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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83화 (184/295)

# 183화-감시 #

183화

쿵!쿵! 쿵! 쿵!!!

귀가 아니라 뇌를 울리는 소음에 잠시 인상을 쓴 그는 이내 얼굴을 펴며 인간들의 모습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흐음... 뭐하는 거지? 단체 구애 활동인가?”

흔들 흔들이라기보다는 부비부비에 가까운 움직임들. 스승 놈이 보는 것처럼 그들은 거의 구애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인간은 사회적 체면 때문에 저런 구애 활동을 대놓고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 세계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이래서 나가지 말라고 한 건가?”

굳이 이런 행위장을 만든 이유가 뭘까? 스승 놈은 이해하는 게 꽤 오래 걸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언데드 냄새만큼 고약하구만. 오! 저건 술인가??”

고약한 냄새들을 뚫고 발견한 알콜의 내음에 단박에 걸음을 옮긴다.

“뭐 드릴까요?”

“아무 거나.”

“아무 거나 라는 건 없어요.”

“그럼 그냥 많이 먹는 것들로 줘.”

탁!!

“만원.”

돈에 대한 개념은 노에라에게 설명을 들었기에 지갑에서 잘 꺼내 주곤 여자가 건넨 병에 입을 가져가는 스승 놈.

“맹맹하구만. 쯧... 이딴 걸 먹으니 저렇게 흐느적거리는 건가?”

단숨에 병을 비운 그가 서로 흐느적거리는 사람들을 빤히 봤다. 굳이 소리는 왜 이렇게 키운 걸까? 소리에 맞춰 흐느적거리는 게 아니라 상대에 맞춰 흐느적거릴 거면.

“응? 저건 또 뭐야.”

아주 작은 마나 파장을 느낀 그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한 인간 남자에게서 묘한 마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일반적인 파장은 아니었다. 어딘가와 실처럼 연결되어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 연결된 곳이 이 세계는 아닌 것 같았다.

‘재미있는 놈이군. 정찰이라도 하는 건가?’

짝을 찾기 위해 저러는 건 아닐 테고... 인간도 아닌 놈이 왜 여기서 돌아다니는 걸까..

스윽...

“??”

자신과 눈이 마주친 놈이 잠시 갸우뚱하더니 이내 발걸음을 옮긴다.

“흐음... 재미있는 놈이네.”

톡!...

흥미롭게 움직이는 놈에게 잠시 손을 뻗었다가 거둔 그의 관심이 다시 다른 쪽으로 돌아갔다.

“고딩이 이렇게 와도 되는 거야?”

“오빠, 좋으면서 괜히 딴 소리하네.”

남자의 말에 아직은 어린 티가 나는 여자가 눈을 흘기며 말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슬쩍 몸을 기대는 걸로 봐선 익숙한 것 같았다.

“크으... 물 좋다더니 얘들이었어? 난 어린 것들은 좀 별론데.”

“야야, 물 흐리는 소리 할래?”

“알았어, 알았어! 내 너의 고생을 박대할 순 없지! 크크크”

“새끼, 깨진 것 같아서 신경 써 줬더니.”

“깨지긴... 꼰대 지가 일을 이상한 걸 줘 놓고.”

“뭘 했는데?”

“아이참... 우리 놔두고 둘끼리만 얘기 할 거예요?”

“아아아 쏘리, 자자 잔 들어? 한잔씩 마시자고! 오늘 내가 쏜다!”

“와아!”

클럽 스테이지가 보이는 2층 자리에서 떠들썩하게 놀고 있는 남자는 바로 민사장과 명하에게 개수작을 부리던 자였다.

“야, 근데 너 뉴월드에 뭐 하러 간 거냐?”

“그거? 그냥 협상 좀 하러 갔는데, 그 놈들 배가 불러서 그런지 정부에서 내려온 명령인데도 상관없다고 마음대로 하라고 하더라고. 근데 그걸 가지고 나한테 지랄하잖아. 아오..”

“미친... 뉴월드가 무슨 정부 개냐? 하란다고 하게?”

“뭔 개소리야? 나라에서 하라면 당연히 해야지, 장사꾼 나부랭이랑 사냥꾼 나부랭이들이.”

“쯧쯧...”

친구로 지내긴 하지만 이 놈은 아버지가 아니면 정말 쓰레기 봉지에 들어가 있을 놈이었다. 물론 뇌가.

“우와... 오빠 무슨 일 하는데 뉴월드에 가요? 정부에서 나왔다는 거 보니까... 감찰원?”

“거긴 능력등급 B이상 만 받아줘. 큭... 얘는 겨우 D...알았어. 째려보기는.”

...

“오빠들, 우리 잠시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

“어어.”

한참 농담을 따먹던 그들 중 여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어딘가로 향하는 것 까지 본 남자들.

“야, 어때?”

“난 왼쪽.”

“오케이. 약 좀 탈까? 아직 애들이라 좀 그런가?”

“애들 같은 소리 하네. 하는 짓 보니까 우리보다 더 독하던데? 하나 다구리 놓고 낄낄 거리는 거 봐라. 썩을 대로 썩었구만 뭐. 사진까지 자랑하면서. 쯧쯧. 말세야 말세.”

“그런가?”

재빨리 주머니에서 하얀 가루를 꺼낸 친구가 여자들이 마시던 잔에 조금씩 털어 넣었다. 타이밍 좋게 봉지를 주머니에 다시 넣었을 때 여자들이 돌아왔다.

“오빠들, 우리 이제 나가서 놀까요? 여기 시끄러운데.”

“좋지. 가자!”

.

.

뚝...뚝...

“꺼억...”

“흐음... 정신계 능력인가? 꽤 쓸 만한 건데 이렇게 못 쓰다니, 능력이 아깝네.”

“...너...너...뭐야?”

“뭐긴? 니가 구애 활동 열심히 하던 인간여자의 모습을 한 언데드지.”

“??? 언...데드?”

“그래그래.”

스승 놈은 여자들 중 화장실 칸으로 들어간 여자들 중 이 멍청한 놈이 찍은 여자를 먹어치우고 그 거죽을 뒤집어 쓴 상태였다. 눈치도 못 채고 그대로 자기의 집으로 잘 꼬셔냈다고 생각한 놈은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작업의 열매를 먹으려 했지만 그가 먹을 수 있는 건 손이었다. 그것도 입으로 먹는 게 아니라 위장으로 직행하는 손.

“쿨럭!... 사..살려줘...”

“살려 줄 거였으면 이러지 않았겠지? 내가 지금 흔적이 남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 뭐... 움직일 수는 있게 해줄게.”

“??”

콱!

정상인 상황에서도 무슨 말인지 모를 말을 지껄인 스승 놈이 놈의 머리를 한손으로 잡아 힘을 주기 시작했다. 손아귀의 힘 때문에 머리에 손자국이 생기며 점점 파고드는데..

“끄으윽!!....그...그마...아...안...”

“조금만 참으라고? 이 정도도 못 참아?”

압박하는 손을 부여잡은 손에 힘이 점점 빠지던 놈은...

툭!

팔을 떨어트리며 그대로 즉사해버렸다. 이미 머리의 반은 함몰된 상태였다.

“쯧... 역시 인간은 약해.”

꾸물꾸물...

머리를 부여잡은 손을 타고 꾸물거리는 것들이 파여진 머릿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후에야 잡은 손을 뗀 스승 놈.

“일어나.”

스윽..

죽은 놈이 준비 동작도 없이 벌떡 일어나며 스승 놈의 앞에 섰다. 머리는 함몰된 그 상태였다.

우둑! ..

꺾인 공개가 뒤틀리며 원래대로 돌아온다. 그리고 함몰된 머리가 서서히 펴지더니 멀쩡했던 모습으로 회복된 남자.

“조금 부족한데... 쯧, 인간들은 쓸데없이 섬세해서 문제야.”

그냥 몬스터들이라면 이런 사소한 자국들은 신경도 안 쓸 텐데 인간은 쓸데없이 이런 것들에 관심이 참 많았다.

“영혼은 그대로 잡아 뒀고... 흠... 조금은 손 봐야겠지만.”

함몰되었던 자국과 배에 뚫린 구멍을 바라보자 저절로 흉터가 사라진다. 오래는 못 가겠지만 그전에 일을 처리하면 되니까 상관없었다.

“가서 좀 난장 좀 피우라고.”

스윽...

“예.”

조금 어눌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생전의 목소리와는 비슷했다.

“일단 나는... 다시 돌아가 봐야겠군.”

잠시 하늘을 쳐다본 스승 놈이 건물 밖으로 나갔음에도 우뚝 서있는 남자... 생기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모습이었지만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누구도 죽은 자의 모습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

.

.

“...”

[아! 이제 찾았습니다!]

“어딘데?”

[어... 지금 오는 방향으로 봐선 집으로 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

[예, 별 다른 특이점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클럽에서 잠시 모습을 놓치긴 했지만 그 외에는...]

“됐어. 변명 안 해도 돼. 그냥 확인을 한 것뿐이니까.”

“뭘 확인해? 스승이라면서 근데 왜 그렇게 감시하는 거야?”

“스승? 글쎄?”

“응?”

반화의 반응에 령이 고개를 갸웃했다. 분명 붙어 있을 땐 사이가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스승이라는 녀석이 사라지고 나서부터 바로 파스에게 그를 감시하라고 시키는 걸 보고 걱정이라도 하나 싶었다. 그런데 지금의 태도를 보니 전혀 그런 마음은 없어 보였다. 정말 감시에 불과한 모습이었다. 아니, 경계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원래 막 대하는 것 같긴 했는데 지금 보니 진짜 그냥 스승으로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근데 왜 그렇게 사이 안 좋아?”

“뭐가?”

“아니, 스승이라며? 그리고 살려줬다며? 강하게도 만들어 주고.”

“그렇지.”

“근데 왜 그래? 그렇게 경계하는 이유가 뭐야?”

“경계라... 뭐, 그렇게 보일 수 도 있지.”

-냐아아~

“응? 왜?”

순이가 갑자기 다가와 반화의 무릎에 누워버리며 애교를 피운다. 그런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반화. 이 녀석은 정말 사람 기분을 느끼는 게 귀신같았다. 조금 가라앉은 걸 보곤 바로 와서 안기는 걸 보면.

“...넌 뭐하냐?”

“왜 난 안 쓰다듬어 줘?”

어느새 지 머리를 들이미는 령이를 황당한 눈으로 본 반화.

“그럼 여우로 돌아가든가?”

“싫어! 여우로 돌아가면 말을 못하잖아.”

“왜? 애들은 잘만 말하는데?”

“쟤들이 좀 이상한 거야. 성대도 다른데 생목으로 저렇게 말하다니.”

-웅??

“아하하...아냐.. 놀아.”

자신들 얘기에 돌아 본 삼이와 맹이에게 어색하게 웃으며 손짓한 령이.

“그리고, 인간이면서 왜 인간 모습을 할 땐 이렇게 쌀쌀 맞아?”

“인간은 믿기 힘드니까.”

“...뭐.. 그렇게 진지하게 말해?”

괜히 물어봤다가 진지한 대답을 들은 그녀는 들이대었던 머리를 치우면 얌전히 여우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리곤 순이 옆에 낑겨서 자리 하나 차지하곤 반화를 쳐다봤다.

-캬옹!

“...”

구미호치곤 참 단순한 녀석이다.

스윽...스윽...

“나! 나도!”

“생선은 좀 저리가.”

“힝...”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루네스는 울상을 지었지만 반화는 단호했다. 생선은 손맛이 영 별로 였다.

.

.

.

“이상한 인간을 봤다.”

“뭔가? 강한 놈인가.”

“짐작할 수 없는 놈이다.”

“위협이 될 만한 놈인가?”

“짐작할 수 없는 놈이다.”

“주인께 보고하겠다.”

스승 놈이 클럽에서 봤던 녀석이 어느새 일본으로 돌아와 자기들끼리 쑥덕거리더니 한 놈이 꿀렁거리더니 그 자리에서 사라진다.

...

툭..툭...

“이상한 놈이라...뭐지? 이런 작은 행성에서 알 수 없는 놈이 있다라...”

“힘을 느낄 순 없었습니다.”

“그게 이상하단 거야. 왜 힘을 느낄 수 없었을까.”

“...”

“조금 더 신중해야겠어. 그러고 보면 그때 그 괴물도 이 행성의 주민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지... 작고 허약한 몸인데 분명... 이상하게 강했어. 일단 그 놈을 본 곳 근처에서는 활동 하지 말고 잠자코 있어. 게이트를 여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으니까.. 최대한 힘을 아껴서 가야겠어.”

“예.”

스윽...

다시 자신의 분열체가 사라지고 조용히 생각에 잠긴 녀석...

.

.

“네??”

“다시 한 번 말하겠습니다. 국가 내란죄로 처벌 받기 싫으면 정부가 요구하는 것을 모두 승인하라고요.”

“하아... 지난번에도 말했습니다만? 우리 뉴월드는..”

“말이 통하지 않는 군요. 더 이상 경고는 없습니다. 각오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

쾅!

거칠게 문을 닫고 나가는 남자.

“왜 저래요? 뭐 믿고 저러는 거지?”

“낸들 알겠어요? 국가 내란죄? 허참...”

민사장과 명하가 황당하다는 듯 거칠게 닫고 나간 문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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