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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86화 (187/295)

# 186화-저지르다 #

186화

반화의 말을 소문으로 퍼트려 국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운 한국. 그러나 국제 사회에는 아직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저 정도 피해라면 자국일 때 얼마나 큰 피해를 입을지 몰랐다.

세계인들은 모두 비상식량, 은신처, 종말론까지 한동안 난리 났었다. 그 덕분에 세계경제가 확 꺾여 버렸는데 그때, 뉴월드와 폴리 크랙에서 한 가지 아이템을 소개했다.

바로 방어마법진이었다. 해골씨와 파스를 통해 개량한 방어마법진을 금속판에 새겨 컴퓨터, 폰과 연동해 개인, 혹은 지역을 방어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마법진이었다. 기존 아티팩트와는 다르게 대량 생산을 통해 보급될 수 있게 가격을 조절하겠다는 발표와 동시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웬일이야? 이런 기특한 일도 하고?”

“신경 꺼.”

“...진짜 동생한테 너무 하는 거 아냐? 신경 꺼가 뭐야 신경 꺼가.”

“폰처럼 누구나 쓸 수 있게 잘 만들어서 팔기나 해.”

“그거야 만드는 사람들이 잘 만들면 우리야 내다 팔기만 하면 되는 거고. 소형화는 아직 시간이 걸린다니까 어쩔 수 없지만 큰 것들은 오빠가 그냥 바로 공급해 주니까 지금 바로 팔고 있어. 예약이 엄청나.”

“그러냐?”

“오빠 혹시 재산 얼만지는 알아?”

반화의 수입을 확인할 수 있는 명하는 얼추 짐작해보곤 깜짝 놀랐었는데 이 무심한 오빠는 그걸 아는 걸까 하고 물어 봤지만 역시나였다.

“알게 뭐야.”

돈을 확인하는 모습을 한 번도 못 본 것 같아 혹시나 했는데 이 인간은 자신의 돈이 어떻게 되는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물론 뉴월드 측에서 철저하게 관리해 왔지만 저렇게 무신경 할 줄이야. 동생인 자신이 꼭!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그냥 놔둬라?”

“쳇! 어떻게 알았지?”

분명 속으로만 계획하고 있었는데... 귀신같은 인간이었다. 이런 쪽으로는.

“신도시는 어떻게 됐어?”

“어...??아, 알고 있었어?”

“모를 거라 생각했냐?”

“헤헤, 잘 되고 있어. 거기 터가 진짜 좋더라고! 몬스터도 없고.”

없을 수밖에, 그 영역은 각종 지배자급 이상들이 머물렀던 곳이라 당연히 웬만한 몬스터들은 얼씬도 못하는 곳이었으니까. 아니, 그 이유도 있지만 삼이, 맹이의 괴롭힘에 떠난 녀석들도 일부(?) 있었다.

“도시 치곤 좀 넓지?”

“그렇긴 하더라. 근데 예전에 별장에 갔을 땐 안 그랬잖아? 뭘 한 거야?”

“내가 아니라 이 녀석이 그랬지.”

-냐아...?

모른척하는 순이를 반화가 어이없다는 듯 봤다.

“순이가 뭘? 아이참, 순이야~ 언니랑 살자니까 그러니까? 저 악덕 집사 말고?”

“쪼미나 잘 키워. 임마.”

“아, 오빠 땜에 우리 쪼미 얼마나 커진 줄 알아!?”

조그마하고 귀여워서 붙인 이름 쪼미...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그 아이는 작지 않았다. 너무 커서 이젠 반화네 본가에서 키우기 힘들어 반화 집에서 살다시피 하는 쪼미 크기는 나날이 늘어 가고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경차 수준의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 아직 소심한 성격과 동안인 얼굴은 여전해서 하는 짓은 애기지만...

“... 언젠가 그만 크겠지. 뭐.”

무책임한 이 인간 때문에 쪼미가 어디까지 커야하는 건가..

“우리 쪼미... 이리와.”

-냐아아~

저 덩치에 어울리지 않은 듯 어울리는 묘한 소리...다행히 반화의 집에 가구가 많지 않아 녀석이 들어와 있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튼튼하게 짓기도 했고.

“방어 마법진, 떼먹을 생각하지 말고 잘 나눠 줘. 알겠냐?”

“날 뭐로 보고!”

“...”

말없이 물끄러미 자신을 보는 눈빛에서 명하는 느낄 수 있었다. 이 인간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퉷!”

“!!”

반화의 얼굴에 침을 뱉는 척하고 도망가는 명하.

“저거 언제 철 드냐...?”

-고롱~ 고롱~

도망가는 명하를 본 반화가 쪼미의 턱을 긁어 주며 물었지만 그릉그릉 거릴 뿐 쪼미는 답을 하지 않았다.

.

.

.

“뭐지, 넌??”

“그딴 게 뭐가 궁금해? 어차피 뒈질걸.”

“제길! 불안하다 싶었는데 네 놈 때문이었던가?”

“글쎄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아니야... 넌 아니야.”

괴물이 느꼈던 불안감은 지금 자신 앞에 있는 놈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분명 눈앞에 이 존재도 자신을 두렵게 만드는데 충분했지만 확실한 건 느낌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응? 설마 그 놈을 아는 거냐?”

“그 놈? 누굴 말하는 거지?”

“그 괴물 자식. 검은 바다를 쓰는 놈.”

“!!!! 검은 바다!!!”

“호오??? 그 놈을 알아??”

“넌, 어떻게 아는 거지? 너도 그놈이 놔준 건가?”

스승 놈...아니 반화를 배신했던 한 때 인간이었던 언데드 녀석이 말한 검은 바다라는 말에 뭔가 떠오른 괴물이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 서로 알고 있는 놈이 같다는 걸 알아차린 언데드는 재미있다는 듯 녀석을 봤다. 반화, 그 녀석을 아는 놈이라니. 척 보니 반화가 변하기 전의 모습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살아있으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놔줘? 큭, 그 놈이 놔준다고? 웃기는 소리하네. 죽었어. 아주 갈갈이 찢어져서.”

“그런데 어떻게??”

“뭐, 마지막 발악이 통했달까? 뭐... 운도 더럽게 안 좋아서 또 마주치고 말았지만. 그러는 넌 뭐지?”

“...놈이 살려줬다. 너무 약해서.”

“쯧, 뭐야... 설마 찌질이였어?”

“!”

괴물은 언데드의 말에 열이 받았지만 그때의 자신은 정말 찌질이였기에 부인하진 않았다. 그 덕에 살 수 있었기도 하니까.

“이것 참... 찌질이였다니. 먹어도 되려나 모르겠네.”

“크크크크!! 그때와 내가 같을 것 같나?”

“그래봤자 찌질이지. 내가 그동안 아무것도 안 했어도 너 정도를 못 먹을 것 같아?”

“큭!”

언데드의 말에 비웃은 괴물이 손을 뻗어 자신의 분신체 하나를 가리켰다.

콰득!!!!

퍽!!!!

“이렇게 추적을 할 줄은 몰랐군. 뭐... 근데, 네놈 지금 정상적인 건 아닌 것 같은데??”

“정상이 아니어도 너 정도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지.”

“글쎄.. 그럴까?”

언데드의 말에 괴물이 비웃으며 말했다. 안 그래도 징그러운 촉수가 난 애벌레처럼 생겨서 미소가 역겨울 정도였으나 언데드는 그런 놈을 보며 마주 비웃었다. 한 때 반화를 위협하기도 했던 몸이었다. 이런 잔챙이는 부상당한 지금의 몸으로도 충분히 사냥할 자신이 넘쳤다.

스르륵...쑤욱!

흩어져 있던 분신체들을 불러 모아 흡수 시키는 괴물. 얼마나 많이 뿌려뒀는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행렬에 언데드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왠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자마자 놈의 힘이 더 커지기전 공격하기 했다. 처음에는 여유롭게 놈이 하는 걸 다 지켜 봐준 다음 상대해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지금의 몸으로는 놈이 더 커진다면 곤란해 질 수도 있었다.

우득!!!

전투의지를 떠올리자마자 변하는 언데드의 몸. 그 몸에서 풍기는 기운이 표면으로 표출되며 사이한 기운을 흘렸다. 그 기운에 먹힌 괴물의 분신체를 순식간에 녹여버리며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

“건방진 애벌레... 아주 쥐포를 만들어 주마!!!”

“!!”

촤아아악!!!!

괴물을 향해 뻗은 기운이 촉수하나와 공멸하며 사라진다.

“...”

예상과 다른 전개에 직감적으로 좋지 않다는 걸 느낀 언데드. 놈이 더 강해지기 전에 승부를 내야 했다. 그런데 그때,

“잠깐!!”

“...? 뭐냐?”

“우리 이러지 말고 동맹을 맺는 건 어때? 검은 바다를 삼킨 놈 하나면 우리 둘 충분히 넘치게 먹어치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뭐? 큭!... 그게 가능할 것 같아?”

“그게 불가능한데 굳이 나와 싸우려는 이유는 뭐야? 너도 놈에게 한방 먹이려는 것 같은데... 굳이 도망치려고 하지 않는 걸로 봐선 조만간 그놈이 널 찾아온다는 얘기겠지? 그럼 이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니까 너나 나나 결국 놈에게 집어 삼켜진다는 얘기겠지, 이대로는. 안 그래?”

괴물도 느꼈다. 저 언데드와 맞붙으면 결코 멀쩡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 상태에서 반화와 마주치면 그냥 끝이었다. 멀쩡한 상태에서도 안 되는 걸

“계속 해봐.”

“검은 바다와 정면 대결을 하는 건 멍청한 짓이라는 건 알겠고...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내야 되지 않겠어? 놈에게도 약점 하나쯤은 있겠지.”

“...약점이라... 그놈이?”

언데드 그가 봤을 때 그 때의 반화에게 정면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의 반화는.. 어딘가 빈틈이 보이는 모습이었다. 예전이라면 자신이 이렇게 도망치기도 쉽지 않았을 테니.

“아, 그러고 보니 그 놈 주변에 꽤 강한 녀석들이 좀 있었는데..”

“??”

“그 녀석들을 먼저 삼키던지 이용하던지 하면...어쩌면...”

아니, 불가능할 것이다. 그 놈을 죽이는 건. 그러나...

“놈이 폭발하게는 만들 수 있겠지.”

“응? 뭐라고?”

언데드가 혼자 작게 중얼거리는 걸 듣지 못한 괴물이 물었지만 의미심장한 미소만 지었다.

“한번 해보자고. 니가 원하는 거.”

“큭큭... 그래.”

언데드는 멍청한 괴물 놈을 비웃고, 괴물은 자신의 생각에 따라와 준 언데드를 비웃었다. 마지막에 웃는 놈은 누가 될지 모르지만 지금은 자신이 마음대로 상대가 따라와 준다고 생각했으니까.

.

.

.

반화를 두고 둘이 음모를 짜고 있을 때 반화는 아이들과 함께 별장에 와 있었다.

“지구 쪽은 뭐... 어떻게든 될 것 같고... 그 놈이 어디로 도망갔는지를 찾아야 하는데 말이지.”

놈이 이 곳에 나타난다면 상관없지만 도망갔을 경우 귀찮아진다. 쫒아가서 없애야 되니까. 굳이 도망간 놈을 잡아야 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놈은 놔 주면 언제고 어떤 식으로 든 복수를 할 놈이다. 괴물들의 세계에 있을 때,  놈이 자신을 속이고 배신을 했을 때 놈이 말했었다. 자신은 한번 문 먹잇감은 포기 하지 않는다고. 비록 그의 손에 죽어갔지만 그러면서도 놈은 즐거워했다. 자신의 등에 칼을 꽂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일본을 뒤지는 수밖에 없나?”

-응? 아빠, 또 어디가??

“아니, 안 가. 삼이 왜 안 놀아??”

-오늘은 그럴 기분 아니야.

“...그러니?”

쪼그만한 게 꼬리를 탁탁 치면서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 뭐가 마음에 들지 않은 걸까..

“간식 줄까?”

-응응!!!

“그거였냐?...”

간식을 챙겨 주고 나서야 기분이 풀린 삼이가 쪼르르 맹이에게 달려갔다. 신경을 거슬리는 놈 하나 때문에 간식 좀 안 줬다고 삐져서 저러다니... 이래서 키워봤자 다 소용없다는 소릴 듣는 건가 싶은 반화.

“일단, 파스.”

[예.]

“일본 좀 뒤져봐야겠어. 놈의 흔적이 있을 거야. 분명. 갑자기 일본으로 간 이유가.”

놈이 피하려고 굳이 일본으로 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니면 아틀란티스나, 아니면 한국에서 꽤 먼 곳으로 도망쳤을 텐데 바로 옆에 갈 필요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수상한 것이 있으면 바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어, 아, 그리고... 방어 마법진 좀 손 봐야겠는데?”

[?]

“정신계 쪽 방어에 더 중점을 둬서 말이야. 그놈 특기 거든.”

[으음... 일단 알겠습니다. 그건 해골씨와 한번 얘기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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