를 찼다. 이 놈도 이젠 이곳 세상에 완전히 물들어 버렸다. 거래를 하려고 하다니.

“오빠 빨리!!”

“아직 시간 있어. 뭐가 그렇게 급해? 결혼 못해 죽은 귀신이 붙었나.”

“오빠가 그런 말하면 진짜 같아서 오싹하니까 그런 말하지 마.”

명하가 진짜 소름끼친다는 말투로 반화를 타박했다. 좋은 날이라 더 이상 뭐라 하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가는 반화네 가족.

“쯧...”

모두 명하의 말에 동의하는 분위기라서 반화는 혀만 찰 수밖에 없었다. 가족들에게 이런 이미지라니...

“삼촌, 귀신은 어디 있어?”

“귀신은...”

“야!!! 너 말하지 마!”

“...”

슬이의 말에 대답하려던 반화는 급하게 그의 입을 막는 수화 때문에 대답을 할 수 없게 된 반화가 불만인 듯 수화를 노려봤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 가족들에게 그는 그저 동생, 오빠, 아들일 뿐이었으니까.

“응? 엄마 왜에??”

말을 막은 수화가 이상한 듯 슬이가 칭얼거렸지만 애한테 분명 이상한 소리를 할 것이 뻔 한 입을 막지 않을 순 없었다.

...

한정식 코스요리가 나오는 한적한 곳의 전문점에 도착한 반화 가족들은 이미 도착해 있는 민사장의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리에 착석했다. 민사장의 가족 구성은 부모님과 누나 한 분이었다.

“반화씨!... 잠시만...”

급하게 반화에게 다가온 민사장이 그를 데리고 잠시 밖으로 나갔다.

“??”

“이거, 반화씨 맞죠??”

“응? 이게 뭔데요?”

“보세요.”

폰에 저장된 사진 하나를 보여주는 민사장. 그 속에는 게이트 하나가 찍혀있었다.

“게이트네요. 이게 뭐가 접니까??”

“없던 게이트가 갑자기 생겼어요. 그것도 중국에.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시 사진 하나를 더 보여주는 민사장. 그 속에는 용 한 마리가 게이트에서 나오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그리고... 그 용머리 위에는 고양이를 품에 안은 남자가 하나 찍혀있었다. 남자의 얼굴이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반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배경만 빼면 늘 반화의 집에 가면 볼 수 있는 모습이었으니까.

“흠... 뭐, 그렇다고 치죠.”

“뭐가 그렇다고 칩니까!! 저 게이트는 뭡니까?? 갑자기 저런 건 또 어디서 가져 오셨어요?? 안 그래도 요즘 세계가 난리인데..”

“난리에 난리 하나 더 해봤자 티도 안 나겠네요, 그럼. 자자, 들어갑시다, 별일도 아닌 걸로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 오래 시간을 비우면 안 되죠.”

“아니, 이게 어떻게 안 중요...”

“거기서 뭐해요!! 안 들어오고!”

민사장이 더 따지려고 했지만 문을 열고 나온 명하 덕분에 둘 다 끌려서 자리로 돌아갔다. 새로운 세상까지 갔는데 용만 들고 오기 그래서 게이트까지 들고 와 버린 반화...

...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양가 부모님의 부탁을 마지막으로 식사를 무사히(?) 마친 양측 가족들. 민사장은 지금 당장 반화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이 자리에서 또 일 얘기를 하면 분위기를 망칠 것 같아 일단 참았다. 지금 당장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니까..

“그럼 오는 봄에 바로 식을 올리기로 하죠.”

“예, 그런데 아이들이 식을 간단하게 하고 싶어 해서 그냥 조촐하게 우리끼리 가족, 아는 지인만 불러서 하자고 하네요.”

“우리야 애들이 원하는 대로 하면 되지요. 자기들 결혼식인데.”

“그러는 게 좋겠죠?”

“그럼 저 아틀란티스에서 결혼식 할래요. 신도시도 곧 완공 된다고 하니까...”

“그건 좀...”

명하의 말에 민사장이 난색을 표했다. 신도시는 아직 공개하기에 그랬다. 지인들을 믿긴 하겠지만 100%는 보장이 어려웠다.

“그럼... 오빠 별장에서!”

“안 돼.”

“왜!?”

“그냥 안 돼.”

반화의 칼 같은 거절에 명하가 째려봤다.

“왜에! 뭐 감출 것도 없잖아? 여기서 결혼식 하면 기자들 개떼처럼 몰려 올 걸?”

“...”

반화의 바라보는 시선에는 다들 호기심이 담겨 있었다. 그 무언의 압박에 반화는 슬며시 가족들에게 고개를 돌려봤지만 과연 반화네 가족들다운 반응을 보였다.

“너 알아서 해. 네 별장인데.”

“그래. 너 알아서 명하랑 잘 얘기하렴.”

“...”

니 일은 니가 알아서 하라는 가족들의 말에 반화는 참... 할 말이 없었다. 결국 민사장의 가족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감당할 수 없었던 그는 결국 명하의 말을 들어 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조건을 달았다. 너무 많은 지인은 안 되고 그 지인들도 개념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별장에서 생기는 모든 일에는 자신의 책임이 없다는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당연히 명하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거기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일단 그럼 오빠 집으로 가면 되는 거지?? 거기서 이동진 타고 가면 되니까.”

“어.”

결혼식 장소까지 정하고 나서야 상견례는 끝이 났다. 그리고 돌아가는 중에 민사장으로부터 불나도록 오고 있는 연락을 모두 씹고 별장으로 넘어가 버린 반화.

“......이젠 그냥 무시해 버리네...”

민사장이 한숨을 쉬며 특종으로 다뤄지고 있는 중국의 새로운 게이트를 TV로 봤다... 게이트를 도대체 어디서 가지고 온 걸까?그리고 굳이 왜 게이트를 저기다 둔 것일까? 이미 게이트가 있는 자리 옆에.

.

.

.

상견례를 위해 돌아오기 전.

“음...? 어이, 너.”

“뭐... 뭐냐?!”

반화의 말에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지도 못하고 대답하는 가주. 그런 가주가 가지고 있는 물건에 잠시 흥미가 생긴 반화는 일단 징벌하는 것을 미뤘다.

“그 검, 어디서 났어?”

“...??”

다짜고짜 가보로 내려오는 초대가주의 검에 대해 묻는 반화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가주.

“어디서 많이 본 검 같은데 말이지?”

“이 검은 용을 떨어트린 우리 초대 가주님께서 사용하신 검이다! 네 놈에게 절대 내어 줄 수 없는 물건이란 말이다!”

“뭐라는 거야? 누가 달래? 구경 좀 하자고.”

-냐아...

반화의 말에 순이가 한숨을 쉬었다. 저렇게 말하는데 누가 ‘아 그러십니까? 그럼 구경 좀 하십쇼.’ 하겠는가?

“주...줄 수 없....!!”

줄 수 없다고 안 가져갈 반화가 아니었다. 순식간에 가주의 앞에 나타난 반화, 간단하게 가주의 손에 든 검을 뺏은 뒤 검을 이리저리 살펴봤다.

“음... 모양은 비슷하긴 한데, 염이 쓸모가 없네. 이걸로 뭘 했다고?”

“나...낙룡을...”

“너 이거 가짜인거 알지?”

흠칫!

“뭐!?”

반화의 말에 깜짝 놀랐다가 이내 부정하는 가주. 다른 사람들은 이게 무슨 상황인가 어리둥절하기만 했는데..

“내가 이 검 주인을 좀 알고 있거든.”

“거짓말 하지마라!!! 이 사악한 것이 우릴 현혹하는 구나!! 뭣들 하는 것이냐!!”

반화의 말에 노발대발하며 가주가 무인들을 향해 소리쳤지만 아무도 그의 명령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뒤에 떡하니 용이 노려보고 있는데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까? 거기에 순식간에 가주의 손에서 검까지 뺏은 자인데...

“이...이 놈들이...”

그 모습에 부들부들 떠는 가주. 그러나 모두가 나서지 않은 건 아니었다.

“검을 내놓아라!”

“응?”

대뜸 달려드는 소가주. 용기는 가상했으나 실력은 그에 따라주지 못했다. 간단하게 소가주를 제압한 반화.

“음... 이쪽은 좀 닮았는데...너 혹시 이환이라고 알아?”

“!!!!”

반화의 말에 깜짝 놀라는 소가주와 가주.

“그 이름을 어떻게...? 초대 가주님을 어떻게 아는 것이지?”

“응? 진짜 아는 건가 보네? 그럼 여기가 그 녀석 고향인가?”

아는 척하는 놈들의 모습에 반화는 묘한 느낌을 받았다. 그 녀석의 고향이라니... 녀석이 그렇게 돌아가고 싶어 했는데...

“이건 그럼 가짜겠네.”

휙!!

손에 든 가짜 검을 집어 던진 반화가 검은 아공간을 열었다.

쑤욱!!

“이런 거 혹시 본 적 없어? 아, 초대 가주랬나? 그럼 시간이 좀 흘렀겠네.”

반화가 지구로 돌아왔을 때는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았었지만 이 곳은 또 시간 흐름이 다르니 얼마나 지났을지는 몰랐다. 아마 그 녀석의 검을 기억하지 못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반화.

그러나 검을 보자마자 놈들의 눈이 휘둥그레 해진 것을 보니 정말 묘하게도 제대로 찾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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