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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01화 (202/295)

# 201화- 엇갈린 운명 #

201화

“그랬단 말이지?”

상인 놈들의 변명을 들은 반화는 인상을 썼다. 감히 딸들의 가죽을 벗기고 영물의 내단이라는 걸 위해서 배를 가르려고 했다니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았다. 물론 애들이 알아서 놈들을 처리하긴 했지만 근본적인 것이 처리 되지 않았다.

“흐음.. 니들은 뭐 할 말 있어?”

“어, 없습니다!”

의외로 상인 놈들이 제대로 말했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딱히 할 말은 없었다. 자신들과의 연관성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변명도 필요없었다.

“그래, 알았다. 그럼... 이놈들은 어쩔까 순아?”

-냐아아!!

“응? 진짜? 웬일로??”

그냥 넘어간다는 순이의 말에 반화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냥아치가 그냥 넘어갈 리가 없었는데...

“아, 거기 한 놈.”

“예..예!?”

갑자기 반화가 상인 놈들 중 하나를 찍자 깜짝 놀라 서로 자기가 아니라고 하는 녀석들.

“아무 짓도 안 할 거니까 한 놈만 나와라?? 좋은 말 할 때.”

“...”

결국 떠밀리 듯 나온 그나마 젊은 상인.

“어디 있어?”

“예??”

“그 놈들 어디 있냐고. 그 세가인가 뭐시기인가. 아! 그리고... 넌.”

텁!!

“어억!!!

상인들 틈에 숨어 있던 상단주를 발견한 반화가 놈의 멱살을 잡아들어 올렸다. 손이 아니라 검은 바다로 들어 올리는 바람에 사람들이 경악하긴 했지만 신경이라고는 1도 쓰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넌 공범이었네. 같이 좀 가자.”

“사...살려 주십시오! 저는 토끼 같은 마누라와 여우같은 자식...아니, 여우같은 마누...컥!”

“시끄럽고. 야, 방향 찍어.”

“예!! 저 쪽입니다!! 저쪽으로 말로 5일 정도 달리면...”

“가자, 순아.”

다시 용의 머리에 탄 반화와 순이는 먹구름 속으로 다시 사라지고, 남은 사람들..

“용신께서 우리 마을에 머물다 가셨다.... 용신이 머물다 가셨다!!!”

“와아아아!!!!”

마을 공터에 남은 거대한 용의 자국이 그들의 말을 증명했다. 비늘 모양대로 새겨진 돌바닥, 아마 이들은 이 자국을 평생 지키고 지켜서 후손에게 그대로 물려 줄 것이다. 용신이 머물다 간 마을로 남기 위해서. 예로부터 용의 방문을 받은 곳은 흥한다는 말이 있는 세계였기에 그들은 이 사실을 감출 생각이 없었다. 마침 마을은 상행이 자주 지나가는 마을이었고 상인들을 통해 그 마을은 용신이 머물다 간 마을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전하기 시작했다. 미래에...

.

.

.

“흐음... 근데 복장이 좀 익숙한데?”

“컥!! ..”

용머리 위에서 허공에 목이 잡혀 둥둥 떠 있는 상단주를 보며 반화는 고민에 빠졌다. 약간 옛 중국 전통 복장 같은 것 같기도 하고 조금은 현대적이기도 한 복장을 상단주가 입고 있었는데

묘하게 어디서 본 것 같았다. 티비에서 보던 무협 영화의 복장과는 또 달랐다.

-냐아~

“응? 다 왔어?”

-꾸릉!!

잠시 고민하는 사이 벌써 사람들이 말했던 도시가 보이기 시작했다. 현대처럼 높은 건물은 없었지만 그 짜임새는 일종의 진을 이루고 있었다. 세가라는 곳을 중심으로. 그 진에 다가갈수록 거슬리는 감각에 용이 인상을 쓰며 내뿜는 벼락을 더욱 강하게 했다.

쿠르르르...

쿵!!!

사람들의 반응은 일전의 마을 사람들과 반응과 거의 비슷했으나, 세가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먹구름 속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기운에 세가에서도 깜짝 놀라긴 했지만 허둥거리는 것도 잠시 진을 제대로 발동 시킨 건지 세가를 중심으로 거대한 기운이 마주 일어나기 시작했다. 용의 접근을 막을 순 없었지만 만약 목적이 세가가 아니라면 굳이 부딪히지 않는 게 좋을 거라는 일종의 허세가 되는 기운이었다. 그리고 세가 중심에서는...

“뭐...? 거대한 기운을 품은 먹구름이라고?”

“예. 지금 빠른 속도로 이 쪽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스투디 선생의 진을 발동 시켰지만 아무래도 목적이 이쪽인 것 같습니다.”

“...뭐지... 설마..”

가주는 한 가지 켕기는 것이 있었다. 얼마 전 보고가 하나 올라왔었다. 상행을 나갔다가 신령을 데려왔다는 보고였는데 아무래도 이게 자꾸 걸렸다. 분명 잘 처리 하라고 했었는데...

“혼사가 코앞인데 이런 일이 ... 무력대는 모두 준비 시켰나?”

“예! 지금 연무장에 모두 소환했습니다. 천룡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모여 있습니다.”

“먹구름을 봐서 분명 청룡일 것이다. 과거의 낙(落)룡을 재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어. 다들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해!”

“예!!!”

용이 떨어진 곳이라고 해서 낙룡대라고도 불리는 세가가 자리 잡은 이곳은 세가의 초대 가주가 용을 떨어뜨렸다고 알려진 곳이었다. 그래서 용을 상대하기 위한 진, 무공들을 필수적으로 익혔는데 언젠가는 떨어진 용에 대한 일을 복수하기 위해서 용이 찾아 올 거라는 초대가주의 전언 때문이었다. 벌써 시간이 많이 흘러 유명무실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세가의 무공은 거기에서 발전한 무공들. 가주는 자신 있었다. 과거에 비해 세가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으니까... 물론 용에 대해 글로만 배워서 할 수 있는 객기였지만..

“낙룡의 위업을 내 대에서 재현하게 되다니... 나쁘지 않군.”

세가에 길이길이 기록될 것을 생각하니 웃음이 계속 샘솟았다. 아들은 곧 부마가 될 것이고 세가는 용을 잡을 테니 가문은 전성기를 이룰 것이다. 바로 자신의 대에서!

...

안타깝게도 헛된 망상 중인 가주의 기대를 와장창 부술 존재는 어느새 이제 낙룡대의 머리 위에까지 도달했다. 사람들은 그 광경에 넋을 잃고 하늘 위 먹구름 속에서 머리를 드러낸 용의 압도되는 모습을 보며 모든 움직임을 멈추었다.

“정신들 차려!!! 과거에 초대 가주님께서는 혼자서도 행하신 일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마라!”

“예!!”

각자의 무기를 쥔 무인들이 전투 의지를 다지며 용을 바라보고 있자 가주가 검을 들고 나왔다. 그 뒤를 가주만의 무력대 천룡대도 뒤따랐다.

쿠르르르...

“...”

말로만 전해 들었던 용의 모습을 막상 보자 가주는 떨려오는 몸 때문에 말도 하지 못했다. 혹시나 떨리는 음성이 나올까봐... 그건 세가 소속의 무력대들도 마찬가지였다. 호기로운 것도 잠시였다. 과연 정말 초대 가주는 혼자서 저 용을 잡았을까하는 믿음도 흔들리는 생각이 들었다.

쿠르르...콰아아앙!!!!!!

“!!”

돌연 내려친 벼락에 가주부터 시작해 모든 무인들이 기겁하며 각자 살겠다고 흩어졌다. 그 모습을 본 일반 사람들은 그 볼썽사나운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물론 그들이라고 다른 건 없지만 그래도 늘 자신만만하게 용이 제발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다닌 무인들이 저 모양이니 허탈할 지경이었다.

“아버님!”

“...”

그나마 자존심을 지킨 건 한 자리에서 꼿꼿이 서서 용을 노려보는 세가의 소가주뿐이었다. 그런 소가주의 부름에 가주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다시 원래의 자리로 멋쩍은 모습으로 돌아 왔다. 그리곤 아무렇지 않게 명령을 내렸다.

“뭣들 하나!!! 낙룡진을 펼치지 않고!!!!”

“...예!!..”

분명 목소리는 컸지만 힘은 없는 무인들의 대답이었지만 가주도 어떤 심경일지 알기에 뭐라 하지 못했다. 그도 지금 과연 용을 상대로 이렇게 해도 되는 걸까 끊임없이 갈등 중이었으니까.

“...제 1...헉!!”

진을 발동 시키려던 가주는 갑자기 먹구름에서 제대로 된 모습을 드러내며 내려오는 용을 보며 다시 한 번 얼어 버렸다. 그 모습에 어쩔 수 없이 소가주가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용이 내려오고 있는데 넋 놓고 있을 순 없었다.

“다들 방어진을 취해라!!! 용이 다가올 때까지 함부로 움직이지 마!!”

이미 소가주도 용과 맞상대는 불가능 하다는 걸 깨달았다. 용은 그들의 예상과는 너무 달랐다. 아주 예전에 만났던 검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용의 기운은 사람들을 절로 움츠리게 만드는 존재였다. 세가의 무력이 약하다고는 생각 하지 않았지만 검신이 만약 홀로 세가를 멸문 시킨다고 하면 막을 수 없듯이 용도 그러한 존재였다.

크르르....

“흐음... 역시 익숙한데 말이지... 순아 넌 뭐 기억나는 거 없어?”

-냐아??

갸우뚱하는 순이의 모습을 봐선 반화의 기억에만 남아 있는 것인가 보다. 그러다가 용의 머리 위에서 내려다보던 반화가 이제 쓸모를 다한 상단주를 밑으로 그대로 던져 버렸다.

“으아아아아아!!!”

“!? 뭐야! 피해!!”

갑자기 뭔가 떨어지는 것을 얼떨결에 소가주가 피하라고 지시해 버렸다. 그럼 당연히 상단주는...

퍽!!!

“...?? 사람...?”

딱히 무공을 배우지 못한 상단주는 그대로 수직 낙하해서 바닥과 아주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다. 바닥과 하나가 되어 버린 사람의 모습에 무인들은 소름이 끼쳤다. 마치 저 모습이 자신들의 미래의 모습 같았다.

“여어~ 다 모여 있네? 알아서?”

툭!..

그리고 아주 편하게 허공에 떠있는 사람의 모습, 그리고 그 사람이 뱉은 말에 세가의 무인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용의 머리 앞에 허공에 떠있는 사람이라니... 얼마나 비현실적인 모습인가!

“요..용신...”

“용신이 왜...”

사람들이 하는 말이 가주와 세가의 모든 사람들에게 콱콱 박혔다. 용신? 용신이 갑자기 나타날 이유라면 하나... 아니 둘 밖에 없었다. 과거의 잘못을 처벌하기 위해, 아니면 최근 일어난 신령문제... 어느 쪽이든 세가가 호감이 될 일은 없었다. 땅과 하나가 된 사람을 봐도 알 수 있었다. 저 존재는 그들에게 호감 따윈 없다고.

“내 새끼 괴롭힌 놈이 누구야?”

“...???”

반화의 말을 알아들은 모든 사람들은 영문 모를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깨달았다. 이 곳이 왜 낙룡대인지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쪽으로 생각했다. 용신이 자식의 복수를 위해 드디어 왔다고... 물론 전혀 상관없는 인간이었지만.

.

.

.

“...진짜, 오빠 오늘 안 오면 평생 안 볼 거야.”

“올 거야, 좀 기다려 봐. 네 오빠가 그런 건 또 다 기억한다고.”

“이제 곧 상견례야! 사장님 가족들 다 오빠를 알고 있는데 상견례에 안 나왔다고 생각해 봐! 얼마나 기분 나쁘시겠어!?”

“... 화 내지 마. 뱃속 애기한테 안 좋아. 너 이제 조심해야 돼. 응?”

“후우...”

반화에 대해 화가 난 명하를 달래주는 수화. 저 서운함이 어떤 건지는 짐작이 갔다. 매번 티격 대긴 해도 남매가 얼마나 끈끈한지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잘 알고 있었다. 수화는 사실 반화가 지금 왜 안 오는 건지 몰랐지만 명하의 서운함이 더 커지기 전에 얼른 왔으면 싶은 생각뿐이었다. 물론 말로는 믿는다고 하고 있지만.

“뭘 그렇게 심각하게 있어?”

“!?! 야!!!”

“야?? 이게 오빠한테...”

짜악!!!

“일찍 일찍 좀 와야지!!”

“아!... 누나...”

부들거리는 명하 대신 수화가 반화에게 등짝 스매싱을 날리며 소리쳤다. 물론 아파하는 건 수화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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